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 이 참을 수 없는 로맨틱 뮤지컬의 흥겨움!

아바 노래 18곡 가사에 맞춰… 메릴 스트립 가창력 돋보여
  • 등록 2008-09-05 오전 8:51:36

    수정 2008-09-05 오전 8:51:38



[조선일보 제공] 원작 뮤지컬의 성공에 기댄 안일한 기획이라고 짐짓 냉소를 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이 매혹적인 로맨틱 판타지의 유혹을 끝끝내 외면할 수 있다면, 당신은 아바(ABBA)의 노래를 혐오하는 예외적 취향을 지녔거나 혹은 대중문화에 대해 대단히 엄격한 엘리트 관객일 것이다. 이번 주 조선일보 영화팀의 선택은 '맘마미아!'(Mamma Mia!). 전통적인 대중영화 문법에 120% 충실한, '스트레스 없는 재미'의 모범사례다.

이 유쾌하고 경쾌한 뮤지컬 영화는 1999년 런던에서 초연(初演)한 뮤지컬 '맘마미아!'의 충실한 스크린 재현. 무대 뮤지컬의 주역이었던 세 명의 여성, 필리다 로이드(연출), 주디 크레이머(프로듀서), 캐서린 존슨(각본)은 뮤지컬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그 역할을 책임졌다. 줄거리의 뼈대도 그대로 가져왔고, 연출 역시 차별화에 대한 욕심을 별로 부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스 외딴 섬의 그림 같은 풍광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노래의 향연은 좁은 무대가 지녔던 공간의 아쉬움을 사뿐하게 뛰어넘고, 메릴 스트립이 직접 부르는 '맘마미아!'는 이탈리아어가 지닌 의미 그대로 "어머나!"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사실 보수적 남성 관객의 시선으로 보면 '맘마미아!'의 핵심 설정은 불편할 수도 있다. 히피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세 남자 중 누가 진짜 아기 아빠인지도 모를 만큼 동시에 즐기는 여성의 자유분방함이라니. 하지만 이 꾀 많은 뮤지컬 영화는 육중한 성차별적 질문을 춤과 노래 뒤로 스리슬쩍 숨겨 놓은 채 스무 살 딸의 유쾌한 성장 영화이자 마흔 살 엄마의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둔갑시킨다. 깜찍한 체구의 아만다 시프리드(소피)가 보여주는 스무 살의 파릇파릇함, 연기에서야 더 이상 덧붙일 표현도 없지만 노래도 이렇게 탁월했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메릴 스트립(도나)의 가창력은 참으로 사랑스럽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강력한 남성 호르몬마저도 은근슬쩍 기죽게 만드는 아마조네스 군단의 놀라운 에너지를 만끽하시길. 10대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외딴 섬에 살고 있는 모든 여성들이 몰려나와 선착장에서 함께 춤추며 '댄싱 퀸'(Dancing Queen)을 부를 때의 폭발적 카타르시스는 말 그대로 엄청나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홀렸다는 그리스 신화 속 마녀처럼, 참으로 거부하기 힘든 21세기 세이렌(Seiren)의 유혹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맘마미아!'는 아바의 노랫말에 맞춰 쓴 이야기다. 1970년대 이래 자동차 그룹 볼보를 제치고 스웨덴의 상징으로 불려 온 이 전설적 밴드는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 '나는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 등 자신의 히트곡 18곡으로 '맘마미아!'를 완벽하게 지배한다. 영화 음악이 아니라 음악 사이에 드라마라는 살을 집어넣게 만든 이 '맘마미아!'의 주역들은, 사랑에 관한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킨 최고의 1등 공신일 것이다.

▲ 줄거리
스무 살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엄마 이름으로 세 남자에게 초청장을 쓴다. 샘(피어스 브로스넌), 해리(콜린 퍼스),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의 옛날 일기장을 읽은 뒤 압축한 자신의 '아버지 후보'들이다. 내일이면 열리게 될 소피의 결혼식. 그리스의 작은 섬에 세 중년 남자들이 허겁지겁 도착한다. 도대체 누가 소피의 아버지일까. 그녀는 진짜 아빠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

전문가 별점

·히트 뮤지컬의 영화 버전 중 가장 영리하고 믿음직한 발걸음. 독야청청 빛난다.
★★★☆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

아바의 추억과 뮤지컬의 향수로 전해지는 친숙한 영화의 즐거움. ★★★☆ 이상용·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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