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작심비판한 이복현, "오너일가 위한 자구안"

"채권단, 태영그룹에 의구심 표현하고 있어"
"태영의 뼈를 깎는 자구안, '남의 뼈를 깎는 것' 아닌가"
"티와이홀딩스 지분, 채권단이 요구하는 지점"
법정관리행 시사 "정부, 다양한 경우의 수 염두"
  • 등록 2024-01-04 오후 2:00:00

    수정 2024-01-04 오후 2:55:42

[이데일리 송주오 이용성 김국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오너일가 자구안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채권단이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미상환과 관련해서도 “태영그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 원장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신년 기자인사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채권단에서는 태영그룹에 대해 의구심 표현하고 있다”며 “당국도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태영건설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자구안을 발표했다. 자구안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이다. 채권단의 관심 대상인 SBS 매각 및 지주사 티와이홀딩스 지분 담보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심지어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은 언급도 없었다.

산업은행은 설명회 직후 브리핑을 열고 태영건설 자구안을 비판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자구안에 구체적인 계획안도 없이 그저 도와달라고 한다면 워크아웃 계획안이 채권단 75%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다”고 질타했다. 워크아웃 개시 전 산업은행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강력히 유감을 표시한 것은 그간 워크아웃 전례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강 회장은 외담대 미상환 건을 언급하며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 태영 측과 신뢰가 상실된 첫 번째 케이스다”고 말했다.

이 원장도 “수천억원의 유동자산이 있음에도 워크아웃 계획에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태영 측 워크아웃 신청시 뼈를 깎는 자구안을 언급했는데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것 아닌가 그런 의심을 한다”고 태영그룹의 소극적 태도를 비꼬았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자구안 자체도 “실제로 현금성 자산은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블루원, 에코비트 매각 등이 현재 인수합병(M&A) 시장 상황을 비춰볼 때 단시간 내에 매각이 쉽지 않아 단기간에 자금 융통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 SBS 매각 문제와 관련해 태영그룹 측의 주장에 일부 수긍한다면서도 “티와이홀딩스에 오너일가 지분이 있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지점이라고 들었다”고 압박했다.

이 원장은 태영그룹을 향한 채권단의 불신이 깊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태영그룹이 밝힌 2조5000억원 규모의 우발채무와 관련해서도 “오너일가가 부담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필요한 담보체계 수단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신이 있다”고 말했다.

외담대 미상환에 대해서는 “법률적 해석 자체가 틀리지는 않았다”면서도 “외담대 운영이 안되면 원활한 사업적 진행이 어렵다. 태영 측도 이 부분을 다 이해하고 있다. 그냥 약속을 안 지킨 얇은 핑계가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법정관리행도 시사했다. 그는 “정부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오는 11일 어떻게든 이슈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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