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리덕틸' 역사속으로

"성분 위해성 크다" 논란
예보트, 허가 자진 취하
  • 등록 2012-02-21 오후 12:30:00

    수정 2012-02-21 오후 12:3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21일자 1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한때 '가장 안전한 먹는 비만약'으로 평가받던 애보트의 '리덕틸'이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한국애보트는 지난달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치료제 '리덕틸'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지난 2010년 부작용 논란으로 시장에서 퇴출된데 이어 공식적으로 이 제품의 시장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 2001년 국내 출시된 '리덕틸'은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로 '가장 안전한 먹는 비만약'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사 30여곳이 내놓은 복제약을 포함하면 '시부트라민‘ 시장은 연간 500억원 정도를 형성하며 비만약 시장을 주도했다.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제니칼', 향정신성의약품 등 비만치료 용도로 사용되는 다른 약물보다 판매량이 월등히 많았다.

잘 나가던 리덕틸은 돌연 한 연구결과로 인해 운명이 뒤바뀌었다.

지난 2010년 1월 유럽의약품청(EMEA)는 애보트가 진행한 한 연구를 토대로 시부트라민 성분 비만약이 '유익성보다 위해성이 크다'는 이유로 판매중단을 결정했다.

2003년부터 9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덕틸을 복용한 환자중 11.4%에서 심장발작 등 심장관련 위험성이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가짜약(위약)을 복용한 환자는 이보다 다소 낮은 10%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당시 국내에서도 이 약에 대해 처방 자제 경고를 내렸지만 시장에는 잔류토록 허용했다.

하지만 2010년 10월 미국 FDA가 "시부트라민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앞선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판매중단을 결정하자 국내에서도 이 약물은 판매가 금지됐다.

업계에서는 당시 "6년 동안 비만약을 환자들에게 복용토록 하는 임상시험 자체가 무리였다", "시부트라민 퇴출로 더 위험한 약의 처방이 증가할 수 있다" 등의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사실상 시부트라민이 '사형 선고'를 받은 후였다.

이 약물의 복제약을 개발한 국내사들도 애보트의 연구로 돌연 퇴출이라는 쓴맛을 봐야했다. 당시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호주에 수출을 추진중이던 한미약품은 아쉬움이 더욱 컸다.

하지만 리덕틸의 허가가 취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사회생의 여지는 남아 있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입증할 새로운 연구가 발표된다면 판매금지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애보트를 비롯해 국내제약사들 모두 시부트라민 약물의 허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애보트가 리덕틸의 시장 포기를 공식선언함에 따라 시장에 재진입할 가능성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한국애보트 측은 "2010년 전세계적으로 시부트라민에 대한 판매와 마케팅 활동을 자발적으로 중단한 것과 일관된 조치로, 한국 및 전세계 다른 나라들의 보건관계당국과 허가를 공식적으로 철회하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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