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결정은 최근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이던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현대차와의 독자노선을 선언한 기아차가 해외 R&D 분야에서도 홀로서기에 나서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6일 "중국 옌청에 현대차와의 별도의 R&D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투자금 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가 현재 옌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기아차는 중국에 독자적인 R&D센터를 설립해 중국 현지 시장에 맞는 맞춤형 모델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아차는 오는 2010년까지 중국 현지 생산모델을 현재 4개에서 7개까지 늘려, 중국시장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정 사장은 미국 조지아공장의 설립을 주도하는 등 그룹내 해외사업을 주로 담당해왔지만, 최근들어 정 사장의 행보가 더욱 넓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아차가 독자적인 R&D센터를 설립하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공장 건설을 위해서는 R&D센터 설립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에 제2공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R&D센터 설립이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같은 이유로 현대차 역시 중국 제2공장 설립과 함께 중국에 R&D센터를 현재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차는 올해들어 8월까지 중국에서 7만7192대를 현지 생산해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9%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중국에서 전년대비 27% 늘어난 14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