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평화의 제전서 '한복 공정'…2008년 올림픽 때도 전적 있었다

[베이징올림픽]개막식 한복 입은 소수민족 등장 논란
잇단 동북공정에 반중 정서 커져
중국 과시 행사로 변질된 올림픽
강압적 외교로 고립자처 지적도
  • 등록 2022-02-06 오후 7:25:31

    수정 2022-02-06 오후 9:10:16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상호 고유 문화가 존중되고 다양성에 이해증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절감하게 됐다. 한복이 한국의 대표적 문화라는 건 의심할 사람은 없다. (중국 측에)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란과 우려를 표명했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한 데 대해 6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베이징 특파원단과 화상 간담회에서 “양측이 모두 상호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당당하고 건설적으로 중국 각국 당국과 소통을 지속해나갈 것”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지난 4일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소수민족 복식으로 차려입은 사람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한 가운데 조선족 대표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중국 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 전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도 한복은 등장했었다. 올림픽 뿐 아니라 중국의 중요 행사도 마찬가지다. 일제 강점기 전후로 중국으로 이주한 ‘조선족’은 한족을 제외한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제1장 제4조에 소수민족 정책을 명시하고 있다.

이번에 이슈가 된 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데다 앞서 한국의 역사가 자국 역사의 일부라는 ‘동북공정’, 타국의 문화까지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공정’이 이어진데 따른 한국 내 반중 감정이 격해졌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이 전 세계에 중국을 알리는 행사였다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에 중국의 힘과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한 행사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경제는 2008년 올림픽 당시보다 세 배 커졌다.

개막식에서도 2008년 땐 웅장함으로 시선을 잡았던 요소가 많았다면 이번엔 첨단 과학기술로 중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데 역점을 뒀다. 현장에서는 “중국에선 중국 방식을 따르라”라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외신기자들이 모인 위챗(웨이신) 단체방은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러 가는 것이지 감옥에 가는 게 아니다”며 한바탕 소동도 있었다. 경기 전후 4차례 핵산 검사를 요구하는 건 코로나19 때문에 그렇다 쳐도 노트북 등 개인 소지품마저 제한하며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국가체육장 밖에서 네덜란드 기자가 생중계를 하던 중 갑자기 보안 요원에 끌려나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기도 했다.

4일 중국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인사하는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보이고 있다. (사진=AFP)
워싱턴 소재 컨설팅 기업 ‘중국전략그룹’(CSG)의 크리스토퍼 존슨 대표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메세지는 ‘우리는 여기 있으니 (세계가)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세계인의 겨울 축제게 돼야 할 올림픽이 중국을 과시하는 축제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막식에서 공연이 끝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세계 정상들과 함께 등장할 땐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공산당 행사를 방불케 하기도 했다.

대만 선수단이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화타이베이’라는 지역명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의 이같은 ‘배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강압적이고 주변국을 존중하지 않는 외교 행태로 중국은 상당수 국가와 관계가 악화했고 올림픽은 ‘외교적 보이콧’으로 시작 전부터 얼룩졌다. 2008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대대적으로 올림픽을 홍보했던 다국적 기업들은 올해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만남에서 인권 논란이 되고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 주요국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했던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시 주석과 오찬을 만찬으로 변경했고, 올림픽 개막식 참관 등 베이징에서의 공식 일정이 끝나자마자 곧장 러시아로 돌아갔다는 후일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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