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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관광박람회 ‘서울국제관광전’, 40여개국서 300여곳 참가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37년 역사의 서울국제관광전이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다.서울국제관광전은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국내외 최신 관광정보를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종합관광박람회로, 서울국제관광전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관광학회가 후원한다.서울국제관광전이 오는 13일부터 26일까지 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다(사진=코트파)◇40여개국서 300여기관과 업체 참여‘다시 만난 여행, 다시 만난 자유’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관광전에는 세계 40여개 국가가 참가한다. 여기에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경기·충남·충북·전남·전북·경북·제주 등 광역자치단체 및 수원시·부천시·전주시 등 기초자치단체, 그리고 호텔, 여행사, 항공사 등 300여 기관 및 업체가 참여해 400여 부스 규모로 조성된다. 올 여름 휴가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관광전이 국제관광 교류는 물론 국내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국내관광홍보관에서는 경기도가 비행기 콘셉트의 홍보관을 마련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골목 관광지와 여름 휴가철 관광지를 소개한다. 울산시는 친환경 생태도시 및 에코 여행지와 함께 태화강 국가정원을 재현한 부스로 관람객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시는 MBTI 테스트를 통해 유형별 관광지를 소개하고 대구와 경북이 함께 소개되는 합동홍보부스에서는 다양한 테마여행지와 축제 및 핫플레이스를 홍보한다. 이어 미디어아트쇼와 수원화성문화제 등 다양한 축제를 소개하는 수원시, 언택트 힐링 여행지의 성지인 지리산 둘레길을 홍보하는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 탬플스테이 20주년을 맞아 발우공양 이벤트를 준비한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푸짐한 경품과 퀴즈 이벤트를 준비한 전라북도 등 지역별 특색을 담은 다양한 관광 콘텐츠도 국내관광홍보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서울국제관광전이 오는 13일부터 26일까지 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다(사진=코트파)◇대만은 체험, 괌은 공연 등 각국 문화 소개 해외관광청들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대만은 오숑 캐릭터를 내세워 타이완 지도 AR(증강현실) 앱 다운받기 및 VR(가상현실) 자전거여행 체험 등의 이벤트를 선보이고, 괌은 아름다운 해변을 모티브로 한 부스에서 전통춤 공연을 선보이며 여름 휴가지로서의 매력을 뽐낸다. 스페인은 다양한 문화와 도시를 소개하고, 세렝게티 국립공원으로 유명한 탄자니아는 매혹적인 산과 계곡, 해변 여행지를 안내한다. 그리고 키르기스스탄은 전통가옥 체험을 통해 이국적인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스위스, 몰타, 일본, 중국 강소성, 중국 저장성, 이집트, 몰디브, 이스라엘, 남아공, 코트디부아르, 네팔 등 약 40여 국가가 서울국제관광전를 통해 자국의 관광 프로그램을 홍보한다. 아울러 서울국제관광전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주한외국관광청협회인 안토르(ANTOR Korea)는 설립 30주년을 맞아 홍보전을 펼치며, 익스피디아, 베트남항공,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다양한 기업들도 참가해 세계 각국의 여행 트렌드를 소개한다. 서울국제관광전이 오는 13일부터 26일까지 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다(사진=코트파)◇트래블마트와 라이브 커머스도 진행전시행사 외에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인바운드 B2B 트래블마트와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한 여행상품 라이브 커머스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들이 관람객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23~24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B2B 인바운드 트래블마트는 미국, 일본,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20여 국가의 해외 바이어와 셀러로 참가하는 국내 여행사 및 호텔업계, 지자체 등이 상담을 통해 외래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이브 커머스도 주목받고 있다. 롯데홈쇼핑 L라이브 채널을 통해 25일 약 5시간 동안 진행되는 SITF 기획상품전 ‘더 힐링 라이브’에서는 강진, 인천, 고령, 대구, 당진, 문경, 제주 등 지역의 여행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서울국제관광전 주관사인 ㈜코트파는 국내외 관광지 소개에 덧붙여 관광전을 여행상품 판매의 장으로 발전시켜 참가사와 관람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예정이다. 24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메인무대에서 진행되는 여행토크쇼 ‘旅心(여심)회복 이렇게 준비한다2’도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경기대학교 한범수 교수 진행으로 안토르 김보영 회장, 한국관광공사 유진호 실장, 완주군청 이은지 팀장, 익스피디아 정경륜 상무, 베트남항공 임창현 과장 등 국내외 관광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위드 코로나시대의 여행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국제관광전이 오는 13일부터 26일까지 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열린다(사진=코트파)◇여행전문가가 알려주는 여행기술여행전문가들이 다양한 여행기술을 소개하는 관광설명회 ‘더 고수 가라사대’는 ‘물 따라 흐르는 중국 강소성’(23일 오후 1시15분~45분), ‘중국의 다채로운 여행 경험을 저장(浙江)해 드릴게요’(23일 오후 5시15분~45분), ‘유익한 오사카 최신 정보’(25일 오후 12시~12시 30분) 등으로 진행된다. 국내여행 인플루언서 중 최대 팔로워(20만명)를 자랑하는 ‘청춘유리’의 토크 콘서트(25일 오후 4시~5시, 메인무대)와 ‘세줄일기’ 배준호 대표의 창업설명회(24일 오후 3시~3시45분), 외교부의 안전여행강연(23일 오후 4시~4시30분/24일 오후 2시15분~45분) 등도 아이패드, 애플워치, 항공권 등 푸짐한 경품을 내걸고 관람객을 만난다. 또 발우공양 시연을 준비한 불교문화사업단은 100여명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시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이번 관광전에는 국내 지자체의 캐릭터들이 참여해 지역을 홍보하고 응원하는 쇼미더마스코트 이벤트도 선보인다.박강섭 코트파 대표는 “여행심리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서울국제관광전이 외래관광객 유치와 국내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국내외 다양한 관광 콘텐츠 홍보를 통해 관광업계와 지역경제가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부터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정치인 아닌 직업외교관 등용한 윤석열號…4강 외교 '시동'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7일 한반도 주변 4강(强) 대사 인선을 마치면서 윤석열표 외교를 이끌어갈 외교진영 얼개가 완성됐다. 이번 4강 대사 인사의 특징은 정치인 출신 대신 외교관, 학자 출신 외교전문가들을 앉힌 것이 특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유엔(UN)대사에 황준국 전 주영국대사, 주일대사에는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주중국대사에 정재호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주러시아대사에 장호진 한국해양대 석좌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앞서 주미 대사로 임명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까지 포함돼 새 정부 4강·유엔 대사 인선이 마무리됐다.◇4강·유엔 대사 중 3명이 직업외교관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자와 황준국 대사 내정자, 장호진 대사 내정자는 모두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조 대사는 외무고시 14기, 황 대사와 장 대사는 외무고시 16기 동기다. 4강 대사, 특히 초기 대사는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비(非)직업외교관 출신들이 맡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통령의 의중을 근거리서 파악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를 통해 양국관계를 격상시키는 효과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있는 한편, 4강 대사직이 ‘대선 공신’들의 보은직으로 전락해 외교전문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물론 이날 인선된 4강·유엔 대사 역시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참모로 활동하는 등 인연을 맺어왔지만, 이처럼 외교안보 분야에서 직업 외교관이 적극적으로 등용된 사례는 흔치 않다.이는 전임 문재인 정부 초대 4강 대사에 직업외교관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을 보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시 4강 대사로서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노영민 전 의원, 이수훈 경남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우윤근 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조 전 대사는 이전 주영 대사를 역임한 적 있으나 직업외교관 출신은 아니며 노 전 대사와 우 전 대사는 정치인 출신이다. 이 전 대사는 일본어를 거의 못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초대 4강 대사직은 모두 비외교관 출신으로 구성됐으나, 후반 직업 외교관으로 교체됐다. 윤 대통령이 초대 대사로 직업외교관 출신을 다수 중용한 것은, 미중갈등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 대외변수가 돌출되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이를 관리할 전문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북핵 실무 경험 풍부한 직업외교관 먼저 황준국 주UN 대사 내정자는 외교부 내 대표적인 북핵통으로 평가된다. 1차 북핵 위기인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당시 실무자로 현장에서 협상을 지켜보면서 북핵 업무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8년 3월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부터 주미 한국대사관 정무공사,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을 역임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황 내정자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물론, 북핵 6자 회담국 내 인사들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유엔과 관련해서도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1등서기관, 참사관 등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2016~2018년 주영대사를 역임한 뒤 퇴임했다. 이후 연세대 국제대학원과 한림대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해왔다.직업 외교관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서울대 한 학번 차이로 재학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황 내정자는 한국의 세 번째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출이라는 중책을 맡아 이끌게 된다. 한국은 2024년~2025년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시점, 국제사회의 일관된 대북대응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강제동원, 자발적 일본 기업 협력 크게 환영” 윤덕민 주일본 대사 내정자는 한일관계와 북한 문제 등 외교안보 분야를 연구해온 학자로, 박근혜 정부 당시 차관급인 국립외교원 원장을 지냈다. 이에 앞서 국립외교원의 전신인 외교안보연구원에서 20여년간 교수로 재직했다.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석사학위,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어에 능통하며 지난 대선에서는 ‘외교브레인’으로 윤석열 캠프에서 외교안보 공약을 짜는 데 기여했다. 지난 4월에는 윤석열정부 방일대표단 일원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면담했다.윤 내정자는 한일 관계 개선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의 초대 주일대사로서 이를 이끌 책무를 지게 됐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달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도쿄에서 주최한 국제회의 ‘아시아의 미래’에 참석해,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한국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자발적인 일본 기업의 협력이 있다면 크게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미중관계 해박한 국제정치학자 정재호 주중국 대사 내정자는 미중관계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이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학사를 졸업해 국제정치전문가가 됐다는 이색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는 2002년부터 2003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했고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을 지냈다. 또 2007년부터 중국 인민대학 초빙교육을 거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대 중국연구소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산하 미중관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정 내정자는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 참여한 것을 천명한 상황에서 한중 관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책임을 지게 된다. 윤 대통령과는 서울 충암고 고교·대학 동창으로 잘 알려져 있다. ◇李정부 청와대 외교비서관 출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러 관계 역시 대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 대사로 부임하게 된 장호진 내정자는 동구과장과 주러시아 참사관 등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는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과 한러 수교 10주년 등을 경험한 이력이 있어 러시아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장 내정자는 이후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과 북미국장 등 요직을 거쳤고,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으로도 활동했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장 내정자를 ‘미국통’이자 ‘북핵통’으로 꼽기도 한다. 2010년에는 주캄보디아 대사를, 2012년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비서관을 지냈다. 또 박근혜 정부 때는 황교안 총리의 외교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이후에는 특별한 보직을 맡지 못하다 퇴직했다. 이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에는 윤석열 캠프에서 외교안보분야 자문을 해왔다.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으로 지난해 쓴 ‘잊혀진 수교 30주년, 한러 관계의 현주소’에서 한러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가스관 연결 사업을 남북러 3자 사업이 아닌 양자사업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대사 인선은 주재국에 대사가 대통령의 신임장을 제출한 후, 이에 대해 주재국이이 동의하는 ‘아그레망’이 완료된 후, 대통령이 임명절차를 걸치며 완료된다. 아울러 4강과 유엔 대사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다른 공관장 인선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준법경영 노력했다면 공정거래법 형벌은 감경될 수 있을까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 촉진’이 목적인 공정거래법에 부과된 과도한 형사제재가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원·검찰 등 법조계, 학계, 공정거래위원회가 모여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준법경영 활성화를 위한 공정거래 형벌제도 개선 방안’ 정책 세미나가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됐다.(사진 = 한국공정경쟁연합회)준법경영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CP)을 진정성 있게 운영한 기업에 공정거래법상 형벌을 감경할 수 있다는 원론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집행과정에서 적용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언급된 공정위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도입에 대해서는 학계는 물론 검찰에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CP 기업 형벌감경 가능하겠으나…法·檢 모두 ‘신중모드’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준법경영 활성화를 위한 공정거래 형벌제도 개선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는 CP 프로그램이 공정거래법상 형벌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두고 강우찬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와 고진원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각각 개인 의견을 냈다.CP란 공정거래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 스스로 자신들의 사업행위가 담합,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등을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지 검토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자주 언급되는 기업의 ‘자율규제’와 크게 맞닿아 있기도 하다. 강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을 형사처벌하려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업무에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는지’를 심리해야 한다”며 “이때 CP의 완비 여부와 실제 작동 여부는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고 이러한 점을 법인 책임뿐 아니라 양형에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준법경영 활성화를 위한 공정거래 형벌제도 개선 방안’ 정책 세미나가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됐다.(사진 = 한국공정경쟁연합회)다만 법원에서는 CP의 양형 반영에 관련한 실무 관행이 사실상 없다. 앞서 법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 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양형 반영 여부를 검토했으나 인정하지는 않았다. 또 해당 사건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형사재판이 아니었기에 직접적인 비교도 어렵다. 강 부장판사는 “얼마 전 화제가 됐으나 일회적 이벤트에 머물지 향후 법인 처벌과 관련 경향성을 가질지는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며 “영향 기준 반영 여부는 별도의 정책적 논의사항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고 부장검사는 미국·영국 등이 이미 CP 관련 사항을 검찰 결정에 반영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247조에 ‘검사는 각종 양형사유를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으나 현재로는 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불기소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의 기소재량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고, 다른 범죄에 대한 사건처리 균형을 고려할 때 기업의 준법경영 노력이 상당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기소하지 않기는 어렵다”며 “다만 범행의 경중, 수단, 방법, 결과 등 다른 양형 사유와 함께 기소유예 처분을 결정할 때 중요한 참작사유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의 CP 감경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없는 현재로서는 구형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CP를 고려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안했다.◇ 특사경 도입 반대의견 중론…범칙조사제도 역시 ‘갑론을박’앞서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잠시 언급됐던 공정위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도입에 대해서는 학계뿐 아니라 검찰 역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공정위는 검찰의 지휘를 받아 구속영장·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조사가 가능하지만, 재계에서는 검찰이 사건을 들여다보며 얻은 정보로 별건수사를 하거나 공정거래법 취지에서 벗어난 과한 형사처벌을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제수사권을 가진 특별사법경찰관제도가 도입되면, 공정거래‘처벌’법의 영역이 공정거래‘경제’법의 영역을 압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조사 방법을 선택함에 있어도 시장 상황에 대한 분석, 사업자와의 의사소통 등을 통한 임의조사 방법보다는, 손쉽게 증거확보가 가능한 압수·수색이라 는 강제수사의 영역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법성에 대한 실질 판단 노력보다는, 강제조사를 얻은 증거 위주로 범죄성립 여부만 지나치게 강조될 수도 있다고 봤다. 고 부장검사 역시 “특사경제도는 공정위에서도 반대의견이 많고 아직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 신중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가 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준법경영 활성화를 위한 공정거래 형벌제도 개선 방안’ 정책 세미나에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공정경쟁연합회)검찰에서 파견된 윤병준 공정위 법률자문관(부장검사)은 공정거래법상 형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공정위의 ‘행정조사’(임의조사) 그리고 검찰의 ‘형사조사’의 간극을 메우는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범칙조사제도’를 제안했다. 범칙조사란 행정기관이 법으로 규정된 특정 범칙혐의로 조사할 때 검사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다만 강우찬 부장판사는 범칙조사제도가 행정절차 일반에 수사기관의 조기개입 내지는 ‘편리한 별건 수사 방편’을 마련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대했다. ◇ ‘공정위 고발 관련 별도 심의’ 제안도…의무고발요청제 개선 요구 공정거래법 전속고발권(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사건에 대해서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을 가진 공정위가 고발 관련 심의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공정위는 과징금·시정명령 등 행정제재에 대한 심의와 고발 여부 심의를 동시에 하는데 이를 분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박성범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시간 제약하에 단순히 심사관 고발조치의견에 대한 피심인 의견을 청취하는 차원이 아니라 고발 여부 심의를 위한 별도의 사건번호 부여와 함께 독립적인 심의절차를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고발여부 결정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고발 이후 검찰 단계에서는 이뤄지는 강제수사 과정을 생각해보면 수긍이 갈만한 요구”라고 주장했다.학계에서도 이미 비판이 나오는 의무고발요청제를 재검토 할 때라는 의견도 많았다. 의무고발요청제란 검찰·중소벤처부·조달청·감사원 등 4개 기관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경우 공정위 자체 전속고발권 판단과는 관계없이 고발해야 하는 제도다. 박 변호사는 “현재 고발요청에 가장 적극적인 기관이 중기부다. 중기부도 (고발을 위한)절차적 규정이 있지만 현재 실무적으로 이뤄지는 제반 심의과정을 고려하면 위반 기업 등에게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되고 있는 지에 의문이 있다”며 “특히 공정위가 고발판단하지 않은 사건을 일정 기간이 흐른 후에 다른 기준을 적용해 의무고발요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 측면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부장검사 역시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수범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열 공정위 경쟁정책과장은 “중기부 등의 의무고발 요청과 관련해서는 고발절차나 요건 그리고 고발기한을 보다 세밀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무 고발 요청 기관과 협의해 MOU라든가 이런 형태로 해당 기관의 규정에 많은 (방어권 등의)절차가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한편 대검찰청과 한국공정경쟁연합회, 한국경쟁포럼이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권오승 전 공정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2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준법경영 활성화를 위한 공정거래 형벌제도 개선 방안’ 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이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 = 한국공정경쟁연합회)
- [여행] 구름 위 꽃밭 ‘노고단’, 야생화의 성지가 가다
- 지리산 노고단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노고단(전남 구례)=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노루귀·쥐오줌풀·미나리아재비·별꽃·벌깨덩굴·꿩의바람꽃·홀아비바람꽃·족두리풀·광대수염·애기괭이눈…. 신록 우거진 숲은 야생화들로 인해 한결 더 아름다워진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는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무수한 야생화들이 피고 진다. 그저 무심히 지나치면 잘 보이지도 않는 산꽃·들꽃이다. 최근 이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보고 또 눈을 맞추기 위해 산으로 들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보석 같은 이름 속에 우리 자연의 빛깔과 향기가 그대로 묻어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 노고단 정상에는 노고할매(늙은 시어머니)를 기리는 돌탑이 있다.◇성삼재휴게소 주차장에서 노고단까지지리산은 3개도 1개시 3개군 15개 읍·면에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수십 개가 넘는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부드럽게 펼쳐내는 산의 실루엣은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함과 따스함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 징, 담, 소 등이 계절별로 독특함을 보여주고, 지리산을 따라 남해로 이어지는 섬진강의 멋스러운 풍광도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더해 주는데 한몫 한다.지리산 노고단 정상으로 가는 길 양 옆으로는 진달래, 철쭉과 다양한 봄 야생화가 피어 있다. 지리산 정상 부근은 탐방예약제로 미리 예약한 인원만 들어갈 수 있다.지리산은 야생화 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야생화 종이 다양하기도 하거니와, 철마다 한꺼번에 무리지어 피고 지는 대표 종이 있어서다. 5월 중순 노고단 정상 부근은 봄 야생화들이 조금씩 자취를 감춰가면서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6월 중순부터는 여름 야생화가 피기 시작한다.지리산의 영봉인 노고단은 지리산에서도 야생화 군락지로 이름난 곳이다. 지리산 등반 코스 중 가장 완만하면서도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껏 느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종주나 등반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들머리는 지리산 등반 코스 중 하나인 전남 구례의 성삼재휴게소 주차장. 성삼재휴게소 주차장~노고단대피소~노고단 정상까지 7.4km의 왕복 길이다. 산행 초보자도 넉넉잡고 3~4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다. 덱 계단길로 된 빠른 길과 돌아가는 편안한 길이 있는데, 자신의 체력을 감안해 선택하면 된다. 성삼재는 2100년 전 마한의 한 부족이 달궁으로 피난을 와서 궁전을 세우고 성이 다른 세 명의 장군을 보내 남쪽 통로를 지키게 했다는 곳이다. 지금은 지리산 관통도로의 정상부로서 노고단 탐방과 종주산행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지리산 등반 코스 중 하나인 전남 구례의 성삼재휴게소 주차장에서 노고단 정상까지는 7.4km의 왕복 길이다. 산행 초보자도 넉넉잡고 3~4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다.등산화 끈을 조이며 야생화 탐방의 첫걸음을 뗀다. 종주에 나서는 사람들이 천왕봉 28.1km라고 적힌 이정표에서 기념 촬영을 한다. 여기서 노고단대피소까지는 약 2km. 길이 넓고 완만해 걷기 편하다. 매년 국립공원공단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보수했던 탐방로 겸 도로다. 길가에는 야생화 공간도 함께 조성돼 있어 중간중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노고단대피소에서 1시간 20여 분을 오르면 출입통제소가 나타난다. 출입통제소 입구에서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에 접속해 지리산 노고단 탐방예약을 한 후, 생성된 QR코드를 인증하고, 잘 만들어진 덱을 따라 20여 분 오르면 노고단 정상이다.지리산 성심재휴게소에서 노고단고개로 가는 길에서는 선교사 유적지도 만날 수 있다.◇털진달래, 참철쭉을 만나는 고산지대의 화원노고단 정상의 노고할매(늙은 시어머니)를 기리는 돌탑에 오른다. 무분별한 벌채와 야영, 군부대 주둔 등으로 황무지처럼 훼손됐던 곳에 씨앗을 뿌리고 흙을 덮고 붕대로 감은 후 탐방예약제를 한 지 30년 정도가 흘렀다. 이제 ‘구름 위 꽃밭’이라 불리는 노고단은 자연복원의 성지가 됐다. 자연의 복원력과 사람의 정성이 빚어낸 재창조물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천왕봉까지 종주능선과, 내려다보는 왕시루봉 능선, 그리고 섬진강과 구례평야까지 무수한 산과 구름이 장관이다.노고단 정상 일원은 ‘고산지대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의 보고다. 전국의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들이지만, 생태계 복원 작업이 없었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꽃들이다. 개체수가 점차 늘고 있다고 하니 꽃 하나하나가 귀할 수밖에 없다.지리산 노고단 가는 길에 만난 지리산 털진달래멀리서 찾아온 손님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일까. 노고단 정상은 날씨가 좋지 않아 운무가 낮게 깔려 있었다. 곧 비라도 쏟아질 것처럼 산 주위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안개까지 자욱해지며 어서 내려가라 재촉한다.그래도 정상부 일원에서 마주친 털진달래와 참철쭉은 중간중간 붉은 얼굴을 내밀며 반갑게 인사했다. 얼마 전까지 노고단 정상부를 붉게 물들였던 털진달래는 이제 지기 시작했다. 털진달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달래와 달리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고지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종이다. 잎에 털이 나 있어 털진달래로 불린다.지리산 노고단 정상가는길에 만난 참철쭉 5월 중순부터는 참철쭉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연분홍의 철쭉이 노고단을 물들일 것이다.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정상까지 드문드문 철쭉이 이어지다 노고단 고개에서 정상까지 약 750m 구간에 철쭉군락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 노랑제비꽃, 복주머니난, 참꽃마리, 동의나물꽃, 호랑버들도 드문드문 볼 수 있다. 모두 허리를 숙여 몸을 낮춰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다.노고단은 생태계도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 남은 숙제는 동물 종의 확대다. 동·식물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면 노고단의 자연은 태초의 모습을 되찾게 되리라는 것이 국립공원공단 직원의 설명이다. 한번 피폐해진 자연은 쉽사리 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노고단의 아름다운 풍경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교훈이다.지리산 노고단 정상 부근에서 만난 동의나물꽃◇여행메모△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는 5월부터 6월 초까지 지리산 아고산대 노고단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꽃길만 걷게 해줄게’를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국립공원 해설사의 인솔 아래 노고단 고개와 노고단 정상 간 탐방로에서 아고산대 야생화 촬영과 관찰, 지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들을 진행한다. 지난 7일과 8일 두차례 실시했고, 오는 21일과 22일, 6월 4일에도 진행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최대성 지리산전남탐방시설과장은 “노고단 일원의 야생화는 아고산대에서만 자라는 식물로, 저지대에서 쉽게 보기 힘든 소중한 자원”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몰랐던 지리산 노고단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지리산 노고단 철쭉이 이제 막 꽃몽우리를 피우려고 하고 있다. 노고단 철쭉군락은 5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한다.지리산 노고단 정상 부근에서 만난 야생화 ‘노랑제비꽃’지리산 노고단 정상 부근에서 만난 복주머니난
- 전장연, 지하철 막고 도로 점거…'출근길 시위 100일' 무엇 남겼나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생업을 위해 출근하는 일반 시민이 불편을 겪습니다.”(용산경찰서 경비과장)“우리는 평생 불편하게 살아왔습니다.”(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 한강대로 횡단보도 앞. 경찰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측이 대치하면서 서로 확성기와 마이크를 통해 주고받은 말이다. 전장연과 경찰 간 실랑이는 100일째 계속되고 있다. 전장연이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100일째 벌여온 투쟁은 여론 환기란 성과도 있지만, 이동권 예산 확보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일부 시민들의 반감을 사는 등 한계도 노출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신용산역 일대 도로에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기어서 지하철 탑승에 도로 점거…투쟁 강도 높이는 전장연전장연은 도로점거 시위 이틀째인 이날 오전 7시 50분쯤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방향 도로로 행진하던 중 횡단보도에서 멈춰 섰다. 휠체어를 탄 활동가 수십 명이 편도 7차로 중 2~3개 차로를 점거하자 일대 교통은 마비가 됐고, 일부 차량은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기도 했다. 도로 점거를 멈추고 자진해산을 하라는 경찰의 경고 방송에도 전장연은 15분간 시위를 이어갔다.이형숙 회장은 “100일간 지하철 선전전을 하며 장애인 권리예산을 보장하라고 외쳐왔지만 윤석열 정부는 추가경정 예산에 단 1원도 편성하지 않았다”며 “장애인 권리예산을 추경에 반영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은 ‘특별교통수단 운영’, ‘장애인 평생교육’, ‘탈시설 권리’, ‘하루 24시간 활동 지원’을 위한 국비 예산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와 회원들이 4월 21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100일간의 출근길 시위에 시민 반응은 갈린다. 일부 시민은 “오죽하면 저러겠느냐”며 공감을 보낸다. 직장인 김채은(26)씨는 “이런 방식이 아니라면 주목하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불편함을 주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겠느냐”며 “일부 불편이 생기더라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모(72)씨는 “나이 든 사람들은 대중교통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요구에 심정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다”며 “그들은 365일 불편함을 참고 사는데 지하철 조금 지연되는 것쯤은 참아줄 만하지 않겠냐”고 했다.반면 아르바이트를 위해 지하철로 오간다는 김유민(27)씨는 “시위 이유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전달 방식이 잘못됐다”며 “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니 장애인 문제 해결에 우호적이었던 사람들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생 김수정(22)씨는 “개선돼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지만 시위 때문에 불편함을 겪어보니 다른 방식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전장연이 지하철 출입문이 닫히지 않게 하는 방식, 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마비시키는 식의 시위 방법은 ‘비문명’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만, 우리보다 장애인 인권 보장을 중시하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20여 년 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휠체어 워리어’ 등이 차선 막고 교통을 마비시키는 등의 투쟁 방식으로 미국 장애복지법, 영국 장애인차별 금지법 등이 통과됐다. 이 나라들은 지금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장애인 권리 개선을 위해 투쟁 중이다.◇전장연 시위 방법 문명과 비문명 논란…“정부·정치권이 나서야”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촉구를 위해 오는 20일까지 매일 오전 7시 반부터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도로 행진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삭발투쟁과 오체투지 시위도 이어갈 방침이다.정부는 장애인의 요구를 인권 문제로 넓혀 접근하는 한편, 전장연은 시위 방식의 유연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장애인 단체도 인내를 갖고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게끔 운동의 유연성을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는 장애인 문제로 협소하게 접근하지 말고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만들어 이동권, 사회권, 인권의 문제로 넓혀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화려한 컴백'한 외교부OB…1차관 조현동 2차관 이도훈[프로필]
- 조현동(좌) 윤석열 정부 외교부 1차관 내정자, 이도훈(우) 윤석열 정부 외교부 2차관 내정자[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과거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와 ‘악연’을 맺었던 외교부 올드보이(OB)들이 외교부로 ‘화려한 컴백’을 하며 외교부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윤석열 당선인은 9일 차기 정부 외교부 1차관에 조현동(62)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한국투자진흥사무소 대표, 2차관에 이도훈(60)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각각 임명했다.조 1차관 내정자는 주미국 1등서기관, 북미 3과장, 주미국공사를 맡은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한미 동맹을 중요시하는 ‘동맹파’로 분류된다. 그는 2004년 사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알려지며 징계를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알려진 발언은 “영어도 못하고 미국에도 안 가본 사람들이 어떻게 대미 외교를 하겠느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 386들이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한미관계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등이다. 이는 외교부 내 ‘자주파’ 대 ‘동맹파’ 논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선임행정관에 발탁되면서 다시 한 번 승진 노선을 탄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외교기획단장, 기획조정실장 등도 역임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새로운 보직을 받지 못한 채 2여년간 대기 상태에서 2019년 명예퇴직했다.이 2차관 내정자 역시 3년 3개월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 정책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주도했지만, 아무런 보직도 받지 못하고 퇴직한 바 있다. 그 배경을 두고 외교가에 다양한 설왕설래가 오갔다. 이 후 이 본부장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 당선의 외교안보정책자문단으로 활동, 4강 외교·북핵정책에 관여했다.1985년 외무고시 19회로, 주유엔 참사관과 주이란 공사, 외교부 국제기구협력관과 노무현 정부 초기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2012~2014년엔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을 맡아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 관련 업무를 했다. 주세르비아 대사를 맡다가 2016년 9월 청와대 외교비서관에 임명, 박근혜 정부 마지막 외교비서관이 됐다. ◇조현동△1960년생 서울 △서울고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학 △1985년 외무고시 19회 △북미3과장 △주인도공사참사관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 △장관특별보좌관 △주미국 공사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기획조정실장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한국투자진흥사무소 대표◇이도훈△1962년 부산 △부산남고 △연세대 경제학과 △1985년 외무고시 19회 △국제기구협력관 △장관보좌관 △북핵외교기획단장 △주세르비아대사 △대통령비서실 외교비서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15년 째 ‘규제발목’…‘전금법 개정·샌드박스 내실화’ 한목소리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핀테크·금융기관·빅테크 등 3개 영역 간 빅블러(Big Blur,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로 표현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각 업권의 역동성과 경쟁력이 최고로 발휘된다면 금융소비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오늘 자리는 핀테크 아이디어가 서비스로 구현되고 사업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부딪힐 수 있는 모든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해 산업의 역동성을 회복시키는 데 그 의미가 있다.”(윤창현 국민의힘 의원)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핀테크의 역동성 회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회 모습. 이성현(왼쪽부터) 줌인터넷 대표이상, 이수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 강현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원장, 박영호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 파트너,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김지식 네이버파이낸셜 법무이사,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 (사진=황병서 기자)업계와 학계 등 핀테크 전문가들은 3일 핀테크 기업의 혁신·성과가 금융소비자들의 후생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대에 뒤쳐진 규제를 보완하고 다듬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서울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로 열린 ‘K-핀테크의 역동성 회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토론회에서다.핀테크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을 기점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비대면 금융 시대에 발맞춰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 △샌드박스 내실화 △스몰라이선스 도입을 주장했다.강현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지난 2007년 1월 시행한 전금법이 개정 없이 15년째 답보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그는 “새로운 형태의 핀테크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어 전금법 개정안 통과 여부가 올해 화두가 될 것”이라며 “지난 15년 사이에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등 기술변화와 발전이 있었지만 현재의 금융제도는 핀테크 산업과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현재 국내 핀테크 산업에 적용될 기본법은 없는 상태다. 여러 법률들이 핀테크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분산 적용하고 있으며 기존의 전금법은 핀테크 기본법으로서 효력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전금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로, 현행 7개로 세분화 한 업종을 △자금이체업(송금) △대금결제업(결제) △결제대행업(대행)으로 기능별로 통합·개편한 것이 특징이다. 또 새로운 전자금융업으로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을 신설함과 동시에 최소자본금 요건을 완화해 핀테크의 진입 장벽을 낮추려 하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또 금융당국이 지난 2019년 4월부터 시행한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이성현 줌인터넷 대표이사는 “지난해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비상장주식 정보 제공 및 거래 플랫폼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수요조사를 신청했다”며 “금융위원회의 불투명한 검토 절차로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로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해당 아이템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 중인 상황에서 사업 방향성 수립, 조직운영, 비용지출 등의 운영에 있어서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혁신금융서비스를 받은 업체들이 샌드박스 기간 이후에도 사업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스몰라이센스(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업무와 관련해서만 인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 도입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김지식 네이버파이낸셜 법무이사는 “금융업을 세분화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규제 샌드박스로 최대 5년 6개월 의 혁신금융 서비스를 테스트해볼 수 있다”면서도 “기간이 지나고 나서 인가를 받지 못하면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기업들은 종합적인 인가대신 세분화 한 인허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편 박주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 과장은 “국회가 속도를 내면 전금법 개정도 빨라지지 않겠느냐”며 “규제샌드박스는 4년간 서비스를 하고도 중단될 수도 있는 위험 때문에 1년 6개월 추가 연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간에 관련 규제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것도 마련돼 있는 상태”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