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색'으로 변하는 구리 산화 조절해 360개 색상 만들었다

구리 산화 방향 제어하고, 두께는 원자층 수준 조절
  • 등록 2021-03-11 오전 10:23:46

    수정 2021-03-11 오전 10:23:46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회의사당의 청록색 지붕,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은 모두 청록색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구리가 산화돼 색이 바뀐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구리의 표면 산화층을 조절해 360가지 이상의 천연색을 만들어 반도체 공정 등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영희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장 연구팀이 정세영 부산대 교수, 최우석 성균관대 교수와 이 같은 연구를 수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산화시킨 단결정 구리 박막.(자료=기초과학연구원)
구리는 붉은 갈색을 띠었다가 산화되면 청록색을 띤다. 금속 산화는 과학기술로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숙제 중 하나인데, 그 중에서도 구리의 산화는 규칙성이 없어 방향성을 제어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원자 수준으로 평평한 단결정 구리박막을 만들기 위한 장치를 개발했다. 원자 단위로 구리를 쌓아 기존 박막 결정성장 장비에서 구현할 수 없는 0.2나노미터 두께의 평평한 단결정 구리 박막을 만들었다.

구리 박막으로 구리의 산화 방향을 제어하고, 산화층 두께는 원자층 수준으로 조절했다. 실험 결과 고르게 산화된 구리 표면은 산화층 두께에 따라 선명한 천연색을 띠었다. 구리와 산화층의 경계에서 반사된 빛이 산화층 두께에 따라 다른 파장을 갖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표면의 특정 부위를 산화시키는 산화·식각 기술도 선보였다. 산화를 식각 기술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다. 연구진이 성장시킨 단결정 구리 박막은 레이저 열에 영향을 받아 부식된 색을 보이는 현상을 최대한 줄이고, 후가공에 의한 투명산화층, p형 반도체 영역 삽입도 가능하다. 여러 이미지를 금속 표면에 새겨 복제 불가한 암호식각, 반도체 소자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구리의 산화를 완벽하게 제어해 학문·산업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구리를 산화시켜 투명한 p형 산화물 반도체로 활용하는 연구와 산화 식각을 통해 기존 방식과 전혀 다른 반도체 공정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지난 9일자로 게재됐다.

구리 산화 조절 연구를 수행한 연구진.(왼쪽부터)이영희 나노구조물리연구단장, 정세영 부산대 교수, 최우석 성균관대 교수.(사진=기초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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