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그만해.
김 최고위원=잘못 전달되면 안 됩니다.
김 대표=(최고위원회의 회의장 박차고 나가면서) 회의 끝내겠습니다.
김 최고위원=대표님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김 대표=마음대로 해.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그만해. 김태호 XXX.
김 최고위원=(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할 이유가 왜 없어. 무슨 이런 회의가 있어.
여권에서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넘어 내후년 대선 대표주자 등을 두고 추후 당내 내홍은 더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劉 사퇴’ 논란 속 김무성·김태호 정면충돌…최고위 파행
이날 파행의 시발점은 김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이날도 유 원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바로 옆 자리에 앉은 유 원내대표를 향해 “콩가루 집안이 잘되는 것을 못봤다”면서 “유 원내대표 스스로가 콩가루 집안이 아닌 찹쌀가루가 되겠다고 한 만큼 이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연일 ‘유승민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의 표정은 굳어졌지만, 그래도 그때까진 예전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끝내 막장으로 치달은 것은 그 다음부터였다. 김 최고위원 이후 이인제 김을동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언급하지 않았고, 오히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유 원내대표가 판단해 결정할 수 있도록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두둔하고 나섰다. 원 의장은 이어 “긴급 최고위를 한지 3일 밖에 안됐는데 그것을 못 기다리느냐”면서 “해도 너무 한다”고도 했다.
유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원 의장은 그동안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다. 그럼에도 원 의장마저 폭발한 것은 김 최고위원의 언행이 너무 지나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한다.
여진은 계속됐다. 김 대표는 퇴장한 후 주변에 “수습하려는 와중에 매우 유감”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파국으로 가지 않기 위해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다루듯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그걸 못 참고 연일 그렇게 비판을 하느냐”면서 “기본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 역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회의를 중단한데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총선·대선 가까울수록 정쟁 더 격화될듯…민생실종 우려
여권의 이같은 내홍은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천권을 둘러싼 친박계와 비박계의 다툼에 더해 각 정치인 개개인의 선명성 경쟁까지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김 최고위원이 친박계와 깊이있는 교감을 한 후 사퇴를 매번 주장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만에 하나 청와대와 친박계가 이번에 ‘유승민 찍어내기’를 이루지 못하고 밀릴 경우 유 원내대표를 향해 ‘2차 행동’에 나설 개연성도 다분하다. ‘퇴임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박 대통령까지 정쟁에 뛰어들면 인정사정 보지 않고 싸우는 막장 드라마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 민생 대책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박근혜정부가 그렇게 주장했던 집권 3년차 ‘골든타임론’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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