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중금리 10배' 저축계좌 출시…떨고 있는 美중소은행(종합)

골드만과 年 4.15% 상품출시…평균 이자율의 10배
선결제후지불 서비스 도입 등 금융기능 강화 박차
SBV 사태로 자금 이탈 겪은 중소은행은 '전전긍긍'
  • 등록 2023-04-18 오후 4:18:32

    수정 2023-04-18 오후 7:40:3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애플이 미국에서 시중은행의 10배에 달하는 이자를 주는 파격적인 저축 상품을 출시했다. 금융서비스를 강화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고 애플 기기 사용자들을 자체 생태계에 가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금융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애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중소·지역 은행들의 예금 인출 사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애플카드 사용자는 아이폰 월렛 앱에서 저축 계좌를 개설하고 관리할 수 있다. (사진= 애플 홈페이지)


금융 강화 나선 애플…고금리 저축상품 선봬

애플은 17일(현지시간) 미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연 4.15% 이자를 제공하는 저축 계좌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기준 미국 은행의 평균 이자(0.35%)의 10배가 넘는 고금리 상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수의 온라인 은행이 5%의 높은 고금리 저축을 판매하고 있으며, 얼라이뱅크와 골드만삭스 자체 고금리 상품도 애플의 저축계좌보다 낮은 3.75%, 3.9%의 이자를 주고 있다.

애플이 2019년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출시한 ‘애플 카드’ 사용자는 이날부터 아이폰의 월렛(지갑)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손쉽게 저축 계좌를 만들 수 있다. 계좌 개설에 따른 수수료나 최소 금액 등의 요건도 없다.

저축 계좌를 개설하면 애플 카드 사용 시 결제 금액의 최대 3%까지 돌려주는 ‘데일리 캐시’ 보상이 이 계좌로 자동 입금된다. 데일리 캐시 입금 위치는 변경할 수 있으며, 저축 계좌에 은행 계좌의 자금을 추가해 이자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사용자는 월렛 앱에 나타나는 대시보드를 통해 저축계좌를 관리할 수 있고, 이자 및 계좌 잔액을 추적하거나 자금을 인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금융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애플 페이 사용처를 확대하는가 하면, 지난달 미국에서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에 ‘선구매 후지불’ 기능인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를 도입했다. 앞서 애플은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월렛 앱과 애플페이를 선보였고, 2017년에는 메시지를 통한 개인 간 송금 서비스 ‘애플캐시’를 내놨다. 향후 장기 대출인 ‘애플페이 먼슬리 페이먼트’ 등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금융·게임·음악 ·앱스토어 등 서비스 부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의 비중은 10년 전 약 8%에서 지난해 20% 수준으로 늘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금융 서비스 자체에서 나오는 매출도 신규 수익원이지만, 근본적으로 사용자들이 계속 아이폰을 중심으로 애플 기기를 쓰게 만드는 것이 애플의 근본적인 목적으로 보인다. WSJ은 애플이 아이폰을 사용자들을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연결시키는 디지털 지갑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 AFP)


애플, 연 4.15% 저축상품 출시…중소은행 타격 불가피

애플의 고금리 저축상품 출시로 금융권에는 긴장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붕괴 이후 대형은행 등으로 고객 자산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추세 속에 애플과 골드만삭스가 함께 선보인 고금리 저축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날 미국의 대형 증권사인 찰스 슈왑을 비롯해 지역은행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M&T 등에서 올해 1분기에 총 600억달러(약 79조원)에 가까운 예금이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예금주들은 중소은행에서 돈을 빼 JP모건, 씨티그룹 등 대형사로 갈아탄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JP모건의 고객 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보다 370억달러(약 49조원) 증가한 2조3800억달러(약 3139조원)로 집계됐다.

FT는 “지난달 SVB 등의 은행 붕괴 이후 (중소은행으로부터)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은행 계좌에서 현금이 빠져 나갔다”며 “(애플의 고금리 저축계좌 출시는) 전통적인 은행에 대한 새로운 위협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찰스슈왑의 경우 예금 자산을 줄었지만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채권 등 비예금 자산으로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금융 소비자들은 안전성을 추구하면서도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투자처를 찾아 돈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MMF의 규모는 3580억달러(약472조원)로 지난해 1분기(1330억달러)보다 150%, 전분기대비 30% 가량 늘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전통적인 은행 계좌에서는 현금이 계속 빠져나갈 것”이라며 “상장지수펀드(ETF)나 MMF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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