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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임대사업자 말소 해놓곤 종부세폭탄" 임대사업자 울상
  • "등록 임대사업자 말소 해놓곤 종부세폭탄" 임대사업자 울상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70대 중반의 A씨는 지난해보다 6616% 증가한 종합부동산세 폭탄을 맞았다. 지난해엔 198만원의 종부세가 나왔지만 올해엔 1억 3100만원이 부과 된 것. 2001년 다세대주택 15가구로 임대사업자 등록 후 19년간 임대사업을 해왔지만, 정부가 지난해 7·10 대책으로 5년 이하의 의무임대기간 등록임대사업자를 강제 말소시키면서 종부세 배제 혜택이 사라진 탓이다. 다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10년간 임대를 해야 하는데 고령의 나이를 감안 했을 때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매도하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이마저도 되지 않고 있다.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정부의 7·10 대책으로 등록임대사업자 지위를 강제 말소당한 사업자들이 종부세 폭탄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령인 탓에 장기 임대업자 등록을 망설이는 사업자, 재개발 조합에 포함돼 있어 매매를 할 수 없는 임대업자들은 몇 배나 뛴 종부세를 껴안아야 할 처지다. ◇등록임대사업자 지위 강제 말소하자마자 세금 폭탄6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서 종부세 인상으로 인한 임대사업자들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7·10대책으로 아파트 민간임대와 단기 민간임대를 폐지, 등록임대사업 지위를 강제 말소하고 모든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해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지위를 박탈 당한 임대사업자들은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이 취소되면서 종부세 폭탄을 맞았다.(그래픽= 문승용 기자)성남에 사는 B씨는 총 3채의 주택을 보유 중인데 지난해에는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지만, 올해 2230만원을 내게 됐다. 7·10 대책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이 강제 말소돼 다주택자로 구분됐기 때문이다. 종부세를 피하려면 거주 중인 주택 1채를 제외한 임대주택 2채를 팔아야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데다 세입자 계약이 남아 있어 매도할 방법이 없다.부산에 사는 C씨는 2005년 부터 17년째 임대사업을 해오던 임대주택 5채의 사업자 등록이 말소됐다. 이중 3채는 재건축 조합이 설립돼 매도도 불가능한 상황인데다 아파트는 법적으로 다시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도 없어 고스란히 종부세 합산 대상이 됐다. 지난해 종부세 납부액은 20만원 가량이었으나 올해는 1억 348만원으로 치솟았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서 추산한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로 인해 A, B, C씨와 같은 상황에 놓인 임대사업자는 약 15만명이다. 생계형 임대사업자 중에서 등록이 강제 말소된 뒤 바로 다주택자가 되면서 집을 매각할 때까지 별도의 유예기간이 없어서 올해 종부세 폭탄을 맞은 사람이 많다. ◇“팔고싶어도 못판다” 매수자 없는 다세대 주택다세대 임대사업자의 경우 매수자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주택규제가 거세진 탓에 원룸·투룸의 소형 주택 매수자가 사라진 탓이다. 일반적으로 소형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은 임대사업을 위해 지어진 주택이 많아 일반적인 매수자 찾기와는 결이 다르다.부산에 사는 D씨는 지난해 내지 않았던 종부세를 올해는 23000만원에 고지받았다. 도시생활형 주택 건물 1채로 임대사업을 하던 중 임대사업자 등록이 강제 말소된 탓이다. 10년 장기임대로 새로 등록하기 힘들어 매물로 내놨지만, 원룸 건물 1채만 사도 15가구를 가진 다주택자가 되니 아무도 산다는 사람이 없다. 다세대 임대사업자인 E씨는 “다세대주택 15가구인데 대부분 방 하나 두 개인 소형주택이고 관리도 불가능하니 따로 따로 매각도 안된다”며 “본인의 요구도 없는데 멀쩡한 임대사업자 등록을 일방적으로 말소시키는 것이 어느 나라 법이냐. 매도하려니 이 애물단지를 산다는 사람도 없고 보유하면 종부세가 일 년 임대료보다 많다”고 호소했다.전문가들은 다주택자와 민간임대사업자를 구분한 세금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사업 지속 가능성을 확대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대사업자에 대한 종부세 합산 유예기간을 부과하고 보증보험 가입 의무 기준을 현실성 있게 조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했다가 폐지하면서 유예기간을 두지 않고 종부세를 합산 과세한 것은 과한 처사”라며 “의무임대기간이 만료된 후 팔리지 않는 임대주택에 대한 부분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교수는 “모든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몰아 형평에 맞지 않게 일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종부세 부과의 원 목적에 어긋날 수 있다”며 “장기간 임대업을 이어온 사업자가 변화한 제도에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보호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1.12.06 I 신수정 기자
  • '바보영주' 기시다 총리가 日서 환영받는 이유[김보겸의 일본in]
  • 무능하지만 악의는 없는 바보 영주를 맡은 시무라 켄.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망하면서 프로그램도 폐지됐다(사진=후지TV)[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취임 두 달을 맞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전임 총리들에 비해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기시다 총리의 연내 미국 방문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런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오히려 일본에는 카리스마 없는 리더가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와 주목된다. 기시다 총리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뒤를 이은 지 두 달째인 지난 4일, 미쿠리야 다카시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에 기시다 총리를 향해 혹평을 쏟아냈다. 그는 “듣는 힘이 장점이라더니 기자회견을 몇 번을 봐도 (기시다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미쿠리야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주장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라든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에 대한 설명도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명문 파벌인 고치카이의 수장이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자유주의 비둘기파로 꼽히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정파다. 역대 일본 총리 4명을 배출한 명문 정파를 이끌어온 만큼 기시다 총리의 철학 총론은 인정한다는 분위기이다. 문제는 각론이다. 미쿠리야 교수는 “아베라면 자기 의사를 분명히 했을 텐데 기시다에는 그게 없다”며 기시다 총리가 지난 10년간의 총리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월31일 중의원 선거 지역구에서 낙선한 자민당 2인자 아마리 아키라(왼쪽) 전 간사장. 비례대표 선거에서 이겨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간사장에서는 물러났다. 기시다 총리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사진=AFP)선거에서 패배한 당내 2인자의 사직서를 쿨하게 받아준 것도 ‘가는 사람 안 잡는’ 기시다 총리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지난달 30일 아마리 아키라 당시 자민당 간사장이 지역구에서 낙선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충격이 컸던 아마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기시다 총리는 망설이지 않고 외무상에 있던 모테기 도시미쓰를 후임에 앉혔다. 이 광경은 ‘이 사람을 반드시 이 자리에 앉히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아베나 스가 전 총리와는 달리 기시다 총리가 내각 인선에 고집을 부리지 않는 편이라는 인식을 줬다. 이처럼 기시다 총리는 낙천적이고 태평하며 무관심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래서일까. 그가 쓴 왕관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올 정도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취임한 지 44일 만에 흰머리가 부쩍 늘어난 모습으로 주목받은 바 있지만 기시다 총리는 총리가 된 이후에도 활력이 넘치고 스트레스도 안 받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019년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는 아베 총리(사진=AFP)일본 내 보수우파 세력은 기시다 총리의 무색무취 리더십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미일관계를 중시하는 이들은 아베 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서로를 ‘신조’, ‘도널드’라고 격의없이 부르며 브로맨스를 과시한 데 대한 향수가 여전히 크다. 이에 비해 취임 두 달이 되어가도록 미국 방문 일정조차 못 잡고 있는 기시다 총리가 이들의 눈에 찰 리 없다. 국제사회의 시선에선 여전히 미국과 일본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듯 하다. 일본은 미국이 주도한 석유 비축유 방출에 혈맹인 영국보다 더 적극적이었으며, 마찬가지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미 정부의 입만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본 내부에서는 미국과 중국 어느 한 쪽의 심기라도 거스르지 않으려는 ‘양다리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외무상에 친중파인 하야시 요시마사를 임명한 데다 미국이 주도한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여부에 대해 기시다 총리가 “일본은 일본의 입장에서 생각하겠다”고 밝힌 것을 문제삼으면서다. 주권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들리지만 미일동맹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 온 일본 내 보수우파들은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탓에 미국이 일본을 믿지 못하고 있으며, 기시다 총리가 방미 일정을 잡지 못하는 건 이 때문이라는 주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사진=AFP)하지만 기시다 총리의 무색무취 리더십이야말로 일본 사회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코로나19로 숨진 일본 코미디언 시무라 켄의 코미디쇼인 ‘바보 영주’가 힌트가 될 수 있다. 바보 영주는 하인들을 골탕먹이고 시녀들을 희롱하는 것이 삶의 낙이지만 아픈 부하들을 직접 챙기는 등 딱히 심각한 악의는 없는 인물이다. 모자라지만 나쁘지는 않은 영주로 부하들로부터 신임받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코미디쇼는 1986년부터 후지 TV에서 방영되다 작년 주연을 맡은 시무라 켄이 숨지면서 막을 내렸다. 일본 주간지 겐다이 비즈니스는 “바보 영주가 일본인에게 환영받는 건 어떤 의미에선 일본인의 이상적인 리더상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일본형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오미코시(おみこし) 경영’과도 결이 같다. 축제 때 신을 태우는 가마를 일컬어 오미코시라고 하는데, 여러 사람이 짊어지고 옮기는 만큼 상사의 리더십이 딱히 필요하지 않은 경영 형태다. 즉, 일본에선 상사가 실무를 책임지지 않고 우수한 부하가 사업을 총괄하는 방식을 이상적이라고 본다. 멍청하고 게으른 ‘멍게’ 상사가 멍청하고 부지런한 ‘멍부’보다 낫다는 한국의 우스갯소리와도 비슷하다. 리더십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기시다 총리 역시 개인보다는 조직 위주로 고치카이파다운 정치를 한다는 평가다. 고치카이는 정책 파벌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책에 강한 정치인들이 많은 파벌이기 때문에 정책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라고 한다. 기시다 총리 개인의 리더십과 별개로 결국 중요한 건 현장의 관료들이라는 것이다.
2021.12.06 I 김보겸 기자
BTS 향하던 카메라렌즈, 왜 비운의 조각가로 돌렸나
  • BTS 향하던 카메라렌즈, 왜 비운의 조각가로 돌렸나
  • 사진작가 목정욱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 ‘불멸의 초상: 권진규×목정욱’ 전에 나온 전시작을 배경으로 섰다. ‘한국 근대조각의 거장’ 권진규의 조각작품을 촬영한 사진작품과 그 모델이 된 조각작품을 함께 내건 콜래보 전시다. 앞쪽으로 권진규의 석고조각 ‘자소상’(1970s·왼쪽)이, 뒤쪽으로 목 작가의 사진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108’(2021)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인생은 공(空). 파멸(破滅). 오후 6시 거사.’ 굴곡 많은 삶이 이 한 줄에 접혔다. 51세의 천재 조각가가 서둘러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 흔적이었다. 1973년 그날은 모처럼 그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고 기억하는 이들이 있다. 고려대 박물관에 ‘가사를 걸친 자소상’ 등 아끼던 작품 세 점을 넣고 천천히 둘러봤다고 했다. 오래 걸리진 않았나 보다. 서울 성북구 동선동 작업실로 돌아온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게 초저녁이었으니. 유독 그 죽음을 두곤 이야기가 무성했다. ‘한국 조각미술계의 절망적인 풍토를 견디지 못한 좌절’로 몰아가는가 싶었다. 몇십년이 무심히 흘러갔고, 그렇게 묻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뒤늦게 새로운 ‘단서’가 떠올랐다. 숱하게 새겼을, 수많은 조각품의 모티브였던 ‘사랑’의 행보를 드러낸 편지들이 공개된 거다. 권진규의 석고조각 ‘자소상’(1970s)을 옆에서 바라봤다. 그 뒤로 목정욱의 사진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131’(2021)이 어렴풋이 보인다. 바로 이 조각작품을 모델로 촬영한 사진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유가 무엇이든 그저 살아남은 자들의 입방정일 뿐, 가슴 아픈 서사는 덮어둔 채 그는 떠났고 작품만 남았다. 비극적인 초상을 뒤집어쓴 붉은 흙과 나무·석고 조각들이. 그런데 끝이 아니었나 보다. 어느 날 문득 그이의 작품과 자료 700여점이 대부업체의 담보물이 됐다는 기가 찬 소식이 들려온 거다. 조각가 권진규(1922∼1973). ‘한국 근대조각의 거장’으로 불리는 그다. “내가 만든 아이들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했더랬다. 그 말처럼 한국과 일본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작품세계는 독보적이었다. 표현은 절제됐고 질감은 거칠었다. 흙으로 만들어 가마에서 굽는 전통방식으로, 특히 실제인물을 모델로 한 테라코타 두상은 그이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흔히 사용하지 않은 아주 오래된 방식을 꺼내든 그이는 이를 ‘한국적 리얼리즘’을 정립하는 일이라고 여겼다. 눈을 맞추지 않은 채 무표정하게 허공을 응시하는 두상들은 반은 작가를, 반은 어느 여인을 닮기도 했다. 권진규의 테라코타 ‘자소상’(1968) 뒤로 권진규의 테라코타 작품을 재해석해 촬영한 목정욱의 사진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156, 154, 158, 150’(2021)이 나란히 걸렸다.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테라코타 두상은 권진규의 트레이드마크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카메라 셔터로 정지시킨 ‘붉은 흙 예술혼’ 빛도 없는 창고에 권진규의 조각상, 아니 그이의 ‘아이들’이 담보로 묶인 몸이 됐다는 스토리. 멀지도 않은 바로 지난해 세간에 알려진 그 먹먹한 얘기를 떠올린 건 이 전시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가 연 ‘불멸의 초상: 권진규×목정욱’ 전. 권진규의 ‘비운’을 알았다면 목정욱(41)이 궁금할 수 있다. 미술이나 조각과는 연결이 안 돼 ‘혹시?’ 했다면, 그 ‘혹시’가 맞을 거다. 지난해 12월 ‘타임’ 특별판 표지에 실린 방탄소년단(BTS)을 촬영한 그 패션포토그래퍼 말이다. 전시는 목정욱이 카메라에 담은 권진규, 좀더 정확하게는 권진규의 조각작품을 촬영한 목정욱의 사진작품과 그 모델이 된 권진규의 실제 조각작품으로 꾸렸다. 1968∼1971년에 제작한 조각 8점에 2021년 제작한 사진 32점이 입체와 평면으로 어우러지며 시공의 접점을 시도한다. 다만 전시장에 올 수 없는 권진규를 대신해 목정욱의 짐이 두 배가 된 게 여느 콜래보 전과 다르다고 할까. 권진규의 석고조각 ‘자소상’(1970s) 뒤 양쪽으로 목정욱의 사진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31’(2021·왼쪽)과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31’(2021)이 보인다. 목 작가가 그룹샷으로 진행한, 이번 사진작업 중 가장 규모가 큰 두 점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6개월여간 작업했던, 엄청난 도전이었다. 내 시선이 개입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조각의 시선만 따를 수도 없는, 주관성의 처리가 큰 고민이었다.” 이제껏 작업과는 다른 결이던 이번 작품에 대해 목 작가는 이렇게 털어놨다. “권 선생의 테라코타 작품은 처음 봤는데 눈빛이 정말 강렬했다. 시선을 위로 향한 진취적인 그 눈빛이 사실상 이번 작업의 동기기도 했다. 몇십년, 수백년이 지난 뒤 사진 이미지가 어떻게 남을 건가를 가장 염두에 뒀다.” 셔터를 누르는 일이야 도가 트일 정도가 아니겠나. 그런 그를 멈칫하게 한 이유는 역시 모델이 된 자소상·자각상. 그 작은 두상을 여전히 팽팽하게 채우고 있는 생에 대한 절절한 갈망이었을 터. 그래서였나. 목 작가는 첫 촬영 뒤 흠씬 앓았다고 했다. “테라코타가 나를 계속 쳐다보는 것 같더라. 처음 겪은 경험이었고 그날 밤 많이 아팠다.” 결국 둘의 팽팽한 기싸움에서 목 작가가 물러선 건가. “사진이란 게 에너지가 전부라고, 내 에너지가 대상의 에너지에 묻어져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목 작가는 멋쩍게 웃었다. 사진작가 목정욱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PKM갤러리 ‘불멸의 초상: 권진규×목정욱’ 전에 나온 자신의 작품을 배경으로 섰다.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120’(2021·왼쪽)과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31’(2021·왼쪽)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충분히 이해한다. 그 조각들이 어찌 살아남았는가를 떠올리면 말이다. “작품 모두를 너에게 맡기고 간다”는 유언을 접한 동생 권경숙 씨와 유족에겐 그 작품을 지켜낼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숙원이었다. 그 돌파구가 2015년 열리는가 싶었다. 권진규가 고교시절을 보낸 춘천의 한 기업에, 유족이 권진규미술관을 짓는 조건으로 작품 700여점을 40억원에 양도하면서. 그런데 미술관 건립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기업과 갈등을 빚던 유족은 결국 작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 기업이 대부업체에 작품을 담보로 이미 4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난 거다. ◇자소상의 절절한 생의 갈망 읽어낸 패션포토그래퍼 먼 길을 돌아 작품들은 결국 유족품에 다시 안겼다. 대부업체 변제금 40억원을 유족이 대신 지급하는 조건으로 700여점을 되찾은 거다. 이후 작품들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는 형태로 정리가 됐다. 전시에 나온 8점 중 2점은 지난 7월 유족(권진규기념사업회)이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141점 중에서 대여해 온 것이다. 어찌 보면 이번 콜래보 전이 내년 서울시립미술관이 열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전의 마중물 격인 셈. 이후엔 미술관에 유족이 꿈에도 그리던 ‘상설전시공간’도 생긴다. 목정욱의 사진작품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116’(2021·왼쪽)과 ‘자소상 그룹 연구 fig no.9’(2021). 목 작가는 처음 본 권진규의 테라코타 작품에서 눈빛에 압도당했다며 그 에너지를 어떻게 옮겨낼지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런데 여기 ‘잘나가는’ 패션포토그래퍼는 왜 굳이 옛 거장의 흔적을 좇아 카메라를 들이대게 됐을까. 보그·엘르·하퍼스바자 등 국내외 패션잡지도 모자라 엑소·블랙핑크·아이유 등이 줄을 대고, 프라다·디올코스메틱·아디다스 등 브랜드가 러브콜을 연신 보내댄다는 그가 아닌가. 전시에는 의도가 있다. 우선 근대의 권진규와 현대의 세대가 교감하는 에너지를 찾고 싶었단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대중적인 영역이 좋겠다고 했고, 그중 가장 가깝게 소통할 매체인 사진이 좋겠다 했다”며 시작을 떠올렸다. 그렇게 “인물사진, 특히 남성을 모델로 국내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는 목 작가가 제격”이라고 판단했다는 거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 남성이긴 하다. 자소상·자각상 6점에 예수상·불상 2점까지. 결국 의도대로 됐다. 곁에 서기도, 마주보기도 한 그들끼리 먼저 긴 이야기를 시작한 듯하니. 전시는 28일까지. 권진규의 조각 ‘십자가 위 그리스도’(1970s·오른쪽)와 목정욱의 ‘십자가 위 그리스도 연구 fig no.51’(2021). 생전 권진규가 어느 교회로부터 의뢰받아 제작했다는 작품은 정작 구입을 거절당했을 만큼 거칠고 남루하다. 목 작가는 이 조각작품을 두고 외현보다 내면이 더 거친 사진작품을 만들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1.12.07 I 오현주 기자
WSJ "차기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에 리처드 코드레이 검토"
  • WSJ "차기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에 리처드 코드레이 검토"
  • 리처드 코드레이. (사진=AP/연합뉴스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백악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차기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에 리처드 코드레이(62)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과 달리 금융 규제 강화 성향이 강한 인사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드레이를 차기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코드레이는 오바마 정부 때인 2012~2017년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초대 국장을 지냈다. CFPB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코드레이는 현재 교육부 산하 연방학자금지원(FSA) 사무국의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코드레이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지명 받고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랜달 퀼스 부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코드레이는 은행권 규제에 완화적이었던 퀼스 부의장과는 결이 다른 인사다. CFPB 재직 당시 은행권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심사 기준을 강화했고, 신용카드 요율과 수수료에 대한 더 많은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급여 대출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감독까지 도입했다.이 때문에 차기 부의장으로 지명된 라엘 브레이너드 현 연준 이사와 함께 은행권 대출 창구를 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2기’의 시작은 다분히 매파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코드레이는 미시건주립대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옥스퍼드대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시카고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CFPB 국장에 앞서 오하이오주 재무장관, 오하이오주 법무장관 등을 거쳤다.
2021.12.01 I 김정남 기자
오미크론에 연준 긴축 충격까지…투심 얼어붙었다
  • [뉴욕증시]오미크론에 연준 긴축 충격까지…투심 얼어붙었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신종 오미크론 변이 공포가 점증하는 와중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갑자기 긴축 가속화 의지를 밝힌 여파다.◇돌연 긴축 가속화 의지 밝힌 파월3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6% 하락한 3만4483.72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0% 내린 4567.0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5% 내린 1만5537.69를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92% 빠진 2198.91에 마감했다.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8.42% 오른 27.19를 나타냈다. 그만큼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의미다.장 초반부터 약세 압력이 컸다. 스티브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의 부정적인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방셀 CE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이 델타 변이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더나 공동 설립자인 누바 아페얀 이사회 의장은 블룸버그와 만나 “우리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제기하는 심각한 위협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로이트홀트그룹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이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한 뉴스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시각각 나오는 소식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이 와중에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예상을 깨고 긴축 가속화 의지를 천명하면서, 주요 3대 지수는 낙폭을 더 키웠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연준이 의미하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좋은 시기”라며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파월 의장은 또 “현재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다”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한 테이퍼링을 몇 달 앞당겨 마무리하는 걸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분히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발언이다.◇유가 또 폭락…얼어붙은 투자심리시장을 흔든 연준 소식은 또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리처드 코드레이를 차기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드레이는 오바마 정부 때인 2012~2017년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초대 국장을 지냈다. 그는 은행권 규제에 완화적이었던 랜달 퀼스 현 은행감독 부의장과는 결이 다른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파월 2기’의 매파 색채는 더 짙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이처럼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유가는 또 폭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4% 내린 배럴당 66.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3일(배럴당 65.64달러) 이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호지 최고투자책임자는 “오미크론 변이 우려에 흔들렸던 시장이 파월 의장의 발언에 또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경제지표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1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09.5로 나타났다. WSJ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10.0)를 약간 하회했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증시는 0.71% 하락한 7059.45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1.18%,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81% 각각 빠졌다.
2021.12.01 I 김정남 기자
유동성 파티 막내리나…갑자기 펀치볼 치워버린 파월
  • 유동성 파티 막내리나…갑자기 펀치볼 치워버린 파월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AFP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렇게 파티는 저물어 가는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매의 발톱’을 치켜들면서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겨졌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말을 버리겠다고 처음 선언하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의 변신을 천명했다. 시장은 거칠게 반응했다. 하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공포가 점증하는 와중에 긴축 가속화 의지를 내보이자 투자 심리는 급격하게 악화했다. 앞으로 돈 풀기 지원 사격이 사라지는 것이어서 약세 압력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파월 “테이퍼링 조기 종료 고려해야”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연준이 의미하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면서, 이를 근거로 초완화적인 정책을 펼쳐 왔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성명까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이 단어를 썼다. 이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하는 건 정책 방향을 긴축 쪽으로 선회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 연장선 상에서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속도를 더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11월 FOMC에서 발표한 테이퍼링을 몇 달 앞당겨 마무리하는 걸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연준은 11~12월에 한해 양적완화(QE) 규모를 월 1200억달러에서 매달 150억달러씩 줄이기로 했다. 그의 언급은 내년 이후 월 150억달러보다 더 많이 매입량을 축소하겠다는 뜻이다. 씨티그룹은 월 300억달러로 점쳤다. 씨티그룹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테이퍼링이 끝나는 셈이다. 이는 곧 기준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은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월가 한 금융사 관계자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이었다”고 전했다.그의 변신은 자칫 시기를 놓치면 물가 폭등세가 손 쓸 수 없이 심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현재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5.7%다. 연준 목표치(2.0%)의 세 배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다. 시중 유동성 관리의 핵심인 은행 규제 역시 매파로 기우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리처드 코드레이를 차기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드레이는 2012~2017년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초대 국장을 지냈다. CFPB 재직 당시 그는 은행권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심사 기준을 강화했고, 신용카드 요율과 수수료에 대한 더 많은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은행권 규제에 완화적이었던 랜달 퀼스 현 부의장과는 결이 다른 인사다.이 때문에 차기 부의장으로 지명된 라엘 브레이너드 현 연준 이사와 함께 은행권 대출 창구를 조일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돈 풀기 사라진 시장, 약세 압력 커질듯문제는 연준이 긴축을 천명한 시기다. 하필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를 덮치고 있을 때여서,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은 격렬하게 반응했다.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2% 가까이 내렸고,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8.42% 급등했다.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6.18달러에 마감하며 3개월여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증시 역시 약세였다.월가에서는 추후 약세장으로 꺾이는 변곡점을 맞았다는 진단이 다수다. 파월 의장 입장에서는 정책 실기론이 비등한 와중에 빠른 긴축 외에는 물가 폭등에 대응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다시피 해 온 연준의 통화 지원이 끝날 경우 강세장의 동력은 사라진다. 오랜 격언대로 ‘파티’가 한창인 시장에서 연준이 ‘펀치볼’을 치운 셈이다.일부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공포 탓에 가파른 긴축이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그 조짐이 나타났다.이날 연준의 긴축 시사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0.06%포인트 상승했는데, 경기 침체 예상에 10년물 국채금리는 반대로 0.08%포인트 떨어졌다. 채권 만기별 수익률을 이어놓은 채권수익률곡선의 평탄화(커브 플래트닝)가 뚜렷했다.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가 작아진다는 건 미래 경기 침체를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또 다른 월가 인사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미 늦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며 “오미크론 변이 충격이 커지면 빠른 돈줄 조이기가 경기 반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1.12.01 I 김정남 기자
'인플레는 일시적' 단어 버렸다…매의 발톱 드는 '파월 2기'(종합)
  • '인플레는 일시적' 단어 버렸다…매의 발톱 드는 '파월 2기'(종합)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단어에서 물러나기 좋은 시기입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매의 발톱’을 분명하게 치켜들었다. 마치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겨졌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말을 버리겠다고 처음 선언하면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을 천명했다. 다만 시장은 거칠게 반응했다. 파월 의장이 하필 오미크론 변이 공포가 점증하는 와중에 긴축 가속화 의지를 내보이자, 금융시장은 흔들렸다. 일부에서는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오히려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다는 ‘통화정책 실기론’이 스멀스멀 부상하는 기류다.◇“테이퍼링 종료 몇달 앞당기는 것 고려”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연준이 의미하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연준은 그동안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면서, 이를 근거로 초완화적인 정책을 펼쳐 왔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성명까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이 단어를 썼다. 파월 의장이 공개적으로 이를 쓰지 않겠다고 하는 건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라는 평가다.파월 의장은 “우리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의 형태로 영구적인 흔적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썼다”며 “사람마다 이를 쓰는 의미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속도를 더 높일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다”며 “11월 FOMC에서 발표한 테이퍼링을 몇 달 앞당겨 마무리하는 걸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연준은 11월 FOMC를 통해 11~12월에 한해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 규모를 월 1200억달러에서 매달 150억달러씩 줄이기로 했다. 그의 언급은 내년 이후 월 150억달러보다 더 많이 매입량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씨티그룹은 월 300억달러로 점쳤다. 씨티그룹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3월이면 테이퍼링이 끝나는 셈이다. 이는 곧 기준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은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그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 신호를 보낸 건 자칫 시기를 놓치면 물가 폭등세가 손 쓸 수 없이 심화할 수 있는 탓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현재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5.7%다. 연준 목표치(2.0%)의 세 배에 달한다. 이뿐만 아니다. 시중 유동성 관리의 핵심인 은행 규제 역시 매파 성향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리처드 코드레이를 차기 연준 은행감독 부의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드레이가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지명 받고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랜달 퀼스 부의장의 뒤를 잇게 된다.코드레이는 오바마 정부 때인 2012~2017년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의 초대 국장을 지냈다. CFPB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코드레이는 CFPB 재직 당시 은행권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심사 기준을 강화했고, 심용카드 요율과 수수료에 대한 더 많은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은행권 규제에 완화적이었던 랜달 퀼스 현 부의장과는 결이 다른 인사다.이 때문에 차기 부의장으로 지명된 라엘 브레이너드 현 연준 이사와 함께 은행권 대출 창구를 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2기’의 시작은 다분히 매파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커브 평탄화 뚜렷…긴축, 침체 부를수도문제는 연준이 긴축을 천명한 시기다. 하필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를 덮치고 있을 때여서,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은 격렬하게 반응했다.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6%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0% 내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5% 떨어졌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8.42% 급등했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4% 내린 배럴당 66.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3일(배럴당 65.64달러) 이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뉴욕채권시장은 채권수익률곡선의 평탄화(커브 플래트닝)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준의 긴축 시사에 미국 2년물 국채는 0.06%포인트 상승한 반면, 경기 침체 예상에 10년물 국채는 0.08%포인트 내렸기 때문이다. 미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게 자연스러운데, 그 차이가 작아진다는 건 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이날 커브가 누운 건 오미크론 변이 충격이 커질 경우 연준의 가파른 돈줄 조이기가 경기 반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심리가 담겨 있는 것이다.
2021.12.01 I 김정남 기자
랜드로버, 플래그십 SUV '올 뉴 레인지로버' 국내 공개
  • 랜드로버, 플래그십 SUV '올 뉴 레인지로버' 국내 공개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24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완전 변경된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레인지로버’의 사전 공개 행사를 진행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전작을 뛰어넘는 모던한 디자인, 혁신적인 테크놀로지와 차세대 연결성이 조화를 이루며 효율적인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포함한 다양한 라인업으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이음새와 경계 최소화 한 모던 럭셔리 디자인 구현랜드로버는 올 뉴 레인지로버의 이음새와 경계를 최소화함으로써 모던 럭셔리 디자인을 구현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셔트라인(차량의 두 패널 사이의 간격)은 정제성과 정밀함을 상징한다. 측면에는 히든 웨이스트 피니셔를 적용해 도어와 유리가 매끈하게 연결되었으며, 레인지로버의 트레이드마크인 시그니처 사이드 그래픽은 도어와 하나의 표면으로 완벽하게 이어진다.실내는 커맨드 드라이빙 포지션과 낮은 센터패시아가 탁월한 전방위 가시성을 제공하며, 1열과 2열 사이의 거리를 20mm 더 넓혀 후방 시야를 개선했다. 센터패시아의 주요 제어 장치는 명확한 층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배치가 직관적이고 정교하다. 결이 살아있는 고급스러운 우드 피니셔에는 아름답게 구현된 마이크로 메탈 인레이가 적용됐다.전 모델에 11.4인치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를 탑재했고, 버튼을 조작하면 중앙 등받이가 전동식으로 전개되어 센터 콘솔이 된다. 센터 콘솔에는 8인치 뒷좌석 터치스크린 컨트롤러가 장착돼 뒷좌석 환경을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기존 모델 대비 75mm 더 길어진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최초의 7인승 모델 3열 시트까지도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3열 시트는 앞좌석 대비 41mm 더 높게 설계한 스태디움 시트 스타일로 개방감과 가시성을 제공하며, 864mm에 이르는 레그룸으로 모든 탑승객의 여정을 더욱 편안하게 완성한다.◇뛰어난 반응성의 PIVV Pro 인포테인먼트 탑재…T맵 기본 탑재올 뉴 레인지로버에 적용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PIVI Pro는 최신 LTE 모뎀 2개와 퀄컴의 최첨단 스냅드래곤 820Am 프로세서를 내장해 고성능 스마트폰 수준의 반응속도와 직관적 사용성이 특징이다. 역대 최대 크기인 13.1인치 커브드 플로팅 터치스크린에 햅틱 피드백을 최초로 적용해 운전자는 화면을 응시하지 않아도 시스템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랜드로버는 한국 시장을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국내 최다 사용자를 보유한 T맵 내비게이션을 공동 개발해 PIVI Pro에 기본 탑재했다. ‘T맵 x 누구’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도 함께 적용해 주행 중 터치 과정 없이 음성만으로 편리하게 T맵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가솔린 제로백 4.6초 폭발적인 주행력…순수 전기 모델은 2024년 출시랜드로버 브랜드 최초로 최고 출력 530마력 4.4리터 V8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모델은 그 어느 때보다 부드럽고 강력한 성능으로 편안한 온로드는 물론 극한의 오프로드에서도 탁월한 주행 역량을 선보인다. 오프로드 주행 시 45도 회전각을 처리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되었으며, 맞춤형 공기 흡입구 설계를 통해 최대 900mm 깊이의 도강이 가능하다. 또한 병렬식 트윈 스크롤 터보 2개를 장착한 신형 V8 엔진은 터보 레그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76.5kg.m의 최대 토크에서 다이내믹 런치 작동 시 0-100km/h 가속 시간은 4.6초, 최고 속도는 250km/h에 달한다.새로운 P510e PHEV 모델은 랜드로버의 3.0리터 I6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과 38.2kWh 리튬 이온 배터리 및 105kW 전기 모터가 정교하게 결합되어 기존 PHEV 대비 더 개선된 전기 주행 성능을 선사한다. 신형 PHEV 파워트레인은 전기 에너지만으로 WLTP 기준 최대 100km에 이르는 거리를 주행할 수 있으며, CO2 배출량은 30g/km 미만으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400마력의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과 105kW 전기모터의 결합을 통해 총 510마력의 최고 출력과 71.2kg·m의 최대 토크, 0-100km/h 가속 시간은 5.6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또한 50kW DC 급속 충전 기능을 제공하며, 1시간 이내에 배터리를 약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높은 편의성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순수 전기(BEV) 모델은 ‘리이매진’ 전략에 따라 오는 2024년 출시될 예정이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스탠다드 및 롱 휠베이스 차체 디자인에 따라 4인승, 5인승 또는 최초로 출시된 7인승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 국내 출시 모델의 세부 사양 및 판매 가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2021.11.24 I 송승현 기자
화기애애 분위기…부동산·요소수 질책성 질의 나오기도
  • 화기애애 분위기…부동산·요소수 질책성 질의 나오기도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에 결정타가 된 부동산 문제 그리고 최근 불거진 요소수 품귀 사태 등에 대한 질책성 질의가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서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문 대통령은 21일 KBS에서 100분간 생방송한 ‘2021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 300명의 국민 패널과 함께 자유토론했다. 정세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3주차를 맞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민생경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과제 등에 대한 질의가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현장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함께 출연해 민생경제와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질의에 보충답변했다. 민생경제 분야 장관 9명과 정은경 질병청장 등은 화상으로 참석했다.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과 직접 만난 것은 2019년 이후 2년 만이자 두 번째다. 취임 100일 기념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국민 보고대회’를 포함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위해 일주일 가량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참모진과 함께 예상질답을 검토하는 등 공을 들였다. 남은 국정과제를 국민에 알리고 방역과 민생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밝혀 최근 힘이 부치는 국정운영 동력 회복으로 잇기 위해서다. 지지율이 최고조였던 첫 ‘대국민 보고대회’나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했던 2년 전 진행했던 ‘국민과의 대화’처럼 밝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했던 현장은 부동산과 요소수 등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는 질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에 문 대통령이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의료체계의 혼란을 지적하는 질의도 다수 나왔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주제를 방역과 민생경제 분야로 국한했으나 다른 분야의 다소 민감한 질문도 일부 등장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선을 100일가량 남겨놓은 만큼 논란이 될 수 있는 질의는 우회하는 방안을 택했다. 2년 전 ‘국민과의 대화’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인사였으며 국민을 분열시키게 한 데 송구하다”며 직접 사과했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선거 개입에 대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21.11.21 I 이정현 기자
기준금리 인상 마지노선은
  • [이코노믹 view]기준금리 인상 마지노선은
  • [신세철 경제칼럼니스트] 2021년 한국경제는 경기냉각 효과를 내는 (기준)금리인상과 상충되게 경기를 자극하는 재정확대가 엇갈리는 딜레마에 마주쳐 있다. 금리는 역내경제 전 분야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지만 재정은 특정 분야에 제한되는 핀셋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로 상충되는 정책혼합이 존재할 때는 기대효과가 클지 부작용이 심각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도 고려해야 하지만 금리는 성장과 물가, 고용 같은 거시경제의 현재와 미래 상황을 반영하며 결정되어야만 대내외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다.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에는 시장금리가 거시경제상황에 걸맞는 ‘적정금리’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기준금리 조정은 시장금리가 무리 없이 제 자리를 찾아가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적정금리 수준은 각국 중앙은행이 준용하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에 따라 (잠재)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가정하면, 시장자동조절 기능에 따라 시장금리는 자연스럽게 적정금리 수준으로 수렴해야 마땅하다. 기준금리를 억지로 올리거나 끌어내리면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중장기로는 시장금리가 거시경제상황을 반영하는 적정금리 수준으로 회귀하기 마련이다. 2021년 현재,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가설에 대하여 우리나라 거시경제 상황과 견주어 논리적 타당성을 살펴보자. 먼저, 경기안정을 위해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면 중장기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 근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IMF 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0.9% 성장에 이어 2021년 4.3%로 추정되고 있어 2년간 성장률 평균값은 1.7%로 잠재성장률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2022년 성장률은 3.3%로 예측되는데 그 이후에야 잠재성장률 평균치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금리인상을 서두르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다.다음, 물가가 높아서 금리를 올리려면 먼저 물가상승 원인이 공급 측면인지 수요 측면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수요초과로 물가가 오른다면 수요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타당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공급에 애로가 있어 물가가 오르는데 금리를 올린다면 원가상승으로 물가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2021년 현재 물가상승은 원자재 수급불안, 농수축산물 공급 부족, 임금상승 같은 공급 측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생산원가인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변죽을 울리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까지 부추겨 심하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잠재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적정금리는 4%이하로 추정된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의 4배 내외로 형성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가 1%까지 인상되면 시장금리는 한계선인 4%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20년 들어 2%로 추정되고 (중장기)물가상승률은 2%를 밑도는 상황에서 총평균 대출금리 즉 시장금리가 4% 이상으로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 잠재성장률이 하향추세인 상황에서 과도한 금리인상은 경제순환에 예기치 못할 충격을 줄 수 있다. 생각해보자.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보다 높은 금리를 지불하고 살아날 계속기업이 많아지면 기업부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금리 조정은 서둘지도 말고 때를 놓치지도 말아야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시장금리에는 그보다 낮은 수익을 내는 한계기업이나 사업은 퇴출되거나 최소한 확장은 금해야 한다는 냉정한 메시지가 담겨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거시경제 상황에 비하여 시장금리가 낮아 경기가 과열되었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시장금리를 적정금리 수준에 이르도록 유도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경기부진이 예상될 때는 시장금리를 적정금리 아래로 이끌어야 경제순환이 순조롭다. 강조하건대, 경제순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금융을 특정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남용하다가는 더 큰 위험과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어느 결에 드리우기 마련이다.‘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저자라고 표기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2021.11.03 I 송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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