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LG텔레콤은 이동통신 3위 사업자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LG텔레콤의 행보는 `업계 몇위 사업자이냐`는 질문을 의미없게 만들고 있다.
860만명의 가입자 확보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3조4323억원의 서비스 매출과 37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5.6%, 17%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서비스 매출은 5%이상 성장, 영업이익율은 서비스매출 대비 10% 이상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출기여도와 충성도가 높은 알짜고객을 많이 확보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른 점이다. 사업기반이 탄탄해졌다는 얘기다.
LG텔레콤이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3위 사업자라서 가능한 사업들을 꾸준하게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대표적인 것이 월 사용 요금이 6000원인 `오즈(OZ) 정액제`다. `OZ 정액제`를 출시한 뒤 무선데이터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알짜고객을 확보하는 일등공신이 됐다.
`OZ`는 경쟁사의 약점을 적절히 활용한 LG텔레콤만의 특화상품이다. SK텔레콤과 KT는 콘텐츠 계열사들이 수직계열화 돼 `OZ` 수준의 데이터요금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값비싼 데이터서비스를 저렴한 상품으로 대중화 시키는 `모바일 인터넷 리더 전략`을 구사한 것이 시장에서 먹혀들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가 연간 수조원씩 퍼부으며 방어중인 음성서비스 분야를 공략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데이터서비스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OZ, `모바일인터넷 대중화시대를 열다`
OZ는 LG텔레콤 전체 가입자의 10%가 넘는 90여만명이 가입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OZ`는 모바일인터넷이 확산되지 못한 주요인인 `비싼 요금과 폐쇄적인 망 운영`을 과감하게 개혁했다. 저렴한 요금제와 함께 휴대폰에서도 PC처럼 웹서핑을 할 수 있는 `풀브라우징`을 채택, `모바일 인터넷은 비싸고, 볼 것 없고,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이를 통해 `OZ`는 3G(세대) 시장에서 대표적인 데이터서비스 브랜드로 부상했다.
`OZ`는 월정액 6000원으로 유선인터넷상의 방대한 무료 콘텐츠를 1GB까지 이용할 수 있다. 1GB(1024MB)는 웹서핑시 하루 약 70~140 페이지, 왑(WAP)은 사실상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종량 요금제로 환산할 경우 웹서핑과 왑을 9대1의 비율로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요금이 약 100만원에 해당된다.
OZ 알짜 정액제는 휴대폰에서 자주 이용하는 ▲벨소리 ▲통화연결음 ▲게임 ▲애니메이션 ▲종목 무제한 실시간 증권정보 등 최신 유료콘텐츠로 구성했다. 또 위치정보(내주위엔), 교통, 뉴스, 날씨, 만화, 동영상(엠박스), 쇼핑, 싸이월드 등 총 50여종의 인기 모바일 콘텐츠를 별도 정보이용료 없이 1GB까지 이용할 수 있다.
`OZ`는 이같이 데이터서비스 요금경쟁력과 함께 개방형 구조로도 주목받고 있다.
`OZ` 출시 전 모바일 인터넷은 이통사 자체 포털망(SK텔레콤 네이트, KTF 매직엔, LG텔레콤 이지아이)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적 구조였다.
하지만 LG텔레콤은 오픈 전략을 택해 휴대폰의 인터넷 버튼을 눌러 나타나는 검색창에 원하는 웹사이트 주소(URL)만 입력하면 PC 화면 그대로 볼 수 있게 했다. 이같은 개방형 구조의 OZ 등장은 다음, 파란, G마켓, 판도라TV 등에 이어 최근 네이버까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앞다퉈 구축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또 LG텔레콤은 OZ 출시 이후 CP 협력업체들이 서비스, 단말기, 콘텐츠 구현 등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9개의 테스트룸과 `OZ CP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요 포털 등과의 제휴 전략을 통해 온라인 장터(앱스토어)를 전개하고 있다. 엠넷미디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LG텔레콤의 음악사이트인 뮤직온과 엠넷닷컴을 연내 통합키로 했다. 이를 통해 상품 및 콘텐츠의 양에 있어서 국내 최고 수준의 유무선 음악 포털사이트를 만들 방침이다.
또 ▲구글 위성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뷰`를 휴대폰에 옮긴 구글지도 서비스 ▲다음과 함께 위치기반 서비스와 교통상황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LG텔레콤은 모바일인터넷 사용에 편리한 OZ폰도 늘려갈 계획이다.
LG텔레콤은 `OZ` 출시 1년 전부터 고해상도의 넓은 LCD창과 동영상, 플래시 등이 지원되는 풀브라우저를 탑재하고, 웹서핑이 가능한 속도를 뒷받침해주는 휴대폰 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OZ 출시 이후 22만대가 팔린 터치웹폰(LG-LH2300)을 비롯해 웹서핑 등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OZ` 휴대폰 26종을 출시했다.
LG텔레콤은 올 하반기에도 3인치 이상 대화면 터치 단말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UI와 OZ서비스를 지원해 휴대폰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아이폰 등의 외산 스마트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제조사와 협력 관계를 굳건히 할 예정이다. 실제 OZ 풀브라우징 서비스 최적화를 위한 고속 CPU 내장폰과 HD급 화질을 구현하는 WVGA(800*480 픽셀)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델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LG텔레콤이 탄탄한 가입자 기반을 구축한데는 `OZ`를 포함해 다양한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개발, 제공해온 것이 바탕이 됐다.
지난 5월 출시된 고가 할인요금제인 `탑 요금제`와 `세이브 요금제`에는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총 5만2000여명이 가입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월 기본료가 9만9000원인 `탑 요금제`는 2315분(25만원)에 이르는 음성통화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최대 60만원의 휴대폰 할부 구매액도 지원된다. 탑 요금제 가입자는 통화량이 많아 통신비에 부담을 느낀 번호이동가입자(다른 이통사에서 옮겨온 가입자)가 약 60%에 달한다.
`세이브 요금제`는 업계 동종 요금제에 비해 최고 33% 저렴하다. 이 요금제 가입자 중 번호이동 유치비율은 65%로, 고 ARPU(가입자당 매출) 가입자 유치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8월부터는 음성통화와 문자 등의 통신요금을 할인받고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문자 10원 요금제` 와 `더블보너스 요금제`도 선보였다.
올해 초 청소년을 타깃으로 내놓은 '틴링(teenring)'도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서며 인기다. 문자서비스(SMS)는 물론 모바일 인터넷을 저렴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링스마트`, `링친구문자프리`, `OZ 링스마트`, `OZ 링친구 문자프리` 등으로 꾸몄다.
지난 7월에는 업계 최초로 데이터통화요금제와 영화나 도서 또는 편의점 구매권 등 실생활에 유용한 할인혜택을 묶은 `OZ & Joy(오즈&조이)`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하루 평균 1000명이 가입하며 출시 한달 보름만에 가입자 4만명을 넘어섰다.
◇`기본부터 충실하게`..유통경쟁력·고객서비스 강화
LG텔레콤은 상품 경쟁력과 함께 유통경쟁력 확보에도 공을 들여왔다. 경쟁사의 대형 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도매 방식의 유통망과는 달리, 중소형 대리점과 소매직영점을 활성화 했다.
LG텔레콤의 유통망은 직영점인 `이지포스트`와 `폰앤펀` 매장, 과거 영업직 판매사원이 매장을 낸 `스핀오프점`, 일반대리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1차 판매점들이 주축이 돼 2차판매점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따라서 시장이 과열된다고 해도 영향을 덜 받을 뿐만 아니라 시장이 안정될수록 힘을 발휘한다. LG텔레콤은 유통망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훈련을 통해 수많은 소매 인력을 양성했다.
다른 한편으론 가장 기본인 고객서비스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왔다.
대표적인 예로 2005년부터 실시한 불만콜 혁신활동을 들 수 있다. 불만콜 혁신활동은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콜 분석을 통해 고객불만을 개선해 나가는 활동이다.
이에 힘입어 2005년 1월 한달간 50만8000건에 달하던 불만콜이 2007년 12월에는 2만8000건으로 95%가 감소했다. 2008년도에도 2007년 대비 약 50% 줄었다.
LG텔레콤은 2003년부터는 고객의 휴대폰이 고장, 파손시 엔젤이 직접 고객의 집(사무실)까지 방문해서 고객을 대신해 A/S센터에서 수리를 해서 다시 고객의 집(사무실)으로 휴대폰을 전달해 주는 '엔젤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