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흥부자의 상징은…

  • 등록 2008-05-25 오후 3:46:14

    수정 2008-05-25 오후 3:46:14

[조선일보 제공] 북한 신흥부자의 상징은 무엇일까. 정답은 한국산 ‘쿠쿠밥솥’이다. ‘쿠쿠밥솥’는 전기압력 밥솥을 통칭하는 말이다. 압력밥솥에서 증기가 샐 때 ‘쿠쿠’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월간조선 6월호에 따르면, 북한에서 장사해서 돈을 벌었거나 부정부패로 먹고 사는 권력기관 사람들에게 한국산 ‘쿠쿠밥솥’은 부(富)의 상징이다. 한 북한 소식통은 “돈 있는 사람들은 어떤 밥솥을 쓰느냐에 따라 집안의 재력을 평가한다”며 “중국산의 경우 조선돈 40만~70만원(원화 12만~23만원), 한국산의 경우 조선돈 80만~120만원(원화 25만~38만원)까지 있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밥솥 한 개로 농촌의 집 몇 채를 살 수 있다. 일반 주민들은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비싼 가격이지만, 당 간부들의 집에는 쿠쿠밥솥이 갖춰져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보위부 지도원이나 당 간부들이 친척 방문으로 중국에 가는 사람들에게 도강증(비자)을 떼어 주는 대가(代價)로 쿠쿠밥솥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월간조선 6월호는 최근 북한의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쿠쿠밥솥 외에도 북한의 실상과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장면들의 일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4월 중순, 평양 인근 군수공장 노동자 가족 굶어 죽어

지난 4월 중순 배급에 의존하는 평양시 강동군 소재 군수공장에서 노동자 가족 중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지난 5월 1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소식통에 의해 확인됐다. 이 소식통은 “배급이 제때 나오지 않고 1주일씩 굶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군수공장 노동자들의 55세 이상 부모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군수공장은 선군(先軍)정치 체제 특성상 일반 공장보다 배급 상황이 낫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식량난이 가중돼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평양 쌀값 1㎏ 2500원선, 대체식량 ‘감자까리’는 1㎏에 500원

4월 초 평양 쌀 가격이 폭등해 1㎏에 2500원까지 올라갔다. 이후 다소 떨어져 1800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2300~2500원 선에 거래된다. 이로 인해 지방 시장을 중심으로 대체식품인 ‘감자까리’를 찾는 장사꾼들이나 주민들이 많다. 감자까리는 감자를 갈아 전분을 뽑아내고 남은 섬유질을 말린 것이다. 감자까리는 80% 이상이 섬유질이고 영양가는 별로 없지만 소화가 잘 안돼 배부른 느낌이 오래간다. 봄철 감자까리 가격은 1㎏에 500원이다.

◆청진 젊은 女 상인들, 장사금지 조치에 집단반발

지난 3월 3일 청진 수남구역과 신암구역에서 ‘49세 이하 여성 장사금지’조치로 인해 시장에서 장사하려는 여성과 이를 단속하려는 시장관리원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지금 북한의 주민들은 장사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다. 남자들은 시장에서 장사를 못하기 때문에 부부 중 여자가 장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김정일은 49세 이하 여성에게 장사를 못하게 하면서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 주민들이 마음대로 장사해서 누구는 먹고 살고 누구는 못 먹으면 사회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조치에 항의하는 여성 상인들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드라마도 녹화해서 시장에서 판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남한방송 수신이 가능한 황해도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직접 녹화해 시장에서 팔기도 한다. 장사꾼들은 녹화기와 알판(CD) 제작에 필요한 장비를 중국에서 들여와 드라마 복사본을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납땜으로 채널을 조선중앙TV에 고정시키고 봉인까지 하면서 남한 TV시청을 막고 있지만 주민들이 이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평양 통일거리 시장에 ‘짝퉁’ 한국 제품도 등장

평양 통일거리 시장에는 가짜 한국산 의류, 전자제품도 나온다. 짝퉁 한국제품이다. 한국 제품이 인기가 좋으니까 장사꾼들은 앞다퉈 가짜를 만들어낸다.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고 중국에서도 한국 제품이 고급 브랜드로 취급되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북한 간부들도 냉장고나 TV 등 한국산 전자제품을 선호한다. 북한 세관에서 한국제품 수입을 금지하지만. 뒷돈 거래나 밀무역을 통해 상당량이 유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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