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 韓 상륙…빈박물관 소장품 공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빈미술사박물관 소장품 96점 공개
"왕가의 새로운 면모 발견하는 시간되길"
10월 25~2023년 3월 1일 국립중앙박물관
  • 등록 2022-10-25 오후 4:37:47

    수정 2022-10-25 오후 6:06:55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유럽 황제의 초상화부터 다양한 디자인의 갑옷, 가로와 세로가 4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태피스트리(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 조개와 달팽이 껍데기를 활용한 공예품까지. 유럽의 정치·경제·예술의 한 가운데에 있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컬렉션이 국내에 상륙했다.

10월 25일부터 2023년 3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을 통해서다. 한국과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오스트리아 빈미술사박물관과 함께 기획한 전시로 총 96점을 국내 관람객에 선보인다.

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윤성용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양한 해외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을 국내에 선보여 대중의 문화 향유권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유럽 역사 속 합스부르크 왕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자비네 하크 빈미술사박물관 관장은 “감염병과 국제 정세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동안 이번 전시를 추진한 국립중앙박물관에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회에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작품,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가 전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왕가의 예술과 역사를 한 눈에

합스부르크 왕가는 루돌프 1세가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등극한 1273년부터 왕정이 몰락한 카를 1세의 1918년까지 약 600년 간 유럽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유럽의 광활한 영토를 다스리기도 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30년 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깊이 관련돼 있다. 또한 예술에 대한 열정과 남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수집한 예술품은 빈미술사박물관으로 집대성되어 오스트리아를 넘어 인류의 자산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기의 대표적인 예술품을 포함해 합스부르크 왕가가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수집한 매혹적인 걸작들이다. 총 5부로 나눠 왕가 예술품 수집의 역사를 소개한다. ‘더 멀리, 합스부르크가의 비상’은 1508년 신성로마제국 황제에 오른 막시밀리안 1세를 중심으로 합스부르크 왕가가 유럽의 강대국 반열에 오른 과정을 소개한다.

1부 ‘황제의 취향을 담다, 프라하의 예술의 방’은 프라하에 수도를 두고 활발한 수집 활동을 벌인 16세기 루돌프 2세 황제를 다룬다. 루돌프 2세는 펠리페 2세의 마드리드 왕궁에서 성장하며 겉으로는 엄격한 가톨릭의 교리를 따르는 듯 했지만, 사실 그가 관심을 둔 것은 거대한 도서관과 예술 분야였다.

금으로 만든 ‘누금 장식 바구니’와 ‘헤라클레스 조각상’ 등의 예술품 중 루돌프 2세의 취향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은 ‘십자가 모양 해시계’다. 양승미 학예연구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집약시켜 놓은 작품”이라며 “당대의 수학, 과학, 예술에 대한 이해를 담아내면서도 최고의 기술력을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2부 ‘최초의 박물관을 꾸미다, 티롤의 암브라스 성’은 오스트리아 서쪽 지역인 티롤을 다스린 페르디난트 2세 대공을 소개한다. 그는 암브라스 성에 전용 건물을 지어 진열장 설계와 전시품 배치까지 직접 결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6세기 유럽에 전해진 희귀한 소재, 야자열매로 제작한 공예품 2점을 전시한다.

전시 작품인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사진=연합뉴스).
수준 높은 회화…조선 갑옷도 있어

3부 ‘매혹의 명화를 모으다, 예술의 도시 빈’은 빈미술사박물관 회화관의 명성을 높인 명화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흰 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와 피터르 파울 루벤스의 ‘주피터와 머큐리를 대접하는 필레몬과 바우키스’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안토니 반 다이크가 그린 초상화 ‘야코모 데 카시오핀’도 만나볼 수 있다.

4부 ‘대중에게 선보이다, 궁전을 박물관으로’는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의 시대를 살펴본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품을 벨베데레 궁전으로 옮겨 전시하고자 했고, 아들 요제프 2세 때 대중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대표적으로 18세기 궁정 행사의 장대함을 볼 수 있는 ‘마리아 크리스티나 대공의 약혼 축하연’과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전시한다.

5부 ‘걸작을 집대성하다, 빈미술사박물관’은 19세기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시대를 조명한다. 1857년에 시작한 수도 빈의 도시 확장 프로젝트일환으로 빈미술사박물관을 건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프란츠 요제프 1세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초상화를 통해 이들의 슬프고도 비극적인 19세기 말 황실의 분위기를 전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의 마지막 작품은 고종이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조선의 갑옷과 투구다. 빈미술사박물관은 이를 1894년에 소장품으로 등록하고 지금까지 소중히 보관해왔다. 오스트리아와 조선의 수교 기념으로 주고받은 마음의 증표로서 수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합스부르크, 매혹의 걸작들’ 특별전 언론공개회에서 공개된 조선의 갑옷과 투구(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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