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순금박지 입힌 '세상서 가장 비싼 호박'

장은선갤러리서 '빛에 머물다' 전 연 작가 서숙양
어둠 속에서 존재 드러내는 빛 내려
무거운 색채 층 바닥서 끌어올린 뒤
색채 깊이 도달한 위에 금박 입혀내
'영속성' 가진 초현실주의 호박으로
  • 등록 2021-08-31 오전 3:30:01

    수정 2021-08-31 오전 3:30:01

서숙양 ‘빛에 머물다’(Stay in the Light 1·2021), 캔버스에 아크릴·순금박, 20×20㎝(사진=장은선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호박이 뭐라고 순도 100% 금박지로 치장을 하나.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굳게 믿는 이가 있다. 작가 서숙양이다. 깊은 상념을 표현하는데 순수·순정·무결점의 금빛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덕분에 작가의 작품은 어떤 물감의 어떤 색채보다 밝고 환한 빛을 낸다. 호박처럼 모양을 갖추지 못할 때는 그저 둥근 원형에 박아내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둠 속에서 존재를 드러내는 빛”이란 점. 작업도 일단은 어둡고 무거운 색채 층을 바닥에서 끌어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원하는 어둠의 이미지 혹은 색채의 깊이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 그제야 금박 이미지를 붙여낸다. 그래서 푸르고 두툼한 바탕에 늙은 호박을 올려내도 타이틀은 여전히 ‘빛에 머물다’(Stay in the Light 1·2021)다.

작가는 “내 작업은 눈에 보이는 시각적 이미지 너머에 존재하는 신비스러운 기운을 불러들여 세상을 맑고 아름답게 꾸미려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수백년이 지나도 변질될 염려가 없는 ‘영속성’도 입혀냈다. 그렇게 초현실주의적 호박이 탄생했다.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가장 비싼 호박으로.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초대전 ‘빛에 머물다’를 열고 있다. 9월 1일부터 17일까지.

서숙양 ‘빛이 있으라’(Let There Be Light 1·2020), 캔버스에 아크릴·순금박, 53×53㎝(사진=장은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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