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美보다 먼저 금리 인상 종료 어렵다…환율 투기엔 '개입'할 것"

잭슨홀 심포지엄 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
"韓 통화정책, 美 연준으로부터 독립 못 해"
'인플레 추이 반환점 돌았다'고 말하기 일러
"최근 며칠 간 환율 움직임 과도해…투기시 '개입' 필요"
"원화 절하, 수출기업 세계화돼 수출 영향 제한적"
  • 등록 2022-08-28 오전 11:52:02

    수정 2022-08-28 오후 12:05:1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의 금리 인상이 미국보다 먼저 종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환율 급등에 대해선 투기 요인이 있다면 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최의 잭슨홀 회의에 참석차 미국 와이오밍주를 방문하던 중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이 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인상하기 시작했지만 연준보다 일찍 인상 기조를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한국의 통화정책은 한국 정부로부터 독립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작년 8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미국은 올 3월부터 금리를 올렸다.

이 총재는 25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역전폭이) 1%포인트를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그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금리의 역전폭을 1%포인트 이상으로 벌리기엔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며 강한 매파(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내면서 미 금리 인상폭이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3~3.25%로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초에는 3.75~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총재는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원화의 평가 절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등 대외적 요인이 크고 유가가 언제 다시 상승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의 물가상승률은 7월(6.3%)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물가가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가스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추이가 반환점을 돌았다고 말하기 이르다고 밝혔는데 이 총재도 이에 동조했다.

미국, 유럽 등과 우리나라 모두 인플레이션이 주요 과제이지만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보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미국은 금리와 에너지 가격을 통제할 수 있지만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유가는 물론 원화 절하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곡물 가격 등 봐야 할 변수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큰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이 원·달러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환율 상승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투기 수요라기보다 달러의 글로벌 강세에 따른 영향”이라며 “원화의 평가절하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한국의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율에 투기요인이 있다면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주간에는 생각보다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바람직하지 않게 빨리 환율이 올라간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며 “이런 경우 개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원화 절하에 따른 수출 호조 가능성에 대해선 “이론적으로 수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한국 주요 수출기업들은 현재 세계화됐고 구조적 변화도 있어서 원화 절하의 수출 영향을 훨씬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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