펙사백 임상 중단 권고 DMC 정체는?

신약개발사 비용 대지만 운영은 독립적
형식은 '권고'지만 영향력 절대적
국내도 운영 의무화 검토 중
  • 등록 2019-08-06 오후 6:30:03

    수정 2019-08-06 오후 6:30:03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지난 4일 간담회에서 항암신약 ‘펙사벡’ 임상중단 권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펙사벡은 DMC의 임상중단 의견을 받아들여 임상시험이 중단됐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신라젠(215600)의 바이러스항암제 ‘펙사벡’ 임상중단과 관련해 이를 권고한 DMC의 정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DMC는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 Data Monitoring Committee의 첫 글자를 딴 말이다. 이 위원회는 신약을 개발한 회사나 연구를 주도하는 연구자, 혹은 규제당국으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해서 ‘독립적’이라는 영어 단어인 ‘Independent’를 붙여 통상 IDMC라고 부른다.

IDMC의 가장 중요한 운영 목적 중 하나는 임상시험이 적절하게 진행되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중간 과정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피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연구 중단을 권고할 수 있고 그 반대로 신약의 효과가 아주 좋다면 이 역시 연구를 조기에 종료해 환자들에게 신약을 접할 기회를 더 빨리 줄 수도 있다. IDMC의 운영비는 신약개발사가 부담하지만 운영은 완전히 독립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IDMC는 독립적인 위원회이기 때문에 신약개발사나 연구자의 의도를 배제하고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연구결과의 과학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를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등 각 규제기관은 IDMC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IDMC를 운영하려면 최소한 이러이러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FDA는 2001년 지침서를 만들었다. 미국 FDA의 IDMC 가이드라인은 이해상충 관계자를 배제하고 3인 이상 포함할 것을 비롯해 회의 스케줄과 형식, 회의 구성, 중간보고서 형식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IDMC 참여 전문가는 임상의학자, 통계학자는 필수로 포함해야 하고 이외에 윤리학, 역학, 약물학, 기초과학 전문가가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각 규제기관이 IDMC 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IDMC가 임상시험에서 의무조항은 아니다. 하지만 점차 의무사항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식약처 관계자는 “IDMC의 의견이 없는 임상시험은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어 선진국 임상시험은 IDMC의 의견 청취가 거의 의무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한 회사 관계자는 “IDMC의 권고를 따르지 않은 채 임상시험을 강행하다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거나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날 경우 피해가 막심하다”며 “IDMC 의견은 권고지만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고 말했다. 펙사벡 임상시험도 미국,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중국, 대만 등 6개국 출신 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IDMC가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했고 신라젠은 이를 받아들였다.

국내 임상시험 중에는 IDMC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말 그대로 권고사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츰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식약처는 국내 시행 임상시험에서 IDMC 운영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검토 중이다. 이경은 충북대 약대 교수는 “IDMC의 주요 역할은 임상시험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환자 안전을 위해 적합한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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