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공포 어떻게 올까?..국내 연구진, 메커니즘 규명

포스텍 김정훈 교수팀, 기억 발현과 행동 제어 메커니즘 규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 등록 2015-09-29 오후 12:00:05

    수정 2015-09-29 오후 3:37:1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공포스러운 기억이 되살아 나거나 이를 극복하는 행동은 뇌에서 어떻게 일어날까.

국내 연구진이 뇌의 편도체에서 일어나는 시냅스 가소성으로 인한 공포 기억의 발현 및 이에 대한 행동의 제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편도체란 동기, 학습,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일부다. 시냅스 가소성이란 하나의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할 때 신호의 세기나 효율을 조절하는 현상이다.

포스텍 김정훈 교수
포스텍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뇌 편도체의 억제성 신경회로 역할과 공포 기억 발현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 세계적인 신경과학 학술지인 뉴런(Neuron) 온라인판 9월 24일자에 관련 논문(Dopamine Regulation of Amygdala Inhibitory Circuits for Expression of Learned Fear)을 게재했다.

공포 기억은 뇌의 내부에 있는 신경회로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회로를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세포군은 크기가 너무 작아(쥐의 경우 0.0098mm3) 연구하기 어려웠다. 공포 기억을 조절하는 신경세포군의 역할과 조절 메커니즘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김정훈 교수(교신저자, 포스텍), 권오빈 연구교수(공동 제1저자, 포스텍), 이주한 대학원생(공동 제1저자, 포스텍) 등은 약한 공포를 학습시킨 쥐의 억제성 세포군에서 저하된 시냅스 가소성 유전자를 신경세포에 인위적으로 발현시킨 후 특정 파장대의 빛을 비춰 신경 세포의 활성을 켰다 껐다 하는 방법으로 제거해서 쥐가 과도한 공포 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는 쥐나 도파민 수용체(세포 밖으로 방출된 신경물질 도파민과 결합해 세포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키는 약물을 주입한 쥐에서도 약한 공포 학습에도 불구하고 강한 공포 반응이 관찰됨을 확인했다.

즉 도파민 수용체가 장기 시냅스 저하를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약한 공포에 대한 학습은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해 장기 시냅스 저하를 일으켜 강한 공포 행동이 나오지 못하도록 제어할 수 있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거나 도파민 수용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장기 시냅스 저하가 일어나지 않아 과도한 공포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향후 관련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의 뇌에서 발현되는 적은 양의 수용체 단백질이라도 행동을 조절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동물에서 발생하는 과도하고 일반화된 공포 기억의 발현 원인을 규명해 앞으로 공포 기억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신경 정신질환 치료 연구에 새로운 타겟을 제시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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