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몸개그가 반가운 이유?

버라이어티와 콘서트 코미디에 대한 피로감
몸개그가 주는 단순 명쾌한 웃음 그리워
7월 한달간 '무한도전'의 몸개그 특집 호평
'개그콘서트' 김병만의 '달인'도 그리워
  • 등록 2013-07-28 오전 11:49:29

    수정 2013-07-28 오전 11:49:29

무한도전 ‘소문난 7공주’편(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연예팀] 언제부터인가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몸개그가 사라졌다. 온통 버라이어티 일색이다. ‘1박2일’ ‘런닝맨’ ‘맨발의 친구들’ 등 떼로 여행을 떠나거나, 여기서 조금 변조해 리얼과 감동을 부각시키는 ‘정글의 법칙’ ‘리얼 입대 프로젝트’ 등 비슷비슷한 게 전부다.

아니면 콘서트 코미디, 스탠딩 코미디가 십여년째 반복되고 있다.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은 매번 새 코너를 내놓지만 처음의 신선함과 웃음을 되살리기엔 너무 ‘올드’한 스타일이 돼버렸다. 특히 요즘 ‘개그콘서트’에는 웃기지 않은 코너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그나마 최근에 ‘꽃보다 할배’가 예상을 뒤엎는 과감한 캐스팅으로 겨우 한발짝 앞으로 나갔을 뿐이다. 색다른 출연자와 상황으로 버라이어티에 지칠대로 지친 시청자들의 눈길을 겨우 붙들 수 있었다.

바로 몸개그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한도전’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다. 버라이어티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잘 알고 있다는 듯 대놓고 망가졌다.

7월 한달 동안 방송된 특집이 모두 몸개그와 분장개그였다. 지난 27일 ‘소문난 7공주’ 특집은 시청자들의 배꼽을 훔쳐갔다. 멤버들이 동화 속의 공주로 변신했다. 유재석은 백설공주, 하하는 신데렐라, 노홍철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박명수는 라푼젤, 정준하는 엄지공주, 길은 인어공주, 정형돈은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로 분장했다.

‘여장’ 그것도 공주 분장한 멤버들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별다른 걸 하지 않아도 절로 웃음이 터졌다. 과장된 표정, 패러디, 몸짓이 폭소를 불러일으켰다. 민머리를 드러낸 길의 분장은 “유인원”으로 조롱받을 만큼 기괴하면서도 웃겼다. 품격이나 감동, 교양이나 기획 같은 ‘강박’은 없어보였다. 그러니까 더 재미있었다.

이달 초 정형돈과 정준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방송된 특집도 돋보였다. 서장훈과 데프콘을 게스트로 초대해 몸개그 대결을 펼쳤다. 서장훈이 자빠지고 엎어질 때마다 웃음 폭탄이 터졌다. 역시 “개그와 동시에 감동을 줘야한다”는 불필요한 양념이 빠져서였다. 몸개그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

스탠딩 코미디이지만 ‘코미디 빅리그’의 ‘세여인들’ 코너도 몸개그 혹은 분장개그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다. 안영미·강유미·김미려의 개인기도 뛰어나지만 기본적으로 망가지는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그들은 적어도 코미디에서만큼은 여자이기를 포기한 듯 몸개그에 전력했다.

tvN ‘SNL 코리아’의 코믹극 중 신동엽이나 메인 게스트의 활약도 계속 흥미를 끌고 있다. 신동엽은 여장과 변태 분장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게스트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변신으로 시청자에게 호소한다. 반듯했던 스타가 망가지는 모습에 웃지 않을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가 다시 그립다. 김병만이 ‘정글의 법칙’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의 장기는 역시 몸개그다. 다큐멘터리 같은 진지함도 감동을 주지만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몸개그는 무엇보다 감동적이고 유쾌하다. 이제 몸개그가 재가동될 때다.

‘무한도전’ 멤버 길의 분장 모습(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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