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중처법 유예 협상…1일 본회의 통과도 난망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
총선 70여일 앞둬, 2월 1일 본회의가 사실상 '데드라인'
與 "1년 유예안 등 제시, 민주당 협상 여지도 주지 않아"
野 "산안청 설치가 선제 조건, 보완책 없이는 협상 못해"
  • 등록 2024-01-30 오후 4:26:27

    수정 2024-01-30 오후 4:26:27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여야가 5인 이상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개정안 협상 조건으로 ‘산업안전보건청 설립’과 ‘산재예방 예산 2조 원 확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견지하고 있어 내달 1일 본회의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홍익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을 위해 각각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1)
여당은 중처법 확대 시행 사흘째인 30일 “영세자영업자들의 피해가 크다”며 야당이 민생법안을 외면하고 있다고 총공세를 폈다. 앞서 야당에 법 적용 2년 유예안 이외에도 ‘1년 유예안’이나 ‘25인 또는 30인 미만 사업장 유예안’을 제시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단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이틀 남았지만 중처법은 처리가 불발된 채 여전히 제대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유예기간을 줄이더라도 어려움을 겪는 현장의 호소에 응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 역시 “중처법 유예는 산업안전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노사 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업 현장에 답이 있다. 민주당은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심사숙고해서 본회의 처리에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처법은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상 의무를 위반하고 안전조처를 하지 않아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를 처벌 대상으로 적시하고 처벌 수위도 강화한 법이다. 지난 2022년 법 시행 당시엔 5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됐으나, 이달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정부·여당이 지난해 9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유예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해가 바뀌도록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야당은 정부·여당에 산안청 신설 필요성에 대해 꾸준히 주장 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단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산안청 설립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제출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올해 50인 미만 사업장 산재예방 직접 예산 1조 2000억 원을 2조 원 이상으로 증액하고 구체적 계획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밝힌 바 있다.

여야의 입장 차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바로 산안청 설치 문제다. 윤 원내대표는 “산안청 설치는 우리 당이 받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집권당일 때도 이루지 못했던 것이고, 국가 기관을 만든다는 것은 며칠 사이에 결정하기 상당히 난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산안청 설치가 꼭 필요하단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번에 중처법이 확대 적용된 곳은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인데 동네 식당이나 빵집에 다 적용된다는 듯이 말도 안 되는 사실을 무분별하게 발표하는 것에 유감”이라면서 “이미 여러 번 산안청 설립안을 가져오면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소한 정부가 지난 2년 유예 기간 동안 일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고, 보안책 마련도 없이 법안을 유예하고 사람이 죽어나가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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