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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차이잉원 방미에 보복…주미 대만대표·美연구소 등 제재(종합)
-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면담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 대만의 주미 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대표와 차이잉원 총통을 맞이한 미국 내 연구소·도서관 관계자들까지도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사진= AFP)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은 7일(현지시간) 샤오 대표를 ‘완고한 대만 독립 분자’로 칭하면서 “샤오 대표와 그 가족의 중국 본토, 홍콩 및 마카오 특별행정구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또 샤오 대표와 관련된 기업이 중국 조직, 개인과 협력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타 필요한 모든 징계 조치를 취해 법에 따라 평생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다만 이번 중국의 조치가 대만에게는 큰 타격이 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법원이 대만에 관할권을 갖고 있지 않고 대만 고위 관리들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제재는 실질적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아울러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 기간 그를 맞이한 미국 허드슨연구소와 레이건도서관 및 그 관계자들에게도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허드슨연구소는 차이 총통이 지난달 말 중앙아메리카 순방 길에 경유한 뉴욕에서 차이 총통에게 상을 수여하고 연설 기회를 제공했고, 레이건도서관은 5일 차이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 장소였다.중국 외교부는 ‘반외국제재법’에 근거해 두 기관에 대해 중국 내 대학, 기관, 기타 조직 및 개인과의 거래, 교류, 협력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사라 메이 스턴 허드슨연구소 회장과 레이건재단 소속 조앤 드레이크 등 4명에 대해선 중국 입국 불허, 중국 내 재산 동결, 중국 내 조직·개인과의 거래·협력 활동 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 미국을 방문한 차이 총통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5일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대만 총통과 미국 하원의장의 미국 내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과 하원의장의 만남에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는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라며 “누군가가 만약 중국이 대만 문제에서 타협하고 양보하기를 바란다면, 제 발등을 찍는 일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중국 외교부도 전날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규정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중국 측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엄중하게 해쳤으며,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엄중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며, 강렬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중국군은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동원하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일본 방위성과 대만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군 항공모함인 산둥함 전단은 전날 대만 동부 해안에서 370km 떨어진 해상에서 기동했다.
- 설계사들 "보험비교 플랫폼 철회해라"…45만 해고 우려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빅테크의 보험비교·추천서비스는 간접적으로 45만 보험설계사를 해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오세중 보험영업인 노동조합 연대(보노련) 공동의장이 7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본관 정문 앞에서 열린 ‘정부의 일방적인 플랫폼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골목상권 침해’ 과정에 ‘골목상권’ 의견 빠진 격”보험영업인 노동조합 연대(보노련)가 정부의 온라인플랫폼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정책에 대해 보험영업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보노련은 7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본관 정문 앞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플랫폼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정책 세부내용이 나온 지 하루 만에 잡혔다. 지난달 21일 ‘보험설계사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핀테크 진출저지’ 기자회견 이후 약 2주만이다.금융위는 지난 6일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는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보험을 풀랫폼 비교추천을 통해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보험비교·추천서비스는 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회사의 온라인 보험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아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보노련 소속 오상훈 삼성화재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에 금융당국이 발표한 정책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금융위가 금감원, 보험협회, 보험대리점(GA)협회, 한국소비자연맹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참여하는 실무TF를 구성해 간담회를 작년 9월부터 진행했다고 하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보험설계사들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빅테크 기업의 보험시장 진출은 ‘골목상권 침해’에 해당하는데, 정작 정책 결정 과정에서 피해 당사자인 ‘골목상권’에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고객 접근성이 높은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토스 등 빅테크들이 보험시장에 뛰어들면 고객들이 플랫폼에 몰리게 되고 결국 설계사의 생계가 흔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영업 매개 상품인 자동차보험이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제공 상품에 포함된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보험영업인은 이데일리에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들이 영업에 활용하는 1차 상품이자 생계수단과 같다”며 “자동차보험이 보험비교·추천서비스에 소개되는 순간 고객들이 플랫폼으로 몰려갈 게 뻔하다. 더 큰 문제는 플랫폼들이 다른 상품들도 함께 연계해서 가져갈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는 이번 서비스로 2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하던데, 45만명의 설계사 일자리는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당연히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금융당국이 온라인 판매 상품만 한정해 서비스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설계사들의 파이를 핀테크들이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보험사 판매 채널인 대면·CM·텔레마케팅(TM) 중 자동차보험 CM·TM 비중은 48% 수준이다. 보험설계사들은 또 설계사의 소득 감소가 당연한 수순으로 봤다. 향후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영역이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장기보험까지 넓어질 공산이 크고, 이럴 경우 빅테크 ‘일감 몰아주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설계사의 주장이다. 실제 보험설계사의 소득은 비대면 흐름이 가속화된 코로나19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GA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2144명 응답)에 따르면, 응답자 중 93.3%는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변했다.◇약관만 수백페이지···“가격 위주 비교, 소비자 피해로”보노련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중 민원이 가장 많은 보험업계에는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는 설계사가 필요한데, 빅테크가 이를 대신하면 보험가입 및 보험료청구 책임이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오세중 보노련 공동의장은 “보험상품은 약관만 해도 수백 페이지”라며 “단순 가격 비교만으로 보험 상품을 가입하게 되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 민원 1·2위가 불완전판매와 보험금지급”이라며 “보험상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교 판매하면 이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보노련은 이번 기자회견 이후 핀테크의 보험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오상훈 위원장은 “현장 이해관계자들을 무시하는 정부의 탁상행정은 철회돼야 한다”며 “노총과 여야 의원들과 함께 집회, 기자회견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 "예술을 위한 예술, 뭐 문제라도 있습니까"[정하윤의 아트차이나]<26>
- ‘예술을 위한 예술’을 내걸고 1931년부터 1935년까지 짧고 굵게 활동한 결란사 멤버들의 작품이다. 장솬의 ‘소녀’(1935, 캔버스에 유채, 44×36.5㎝·왼쪽)와 니이더의 ‘여름’(1932, 캔버스에 유채). 하나의 화풍이나 스타일을 유지한 서양 현대미술 사조들과 달리 결란사는 작가 제각각 다른 작품세계를 꾸려갔다. 장솬은 회화적 붓질이 도드라졌으며, 니이더는 평면에 올린 입체적인 도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소파에 앉은 여인을 가는 윤곽선으로 살려내 꾸린 기법이 독특한 장솬의 ‘소녀’는 베이징 중국미술관이 소장하고 있고, 인물과 정물이 튀어나올 듯한 볼륨감을 입고 있는 니이더의 ‘여름’은 원작이 소실됐다.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기록의 쓸모, 역사의 쓸모, 미적분의 쓸모까지 언급하는 요즘. 어디 한 번 미술의 ‘쓸모’도 입증해볼까 싶다. 다행히 할 말은 많다. 예전부터 미술은 꾸준히 ‘쓸모’가 있어왔으니까. 소 그림 위에 활을 쏘아대며 사냥의 성공을 기원한 주술적 쓸모, 성경이나 신화의 내용을 그려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달한 종교적 쓸모, 거대한 왕의 초상을 제작해 권력을 뽐낸 정치적 쓸모, 금융상품처럼 투자해서 이익을 얻는 경제적 쓸모 등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말이다, 정말 우리는 모든 것에 꼭 이렇게 ‘쓸모’를 따져야만 하는 걸까. 미술이 그냥 미술이기만 하면 안 되는 걸까. 미술의 오랜 이용가치에 대해 딴죽을 건 일군의 미술가들이 20세기 초에 등장했다. 그들은 미술은 그냥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꽤나 신박한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미술은 정치나 종교 등 어떤 다른 목적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외침이었다. 일명 ‘예술을 위한 예술!’ 미술사에서는 노예해방 뺨치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런 혁명은 서구에서나 있었을 법하지만 웬걸. 대략 90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도 ‘예술을 위한 예술’을 부르짖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상하이의 모더니스트그룹 결란사(決瀾社)의 멤버들이다. 혈기왕성했던 그들은 ‘위대한 파도’란 이름을 걸고, 야심 찬 선언문까지 발표하며 ‘예술을 위한 예술’의 출발을 공표했다. “우리는 회화가 결코 자연의 모방이 아니며 종교의 노예가 아니며 문학에 대한 설명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유롭게, 종합적으로 순수조형세계를 구성하고자 한다 […] 일어나자! 미칠 듯한 격정으로, 강철 같은 이지로. 우리의 색·선·형상이 교착된 세계를 창조하자!”(1932, ‘예술순간’ 제1권 제5호)◇입체파같은 니아더, 초현실주의풍 팡쉰췬…한 그룹, 다른 색깔미칠 듯한 격정으로 미술의 해방을 부르짖었던 결란사. 얼핏 봐도 열정에 차고 넘치는 이 그룹의 주요 멤버는 외국물을 한껏 먹은 젊은이들이었다. 창립 멤버는 중국 미술사에 길이 남아 있는 니이더(1901∼1970)와 팡쉰친(1906∼1985). 니이더는 일본에서 공부하며 유럽미술의 최신 트렌드를 접했고, 팡쉰친은 파리의 미술학교에서 5년 동안 공부했다. 각각 1928년, 1930년에 상하이로 돌아와 만난 두 명의 젊은이는 1931년 결란사를 결성했고, 여기에 천정보(1895∼1947), 장솬(1901∼1936), 추디(1906∼1958) 등의 화가들이 합류했다. 결란사는 1932년 10월, 프랑스 조계지에서 연 첫 전시를 시작으로 네 차례의 전시를 이어갔고, 자신들의 예술을 알리는 데도 열심을 냈다. ‘시대’ ‘양우’ 같은 대중잡지나 상하이 신문에 전시소식을 부지런히 알리기도 하고, 니이더의 주도로 ‘예술순간’ 같은 잡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대중잡지 ‘시대’에 게재한 ‘결란사 제2회 전람회 출품’(1933, ‘시대’ 4, no.7). 주요 전시작과 작가의 사진을 가득 실어내며 두 번째 전시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고 있다. 1931년 결성해 1935년 해체할 때까지 결란사는 네 차례의 전시를 했다.힘을 합쳐 여러 활동을 벌였지만, 그림에서 어떤 하나의 스타일을 추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서양의 여러 현대미술 사조들을 모두 ‘새로움’으로 묶어서 받아들였다. 그래서 결란사의 그림을 보면, 하나의 작품에 여러 경향이 섞여 나타나기도 하고, 서로의 작품을 과연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도 될까 싶을 만큼 다르다. 비교적 얌전한 정물화를 그린 추디 같은 화가도 있고, 약간의 입체파 냄새가 나는 니이더의 작품, 회화적 붓질이 도드라지는 장솬의 그림, 또 초현실주의의 분위기를 풍기는 팡쉰친의 그림 등등. 입체파 시절의 브라크나 피카소, 야수파 시절의 마티스와 드랭의 작품이 너무 비슷해서 뭐가 누구의 것인지조차 헷갈리는 양상과는 전혀 다르다. 앞서 말했듯 ‘예술을 위한 예술’이란 기치에 맞기만 하다면, 서구의 여러 새로운 방식을 관대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확고한 기준이 있었기에 유연하면서도 단단한 결속을 이룰 수 있었을 거다. 결란사의 열정적인 활동은 서구의 최신 미술을 중국으로 뿌리내리게 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당시의 중국 미술계, 나아가 중국의 미술사를 다채롭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예술을 위한 예술’을 하겠다는 이들의 포부는 금방 꺾여야 했다. 시대가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에는 전운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일본은 이미 만주를 점령했고, 점점 더 노골적으로 중국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뿐만 아니라 마오쩌둥의 공산당과 장제스의 국민당 사이에서는 크고 작은 전투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런 시국에 결란사의 ‘예술을 위한 예술’이란 외침은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사람들은 예술이 어떻게라도 좀 삶에 실질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내 나라가, 내 인생이 고꾸라질지도 모르는데, 색채니 붓질이니 하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점·선·면을 갖고 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결란사는 대중의 호응과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고 점차 동력을 잃었다. 화가들 사이에서도, 또 각자의 내면에서도 갈등과 회의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오쩌둥 시대 문화대혁명 폭풍 못 피해…결란사 각자도생그러다 결국 1935년 10월, 결란사는 4회전을 끝으로 해산했다. 마지막 전시에 대해 팡쉰췬은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이틀, 관람객은 매우 적었고 날씨마저 흐렸다. 결란사는 이처럼 암담한 가운데 역사를 마감했다.” 팡쉰친의 ‘구성’(1934). 결란사 창립 멤버인 팡쉰친의 이 작품은 여러 도상을 한 화면에 합쳐낸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다. 팡쉰친은 프랑스 파리의 미술학교에서 5년 간 수학하고 1930년 중국 상하이로 돌아와 니이더와 함께 1931년 결란사를 결성했다. 하나의 스타일을 유지한 서양의 현대미술 사조들과 달리 멤버 제각각 다른 작품세계를 꾸려간 결란사의 활동에서 팡쉰친은 초현실주의적 화풍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캔버스에 유채, 92×73㎝.이후로 이어지는 마오쩌둥의 시대, 미술은 철저히 정치를 위해 존재했다. 정치인의 위대함을 드러내고, 당의 사상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면, 그 어떤 미술품도, 또 어떤 미술가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결란사 멤버들은 각자도생했다. 니이더는 멤버 중에서 가장 승승장구한 편에 속한다. 그는 저장과 베이징의 미술대학에서 교수직을 역임했고, 중국 공산당에서 발간하는 ‘미술’ 잡지의 편집장을 맡기도 했다. 유독 그의 커리어가 잘 풀린 것은 물론 그의 그림이나 글 솜씨가 워낙 뛰어났던 것도 있겠지만, 공산당 주도 아래 발전하는 풍경이나 당의 입맛에 맞는 노동자의 초상을 그렸기 때문이기도 할 거다. 어쩌면 유난히 처세에 능했는지도 모르겠다. 팡쉰친은 결란사 해체 뒤 베이징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고, 1953년에는 미술과 공예 학교를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대혁명 시기의 폭풍을 피해가진 못했다. 그는 가르치는 것을 금지당했고, 1972년에 강제로 은퇴 당했다. 1985년 위암으로 사망하기까지 팡쉰췬은 미술계 주변부에 머물며 소수민족과 전통 공예미술에 대해 연구하며 밝고 맑은 색채의 수묵화를 남겼다. 젊은 시절 아방가르드 미술을 향한 맹렬한 열정에 비하면 그의 후반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하루아침에 반동분자로 몰려 몰살당하기 일쑤던 그 무섭던 시대에 목숨을 부지했던 것만으로도 다행일는지 모르겠다. 많은 경우 다른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미술이 사용되던 중국에서 순수하게 미술 자체를 추구한다는 결란사의 주장은 참으로 독특하다. 이것이 바로 결란사의 수명이 극히 짧았음에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강렬하게 장식하는 이유일 거다. 무엇이든 ‘쓸모’를 입증하고 ‘효용’을 따져대는 피곤한 시대, 결란사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믿고 싶다. 미술은 그냥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말이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 "시작에 불과한 행동주의, 증시 긍정적…소액주주권 남용은 경계"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행동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주주로서 적법한 권리 행사와 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다만 단기 수익률을 위해 소액주주권 남용을 지나치게 활용하면,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신한투자증권은 4일 행동주의가 지난해부터 활발해진 배경 4가지를 제시했다. △투자 위주 성장 모델의 한계 △양극화(임원에게 과도한 보상 지급 등)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 비율 확대 △기관 투자자들의 책임투자 비중 증가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산업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추가적인 투자 보단 자산·자본 효율화 작업이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며 “실제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의 행동주의 캠페인 메인 테마는 보유 자산 매각, 자본 재배치 정책 등을 통한 주주환원율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주주로서의 적법한 권리 행사와 주주가치 제고 노력 등은 분명 증시에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성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소액주주권의 남용 또는 정도를 지나치게 활용하는 경우는 문제라고 짚었다. 단기 수익률 확보를 위한 무리한 요구는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영·재무 안정성 악화, 사회적 역할 축소 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은 연구원은 “연초 은행권에 요구했던 급진적인 주주환원정책 시행은 현재와 같이 금융 시스템 불안이 높아진 구간에서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며 “자산운용사 광고 및 홍보, 운용자산 확대 등을 위한 자극적이고 사익 추구 성격이 강한 행동주의 펀드 활동은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부분의 주주제안이 부결됐다. 은 연구원은 “관련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높았던 만큼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행동주의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비정상의 정상화 관점에서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 낮은 주주환원율과 밸류에이션 등을 개선시키기 위한 움직임은 지속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고 했다.아울러 행동주의 펀드 활동을 넘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확산 등이 투자자들의 참여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며, 주식시장 내 새로운 자산군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주목했다.행동주의 선제적 대응을 통한 선순환 효과를 기대했다.은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행동주의 관련 대다수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다음 캠페인 타깃”이라며 “탑다운 관점에선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낮은 산업재·소비재, 잉여 현금흐름 대비 주주환원율이 낮은 소프트웨어 업종 등이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바텀업 방식에선 업종 평균 대비 밸류에이션과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 과도한 현금 보유 또는 비영업용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 자사주가 많은 기업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 연구원은 “해당 경영진 입장에선 지속가능경영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 中외교1인자, 日외무상에 “美잘못된 정책 따르지 말아야"
-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외교 최고위직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에게 “미국의 잘못된 중국 정책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강 외교부장(장관)에 이어 일본 고위급 외교라인 모두 강경한 어조로 반도체 수출 통제 등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압박 정책에 일본이 동참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이다. 하야시 요시마사(왼쪽)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사진=중국 외교부)◇ 왕이·친강, 강경 어조로 美공개 비난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일 하야시 외무상은 친 부장과 오찬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리창 총리와의 면담, 왕 위원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왕 위원은 하야시 외무상에게 “현재의 중일 관계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소음과 간섭이 때때로 나타났다”면서 “근본적인 이유는 일본의 일부 세력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잘못된 중국 정책을 따르고 미국과 협력해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를 비방하고 도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 부장 역시 하야시 외무상에게 ‘나쁜 사람의 앞잡이’를 비유하는 ‘위호작창’을 인용해 “미국의 술책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랑이에 잡아먹혀 귀신이 된 뒤 다른 사람들도 홀려 호랑이 밥이 되게 만든다는 성어로, 미국과 일본을 각각 호랑이와 귀신으로 비유했다. 두 사람의 공격적인 발언은 지난달 31일 일본 정부가 첨단반도체 관련 물품 수출에 경제산업상의 허가가 필요한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하위 규정을 개정한다고 공식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은 섬세한 회로 패턴을 기판에 기록하는 노광장치, 세정·검사에 사용하는 장치 등 23개다. 일본 정부는 중국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에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하야시 요시마사(왼쪽) 일본 외무상과 리창 중국 총리.(사진=중국 신화통신)리 총리 역시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성·원활함을 유지하고, 힘을 모아 불확실성을 줄이자”고 우회적으로 미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움직임을 언급했다. 이에 하야시 외무상은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탈중국’이란 접근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밖에도 양측은 중국 현지에서 간첩 혐의로 구속된 일본 제약업체 직원 사건을 비롯해 대만 문제와 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 中이례적 환대…“양국 관계 개선은 지켜봐야”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외무상으로서 3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 측은 친 부장뿐만 아니라 왕 위원, 중국 서열 2위 리 총리까지 환대에 나서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 측의 예우는 양국 관계에 중국이 부여하고 있는 진정성과 중요성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특히 양국 관계가 악화된 시점에서 하야시 외무상의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건설적인 의미가 있다”고 GT는 설명했다. 하지만 GT는 “중국의 급속한 발전을 불필요하게 우려하고 심지어 중국이 강해진 후 일본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두려워 하는 대신 일본은 이웃 국가에서 불러 일으킨 심각한 우려를 걱정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방위비 확대와 ‘반격 능력’ 확대 결정을 지적했다.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햐이시 외무상 방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으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면서도 “이 기회가 실질적인 개선으로 바뀔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CPTPP, 31일 영국 가입 승인할듯…중국·대만 가입신청은 고민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이 31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외에도 중국, 대만,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이 가입을 신청한 가운데, 회원국들은 중국과 대만과 어떻게 협상을 진행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서명을 위해 모인 11개 회원국 통상장관들이 2018년 3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AFP)3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CPTPP 11개 회원국들은 31일 온라인으로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영국의 가입 여부를 공식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들과 주요 외신들은 11개 회원국들이 영국의 가입에 대해 폭넓은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도 CPTPP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가입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영국은 2021년 2월 CPTPP 가입을 신청했고 같은해 6월부터 가입 협상을 진행해 왔다. CPTPP는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 경제블록이다. 의장국은 일본이 맡고 있다. 당초 미국까지 포함해 12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했으나,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1월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2018년 12월 CPTPP로 재출범했다.영국이 CPTPP에 가세하면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은 총액은 11조 7000억달러(약 1경 5200조원)에서 14조 8000억달러(약 1경 9200조원)로 늘어나고,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에서 15%로 확대된다. 역내 무역규모는 6조 6000억달러(약 8600조원)에서 7조 8000억달러(약 1경원)로, 인구는 5억 1000만명에서 5억 8000만명으로 각각 증가한다. 미국의 탈퇴로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초대형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경제권을 이룰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영국의 가입으로 유럽으로 경제권이 확대하고 선진국이 포함된 다자간 FTA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영국 외에도 중국, 대만,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이 현재 CPTPP에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기존의 TPP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중국 포위망’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미국의 탈퇴로 상황이 바뀌면서 중국도 명함을 내밀게 된 것이다. 회원국들 간 공통적인 인식은 없지만 중국이 대만을 흡수 통일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두 국가를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CPTPP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회원국에선 중국의 거대 시장에 접근하기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복귀 가능성, 미·중 갈등 심화 등을 감안하면 결정이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질서는 중국·러시아와 미국·유럽 간 대립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일본과 영국, 호주는 미국·유럽 측 동맹국이다. 이에 따라 영국과 일본 주도로 중국 포위망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중국이 CPTPP가 정하는 엄격한 자유무역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불투명한 정부 보조금, 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시 강제 기술이전 등도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에 한 협상 관계자는 “각국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어렵고, 중국과 대만의 협상 개시 시한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상당 부분 효과가 중복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닛케이는 CPTPP의 관세철폐율(99%)이 RCEP(91%)보다 높고 RCEP에는 참여하지 않은 인도가 CPTPP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 非수도권에 '반도체학과'…인재양성·균형발전 '두 토끼' 잡기
-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삼성전자가 27일 울산·대구·광주 등 3개 지방 과학기술원과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협약을 맺었다. 반도체 전문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범국가적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나서는 한편, 지역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하기 위한 ‘두 토끼’ 잡기 행보로 풀이된다.삼성전자와 대구과학기술원(DGIST)은 27일 대구과학기술원 컨벤션홀에서 회사와 학교 관계자 및 대구광역시 관계자, 국회의원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김칠민 DGIST 부총장, 김종한 대구광역시 부시장, 홍석준 국회의원, 국양 DGIST 총장, 남석우 삼성전자 제조담당 사장, 이인선 국회의원,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상생연구담당 사장. 사진=삼성전자◇매년 450명 반도체인재 배출 기틀 마련 이번 협약으로 삼성전자와 울산과기원(UNIST)·대구과기원(DGIST)·광주과기원(GIST)은 올해 하반기부터 신입생을 선발해 내년 3월부터 계약학과를 운영한다. 인원은 각각 40명·30명·30명 등 연 100명으로, 5년간 반도체 인재 총 5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국내 대학과 운영하는 반도체 계약학과는 전국 7곳으로 늘었다. 다만, 기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포항공대·연세대·성균관대가 학부 과정만 운영 중이라면 이번에 신설되는 3개 지방 과기원 계약학과는 최초로 5년 교육기간의 학사·석사 통합 과정으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미세화 한계 돌파를 위한 공정기술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교육과정 또한 공정 65%·설계 20%·소프트웨어(SW) 15%로 구성했다. KAIST·연세대·성균관대 계약학과는 설계 비중이 50%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핵심분야의 인재를 골고루 양성하는 체계가 구축된 셈”이라고 했다.이번 지방 3개 과기원의 계약학과 신설과 기존 4개 대학교의 정원 확대로 삼성전자는 매년 반도체 전문 인재 450명을 배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재계는 평가했다.삼성전자는 학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등록금 전액을 부담하고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취업도 보장한다. 이를 위해 산업현장에서 인턴으로 실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임직원 멘토제도 운영한다.삼성전자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27일 광주과학기술원 오룡관에서 회사와 학교 관계자 및 광주광역시 관계자, 국회의원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조정희 GIST 대학장, 이형석 국회의원, 박래길 GIST 총장직무대행,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 사장, 양향자 국회의원,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 사진=삼성전자◇인재 육성+산업 성장→선순환 체계 실현삼성전자가 반도체 인재양성에 팔을 걷어붙인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인력 상황이 ‘반도체 강국’이란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반도체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2031년엔 30만4000명의 반도체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배출되는 산업인력은 5000명에 불과, 미스매치가 심각할 전망이다. 인력난 심화는 산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생산·연구시설 해외유출 등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 반도체 패권 경쟁국인 중국·대만·미국도 각각 대학·학과 신설, 산학협력 규제완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유학생 취업 확대 등 적극적인 인재양성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지방 반도체산업 생태계를 조성, 지역균형발전이란 국가적 숙제에 보탬이 되려는 의도도 깔렸다. 실제로 이들 3개 지방 과기원은 향후 ‘지역 반도체 인재 양성 허브’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서울·대전·포항에 이어 대구·광주·울산에도 반도체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며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과 우수 인재들의 ‘수도권 쏠림’이 완화되고 이를 통해 비수도권의 산업 생태계가 함께 성장하는 ‘인재육성과 산업성장의 선순환 체계’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삼성전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27일 울산과학기술원 경동홀에서 회사와 학교 관계자 및 울산광역시 관계자, 국회의원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협약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오태석 과기부 제1차관, 이상헌 국회의원, 이용훈 UNIST 총장, 남석우 삼성전자 제조담당 사장,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서범수 국회의원,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상생연구담당 사장. 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