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최후진술, "기억 안 나는데…사형받고 죽겠습니다"

결심공판서 상반된 정신감정 결과 놓고 법정공방..검찰, 항소심서도 사형 구형
  • 등록 2010-11-25 오전 8:51:19

    수정 2010-11-25 오전 8:51:19


 
[노컷뉴스 제공]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길태에게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24일 오후 부산고법 제2형사부(김용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길태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미 1심에서 모든 증거관계가 확인이 됐고, 서울대 병원에서 실시한 3차 정신감정에서도 정신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피해 여중생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 3월 6일부터 지금까지 사건을 맡아 진행해오고 있는데 김길태는 마지막까지 피해자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며 사형을 선고한 1심 선고를 유지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의 구형에 대해 피고인 석에 선 김길태는 "사형을 주시면 사형받고 죽겠습니다"라며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김은 자신의 최후진술 순서가 돌아오자 "기억이 안나는데 어떡하나, 내가 관련돼 있다고 하니까 내가 처벌받겠다", "사형을 주시면 사형을 받고 죽겠다"고 말하면서도,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하는데 이런 사건이 터지니까 그런 말을 듣는데 저를 아는 사람은 제가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항변했다.

한편,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과 김길태 측 변호인은 김길태의 정신상태를 진단한 정신감정 결과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달 초 서울대 병원에서 48시간 뇌파검사와 MRI촬영 등을 실시하는 등 김길태에 대해 닷새동안 정신감정을 실시한 결과 정신질환이 없는 것으로 판정이 났다"고 3차 정신감정 결과를 강조했다.

◈ 검찰 - 변호인 측, 김길태 정신병 여부 놓고도 치열한 공방

맨 처음 검찰 수사단계에서 김길태를 면담했던 최상섭 전 국립법무병원 원장(대한법정신의학회 회장)도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측두엽 간질의 경우 술을 먹었을 경우 알코올 작용으로 순간적인 폭행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김이 한 범행과 같은 장시간 동안의 목적있는 복합행동은 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최 전 원장은 "김길태가 '암흑대왕' 등 제3의 존재가 자신을 조종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평소에 김이 만화책을 많이 봐서 제3의 존재를 왜곡 과장하는 것으로 보이며, 교도소에서 정신과 관련 책을 읽는 등 어느 정도 정신과적 지식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조종 망상은 아니라고 판정 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길태 측 변호인은 공주치료감호소에서 2차 정신감정을 맡았던 국립법무병원 허찬희 전 의료부장(한국정신치료학회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검찰의 공세에 맞섰다.

허 전 부장은 "간질 환자의 경우 48시간 동안 뇌파검사를 하더라도 그 기간 동안 발작이 일어나지 않으면 정상소견이 나온다"며, "김길태가 과거 정신분열증 의심 판정을 받은 정신과 진료 기록과 진주교도소 복역 당시 4년 동안 강력한 항정신병 약물을 처방받은 병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측두엽 간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김길태의 경우 어릴때부터 측두엽 간질을 앓고 있었지만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어서 자신의 이상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자구책을 찾다보니 다른 세계에 있는 '암흑대왕'이 자신을 조종하고 있다는 망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측두엽 간질은 증상에 따라 발작 중에도 기억장애 상태에서 복합목적적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상반된 진술을 했다. 재판부는 두 증인에 대해 직접 질문을 하기도 하고, 서로 대질심문 시키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길태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15일에 열릴 예정이어서, 재판부가 1심에서 선고한 사형 판결을 유지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