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집권이냐, 단임제 도입이냐…'건축 대통령' 선거전 막올라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전무후무’ 3연임이냐, 단임제 관철이냐. 1만 7000명 건축사를 대표하는 ‘건축 대통령’, 제34대 대한건축사협회장 선거전이 막 올랐다. 새롭게 도전에 나서는 후보들은 저마다 ‘3년 단임제’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축사협회는 이날 회장선거 후보자 공고를 내고 내달 17~18일 벌어지는 선거전의 시작을 알렸다. 34대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총 3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 석정훈 회장(기호 1번, 태건축설계건축사사무소)의 3선 도전이다. 석 회장은 각각 총 3명이 출마한 33대 선거에서는 득표율 60.04%, 32대 선거에서는 66.47% 등 과반의 지지를 얻었다.

건축사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지만 연임제한이 없다. 만약 석 회장이 이번 선거에도 당선된다면 9년간 협회를 이끄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다만 3선의 걸림돌은 피로도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나머지 두 후보는 모두 단선제 카드를 들고 나왔다. 먼저 기호 2번 김재록 후보(청구건축사사무소)는 첫 공약으로 “임기 3년 단임제를 도입하겠다”며 “협회의 모든 정책과 예산, 조직 인사 등을 회장 연임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폐단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정명철 후보(에이엠지그룹 건축사사무소) 역시 정관 개정을 통해 3년 단임제를 실현하겠다는 목소리다. 이에 더해 정 후보는 대의원과 이사·부회장 증원, 시·도건축사회의 이사 추천제 등 이사 선임방식을 변경해 과도하게 집중된 회장의 힘을 빼놓는다는 복안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협회장은 업무추진비와 수당을 합쳐서 월 1000만원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혜택은 ‘의전’과 협회 인사권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협회장은 주요 행사에 VIP로 의전을 받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후보들은 저마다 건축사들의 가장 큰 관심 부분인 ‘민간(건축설계) 대가 법제화’를 이뤄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공공부문에는 공사비의 일정비율을 설계비로 책정한 상태다. 하지만 민간은 명확한 기준이 없어 과도한 저가수주 경쟁과 이에 따른 안전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민간대가 법제화는 건축사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난 10월 말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3명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상태다. 협회 측은 “정부와 관련 부분을 협상하고 있어 이번 국회에서는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료=대한건축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