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사태’ SK·카카오 모두 ‘책임’…박성하 대표도 사과

박성하 SK C&C 대표, 3일만에 또 “죄송하다” 고개숙여
IDC 화재 1차적 책임은 SK, 업계 “섣부른 전원차단 문제”
이중화 안 한 카카오도 잘못, 네이버와 비교
서비스 복구되면서 양사간 책임공방 치열해질 듯
  • 등록 2022-10-19 오후 4:47:23

    수정 2022-10-19 오후 9:20:04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SK(034730) C&C와 카카오(035720) 모두 책임이 있다. 사고 발생 5일째가 돼서야 서비스 정상화 절차에 돌입한 국민 생활편의 플랫폼 카카오의 책임은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역사상 유례없는 장애를 기록한 SK C&C 책임도 만만찮다. 먹통의 원인이 된 화재를 사전에 막지 못했고, 사고 발생 5일째가 돼서야 전원 공급을 100% 완료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IDC서 물 뿌린 SK C&C…업계 “전원 먼저 내린 건 잘못”


박성하 SK C&C 대표는 19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와 관련해 다시 사과했다. 지난 16일 첫 번째 사과 이후 3일 만이다. 그는 “판교 IDC 화재로 인해 그간 불편을 겪으신 국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후에도 전원공급 상황을 밀착 지원해 추가적인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 앞으로 유사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표가 두 차례나 사과한 것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전원 공급 재개가 늦어져서다. 서버에 전원이 늦게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장애 복구를 어렵게 만든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전기실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튀며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화의 시작점은 리튬이온배터리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원래 화재에 취약한데 노후화 때문인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감식반이 향후 발표할 것”이라며 “배터리는 SK온 제품인 것 같다”고 직접 지목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배터리 자체가 원인이든 아니든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센터 전체의 전원을 일시에 내린 것은 SK C&C에 잘못이 있다.

데이터센터 전문가는 “소방당국이 지시했으니 SK C&C 입장이 이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물을 뿌려선 안된다. 가스로 버텼어야 한다”면서 “전원을 내린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고, SK C&C 측도 “소방당국의 지시로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우리로서도 물을 뿌리면서 전체 전원을 차단한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인정했다.

카카오는 이날 남궁훈·홍은택 대표 주재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비스 장애 관련 사과와 대책을 공유했다. 반면 SK C&C는 회사 차원의 기자회견 계획은 없다. SK C&C 관계자는 “기밀유지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고객들이 어딘지 밝힐 수 없지만, 먼저 우리에게 피해 관련 협의를 요청한 곳은 없다”며 “기자회견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SK 판교데이터센터에는 카카오, 네이버, IBM 등 외부 고객과 함께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SK관계사들의 내부 인트라넷 관리용 서버도 있다. 하지만 카카오 외에는 모두 당일 복구됐다.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소재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카카오 시스템 전반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사진은 16일 경기도 성남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네이버는 당일 복구했는데…카카오 대응 미숙

카카오 잘못은 말할 것도 없다. 서버 3만2000대를 맡긴 메인센터에 불이 나서 매우 운이 나빴다는 걸 이해해도, 5000만명 가까운 국민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운영하고, 택시와 은행, 소상공인 연결 서비스까지 하는 회사라면 공적 마인드가 매우 부족했다는 평가다. 다음·카카오메일, 톡채널 등 일반 국민과 자영업자들이 일상과 생계를 위해 사용하는 서비스들이 무려 4~5일이나 ‘먹통’이었다는 점은 어떤 말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같은 날 화재로 서비스 차질을 빚었던 네이버가 사고 발생 4시간 여 만에 주요 기능을 정상화시킨 것과도 대비된다.

카카오 개발자들의 복구를 위한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점도 서비스 정상화를 어렵게 한 이유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해 복구가 장기화됐다”며 “안정화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인터넷 및 데이터센터 업계에 충격을 몰고 온 이번 사태에 대해 재발 방지를 위한 장애분석리포트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 사회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함께 해결책을 찾자는 취지다. 홍은택 대표 역시 “당연히 장애분석리포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책임공방 국면…소송전 가능성도

서비스가 대부분 정상화되면서 이제 보상 문제가 전면화될 조짐이다. 양사 간 책임공방의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양사 견해 차이는 분명하다. SK C&C 관계자는 “전력공급 차단 전에 카카오 측에 양해를 구했다”고 하지만, 카카오 관계자는 “화재가 나자마자 협의가 아니라 통보한 뒤 서버 전원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SK C&C는 데이터센터 관련 배상책임 보험을 현대해상에서 가입했다. 인명 및 재물 손괴를 보상하는 보험 한도는 70억원 정도로 전해진다. 카카오가 소상공인·택시기사 등을 포함한 이용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보상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카카오가 SK C&C에 구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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