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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멱칼럼]1000만 노인의 나라에 700만이 갈 곳이 없다
- [최희정 웰에이징연구소 대표]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1084만명을 넘었다. 전체 인구의 21.2%다. 그런데 이 1000만명 가운데 약 700만명(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나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큰 인구 집단을 이룬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이 지금 갈 곳을 잃고 있다. 시니어주거의 지도에서 이들의 자리가 비어 있기 때문이다.한국 시니어 주거의 지도를 펼쳐보면 풍경이 기이하다. 한쪽 끝에는 서울 한남과 마곡 등지에 등장하는 프리미엄 시니어타운이 있다. 보증금 수억에서 수십억원, 월 이용료 수백만원. 지불 능력을 갖춘 상위 1~2%가 대기 줄을 선다. 다른 쪽 끝에는 장기요양등급을 전제로 하는 요양시설 6300여 개소가 있다. 그 사이(아직 시설에 갈 만큼 아프지는 않지만 혼자 살기엔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중산층 고령자가 자비로 입주할 수 있는 노인복지주택은 전국 43개소, 약 9000가구. 65세 이상 인구 대비 0.08%다.그 텅 빈 가운데에 지금 700만명이 서 있다. 이들은 현역 시절 성실히 일해 자가 한 채와 국민연금을 확보한 우리 사회의 허리 계층이다. 소득 4~8분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쳐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 사이의 주거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 복지 혜택을 받기엔 소득이 높고 프리미엄 시니어타운에 들어가기엔 자산이 부족한 이 낀 세대에게 지금 이 나라의 시니어 주거 시장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물론 이들 대부분은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기 집이 있다는 것과 나이 들어서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65세 이상 가구 자산의 80%가 거주 부동산에 묶여 있고 이를 유동화하는 주택연금 가입률은 1.8%에 불과하다. 배우자 사별을 포함해 혼자 사는 70세 이상 1인 가구가 159만명에 이르는 지금,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 갈 곳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같은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마주한 나라가 있다. 일본이다. 일본도 한때 시설 총량 규제 아래에서 중간 주거가 사라지는 역설을 겪었다. 그러나 2011년, 일본은 서비스형 고령자 주택(서고주) 등록제를 만들었다. 시설이 아닌 주택으로 정의하고 임대차 계약을 의무화하며 비용을 항목별로 공시하도록 하고 장기요양보험과 연계되는 구조를 설계했다. 그 위에서 민간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뛰어들었다. 14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서고주는 29만 가구를 넘었다. 우리보다 훨씬 완만한 속도로 늙어간 나라조차 이렇게 서둘렀다.한국은 어떤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이미 2년 차인데 중산층을 위한 시니어 주거는 여전히 9000가구에 멈춰 있다. 우리는 흔히 이 격차를 시장의 탓으로 돌린다. 민간 기업들이 돈 되는 럭셔리만 지으려 한다고 정부가 저소득층 복지에만 매달린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20년 넘게 이 분야를 들여다본 사람의 눈으로 말하자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것은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제도의 실패다.민간 사업자가 중간형 시니어 주거를 검토할 때 부딪히는 벽은 세 가지다. 모호한 법적 정체성, 끊긴 장기요양보험 재원 통로, 보이지 않는 자본 회수 출구다. 규칙이 없는 시장에서 사업자에게 남는 합리적 선택은 둘뿐이다. 대규모 럭셔리로 가거나 아예 진입을 포기하거나. 그렇게 가운데는 계속 비어 있게 된다.일본이 14년 만에 29만 가구를 만든 힘은 창의성이나 자본이 아니었다. 규칙이었다. 정의를 명확히 하고 계약 형태를 규율하고 비용을 투명하게 공시하게 하고 돌봄과 주거를 제도적으로 연결했다. 그 네 개의 레일이 깔리자 민간이 그 위에서 자율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한국에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실버스테이 시범사업이 시작됐고 2월에는 은퇴자마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고령자돌봄주택 특별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뒤늦은 출발이지만 방향은 옳다. 다만 방향이 맞다고 해서 저절로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세 개의 법이 서로 다른 부처, 서로 다른 속도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을 뿐 아직 하나의 완결된 궤도로 연결되지 못했다.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다. 일본에게 허용됐던 시행착오의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1차 베이비부머가 75세에 도달하는 2030년대 초반, 돌봄과 주거의 수요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팽창할 것이다. 그때 우리 시대의 노년이 어디에서 살고 있을지는 지금 이 몇 년의 선택에 달려 있다.지난달 나는 어른의 조건에 대해 썼다. 나이가 어른을 만들지 않는다고 나이는 그저 기회를 늘릴 뿐이라고. 그 말은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도 해당된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를 어른 사회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천만 노인의 나라가 품위 있는 사회가 되려면 그 어른들이 존엄하게 나이 들어갈 자리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그것은 시장이 알아서 해결해주지 않는다. 제도가 먼저 레일을 놓아야 한다. 그 레일을 놓을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 "한남 더 휠, 반포터 자이" 분노 터졌다...조롱성 밈 확산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청년 주택)’에 대한 2030세대 분노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가 속속 등장하며 조롱성 밈(meme)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황희 의원이 제안한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청년 주택)'를 풍자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9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에서는 ‘버스 하우스’ 관련 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더퍼스트 무빙캐슬’이다. 고급 아파트 단지 이름에 흔히 사용되는 단어를 조합해 버스 아파트를 풍자한 것이다. 하나 다른 점은 버스이기 떄문에 ‘무빙’(이동 가능한) 캐슬이라는 점으로 황 의원을 비꼬았다. ‘청년 행복주택’ 관리소장에는 ‘황희’라는 이름이 적혔다.황희 의원이 제안한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청년 주택)'를 풍자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나 반포 살지롱~’이라는 제목의 또 다른 AI 생성 이미지에는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터미널에 ‘버스 하우스 01’이라고 적힌 버스가 세워진 모습이 담겼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인 서초구 반포동에 거주하지만 아파트가 아닌 폐버스 청년주택에 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또 다른 AI 생성 이미지에는 해 질 무렵 ‘청년주택. 버스를 새로운 집으로, 청년의 내일로’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간판 아래 폐버스로 조성된 단지에서 청년들이 생활하는 모습이 담겼다. 버스에는 ‘청년행복’, 버스 앞 입간판에는 ‘함께 사는 청년주택, 같이, 가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엑스(X· 옛 트위터)에서는 버스 하우스를 두고 ‘오늘 자 청년 버스 부동산 매물 소식’이라는 콘텐츠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남 더 휠: 매매 2000만 원’, ‘아크로 리버스 파크: 매매 1500만 원’, ‘반포터 자이: 매매 1500만 원’ 등 거래가를 언급하는 식이다. 거래가 설명란 아래엔 “해당 프리미엄 물건 문의 급증으로 매매 호가가 실시간 변동 중이오니 실수요자분들은 빠르게 움직여주시길 바란다”는 내용도 있었다. 각각 ‘한남 더 힐’ ‘아크로 리버파크’ ‘반포 자이’ 등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초고가 아파트를 풍자한 이름이다. 이 역시 버스이기 때문에 힐이 ‘휠’로 바뀌었고 리버스, 반포터로 바뀌어 씁쓸함을 자아냈다. 청년들이 이같이 분노하는 배경에는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층 중에서 거주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27.7%에 그쳤다. 집을 소유한 청년이 10명 중 2~3명뿐인 것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재편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황희 의원이 제안한 '버스 하우스(폐버스 개조 청년 주택)'를 풍자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가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앞서 황 의원은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네덜란드식 폐선박 리모델링 사례를 언급하며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개조해 대학가 청년들에게 단기 임시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리모델링 비용을 (1대당) 5000만원 정도로 잡아도 1만 세대는 5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청년들이 안정된 주택을 마련하기 전 단계까지 임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충분히 검토할 가치는 있다”고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들은 2030 청년 반응은 냉담을 넘어 분노로 폭발했다. “대출 막아놓고 버스에서 살라는 거냐” 청년들이 집이 없지 자존심이 없느냐“ ”주택난이라고 버스에서 살게 할 게 아니라 멀쩡한 집에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부정적 반응이 터져 나왔다.황 의원은 부랴부랴 SNS 글을 삭제하고 ”청년분들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버스 하우스 개념은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진보당 등 야권에서는 ”희대의 망언“ ”청년을 ‘도로 위 난민’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좋으면 민주당부터 대대손손 살길 바란다“ 등 맹폭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황 의원의 버스 하우스 등 단기성 주거공간 관련 페이스북 게시글은 당 입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의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고 황 의원과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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