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칭코 불빛마저 꺼졌다…코로나발 긴급사태 맞은 일본

도쿄·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오사카·효고·후쿠오카
"평소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출근길 혼잡하다"
휴업 요청 대상 놓고 중앙정부vs지자체 갈등도
  • 등록 2020-04-08 오후 4:50:52

    수정 2020-04-08 오후 4:50:52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8일 일본 도쿄역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항상 꽉꽉 차있는 통근전차가 오늘은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1년 만에 처음으로 앉아서 출근했다.”

긴급사태 선언 첫날인 8일, 일본 도쿄 신바시역에서 만난 35세 여성은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반면 사이타마현에서 1시간 걸려 통근 중인 60세 남성은 “어깨가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붐비는 모습은 (긴급사태 선언 이전인) 어제와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일본 정부는 도쿄·가나가와·지바·사이타마·오사카·효고·후쿠오카 등 일본의 7개 지역에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긴급사태 선언 자체는 강제력이 없는데다 당장 재택근무를 하기에는 어렵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 출퇴근 시간마다 도쿄역·신바시역, 사이타마 신도심역, 오사카 우메다역, 후쿠오카 하카타역 주요 도심지역들에서는 평소의 70~80% 정도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공인회계사라는 한 60대 남성은 닛케이 인터뷰에서 “지금은 기업 결산 시기라 하루도 쉴 수 없다”며 “단축근무가 가능하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라주쿠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번화가는 인적이 뚝 끊겼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자숙 분위기에서도 영업을 지속하던 대형 파칭코점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60여개의 선술집이 늘어져 있는 뉴신바시빌딩 지하도로 역시 이날 오전 9시 문을 연 곳은 딱 한 곳이었다. 밤새 일을 하고 아침에 퇴근하는 이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곳이다. 이자카야 ‘사즈키’의 점장은 “오늘 손님은 없었다”며 “앞으로 영업은 상황을 봐가면서 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폭 내쉬었다.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슈퍼,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은 ‘생활인프라’로 원칙적으로 영업을 지속한다. 백화점은 대부분 휴업에 들어가는 가운데, 일부 점포는 식품관만 영업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재기’와 같은 혼잡 현상은 보이지 않았다.

대형 상업시설들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스타벅스도 긴급사태가 선언된 지역 850개 점포가 일시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다만 유니클로 등은 대형 상업시설에 들어가는 점포는 휴업하지만, 자체 점포를 가진 곳은 영업을 지속한다.

이 가운데 긴급사태에 따른 구체적인 지침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긴급사태 선언에 따른 구체적인 지침은 지자체장이 판단해 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도쿄도는 백화점, 선술집, 옥외 운동시설 등에 휴업을 요청하기로 한 반면. 중앙정부는 소비둔화 우려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지침을 발표하지 못한 상태다.

그런가하면 가나가와현에서는 7일 밤 대책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휴업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업계에 휴업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효고현 공무원은 아사히신문에 “효고현이 비상사태 대상이 되는지 여부도 어제까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