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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데믹 시대 전시회 효능 높이려면… DX(디지털 전환) 투자 늘려야"
- 한국 출품기업 초청 설명회를 위해 지난 14일 방한한 일본 최대 전시 전문 회사 ‘RX Japan(알엑스 재팬)’ 다나카 타케시 사장. 1999년 RX Japan에 입사한 그는 20년 만인 2019년 사장에 취임했다. / 이선우 기자[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비즈니스와 마케팅 수단으로서 전시회의 기능과 가치를 높이려면 ‘디지털 전환(DX)’은 필수입니다.”다나카 타케시 알엑스 재팬(RX Japan·RXJ) 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전시회가 이전처럼 오프라인 대면 방식으로 완전히 복귀한 것처럼 보이지만, DX의 필요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경험 수준이 올라간 상황에서 전시회가 기업과 바이어가 원하는 것 이상의 결과물을 제공하려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DX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시회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원격 전시, 화상상담 등 지난 3년간 축적한 디지털 경험과 노하우를 오프라인 행사에 적극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K컬처 효과’ 한국산 제품 수요 높아져RXJ는 일본 내 최대 전시 전문 회사다. 전 세계 22개 지역에 지사를 둔 세계 최대 전시회사 알엑스 글로벌(RX Global)의 일본 지사로 1986년 설립됐다. 일본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넵콘 재팬(NEPCON Japan)을 비롯해 생산·제조, 소재·부품, 건축, 패션, 식품, 농업, 부동산 등 38개 분야에 걸쳐 연간 개최하는 B2B(기업 간 거래) 전시회만 96개에 달한다. 타케시 사장은 최근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산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귀띔해 줬다. 그는 “올 3월 오사카 푸드테크 행사에 이어 4월 도쿄에서 열린 라이프 스타일 위크에서 한국 기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며 “이번에 서울에서 설명회를 열게 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XJ는 지난 1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컨벤션에서 기업 초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기업들이 RXJ 전시회에 참가해 원하는 비즈니스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사전에 필요한 시장정보와 마케팅 방법 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RXJ가 1995년부터 ‘출품기업을 위한 특별 세미나’ 타이틀로 일본 내에서 시작한 설명회를 한국에서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타케시 사장은 “연간 RXJ 전시회에 출품하는 한국 기업은 1000여개”라며 “최근 한국 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9년 게이오대 졸업 후 RXJ에 입사한 타케시 사장은 2019년 회사 설립자인 이시즈미 타다오 사장의 뒤를 이어 직원 370명을 이끄는 수장에 취임했다. 취임 후 채 반 년도 안 돼 닥친 코로나19 위기에서 그는 초보 사장 꼬리표를 무색케 만드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과시했다. 방역 규제로 집단 행사 개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대로 행사를 열고 심지어 신규 전시회까지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휴업 대신 전 직원 대상 원격근무를 시행한 RXJ는 지난 3년간 식품, 자동차, 농업 등 11개 전시회를 신규 론칭했다. “전시회를 강행 개최하려고 하자 영국 본사에서도 큰 우려를 나타내더군요. 아마도 현장 경험이 적은 전문 경영인이었다면 행사 개최를 바로 중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전시회 현장에서 활동한 전시인으로서 전시회가 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대체불가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점을 알릴려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개최를 강행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다나카 타케시 RX Japan 사장은 지난 1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컨벤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전시회는 모든 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대체불가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전시회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 이선우 기자◇DX에 투입되는 시간, 비용보다 장점 주목해야규정상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다케시 사장은 말했다. 팬데믹 기간 중 연 행사들이 반 토막 나면서 떠안은 손실도 모두 만회한 상태라고 했다. 코로나19 이전 기준 전시회 숫자와 규모 등을 감안한 업계 추산 RXJ의 연 매출 규모는 2500억~30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3회째 열린 오사카 푸드테크 전시회는 지난해 50개를 웃돌던 출품기업이 210개로 급증했다”며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영업·마케팅을 이어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결과적으로는 RXJ 전시회의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타케시 사장은 빠른 회복력의 동인으로 다양한 DX 시도와 투자를 꼽았다. RXJ는 국경 폐쇄로 출품이 어려워진 해외 기업을 위해 제품을 받아 부스 운영을 대신해 주고, 상담은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와 아바타 로봇으로 불리는 텔레프레전스 기기를 이용해 화상으로 진행하는 리모트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 제공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액 RXJ가 부담했다. 타케시 사장은 DX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보다 장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디지털 시스템과 서비스 도입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 방식에선 불가능했던 새로운 정보와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얻는 기업과 바이어의 관심사, 동선, 상담 이력 등 데이터는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신규 행사 개발 등에 유용한 소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모든 행사에 자체 개발한 DX 플랫폼을 도입해 디지털 전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다나카 타케시 사장은…△오사카 출신 △게이오 기주쿠대학 졸업 △1999년 RXJ(RX Japan) 입사 △제1사업본부장(2013~2016년) △상무이사(2017~2018) △전무이사(2019년) △RXJ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일본전시회협회 부회장
- 2차전지 폭주 더해 실적까지 '암울'…대장주서 밀려나는 바이오株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에코프로 형제 등 2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지속하며 코스닥 대장주인 바이오 업종의 입지는 쪼그라들고 있다. 게다가 2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까지 예상되자 하반기에도 수주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2차전지주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더 멀어지고 있다.◇코스닥, 시총 1·2위 2차전지株 점령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3만5000원(10.74%) 급등한 3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에코프로비엠(247540) 시가총액은 35조3063억원을 기록하며 이달 초(25조7706억원) 대비 9조5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기아(000270)(34조5758억원)를 넘어서는 규모다. 전날 주당 100만원을 훌쩍 넘어 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086520)(29조7431억원)와 엘앤에프(066970)(10조1109억원) 등 3사 시가총액을 합치면 75조1603억원에 달한다. 한때 에코프로비엠과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뤘던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10조5090억원을 기록하며 시총 4위 앨엔에프에 추격당할 처지에 놓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그룹 창업주 서정진 회장이 2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며 올 초 8조원대까지 추락한 시총이 12조원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가 내림세를 타면서 10조원대로 내려앉았다. 3월 하순 시총이 3조6000억원에 달했던 셀트리온제약(068760) 역시 3조2000억원대에 턱걸이하고 있다.최근 에코프로를 선봉장으로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시장 주도권이 2차전지주로 기울고 있다. 코스닥 시총 1, 2위 자리를 모두 2차전지 종목이 독식하며 연초 바이오 종목과 양분했던 구도가 깨진 것이다. 코스닥 내 시가총액 비중도 뒤바뀔 조짐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바이오, 2차전지 업종이 코스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5%, 20.4%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바이오와 2차전지 비중은 각각 26.1%, 10%로 큰 차이를 보였으나 1년 새 0.1%포인트(p) 수준까지 좁혀지며 대장주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바이오株, 실적 기대도 낮아져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투자 매력이 낮은 요인은 지속 가능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데다가 높은 밸류에이션 지표에 대한 부담감, 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바이오주의 대장주 사수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휴젤 등 주요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어 주가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 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04억원, 563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 달 전보다 5%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SK증권은 10만원에서 9만4000원으로 내렸다.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13일 계열사 합병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며 주가가 반등했지만, 증권가에서는 미국에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의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를 고려해 목표가 조정에 나섰다. 휴젤 역시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31억원으로, 한 달 새 5% 가까이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한지영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발 호재, 기술적 주가 모멘텀, 코스닥 내 수급 쏠림 등에 힘입어 코스닥 내 2차전지주의 시총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그간 대장주 역할은 바이오 업종이 담당했으나 현재는 2차전지 업종이 이를 추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 보건의료노조 19년만에 파업…대란 없었지만 지방 곳곳 '혼선'
- [이데일리 이지현 김범준 이영민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서울 수도권에서는 우려했던 대규모 진료 차질이나 수술 지연은 없었다. 이른바 ‘서울 빅 5’로 불리는 서울대병원과 아산·삼성·세브란스 등은 파업 대상에서 제외됐고 일부 병원에선 막판협상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파업 참여 인원이 최소화돼서다. 다만, 부산과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현장 공백이 발생했다. 13일 경기 고양 일산에 위치한 국립암센터는 파업으로 모든 수술을 취소할 예정이었지만, 경영진과 노조의 극적 합의를 통해 파업에 최소인원만 참여하기로 하면서 차질 없이 진료를 이어갔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총파업 대회 1일차인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가 정상 진료를 하는 가운데 병동 내부 진료·검진실들이 한산한 모습이다.(사진=김범준 기자)이날 오전 8시 국립암센터 진료 시작과 함께 본관 1·2층과 신관 1·3층에 각각 마련된 수납·예약·수속 창구들은 대부분 열려 있고 직원들이 제자리를 지키며 업무를 봤다. 60대 남성 전모씨는 “정상적으로 검사 예약하고 받으러 왔다”면서 “접수 과정에서 딱히 불편한 건 없었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김모씨도 “오늘 진료를 본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평소와 달리 사람들이 없어 빠르다”고 말했다. 한성일 보건의료노조 국립암센터지부장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총파업 참여 인력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노조와의 협상이 결렬된 상태지만, 진료차질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조합원이 800명대지만 실제 파업에 참가한 이들은 300명대”라며 “일반직군에 있던 이들을 현장으로 돌리며 큰 차질이 없이 진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지방의 상황은 달랐다. 부산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본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직원 3500여명중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필수 유지인력 10%를 제외하고는 80% 이상이 이날 파업에 동참한 상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와 산모를 제외하고 일반병동에 있는 환자 700여명은 파업에 대비해 전날까지 모두 퇴원시켰고, 현재 퇴원이 어려운 환자만 100여명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9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한 충남대병원은 14일까지 잡혀 있는 외래 진료와 수술을 연기했다.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경증인 입원 환자들에게는 퇴원하라고 안내하면서 곳곳에서 혼선이 벌어졌다. 몇몇 환자는 먼 곳에서 진료를 보러 왔는데 헛걸음을 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보건의료노조가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상경투쟁을 위한 사전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치료사, 요양보호사 등 보건의료분야 종사자가 속한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보건의료노조 산하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의료기관)은 인력과 공공의료 확충 등을 주장하며 기약없는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는 추최 측 추산 2만여명, 경찰 추산 1만700여명이 집결했다.이들의 요구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 5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의사인력 확충 △코로나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코로나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 등 7가지다. 특히 다른 나라처럼 환자안전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위해 현재 간호사 1명당 20~30명에 이르는 환자수를 5명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기 위해 임금인상도 주장하고 있다.나순자 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 진료를 본 의료기관에 대해 손실보상으로 수조원을 지원했지만, 현장 노동자에게 보상으로 돌아온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반면 정부는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협상 당사자는 사용자이지 정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절차를 밟아서 파업을 진행 중이지만, (노조가) 발표하고 발언하는 것을 보면 파업의 권한 범위를 벗어난다”며 “이 부분이 정당한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업무복귀 명령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 ‘피프티 피프티’ 사태로 소환된 이 단어…"바이아웃이 뭔가요"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아이돌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화제다. 대형 기획사도 힘든데, 중소 기획사 아이돌 그룹이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는 것을 두고 연예계에서는 ‘기적’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예상대로라면 미국 유명 토크쇼도 출연하고, LA나 런던에서 열리는 공연도 나서는 등 탄탄대로를 걸어야 정상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급기야 소속사와 프로듀서, 멤버들이 각자의 상황을 주장하면서 법적 소송을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가 지난 4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가 부른 ‘큐피드’는 틱톡 등을 중심으로 유행을 타면서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대형 음반사 워너뮤직과 유통 계약을 맺는 등 세계 진출까지 꾀하며 ‘중소돌(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기적’으로 불렸다. 적어도 지난 4월까지는 그랬다. 최근 상황은 이렇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소속사인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쉽게 말해 ‘계약을 파기하자’는 것이다. 소속사가 정산자료 제공 의무를 위반했고, 앨범 활동의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하거나 지원하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게 골자다. 데뷔 이후 지난 4월까지 받은 수익이 한 푼도 없었고, 소속사의 자금 사용도 투명하지 않은 것 같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소속사 측은 “매출액은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이 아니라 시간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외주업체의 실수도 있었다”며 “기한 내에 바로잡아 제출했기 때문에 정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이와 별개로 소속사 어트랙트와 피프티 피프티가 부른 ‘큐피드’ 프로듀서 안성일 대표가 이끄는 더기버스 간 공방도 진행 중이다. 어트랙트는 안성일 대표 측이 소속사 모르게 200억원 규모의 매각 계약을 추진했고, ‘큐피드’ 저작권도 자기 앞으로 양도받았다고 주장하며 안 대표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안 대표 측은 이를 두고 “허위 사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기버스는 “큐피드 저작권은 더기버스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작가들과의 논의 끝에 권리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대금을 지급하고 보유한 권리”라고 주장했다.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단어 하나가 나온다. 자본시장이나 축구 이적 시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바이아웃’(경영권·소유권 인수)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3일 어트랙트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전홍준 대표는 워너뮤직코리아 윤 모 전무로부터 “안성일 대표에게 바이아웃을 하는 걸로 200억원 제안을 드린 게 있다”라는 말을 듣는다. 이에 전홍준 대표가 “바이아웃이 뭐냐”고 묻자 윤모 전무는 “보통 표현으로 아이들을 다 인수하고 이런 식으로 말씀을 드린 거”라고 답하는 게 나온다. 구체적인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정황상 피프티 피프티를 워너뮤직 산하로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건넨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제안한 금액이 200억원인 셈이다. 이 금액이 타당했는지, 아니었는지를 떠나 소속사 대표가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바이아웃 의미를 물었다는 것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단단히 꼬였는지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다. 이번 사태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법적 공방 이후 양측의 법률대리인들이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요점은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였다. 근거 없는 비난에 (멤버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잘 마무리하고 재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흔히 아이돌그룹이 인기를 얻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할 확률’이라고들 한다. 빌보드 차트에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아무리 치밀한 준비를 했더라도 ‘기적’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정도로 잡기도 어렵고 오지도 않는 기회다. 피프티 피프티 입장에서는 태어나서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가 열렸지만, 켜켜이 쌓인 문제가 터지며 활동은커녕 기존에 잡힌 스케줄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인기를 얻기 시작한 미국과 영국 공연 일정도 취소가 유력한 상황이다. 안타깝지만 이번 사태가 어느 한 쪽이 원하는 결과로 귀결되고 이후 복귀를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관심을 얻을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게 어렵듯, 두 번 통과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수년간 인기와 기반을 다지며 피프티 피프티를 지지해줄 팬덤이 없는 신인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인기를 얻을 찰라에 일어난 내홍에 안타까움이 느껴진다는 평도 많다. BTS(방탄소년단)와 같은 중소돌의 기적이 또 나오나 하던 기대감이 법적 공방으로 빛을 잃어가는 것을 보면서 ‘기회’는 무엇이고, ‘성공’이라는 건 또 무엇일까 질문을 던져본다. 법률 대리인들의 말이 맞다면 ‘멤버들은 잘못이 없다’는데, 이 사태를 만든 일부 어른들의 탐욕의 끝은 또 어딘가 물어보는 어느 날이다.
- 스레드, 하루만에 가입자 3000만명↑…트위터 “기밀 훔쳐” 딴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가 트위터 대항마로 내놓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스레드’가 출시 초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자, 트위터가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딴지를 걸고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왼쪽)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스레드는 출시 16시간 만에 가입자가 3000만명을 돌파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빌 게이츠(6290만명), 샤키라(5380만명), 엘런 드제너러스(7540만명), 제니퍼 로페즈(4490만명), 오프라 윈프리(4220만명) 등 트위터에서 대규모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인사들도 상당수가 스레드에 가입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트위터는 ‘지식재산 불법 도용’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트위터 변호인은 이날 메타에 서한을 보내 “메타는 영업 비밀 등에 접근할 수 있는 전직 트위터 직원 수십명을 고용해 스레드 개발을 맡겼다”며 “트위터는 지식재산권을 엄격히 행사할 계획이며, 메타가 트위터 영업 비밀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스레드의 인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독불장군식 경영 방침에 실망한 트위터 사용자가 대거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유료 서비스 확대, 열람 가능한 트윗 개수 제한, 먹통 현상 등에 불만을 품은 수많은 트위터 사용자가 플랫폼을 떠났다. 이른바 ‘트위터 난민’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머스크의 ‘주먹다짐’ 예고 등 노이즈 마케팅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도 스레드가 인기를 얻는 데 한몫 거들었다는 평가다. 스레드는 다른 신생기업들과 달리 출시 초반 이용자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저커버그가 만들었다는 ‘이름값’도 있지만, 인스타그램과 연동돼 복잡한 가입절차 없이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스레드가 트위터 난민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메타가 경쟁사인 스냅챗과 틱톡의 서비스를 각각 모방한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릴스’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WSJ은 스레드가 트위터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것인지, 특히 트위터에서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끌어올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트위터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3억 6370만명으로 추산된다. 모닝스타 리서치 서비스의 알리 모가라비 수석 애널리스트도 “트위터 사용자들이 플랫폼에 계속 머물면서 스레드도 함께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스레드를 써보고 다시 트위터로 복귀할 것인지 등은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스레드 이용자를 추정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트위터 로고(왼쪽)와 스레드 로고. (사진=AFP)스레드의 인기가 계속되면 상당수 광고주들이 트위터에 대한 지출을 줄이거나 아예 스레드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대행사 스패로의 설립자이자 CEO인 몰리 로페즈는 WSJ에 “(광고주 입장에서) 트위터가 갖지 못한 스레드의 강력함은 하룻밤 사이에 가입한 3000만명에 대해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등을 통해 (광고주들이) 스레드 사용자들에 대해 이미 꽤 많이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저커버그는 당분간은 사용자 참여 개발에 집중하며 수익창출 기능은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커버그는 2012년 1월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트위터에 게시물을 남겨 관심을 끌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은 적지 않고 진짜와 가짜 스파이더맨이 마주 보고 손가락질하고 있는 이미지를 게재했다. 이를 두고 머스크를 도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또 이날 오전 스레드에 아이와 놀고 있는 사진과 함께 “스레드의 기본 기능과 관련해 많은 작업을 했다”고 적었다.WSJ은 “트윗 열람 제한에 대한 불만이 커지자 저커버그는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공격적으로 스레드를 출시했고, 머스크는 수세에 몰렸다”며 “스레드는 광고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동시에 트위터로부터 분노를 사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