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4강 신화' 한국 여자배구, 파리올림픽 출전 끝내 무산

미국을 상대로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사진=FIVB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썼던 한국 여자배구가 2024 파리올림픽에선 출전 조차 못하는 신세가 됐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 C조 4차전에서 미국에 세트스코어 1-3(25-20 17-25 19-25 17-25)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탈리아전(0-3), 폴란드전(1-3), 독일전(2-3)에 이어 4연패를 당했다. 승점 1로 C조 8개 팀 가운데 5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한국은 사실상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대표팀은 남은 3경기를 모두 3-0이나 3-1로 이겨 승점 9를 추가하더라도 올림픽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 안에 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미 1위 이탈리아(4승 승점 12)와 2위 미국(4승 승점 12)이 승점 12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파리올림픽은 총 12개 팀이 출전한다. 이번 대회 A~C조 상위 2개 팀이 올림픽 티켓을 가져간다. 나머지 6장 가운데 1장은 개최국 프랑스가 차지한다. 나머지 5장은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에 따라 결정된다. 세계랭킹 36위인 한국이 랭킹 순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가능성은 ‘0’다.

한국은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등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런던, 도쿄 대회에서 두 번이나 4강 진출을 이루면서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김연경 등 간판선수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고 세대교체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국 여자배구는 급추락했다. VNL에서 2년 연속 전패 수모를 당한데 이어 파리올림픽 본선 출전권마저 놓치면서 고개 숙였다.

한국은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미국을 상대로 첫 세트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높이와 파워를 이기지 못하고 2, 3, 4세트를 잇따라 내줬다.

강소휘(GS칼텍스)가 13점을 기록했고 표승주(IBK기업은행)와 정호영(정관장)도 각각 11점, 10점으로 분전했다. 특히 정호영은 블로킹을 4개나 잡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혼자 26점을 책임진 미국 에이스 톰슨 조던의 강스파이크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공격득점에서 48대56으로 대등하게 맞섰지만 블로킹에서 5대11로 2배 넘게 뒤졌다. 서브득점 역시 2대5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