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AI가 해고 대상자도 결정한다"

美 빅테크 감원 행렬 속 해고자들 "AI가 관여" 주장
인사 담당자 300명 중 98% "정리해고에 AI 활용할 것"
  • 등록 2023-02-21 오전 11:33:24

    수정 2023-02-21 오후 10:45:34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미국에서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이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인공지능(AI)이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별한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노도조합원들이 이달 초 대규모 해고 사태에 대해 회사측에 책임을 묻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AFP)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구글에서 1만2000명을 감원한 지 며칠 만에 수백명의 전직 구글 직원들이 급작스러운 정리해고에 대해 온라인 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대상자를 AI가 정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대화방에서는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영혼 없는(mindless) 알고리즘”이 해고 대상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구글은 이번 감원 결정에 알고리즘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업의 인사 관리 전반에서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WP는 짚었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구직자 인터뷰를 비롯해 채용과 승진 대상 등을 결정할 때 AI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머신 러닝이 가능한 AI는 수백개의 고용 관련 데이터를 단시간에 분석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조셉 풀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거대 기술기업에서부터 가정용품을 만드는 회사에 이르기까지 대기업들은 종종 적절한 사람을 찾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직원들의 업무경험, 자격, 기술 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인 ‘스킬 인벤토리’를 구축해 특정 직무에 최적화된 직원을 찾아준다.

WP는 “인사 전문가들은 실리콘 밸리의 운명이 바뀌면서 AI가 감원 대상자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보다 어려운 작업을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1월 소프트웨어 평가 사이트 캡테라가 미국 기업의 인사 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8%는 올해 정리 해고 대상을 결정하는 데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예를 들어 AI는 저성과자나 이직을 쉽게 하는 직원을 찾아내 해고 대상자로 추려낼 수 있다. 이는 사람이 일일이 하는 것에 비해 훨씬 시간이 적게 들고 업무 성과 등의 지표면에서는 사람이 하는 것에 비해 정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캡테라의 인적자원(HR) 분석 담당인 브라이언 웨스트폴은 2008년 불황 이후 인사 부문은 놀랍도록 데이터 중심이 됐다며, ”정리해고와 같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것은 일부 관리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고 대상자를 골라낼 때 성과 지표 외에도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아 알고리즘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직의 인종 차별 문제가 있으면 백인이 아닌 직원은 이직률이 높은 것으로 오인될 수 있으며, 데이터 값 자체가 잘못됐을 경우 원치 않는 방향으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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