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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배(27)씨는 요즘 컴퓨터를 이용해 각종 장비들을 조정하는 자동화제어장치(PLC) 과정을 배우는 데 푹 빠져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일본의 한 제어기기 회사에서 인턴과정을 밟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민간 기업에서는 새로운 과정개발과 시설 비용 등의 문제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가 폴리텍대를 테스트베드(새 기술의 성능·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기관)로 지정해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 관련 훈련과정을 신규로 개발·운영하고 있다.
폴리텍 4차산업혁명 6개 캠퍼스 10개학과로 확대
폴리텍대는 첨단 산업분야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과 경기도 성남, 대전 등에 4차 산업혁명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학과에 정보통신기술(ICT) 및 스마트 기술을 융합해 학과를 개편한 것이다.
폴리텍대는 지난해 3개 캠퍼스·7개 학과에서 올해 6개 캠퍼스·10개 학과로 확대하고 90억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대표적인 학과로는 △성남캠퍼스 자동화스시템과·생명정보시스템과 △서울강서캠퍼스 정보보안과·데이터분석과 △융합기술교육원의 생명의료시스템과·데이터융합소프트웨어과 △대전캠퍼스 스마트소프트웨어과 등이 있다. 대부분의 학과는 1년 이하의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씨를 포함한 13명의 학생들은 성남캠퍼스에서 PLC 제어 기술을 배우고 있다. 이 학과는 개설 당시 미국의 자동화 시스템 개발 기업 로크웰 오토메이션이 기증한 약 10억원 규모의 첨단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PLC수업을 듣는다.
지난해 이 과정을 수료한 18명의 학생 중 72.2%(13명)가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현재 신성FA, 두산중공업, YMK, 비에프테크, 위너스오토메이션, 씨엔티콘트롤스 등 시스템 관련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과정 짧아 교육 한계…“정부차원 대대적 홍보 필요”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은 △생명정보 수집 및 관리 △분자진단(질병 조기진단) △농수산물 품질검사 △바이오 공정 및 세포배양 등의 분야에 취업할 수 있다. 지난해 수료생 10명 중 7명이 취업했다.
그러나 앞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학과들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선돼야 할 사항도 적지 않다.
김창겸 생명정보시스템과 교수는 “생명공학은 배울게 많지만 교육과정이 1년으로 짧아 기본적인 것들만 가르치고 있다”면서 “학생 선발도 엄격하게 진행해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경호 자동화시스템과 교수도 “첨단 기자재를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관련 분야에서 많은 인력이 배출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뒷받침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