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보다 스트레스?... '명절 복통' 원인 따로 있었네

과식·기름진 음식 소화불량·위산역류 초래
명절증후군 겪은 적 있는 사람 63%로 나타나
증상은 소화불량·복통·설사·변비 등 '소화기 증상' 32%로 1위
  • 등록 2018-02-13 오전 5:23:58

    수정 2018-02-13 오전 7:59:3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임박했다. 반가운 가족 및 친지와 함께하는 시간, 풍성한 먹거리 등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또 한편으로는 장거리 이동과 고부간 갈등, 금전적인 부담 등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명절증후군 증상을 완화하고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설 연휴에 주의해야 할 명절증후군과 함께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장염,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 등 각종 소화기 증상에 대해 알아본다.

◇ 소화기관, 스트레스에 민감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명절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다. 12일 소화기 특화병원인 비에비스 나무병원에서 성인남녀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 때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는 사람이 63%에 달했다. 명절증후군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상’이 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근육통·관절통(26%), 우울·짜증·무기력 등 심리적 증상(24%), 두통(12%), 기타 증상(7%) 순이었다.

명절증후군으로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소화기관이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위는 자율신경 영향을 받는다. 자율신경은 본인 의지대로 제어할 수 없는 신경으로 감정이나 정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같은 자극이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위의 운동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명절 때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나 설사를 겪는 사람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해 순간적으로 많은 혈액을 근육에 공급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에는 평소보다 적은 양의 혈액만 있는데, 이럴 경우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화기관 운동이 느려져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호르몬이 나와 위액을 과다하게 분비하기도 한다. 과다하게 나온 위액이 십이지장에서 미쳐 중화되지 못한 채 소장으로 내려갈 경우 소장 및 대장 내 음식물을 빨리 내려보내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증상은 말 그대로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없애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 원장은 “운동을 하면 엔돌핀을 생성해 긍정적인 생각에 도움을 주므로 설 연휴에 가족들과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면서 “장시간 운전 중, 혹은 설 음식을 만드는 도중 잠깐 휴식시간을 취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때 안정된 자세로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 어패류 익혀먹기 등 식중독 신경써야

명절 음식의 경우 한꺼번에 대량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두고두고 먹는 경우가 많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상할 우려가 있다. 또한 손으로 빚어 만드는 음식은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실내기온이 높을수록 음식이 상하기 쉬우므로 식중독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식중독의 주된 증상은 구토·복통·메스꺼움·설사 등이며 간혹 열이 나거나 혈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먹은 후 빠르면 1시간, 늦어도 72시간 내 증상이 나타난다. 같은 음식을 먹은 가족 중 2명 이상이 구토·설사·복통 등 증상을 보일 경우 일단 식중독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설 명절에는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장염에도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의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채소류, 과일류,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감염 환자의 침, 오염된 손의 접촉 등으로 전달한다. 전염이 쉽고 영하의 기온에도 생존해 겨울철에 더욱 극성을 부린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에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1~2015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매년 평균 46건(1306명) 발생했다. 이 중 11월에 5건(131명), 12월 10건(205명), 1월 9건(158명), 2월 5건(117명) 등 겨울철에 발생이 크게 증가했다. 민영일 원장은 “설 연휴에는 대규모 인구 이동과 연휴 기간 중 음식 공동 섭취 등으로 집단발병 위험이 있는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중독이나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손씻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화장실 사용 후, 음식 조리 전, 귀가 후 손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식재료 위생관리도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를 잘 씻어먹고 물은 끓여 마셔야 한다. 어패류, 고기류는 되도록 익혀먹어야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감염성을 완전히 잃는다. 음식은 되도록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습관도 중요하다.

◇ 기름진 음식, 소화불량·위산역류 초래

설 연휴에는 과식으로 인한 소화장애도 주의해야 한다. 친족들과 모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을 먹다보면 으레 자신도 모르게 과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물은 위 수축작용에 의해 잘게 분쇄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과식을 하면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제대로 음식을 분쇄할 수 없어 소화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명절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또다른 원인은 지방이다. 갈비찜·나물·각종 전·잡채 등 대부분 명절 음식은 기름에 굽고 지지고 볶는 등 조리법을 사용한다. 때문에 지방이 많은데,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 소화 능력을 떨어뜨리기 쉽다. 또한 동물성 지방이 가득한 고지방식은 식도와 위 사이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 뿐 아니라,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역류 기회를 제공한다. 위 속에 있어야 할 위산 또는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을 지속하면 식도 곳곳이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기 쉽다.

박재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센터장은 “명절 음식은 조리할 때부터 기름을 적게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나물 등은 볶는 대신 무치는 조리법으로 바꾸고, 튀김의 경우 최대한 튀김옷을 얇게 입혀 기름 흡수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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