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주식배당 입력`이 한 화면에?..다른 증권사는 괜찮나

타 증권사 "우리는 현금·주식배당 각각 다른 화면"
배당시스템이 유령주식 입고해도 `오류` 못 잡은 게 문제
  • 등록 2018-04-10 오후 4:45:23

    수정 2018-04-10 오후 5:25:26

(출처: 각 증권사)
[이데일리 최정희 이후섭 기자] 삼성증권(016360)이 사상 유례없는 유령주식 배당 사고를 내면서 다른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9일 오전 확인한 결과 4곳의 증권사가 삼성증권과 비슷한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는 상장 증권회사들은 하나 같이 삼성증권과는 전혀 다른 구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 원장은 10일 17개 증권사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열고 “우리사주 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증권사들로부터 삼성증권과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만한 문제가 없단 답변을 받았다”면서도 증권사에 신속한 내부통제시스템 점검을 요청했다.

삼성증권은 배당시스템이 어떻길래..

금감원은 삼성증권의 경우 발행 상장회사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로서의 배당업무가 동일한 시스템에서 이뤄져 시스템상 오류 발생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즉, 삼성증권이 상장사로서 우리사주조합원인 직원에게 배당을 줄 때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여타 상장회사의 주주인 삼성증권 고객에게 배당 지급 대행 업무를 할 때 하나의 시스템에서 운영하고 있단 얘기다. 이런 증권사가 9일 오전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4곳에 달했단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배당 입력 사고의 결정적 요인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한 화면, 한 입력창에서 이뤄졌단 점이다. 배당 전일인 5일 담당 직원이 주식 배당을 잘못 입력하고 최종 결재자인 팀장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승인 버튼을 눌렀고, 그 결과 6일 9시반경 잘못된 배당이 이뤄지는 등 내부통제시스템도 문제였지만 전산시스템 또한 이해하기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각각 다른 화면에서 이뤄졌다면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대부분의 상장 증권회사는 이미 배당이 끝났고 NH투자증권(005940)이 12일 우리사주조합에 주당 500원을 배당할 예정이지만 삼성증권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단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006800), NH투자증권 등의 대형사는 물론, 현대차투자증권(001500), 대신증권(003540) 등의 중형사도 현금과 주식배당은 입력창 자체가 다르다.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의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과 타 상장사의 배당 지급 대행 시스템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다. 또 중소형사의 경우엔 우리사주조합원 자체가 적어 배당시스템이 없고 급여시스템을 이용해 급여 계좌를 통해 현금배당이 이뤄졌다. 주식배당이 이뤄질 경우에도 자사주가 있는 계좌에서 조합원 개인 계좌로 하나씩 이체하는 대체 입고 방식을 이용해 이런 사고가 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증권과 배당시스템이 유사한 네 곳과 관련해 “어디인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이들은 배당을 한 번도 하지 않아 해당 시스템을 사용한 적이 없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주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도 했는데..`배당시스템은 그대로`

일각에선 삼성증권이 연초 주전산시스템을 리눅스(Linux) 기반의 x86 오픈환경으로 전환하는 등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음에도 왜 배당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주전산시스템을 교체했으나 배당시스템은 이전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전산시스템을 교체했으나 모든 프로그램을 바꾸지는 않아 배당시스템은 기존과 같다”며 “현금, 주식 배당 입력창이 같더라도 프로그램이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인 거 같다”고 말했다. 발행주식총수를 뛰어넘는 유령주식이 조합원 계좌에 입고됐음에도 프로그램 자체가 이런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단 얘기다. 이는 이번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터질 사고였단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증권 뿐만 아니라 증권사 전반적으로 주식거래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고는 전산시스템상 입력되는 주식물량의 한계만 설정돼 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로 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이 노출됐다는 진단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행물량을 초과하는 주식 자체가 전산입력이 안 돼야 정상”이라며 “삼성증권 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의 시스템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직접 현장검사를 철저히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영환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도 “국내 증권사의 전산시스템은 대체로 낙후돼 있어 어떤 구조로 이뤄졌는지조차 잘 파악이 안되는 실정”이라며 “(오류 감지 등) 기본 검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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