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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스페인 정부가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을 해임하고 카탈루냐 자치권을 무력화하는 등 갈등이 커지며 카탈루냐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은행 등 주요기업들이 줄줄이 카탈루냐를 탈출해 이번 사태에 경제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카탈루냐 사태 어떻게 되나
워싱턴포스트는 28일 카탈루냐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3가지 시나리오를 거론했다. △중앙집권 강화 △자치권 강화 △독립투표 합법화가 그것이다.
첫번째로 스페인 정치권에서는 카탈루냐에서 분리독립 세력에 대한 지지가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다. 푸지데몬 등 분리주의자들을 단속하며 중앙집권을 강화하면 카탈루냐 분위기도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문은 카탈루냐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현지 언론도 상반된 관점으로 이 문제를 다뤄 분열된 스페인의 모습을 나타냈다. 스페인 주류언론은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지방정부 자치권 박탈을 지지했지만 몇몇 언론은 새로운 ‘카탈루냐 공화국’을 반기며 독립 선포에 찬성했다.
카탈루냐 독립선언에 국제사회 분위기 ‘싸늘’
카탈루냐가 독립선언을 했지만 그 선언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도 인정받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이를 불법행위로 간주해 카탈루냐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일시적 직접통치를 결정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은 스페인을 지지했다.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27일 “EU에 있는 누구도 카탈루냐 의회가 독립을 선언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탈루냐의) 독립선언은 법치와 EU의 법적 질서의 일부분인 스페인 헌법과 카탈루냐 자치헌장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며 나라를 통합된 상태로 유지하려는 스페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럽연합(EU)도 스페인 정부를 두둔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독일과 프랑스와 영국도 스페인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정치적 불확실성에 카탈루냐 지역 은행이 본사 이전에 나서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대형 은행들이 런던을 탈출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카탈루냐 독립 주민투표 이후에 약 1700개의 회사가 카탈루냐 밖으로 본부를 옮겼다고 텔레그래프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스페인 5개 대형은행 중 두 곳이 카탈루냐를 떠나겠다고 최근 발표했을 뿐 아니라, 3주 전 카탈루냐 독립 주민투표 이래 약 1700개 회사가 카탈루냐 밖으로 본부를 옮겼다고 전했다.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카탈루냐 경제가 영향을 받은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과 중앙정부의 직할 통치라는 헌정 질서 복원 계획을 발표하며 이 발표가 기업과 투자자들의 카탈루냐 이탈 행렬을 막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