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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퉁·갑질 논란에 국감서 혼쭐 난 유통·중기 CEO[2023 국감]
- [이데일리 이후섭 함지현 기자] 유통·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본사 갑질 및 불공정행위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가맹점이나 협력업체 등을 쥐어짜는 행위를 강하게 질책하면서 관련 실태조사 및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중국산 짝퉁제품에 대한 대책 마련도 요구됐다.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왼쪽)와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한국 대표이사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구본학 쿠쿠홀딩스(192400) 대표, 강희철 천재교육 대표 등 유통업계 및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는 국감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쿠쿠전자·버거킹, 갑질 논란…“실태조사 및 규제 필요”쿠쿠전자는 점주협의회에 가입한 점주들 중 총 16곳이 계약 해지를 당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사가 계약 갱신을 거절한 사유로 평가가 낮다는 점을 들었는데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느냐”며 “오히려 점수가 더 낮은 곳은 계약이 갱신된 곳이 있다. 묘하게 점주협의회 가입 대리점들과 계약 갱신을 해지한 곳이 일치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구 대표는 대리점주들에 대한 보복성 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도 평가 순위가 낮은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한 사례가 있었다”며 “원래 계약 갱신 거부 통보를 60일 전에 해야 함에도 115일 전에 통보하고 문제 사항에 대해 협의했다. 점주협의회에 소속된 점주 중에도 잘 협의가 돼서 갱신된 곳이 있고, (갱신이 되지 않은 곳 중) 두 곳은 점주협의회 소속도 아니다”고 해명했다.계약 갱신이 거부된 대리점들이 법원에 지위보전 가처분신청을 냈음에도 기각된 것을 두고도 설전이 이어졌다.버거킹 운영사 BKR의 가맹점에 대한 갑질 및 수수료 갈등 문제도 짚었다. 이날 이동형 BKR 대표는 코로나 감염으로 국감장에는 출석하지 못했다. 참고인으로 자리한 문장헌 버거킹 가맹점주협의회장은 “버거킹 미국의 경우에는 로열티, 광고비를 합친 수수료가 8.5% 수준이지만 한국에서는 로열티에 광고비, 물류배송비 등까지 포함해 17.8% 정도를 수취하고 있다”며 “현재 월평균 9000만원 정도의 가맹점 매출을 기준으로 산출하면 지난달 약 885만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폐점 업체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성토했다.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재무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가맹점을 쥐어짜고 있다”며 “특히 외식업에서의 사태가 심각해 관련된 실태조사와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천재교육은 대리점에 ‘밀어내기’ 의혹이 나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천재교육은 2019년까지 약정서에 판매 목표 조항이 있었다”며 “뿐만 아니라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도서 공급가를 올리고 심한 경우 연중 계약 해지를 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료로 배포하던 견본 영어자습서를 돈을 받고 넘기고, 판촉물도 총판이 부담하도록 했다”며 “심지어 최대주주 최용준 창업주의 아들인 최정민 천재교육 회장이 보유한 천재교과서의 판매를 독려하고 영업까지 시켰다”고 지적했다.이에 강희철 천재교육 대표이사는 “현재는 약정서에 판매 목표조항이 없다”며 “교사용 견본은 과거 무한정 공급을 했었지만, 지금은 원가 이하의 적은 금액을 받고 공급하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민원을 낸 총판과 미리 만나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일부 교제의 경우 편의를 위해 전년도 판매부수를 제공하지만, 총판에 부담이 된다면 원하는 경우에만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 대해서는 “교과서가 많이 사용되면 관련 교제의 판매도 늘어난다”면서도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 추후 설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中 짝퉁제품도 도마 올라…알리익스프레스 “구체적 방안 마련”중국산 짝퉁제품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짝퉁제품으로 국내 기업이 연간 22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 브랜드를 도용한 중국산 짝퉁 상품 급증의 원인은 방치에 가까운 알리 익스프레스의 무관심이 큰 원인”이라며 “여러 K패션 브랜드 뿐만 아니라 갤럭시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까지 종류와 상관없이 짝퉁제품이 판을 치고 있다. 심지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국회의원 배지와 경찰 배지도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알리익스프레스 측은 국내 전체거래량 대비 가품으로 인한 이의제기 건은 0.015%에 불과하고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3가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 측의 데이터를 믿을 수 없고 이러한 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어 다시 한번 시스템을 점검하라는 질책이 쏟아졌다.강 의원은 “가품은 공정경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법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자상거래법 상 임시중지 명령을 검토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계속된 질책에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한국 대표이사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더 많은 기술, 인력 자원을 투입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국감이 끝난 후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답변하겠다”고 말했다.CJ올리브영의 경우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으로 최대 6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J올리브영의 위법행위에 대한 공정위 심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3.0의 점수를 받아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평가됐다. 관련 매출액 약 10조원을 기준으로 추정한 과징금 부과액은 최대 6000억원 수준(부과기준율 3.5%~6.0%)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독점적 사업자의 지위에서 자신과 거래하는 중소협력업체들에게 다른 경쟁업체와 거래하지 말 것을 강요하는 행위는 자유시장경제에서 없어져야 할 갑질행위”라며 “CJ올리브영가 공정위 조사 이후 ‘확인서’라는 이름으로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탄원서를 강요하고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 "5차 중동전쟁 가능성 낮지만 장기화 불가피…당장엔 경제충격 제한적"
- [이데일리 이소현 이명철 방성훈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국제사회의 셈법이 복잡하다. 무력 충돌의 범위가 넓어지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신(新) 중동전쟁으로 확전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문제로 전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동 지역 정세의 불안은 50년간 되풀이된 과정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적고, 이에 따라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론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교수,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사진=본인 제공)◇“5차 중동전쟁 가능성 낮아…이란 직접 참전 불가능”전문가들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50년 만의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도 가담하면서 일촉즉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과거처럼 이스라엘과 아랍 전역 대결구도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주변국들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안에서 벌어지는 일로 제한하고 싶은 게 속내”라며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에서 지지성명이 나오긴 했지만, 다수의 의견이라기보다 이란과 가까운 정파에서 내놓은 메시지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배후로 지목된 이란의 직접 참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는 “이란이 그간 하마스나 헤즈볼라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해왔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해 왔기에 이들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은 자명하다”면서도 “이란이 주도적으로 전쟁에 참전해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일축했다. 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교수도 “레바논 헤즈볼라 외에는 다른 주변국이나 이란이 직접적으로 전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지금 이 시점에 기습 공격을 한 주요 배경으로는 이스라엘과 아랍 이슬람권의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간의 관계 정상화를 불편해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번 기습 공격으로 하마스가 미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 움직임의 판을 흔들었다고 보는 것이다. 성 교수는 “이스라엘이 (사우디와) 열심히 관계 정상화를 하고 있었는데 상당한 진척이 있었고 기본 틀이 만들어졌다”며 “이게 실제로 체결되면 하마스에도 안 좋고 이란에도 안 좋아 (중동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권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은 “미국과 사우디 관계는 (이번 충돌로)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며 “앞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당분간 유가 오르겠지만…경제 충격은 제한적”무엇보다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이 더 커진다면 산유국들이 모여 있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돼 국제유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 경제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본다”며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유가 5~10%만 올라가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 교수는 “지정학적으로 전운이 감돌고 불안감 올라가면 심리적으로 투자수요 위축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5차 중동전쟁 수준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낮기에 우리에게 미치는 경제 여파도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성 교수는 “미국과 이란 간의 대리전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많이 하고 있기에 심리적 불안으로 출렁이는 것”이라며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에 단기간에 유가는 출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소장은 “해당 지역에서만 충돌이 국한되면 전 세계 공급망이나 유가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유가가 충돌 하루 만에 4% 올랐지만 크게 오른 것은 아니고 주식시장도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오르고 있어 경제적 충격 여파는 크게 번질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 생산국인 러시아와 달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주요 산유국이 아닌 점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치는 여파가 다를 것으로 분석하는 이유다. 이 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에너지 생산국이라 미치는 영향이 컸지만,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중심이며, 팔레스타인은 특별히 생산하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보복을 하마스 이상으로 이란 등에 공격을 감행한다면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지켜볼 부분”이라고 덧붙였다.◇“바이든 외교 정책 실패…美 내년 대선서 악재”이번 충돌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교 실패’라는 지적도 나오며, 향후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 교수는 “바이든의 외교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에선 국내 정치·경제 이슈가 훨씬 더 중요하기에 대외정책은 가중치가 실리지 않는다고 보는 게 정설이지만, 이번 충돌은 드라마틱하고 더구나 이스라엘 문제”라며 “트럼프가 자꾸 이야기를 꺼내면서 각을 세우고 있어 미 대선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 교수는 “4년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아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바이든에게도 책임이 어느 정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도 “바이든의 외교정책은 어느 한 쪽도 편들지 않아 트럼프 때와 달리 줄다리기 형태이다 보니 어느 한 쪽도 만족하지 못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도 패색이 짙다는 얘기가 나오고 이란에 대한 자금 동결 해제와 이번에 이스라엘 문제도 얽혀 바이든의 외교정책 실패로 드러나고 대선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부 혼란 영향 탓…인질이 변수”이스라엘의 내부적 혼란이 외부 정쟁을 불러왔다는 의견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사법개혁 등으로 심각한 정쟁에 휩싸인 상황이 하마스가 등 뒤로 비수를 꽂기에 매우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교수는 “하마스가 공격 타이밍를 잡을 때 이스라엘 내부 혼란은 매우 좋은 기회였을 것”이라며 “이번 공격은 극우인 네타냐후의 장기집권과 초강경 압박 정책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전쟁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 인질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 교수는 “하마스가 민간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데 이를 다 포기하고 하마스와 충돌하는 작전은 이스라엘에 부담”이라며 “인질을 하나하나 구출하는 협상을 하든, 봉쇄하든 해야 할 텐데 그런 측면에서 인질 문제 때문에 더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보는데 몇 달 이상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이란 후원받는 헤즈볼라도 참전…미국-이란 대리전으로 확산하나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강대강’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이 전쟁 공식 선포로 대응하면서 중동의 안보 위협이 한층 거세진 것이다. 기습 공격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측 충돌이 지속되면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으로 이어지고 세계 경제와 안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사회의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구조대원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 잔해 아래에서 들것에 실린 사상자를 옮기고 있다.(사진=로이터)◇ 무력 충돌 사흘째…이스라엘·가자 사망자 1100명 넘어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전이 이어지며 양측 사망자가 1100명, 부상자는 2100명을 넘어섰다. 이번 충돌로 사상 최대 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 700명 이상이 죽고, 1200여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 다수가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커스 중령은 “한 번에 이처럼 많은 이스라엘 국민이 살해된 적은 이전에 없었다”면서 “9·11 테러와 진주만 공습을 하나로 합친 것과 같다”고 말했다.사흘째 이어진 교전에 인명피해는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 반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집계된 사망자는 413명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피해 가자지구 주민 12만300여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발표했다.무력 충돌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루 이틀 안에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앞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다음 날인 8일 “악의 도시에서 하마스가 있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주변 7~8곳에서 하마스와 교전에 돌입했다. 또 다른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와 관련된 가자지구 내 표적 500여곳 이상에 포격을 가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휘부 7곳, 이슬라믹 지하드 지휘부 1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는 사이렌이 울리는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수색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민간인 피해 직격…인질·수감자 맞교환 요구하마스의 공격 후 처참한 전쟁의 모습은 소셜미디어(SNS)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 무장 괴한들이 참가자들을 납치하거나 관중이 총격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들이 올라왔다. 특히 하마스 대원들이 한 트럭 짐칸에 나체의 여성을 싣고 가자지구의 시가지를 행진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이들은 나체의 여성의 몸 위에 걸터앉았으며, 트럭 주위를 에워싼 군중 가운데 일부는 이 여성을 향해 침을 뱉기도 했다. 영상 속 해당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였고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국인들도 숨지거나 실종되고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미국 국적자가 1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고 영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네팔 등 여러 국가에서 희생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인질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마스는 전날 이번 공격으로 10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 인질을 가자지구에 붙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도 30명 이상의 이스라엘인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 미국 국적자를 포함한 외국인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방해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인질을 ‘인간 방패’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들은 수감된 팔레스타인(4500명 추정)과 인질 간 맞교환을 내비치고 있다.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발사된 후 한 응급 요원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이란 배후 정황…5차 중동전쟁 발발 하나이번 기습 공격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지원했다는 정황도 제기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공격에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도왔으며,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을 승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온 상황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니 아랍권의 화해가 이뤄지면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는 입지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그간 예민한 반응을 보여온 이란의 이해관계에도 맞기에 하마스의 공격 배후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미국은 이란 배후설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지만, 오랜 기간 하마스를 지원해왔다고도 설명했다. 이란도 하마스의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 돔’이 뚫리는 등 피해가 커진 것은 기습이었기 때문이며, 되려 이스라엘 안보기구가 저지른 ‘사상 최악의 실패’라고 지적했다.아울러 이번 충돌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는 8일 레바논과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농장에 로켓과 박격포를 쏴 하마스 공격에 동참했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보복 포격을 가했다.한편 이스라엘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초긴장 상태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텔아비브 노선을 주 3회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을 운항 중단한 상태다. 다만 대한항공은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 귀국 지원을 위한 항공기를 10일 오전 보낼 계획이다. 이후 항공편 운항 여부는 10일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직원 안전 등 현지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도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 에어비앤비, 보복여행 수요 끝났다…성장·수익성 ‘빨간불’ (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대 급락세로 마감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주 20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데 이어 연간수익률 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2% 가까운 급락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인사들의 매파 발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경제지표도 견고하게 나오면서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8%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증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장중 20.0을 돌파하며 5월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스엔드 프라이빗 헬스의 알렉스 맥그랙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채 수익률 상승이 증시에 큰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러한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공개된 8월 구인이직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892만건은 물론 시장 예상치 880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최근 증시 조정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레드 알저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 댄 청은 “S&P500이 지난해 3500선에서 거래됐을 때 이미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7개월 상승 후 2개월 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강한 경제를 보고 있다”며 “지금은 새로운 강세장의 한 가운데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일라이릴리(LLY, 525.19, -2.4%)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 주가가 2% 넘게 하락했다.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인수합병(M&A) 소식이 부정적 뉴스로 해석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일라이릴리는 암치료제 개발 기업 포인트바이오파마(PNT, 12.36, 84.9%)를 14억달러(주당 12.5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포인트바이오파마의 전일 종가가 6.685달러였던 것을 고려할 때 87%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포인트바이오파마 주가는 85% 폭등했다. 포인트바이오파마는 방사성 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4분기 중 전립선암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바백스(NVAX, 7.67, 8.2%) 전염병 예방용 백신 개발 기업 노바백스 주가가 8% 넘게 급등했다. 이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노바백스의 새로운 코로나19 백신을 12세 이상 사람들에게 긴급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번 백신은 오미크론 변종 XBB.1.5를 표적으로 한다. 앞서 모더나와 화이자도 FDA로부터 관련 백신을 승인 받은 바 있다. 다만 모더나와 화이자는 RNA 기반 백신인 반면 노바백스는 단백질 기반의 백신이다. 새로운 백신은 질병통제예방센터로부터 권고 승인을 받아야 시판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즉시 권고 승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비앤비(ABNB, 127.73, -6.5%)숙박시설 공유 플랫폼 운영 기업 에어비앤비 주가가 7% 가까운 급락세를 기록했다. 성장성 및 수익성 약화 가능성이 제기된 여파다. 이날 키방크의 저스틴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에어비앤비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확대’에서 ‘업종 비중’으로 하향 조정했다. 저스틴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엔데믹 후 보복여행 수요 등으로 에어비앤비가 수혜를 누렸지만 점차 정상화되면서 여행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마진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달 뉴욕시가 단기숙박공유 규제안을 시행한 것과 관련해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욕시는 단기 숙박시설 공유쪽으로 공급이 몰리면서 실거주자를 위한 주택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며 규제에 나섰다. ◇맥코믹(MKC, 68.40, -8.5%) 세계 최대 향신료·조미료 제조 기업 맥코믹 주가가 9% 가까이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에 못미치면서 실망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맥코믹은 이날 2023회계연도 3분기(6~8월)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5.6% 증가한 16억8000만달러로 시장예상치 17억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5.8% 감소한 0.65달러를 기록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회사 측은 “중국의 느린 경기 회복과 러시아에서의 일부 사업 철수, 저마진 사업 중단 등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국 종목 이야기를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든 국내 주식이든 변동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히 모든 투자에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데일리 유재희 기자가 서학 개미들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매주 월~금 오전 7시40분 유튜브 라이브로 찾아가는 이유 누나의 ‘이유TV’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美, ‘팬데믹 초과저축’ 연말 고갈될 듯…소비 위축 우려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쌓였던 ‘초과저축’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소비가 둔화해 미 경제의 연착륙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강력한 노동시장 및 이에 따른 임금 상승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미국 뉴욕 시민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맨해튼에 위치한 매장에서 쇼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아직 지출되지 않은 세후 소득 및 저축액을 모두 합산해 초과저축을 추산한 결과, 올해 2분기 약 19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초과저축은 2021년 8월 2조 1000억달러로 최고액을 찍은 뒤 지난해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빠르면 이번 분기에 고갈될 수 있는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연말에는 초과저축이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에 따른 개인 저축률은 올해 들어 평균 4.3%를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개인 저축률은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월 미 정부의 현금 지원 등에 힘입어 33.8%로 급등했고, 봉쇄조치가 지속됐던 2021년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보복소비가 본격화하면서 3.5%로 급락했고 올해 소폭 반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 가계의 자산과 부채 변화를 토대로 대차대조표상 저축 및 기타 현금성 자산을 측정한 또다른 분석에서는 올해 2분기 초과저축이 16조 8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1분기(17조 5000억달러)보다 적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분기(12조 7000억달러)보다는 여전히 많은 금액이다. 즉 팬데믹 전보다는 저축 증가 속도가 다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WSJ은 “팬데믹이 없었다면 어느 정도 저축이 이뤄졌을지에 대한 가정을 달리했기 때문에 각 기관마다 추정액에 차이가 발생했다”면서 “문제는 남아 있는 초과저축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즉 부유층이 보유하고 있는지 혹은 중산층 및 저소득층이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자 지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산층·저소득측 계좌의 보유액이 많을수록 미 경제엔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연준 자료를 인용해 미국 가계의 전체 초과저축이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내리 감소하며 고갈되고 있지만, 소득 상위 20%의 저축은 2020년 3월 대비 7.7% 오히려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소득 하위 40%는 같은 기간 저축이 8% 줄었고, 중산층도 1.4% 감소했다.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 경우 가계의 차입 부담이 커져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미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육박하는 만큼, 소비가 줄면 미 경제가 연착륙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다른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에서는 올해 7월 현재 아직 1조 3000억달러의 초과저축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 GDP의 약 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부유층과 중산층, 저소득층의 현금 잔고가 모두 2019년 대비 40% 이상 늘어 고르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력한 노동시장이 임금을 끌어올려 소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데이비드 틴슬리 Bo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노동시장 덕분에 저축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계속 지출할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며 “(보복)소비는 미친 짓이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