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성 부족, 개인정보 활용 동의의 어려움, 가입자 추출기간 부족 등이 이유인데, 오픈프라이머리가 비박이냐, 친박이냐 하는 정치권의 내부 권력다툼을 넘어선 ‘국회의원 공천권의 국민 귀속’이라는 정치개혁의 수단으로 자리잡으려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보완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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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번호란 ‘05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의미한다.
일반인에게는 좀 생소하지만 내 번호를 외부에 노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나 택배기사, 대리운전 등에서 쓰인다. 원래 내 번호는 010-6281-XXXX인데, 안심번호를 쓰면 ‘05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또 하나 갖게 되는 셈이다.
050 안심번호는 개인 휴대폰 번호가 공개되지 않으면서도 이동전화 가입자 정보와 연계되는 만큼,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3월 ‘안심번호 선거활용 관련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어 김무성, 문재인이라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합의함에 따라 ‘안심번호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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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T전문가들은 ‘050’번호가 정확하려면 이통사가 관리하는 이용자의 주소 및 명의가 실제 사용자와 100% 일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통사 전체 가입자의 23.7% 정도만 우편으로 요금을 청구받는 만큼, 주소지 같은 가입자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휴대전화를 이용한 안심번호 여론조사는 주부나 노령층만 주로 응답하는 유선 집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보다 민의를 잘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확성이 100%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개인정보보호 법제를 가지고 있는데, ‘안심번호 오픈프라이머리’의 경우 사전에 동의 받은 사람의 정보만 활용하기는 한계다.
그래서 일단 이용자 동의 없이 제도를 시행하고 추후 반대하는 이용자를 여론조사 개인정보 활용에서 제외하는 방법을 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 정당에서 요구하는 비율 만큼의 여론조사 표본이 만들어지지 않거나, 일부 개인이 사전 동의 조항을 어겼다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다.
이밖에도 현재 안 대로라면 안심번호의 추출 및 제출과 관련돼 이동통신 회사에 주어지는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IT전문가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최고위 권력층의 나눠먹기식 공천관행에 제동을 거는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첫걸음임에는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안심번호 활용 방법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주소지와의 불일치, 개인정보 활용 동의 문제 등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또 다른 정치 갈등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친박계 “안심번호, 기존 여론조사보다 위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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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2월 중앙성거관리위원회는 안심번호는 국민경선이 아닌 투표에 대한 여론조사 방식에 적용하는 것이라는 부대의견을 내놨다”며 “이는 안심번호는 국민경선 방식에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고 못을 박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2만명 가운데 300~1000명에게 안심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은 기존 여론조사보다 더 위험한 방식“이라며 ”안심번호 부여 사실을 7일 전에 미리 공지하는데 해당 조사 대상자들이 이 사실을 외부에 말하면 이들 소수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