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빈, 사랑에 20년 꿈까지 버리고 일군 의외의 가수인생(인터뷰①)

  • 등록 2009-04-03 오전 11:24:21

    수정 2009-04-03 오후 3:06:09

▲ 박현빈(사진=한대욱기자)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벌써 3년... 기분이 묘해요"

가수 박현빈이 '대찬인생'으로 돌아왔다. 데뷔 3년간 '빠라빠빠' '곤드레 만드레' '오빠만 믿어' 그리고 지난해 '샤방샤방'까지 발표하는 노래마다 연속 히트를 기록해온 그다. '대찬인생'은 말하자면 가수 박현빈이 5연속 불패 신화에 도전하는 곡.

가수는 노래 따라 간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가요계 그만큼 '빠라빠빠' 신나고, '샤뱡샤방' 빛나는 '대찬인생'도 드물다. 가요계가 불황이라지만 적어도 박현빈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행사가 많은 트로트계에선 히트곡 3곡이 곧 평생 밥벌이로 통한다. 그런데 박현빈은 데뷔 3년만에 그 기록을 훌쩍 뛰어넘어 평생 먹고 살 밥그릇, 그 이상을 꾀차는데 성공했다.

개인마다 편차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무명의 트로트 가수가 노래 한 곡을 제대로 알리기까진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트로트 가수가 설 무대가 그만큼 적고, 비인기 장르이다 보니 '성공'에 이르는 길은 그만큼 더 멀고 험난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박현빈은 데뷔 이후 줄곧 쭉 뻗은 고속도로 위만을 달렸다. 이같은 성공은 단순히 실력이 좋다고, 노력한다고 해서 가능한 건 아니다. 운이 따라야 한다.

박현빈도 운이 좋았다는 말에는 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단순히 운만으로 일군 성공은 아니라는 것도 강조해 말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요. 노력 없이 운이 좋아 뜬 가수라구요. 물론 운도 따랐죠. 하지만 이 세상에 어디 공짜가 있나요. 지금의 이 길을 위해 20년 꿈도, 사랑도 포기 했어요. 성악만 하던 사람이 대중가요, 그것도 트로트를 부른다는 게 과연 쉬웠을까요? 데뷔 초 사랑했던 여자친구와도 지금의 꿈을 위해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어요. 많은 걸 포기하고 얻은 인생입니다."
 
박현빈의 음악인생은 한마디로 파란만장하다. 가족력부터가 남과 다르다. 할아버지는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에 아버지는 색소폰 연주자셨고, 어머니는 노래 강사로 아직도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 중에 있다. 두 살 위 형은 올해 독일에서 성악 유학을 마치고 현지에서 팝페라 가수로 활동을 시작해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트로트 가수로 입문하기 전 그 또한 추계예술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바 있다.

클래식을 전공하던 그가 대중가요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공군에 입대를 하면서부터. 군에서 군악대 생활을 하며 접한 대중가요는 그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고, 그 매력에서 헤어나기 어려웠던 그는 제대 후 본격적으로 가수 데뷔를 준비하게 된다.
 
트로트를 선택한 건 그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음악을 하는 부모 덕분에 어려서부터 대중가요, 특히 전통가요를 접할 기회가 많았고, 그 가운데 ‘남행열차’ ‘아파트’ 등 흘러간 노래에 유독 애착이 컸기 때문이다.

박현빈의 인생은 크게 두 시기로 나뉜다. 3년 전 가수 데뷔 이전과 이후가 그것이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음악을 한다는 큰 틀에 있어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같은 음악이라고 해도 성악과 트로트는 창법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다른, 극과 극의 장르다. 데뷔 전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2억 빚더미에 올라앉아 외할머니 집에서 가족 모두가 얹혀 살던 시절의 기억도 생생하다. 당시 그의 어려웠던 삶은 데뷔 초 몇몇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던 빚더미에서 벗어나 번듯한 새 집에 차도 장만했다.

박현빈이 꼽은 첫번째 성공 비결은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마다했던 '블루오션'을 공략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는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개척자 역할을 한 선배가수 장윤정의 도움도 컸다. 장윤정과 박현빈의 선전 이후 수많은 아류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났지만 그 가운데 인상적인 활동을 펼쳐보인 이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하나같이 자신의 이름 석자는 커녕 노래 한토막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무대에서 사라져가기 일쑤였다.

"남들이 선호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던 분야에 도전했다는 게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저 또한 누군가에 의해 신세대 트로트 붐이 본격화 된 다음 이 일을 시작했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진 못했을 겁니다. 그 다음으로는 열정을 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요즘 나오는 신세대 트로트 가수 분들을 뵈면 대박만을 쫒아 이 분야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워요. 트로트를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단박에 반짝 스타가 될 수 있다는 불순한 마음을 갖고 뛰어드니 결과가 안좋을 수 밖에요. 성공의 열매는 달지만 결실을 맺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게 이 바닥입니다."

데뷔 3년, 4곡의 히트곡. 박현빈은 "이제야 조금 뒤를 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년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그다.

호사다마 라고 좋은 일이 겹치면 불안함 마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현빈은 "이번에도 자신있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박현빈이 5연속 불패 신화를 잇겠다는 각오로 선택한 노래는 '대찬인생'. '대찬인생'은 12년 전 DJ 처리가 발표한 동명의 노래를 힘 있는 트로트 버전으로 재해석해 부른 노래다. DJ 처리가 부른 노래는 당시 박중훈 주연의 영화 '할렐루야' OST에 삽입되며 특히 남성 팬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현빈은 이번 '대찬인생' 활동을 통해 '여심'이 아닌, '남심'을 확실히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대찬인생'은 "박차고 태어나서 겁날 게 뭐가 있냐. 깨지고 박살나도 제대로 한판 붙어봐. 딱 한번 인생인데 기죽고 살지마라. 가슴을 활짝 펴고 멋있게 사는 거야"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노래를 듣다보면 마치 가수 박현빈의 인생 주제가 같기도 하다. 자신의 신곡 노래 제목처럼 '대찬인생'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가수 박현빈.

밝은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었던 과거, 노래는 분명 그에게 더할나위 없이 큰 힘이 되어줬다. 박현빈은 경기 불황으로 모두가 힘든 요즘 같은 때, 자신의 노래가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응원가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한대욱 기자)
▲ 박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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