[현장에서]최순실 개입 의혹에 두 번 우는 개성공단

  • 등록 2016-11-06 오전 10:17:06

    수정 2016-11-06 오전 10:17:06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개성공단폐쇄 결정에 최순실 씨가 개입됐다는 게 사실입니까? 최 씨의 개입이 사실이라면 이 억울함을 누가 풀어줄 수 있습니까?”

최근 만난 개성공단 입주기업 A대표는 최순실이라는 이름 석 자만 들어도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폐쇄 결정도 납득하기 어려운데 여기에 최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보도가 나오면서 입주기업 종사자와 대표들은 시쳇말로 ‘멘붕’상태다.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 등 남북관계가 긴장국면에 들어갔지만 정부는 ‘개성공단은 대북 제재수단이 아니다’라며 일관된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설 연휴 마지막날인 2월 10일 오후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갑자기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입주기업들에는 발표 시각 불과 1~2시간 전에 통보 형태로만 알린 게 전부였다.

입주기업 대표 B씨는 “자기 건물에 세를 든 사람을 내보낼 때에도 사전에 고지를 해주는 것이 상도(商道)인데 우리 정부는 그런 상도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정부 결정을 이해하려고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의 입김이 개성공단 폐쇄결정에 작용했다면 정말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최 씨의 개성공단 폐쇄결정 개입 의혹에 대해 “관련부처의 협의를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가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최 씨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거짓이라는 사실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어 개성공단 폐쇄결정도 정부 입장을 100%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 결정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공단 재가동이 어렵다면 보상이나마 제대로 해줄 것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개성공단 폐쇄결정에 최 씨가 개입됐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다시 한 번 최 씨 개입여부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청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C대표는 “검찰이 최 씨가 개성공단 폐쇄결정에 개입했는지까지 수사할 지는 솔직히 기대하지 않는다”며 “우리에게는 전부지만 최 씨의 국정개입 의혹에서 개성공단 폐쇄여부는 소소한(?) 부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마음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으로 가득차 있다. 정부가 파악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규모조차 100% 보상해주지 않는 것도 서러운데 개성공단 폐쇄과정에 비선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해주는 것이 국가라는 사실을 이 정부가 제대로 알고 있다면 정부는 최 씨 개입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적정한 피해보상을 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의 당연한 말이 어렵게만 들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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