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32조664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말 대비 0.16% 늘어난 수치다. 전세대출은 지난해만 해도 월평균 1.45% 증가세(전월비)를 나타냈는데 올해 들어 0.4%선으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그런데 이달에는 그 속도가 더욱 둔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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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이 같은 상황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전세보다 월세가 낫다고 생각하는 차주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서다. 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반면 월세의 경우 절세 혜택까지 커지면서 매력이 커졌다.
가령 연소득이 4500만원인 세대주가 월세 62만5000원(750만원/12개월)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다면 연말정산에서 750만원의 15%인 112만5000원의 세금을 공제받는다. 기존에는 90만원을 공제받았는데 금액이 22만5000원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전세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에도 절세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월세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전날 발표에서 전세보증금 대출 원리금 상환액에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하기로 했다. 기존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한도를 늘린 것이다.
개개인의 연소득과 실제 거주할 월세 및 전세 매물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하지만,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절세 혜택이 연 90만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1억원을 대출했을 때 대출금리가 0.09%포인트 하락하는 효과이기도 하다.
월세의 절세 효과가 커진 만큼 앞으로 전세대출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전세보증금이 올라 전세대출 잔액은 자연스럽게 늘고 있긴 하지만, 대출보다 월세 전환이 낫다고 판단하는 수요가 많아 앞으로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