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인가? 그림인가?

이승희 'TAO'(도) 전
2008년부터 개발한 평면도자회화
캔버스 흑판에 백자·청화백자 표현
4~5mm까지 얇게 저민 흙판
구울 때 휘는 성질 온도 높여 해결
  • 등록 2016-03-08 오전 6:15:00

    수정 2016-03-08 오전 6:15:00

이승희의 ‘타오 2014’(사진=박여숙화랑).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반평생 도자기를 구워온 도예가 이승희(58)가 2008년 중국 장시성 징더전에 우연히 들렀다. 징더전은 중국에서 도자기 도시로 유명한 곳이다. 도시 전체가 흙가마터인 이곳에서 도자기를 굽다가 이 작가는 문득 ‘도자기를 좀더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장고 끝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입체적인 도자기를 평면회화로 바
이승희 작가
꾸는 것이다.

도자기의 풍미를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전시가 한창이다. 오는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여는 이 작가의 개인전 ‘TAO’(도)다. 평면도자회화라는 독특한 영역을 개척한 이 작가의 작품을 모았다.

평면도자회화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5㎝ 안팎의 두께로 흙판을 깐 뒤 바탕은 8㎜, 회화는 4~5㎜로 고르고, 얇게 부조 형식으로 만들기까지 실패를 거듭했다. 캔버스 역할을 하는 사각판 위에 흙물을 바르고 발랐다. 틈이 벌어지고 깨질 때마다 어떤 불에서 어떤 흙으로 구웠는지 물은 얼마나 섞었는지 염료의 농도는 어땠는지를 모두 일기처럼 기록했다. 그렇게 70여회를 바르고 저미기를 반복해서 원하는 두께를 얻을 수 있었다.

흙은 가마에서 구울 때 열기로 인해 휘어진다. 이 작가는 가마 온도를 평균보다 60도 높은 1340도까지 올려 휘는 것을 방지했다. 작가만의 노하우를 터득한 것이다. 이 과정 뒤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듯,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안료로 그림을 그려넣고 유약을 발랐다. 배경엔 유약을 바르지 않아 도자 부분과 구분을 뒀다.

실제 백자를 표현한 작품은 실제 백자를 보듯 그 결이 그대로 살아 있다. 작은 흠집도 군데군데 있다. 이 작가는 “오래된 백자를 표현하기 위해 스크래치를 일부러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작품은 도자기도 아니고 회화도 아니고 부조도 아니다”라며 “그 틈 사이에 있는 무엇인가가 내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국 도자기 중에선 청화백자에 관심이 크다. 작품을 할 때마다 모두 다른 푸른색이 나오는 것이 매력이란 설명이다. 이 작가는 “우리 청화백자를 살펴보면 그 푸른색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 매력적”이라며 “백자에 넣은 그림이 더욱 입체감을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업을 할수록 빠져든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오는 7월 프랑스 발로리스비엔날레에 초청을 받았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평면도자회화를 세계적으로 알리겠다는 포부다. 02-549-7575.

이승희의 ‘타오 2014’(사진=박여숙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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