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최경희 이대 총장 "특혜 없었고 사퇴 안 해" 정면돌파(종합)

'비선 실세' 최순실 딸 의혹 관련 직접 말문 열어
교내 구성원 대상 간담회서 각종 의혹 거듭 부인
학생·교수협, "총장 사퇴해야"..파문 진화 어려울 듯
  • 등록 2016-10-17 오후 9:33:05

    수정 2016-10-17 오후 9:33:05

82일째 본관 점거 농성 중인 이화여대 재학·졸업생들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 앞에서 “비리총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이데일리 고준혁 유현욱 기자] “특혜라는 게 없었다는 점만 확실히 밝히겠다”

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딸 정유라(20)씨의 각종 특혜 의혹과 관련,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직접 말문을 열었다.

최 총장은 이날 오후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전임 교원·직원 및 학부·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그간 언론의 집중을 받은 의혹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설명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긴 코트에 짙은 갈색 목도리를 한 최 총장은 몰려든 취재진에 둘러싸여 3분여 간 발길을 옮기지 못하다 굳은 표정으로 설명회장에 들어섰다.

언론에는 비공개로 한 이 자리에서 최 총장은 “입학 과정과 학점 이수 등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어떤 특혜도 제공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곤 입학처장은 이 자리에서 2015학년도 수시 전형 입학 과정에서 체육특기자 대상 종목을 기존 11개에서 정씨의 전공인 승마를 포함한 23개로 늘린 것에 대해 “지난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엘리트급 선수의 지원 확대를 위해 선발 종목 확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를 위해 종목을 의도적으로 늘린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1단계 서류 평가 접수 기한이 지나 정씨의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 수상 실적이 반영된 데 대해서는 “체육특기자로서 자질·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해명했다. 또 결석이 잦은 정씨를 위해 체육특기자에게 훈련 등을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등 학칙 개정과 소급 적용 논란과 관련, 서혁 전 교무처장은 “체육과학부에서 필요성을 제기한 데다 타 대학의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급 시행 결과 정씨 외에도 여러 학생이 혜택을 받게 됐다”며 “학점 포기제 등 58건 등이 이전에 소급 적용된 바 있다”고 특혜 의혹을 일축했다.

송덕수 부총장은 2시간이 넘게 진행된 간담회 직후 취재진에게 “사실 위주로 충분히 설명했고 상당 부분 (의혹이)해소됐을 거라 본다”며 “입시는 전혀 문제 없이 진행됐고 학사 관리 문제도 지금까지 규칙이나 관행에 따라 해 왔다”고 특혜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송 부총장은 다만 “일부 교과목에서 다소 (관리가)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문제점이 드러나면 조치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본관 점거 농성 중인 학생과 교수협의회의 총장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사퇴는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송 부총장은 “학생 전부도 아니고 교수 역시 일부”라며 “(총장이)사퇴를 해야 할 정도로 잘못을 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거듭되는 의혹에도 모르쇠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던 김혜숙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간담회 직후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짤막하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공대 소속의 한 교수는 “충분히 (학교 측 해명을)수긍할 수 있었다”며 “최순실씨가 지도 교수를 방문한 일에 대해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됐다”고 긍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이날 오후 8시 20분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간담회장을 나선 최 총장은 취재진과 학생들에게 가로막혀 5분 동안 고립되기도 했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최 총장이 직접 파문 진화에 나섰지만 교내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 보이콧을 선언한 학생 1500여명(자체 추산·경찰 추산 200여명)은 ECC 이삼봉홀 주변에서 ‘비리 총장 사퇴하라’는 등의 구호를 15분 동안 외치며 피켓 시위를 했다. 앞서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이날 낮 ‘정유라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최 총장의 해임과 교육부의 감사 실시 등을 촉구했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도 “학교 당국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19일 오후 총장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교수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것은 1886년 개교한 이화여대 13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지난해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씨는 입학·학사 운영 관련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말쯤 휴학한 상태다.

최경희(오른쪽)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 딸의 특혜 의혹 관련,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ECC 이삼봉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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