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⑦)보안산업,"과감한 구조조정 나서야"

작년 실적, 예상치 크게 못미쳐
"구조조정으로 대형화·기술력 제고해야"
  • 등록 2003-01-29 오후 3:58:00

    수정 2003-01-29 오후 3:58:00

[edaily 하정민기자] 국내외 경기불황과 보안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국내 보안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되어 있는 상태다.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퓨처시스템 등 보안업계 대표 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당기순이익상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적지 않다. 대선과 금융기관 합병 및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연말 대부분의 공공·금융기관이 예산집행을 보류,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보안업계의 꿈을 수포로 만들었다. 내달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부분의 업체는 3분기보다 실적이 좋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올해초 예상치 절반 불과 15개 코스닥등록 보안업체의 지난해 3분기 누적실적을 비교해보면 단 3개 업체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모두 흑자를 나타낸 기업은 어울림정보(38320)기술이 유일하다. 문제는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지난해 초 업체들이 계획했던 목표 매출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이다. 안철수연구소(53800)의 누적매출인 177억원은 지난해초 목표 400억원의 절반을 밑돈다. 안철수 연구소와 백신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우리(49130)도 작년 예상치였던 85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40억원의 누적매출을 기록했다. 소프트포럼(54920)인젠(41630)도 당초 200억원 목표에 못 미치는 98억7000만원, 90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을 뿐이다. 목표치 250억원의 퓨처시스템(39860)도 146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185억원으로 계획했던 넷시큐어도 115억원만을 달성했다. 소트프포럼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2001년에 비해 매출액 기준 20~30%대의 성장을 보였지만 지난해 당초 전망치를 달성하기는 힘들다"며 "지난해 4분기에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야하는데 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요 보안업체 작년 3분기 누적실적(자료:금감원) ◇해외진출도 고전..비용·시간 소모전 경기 불황과 출혈경쟁으로 내수시장의 한계를 절감한 보안업체들은 해외진출에 열을 올리고있다. 일찌감치 해외진출을 시도한 안철수연구소나 하우리, 시큐어소프트 등은 그간 인지도 제고가 아닌 실질적인 매출 확대에 전력한다는 방침이다. 싸이버텍(37240)홀딩스와 소프트포럼, 이니텍(53350)도 올해부터 미국과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하우리 IR담당 이재하 팀장은 "한국업체의 인지도가 낮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제품의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야한다"며 "해외 업체는 국내 업체보다 제품을 훨씬 꼼꼼하게 점검하기 때문에 섣불리 덤비다간 큰 코 다친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 마케팅팀 황미경 대리도 "국내와 달리 힘없는 후발주자고 해외시장 적응에 생각 외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현지의 문화 사회환경에 맞게 철저히 현지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피나는 구조조정으로 도약 계기 찾아야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정보보호 시장 총 규모는 전년대비 19.2% 성장한 3964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엔 이보다 30% 늘어난 5165억원으로 예측됐다. 2007년까지는 적어도 연평균 36% 정도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의 잠재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하지만 저가 수주경쟁, 수출부진의 상황에선 제 수익을 낼 기업은 거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조조정 활성화로 과도한 업체 수나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술력을 키우고 ▲정부는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권고` 사항에서 `강제` 사항으로 바꾸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안업체 CEO들은 저가경쟁으로 인한 제 발등찍기 식의 영업을 근절하기 위해 M&A를 포함한 업계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단순히 자금조달을 위한 M&A가 아니라 업체별로 경쟁력있는 부문 위주로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은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 수가 많다는 지적은 많지않은 핵심 개발인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뜻"이라며 "그만큼 기술력과 자본이 축적되기 어려우며 이런 환경에서 시장 규모만 커지면 결국 거대 다국적 기업의 진입을 도와주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외면하다간 외국기업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단기간에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 국내업체들만 공멸할 뿐"이라며 "구조조정을 통해 기술력을 집중하고 중복투자로 인한 손실 비용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인젠 임병동 사장도 "기술력 미달 업체들의 저가 경쟁이 심했고 기술개발 인력의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이 방만한 경영을 불러온 건 사실"이라면서도 "저가경쟁 등으로 인한 문제가 없는 업종은 어디에도 없지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을 다지기 위해 노력한 만큼 우량 보안업체 중심의 개편이 일어나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량기술 개발위해 정부 지원 절실 업체 수에 비해 수요처가 작은 현실이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기술력 배양은 필수적이다. 인수합병을 통한 체질개선 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략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또 PC, 서버 등 네트워크 위주의 보안제품이 아닌 산업용 장비나 의료기기 전문 보안솔루션을 개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시큐어 신영근 사장은 "보안시장은 여타 시장과 달리 국산 제품을 애용하는 분위기인데다 국산 제품의 성능도 외국 제품과 비교할 때 뒤떨어지지않는다"며 "시장 상황과 맞물려 많은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치중하고 있는 만큼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또 "초고속인터넷 망 등 정보인프라가 외국에 비해 앞서있기 때문에 기술만 개발하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며 "장비-솔루션-컨설팅 업계의 장기적인 제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보보호 제품 인증제도, 전자서명법, 정보통신기반보호법 등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보안업계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우리 권석철 사장은 "앞으로도 꾸준한 정책적 뒷받침을 해주고 보안제품 설치를 `권고`에서 `의무`사항으로 바꾸는 등 산업 육성에도 힘써야할 것"이라며 "장관 등 정책입안자가 바뀌어도 꾸준한 정책이 추진돼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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