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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클론 대해부]②“항체 및 CAR-T치료제등 5종의 핵심 파이프라인 확보”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최근 앱클론(174900)은 항체치료제 개발 및 기술이전 전문 회사에서 유전자세포 변형 약물인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를 위해 2010년 앱클론 설립 이후부터 치료용 항체 설계를 위한 단일클론항체 및 이중클론항체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2015년경부터는 면역세포 중 T세포에 적절한 항체를 달아 암을 공격하게 만드는 CAR-T치료제 개발 기술을 고도화했다. 2020년에는 서울 구로구에 연간 100명의 환자에게 적용할 CAR-T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했다.앱클론은 항체치료제의 경우 발굴 후 임상 과정은 모두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CAR-T치료제는 다르다. 국내 임상은 직접 수행하고 해외 임상만 글로벌 업체와 협력해 진행할 계획이다.(제공=앱클론)◇위암 및 유방암 관련 단일항체 치료제 ‘AC101’ 설립 당시 앱클론의 주력 무기는 단일항체 설계를 위한 ‘네스트(NEST, novel epitope screening technology)’ 기술이었다. 항체는 우리 몸으로 들어온 외부 물질(항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이다. 항체가 결합하는 항원의 특정 부위를 에피토프라고 한다. 네스트 플랫폼이란 새로운 에피토프를 발굴해 효과적인 항체를 구성하는 모든 기술을 의미한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8만 개 이상의 항체를 만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효능을 발휘하는 치료용 항체를 빠르게 분류하고 성능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2016년 앱클론은 HER2 유전인자 양성 위암 및 유방암용 단일항체 치료제 후보물질인 ‘AC101’을 개발했다. 이를 중국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상하이헨리우스바이오텍(헨리우스)에 총 565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헨리우스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위암 및 유방암 항체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회사다. 2021년 9월부터 헨리우스는 중국 내에서 위암과 유방암 환자에게 자사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와 AC101을 병용요법으로 사용하는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로슈가 개발한 두 약물인 허셉틴과 퍼제타의 병용요법이 유방암에 효과가 좋지만, 위암에서는 효과가 떨어진다”며 “AC101을 병용하면 위암에서도 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헨리오스와 전략적으로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나 러시아, 남아메리카에서는 위암이 1,2위하는 질병이다”며 “AC101의 임상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이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앱클론의 단일항체 기술인 네스트(NEST,novel apitope screening tehnoloy) 플랫폼은 암세포의 막표면에 있는 특정 수용체 단백질을 인식해 결합하는 항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앱클론은 네스트를 활용해 HER2 유전인자 양성 위암 및 유방암용 단일 항체치료제 ‘AC101’을 개발해 중국에 기술이전했다(제공=앱클론)◇이중항체 기술로 류마티스 관절염 후보물질도 확보해앱클론의 공동설립자인 마티아스 울렌 스웨덴 왕립과학원 교수 등이 개발한 이중항체 기술 ‘어피맙(AFFIMAB)’도 있다. 어피맙은 단일항체에 어피바디(affibody)를 결합하는 기술이다. 어피바디는 일반적인 항체의 25분의 1수준으로 크기가 작은 생체 분자다. 암세포를 공격하는 어피바디를 찾아 기존 단일항체에 추가로 접목하면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다.앱클론은 어피맙 기술로 대장암치료제인 ‘AM105’를 확보해 비임상을 완료했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AM201’도 발굴해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AM105는 암에서 나타나는 CD137과 EGFR를, AM201은 염증을 일으키는 종양괴사인자(TNF)-α와 IL-6라는 두 가지 신호물질을 동시에 공격한다.이 대표는 “EGFR 대항 항체치료제가 개발됐지만, 환자에서 큰 효과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CD137까지 공격하는 어피바디를 붙여 만든 AM105를 대장암은 물론 여러 고형암에 적용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는 유전자 및 세포공학 기술로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의 표면에 암세포를 인식하는 CAR를 발현시킬수 있도록 설계한 약물이다.(제공=앱클론)◇ CAR-T 기술로 혈액암, 고형암 모두 노린다.최신 앱클론의 주요 관심사는 단연 CAR-T 기술과 이를 변형한 zCAR-T 기술이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CAR-T 기술은 주입하는 치료제의 양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몸에 면역신호물질이 다량 발현되는 ‘사이토카인 후폭풍’이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가 개발 중인 zCAR-T 기술은 유전자를 변형한 T세포에 스위치 역할을 하는 항체를 추가하는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zCAR-T 치료제는 비활성 상태로 환자에게 주입할 수 있다. 스위치 역할을 하는 항체에 붙을 수 있는 추가물질을 넣어야만 작동하는 방식이며, 이 때문에 ‘스위쳐블(swichable) CAR-T’라고도 불린다. 이 대표는 “현재 노바티스의 킴리아나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 등 시판된 CAR-T치료제는 혈액에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접근하기 쉬운 혈액암 대상 약물 뿐이다”며 “zCAR-T를 이용하면 고형암 조직 속에 깊숙이 묻힌 암세포까지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앱클론은 올해 서울아산병원과 CAR-T 기술로 개발한 혈액암 제제인 ‘AT101’의 국내 임상 1/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zCAR-T 방식으로 고형암인 난소암을 타깃하는 ‘AT501’에 대한 쥐 실험도 진행하는 중이다.이 대표는 “AT101은 기존 혈액암 대상 CAR-T치료제가 타깃하는 암세포의 FMC 63 부위가 아닌 1218이라는 새로운 부위를 공격한다”며 “이 때문에 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특허문제에서도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류성의 제약국부론]"AI 신약개발은 제약산업의 게임 체인저"
- 송상옥 스탠다임 창업자. 스탠다임 제공[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최첨단 기술로 손꼽히는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산업 분야로 속속 파고들면서 기존 생태계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그야말로 AI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수 있는지가 기업의 운명과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AI가 가장 크게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 산업으로 제약·바이오를 빼놓을수 없다. 시간 문제일뿐 AI가 제약산업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AI가 신약개발에 들이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기간을 대폭 단축할수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실제 AI는 평균 10년이상 걸리는 신약개발 기간을 5년 이내로, 1조원 이상의 신약개발 비용을 3분의1 이내로 각각 줄일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글로벌 제약사들도 AI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AI 신약개발 전문업체들과 합종연횡 전략을 적극 실행,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화이자, 로슈, 노바티스, 바이엘, 사노피, 다케다, 릴리, 얀센, 아스트라제네카등이 대표적이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시장도 급성장세다. 지난 2018년 8400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4년 6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글로벌하게 AI 신약개발 전문업체가 300여개를 넘어설 정도로 급팽창하면서 이 분야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내에서는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선두그룹으로 분류되는 스탠다임이 대표주자로 평가된다. 송상옥 스탠다임 창업자를 만나 AI 신약개발의 미래와 사업 현황을 들어봤다. 송 창업자는 서울대 화학생명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2015년 김진한 스탠다임 현 대표등과 함께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AI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대세가 돼가고 있는데 장점은.△무엇보다 막대한 비용과 오랜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의 고질적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마디로 더 싸게 (cheaper), 더 빠르게 (faster), 더 좋은 약물 (better)을 개발할 수 있다. 효과적 가설 탐색과 예측을 통해 기존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AI 신약개발의 핵심 포인트다. 무한에 가까운 미지의 다차원 약물 공간을 탐색하고, 어떤 지점이 약이 될 수 있는지 예측할수 있다. 나아가 검증해야 할 물리적 실험의 반복을 줄임으로써 신약개발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인공지능 활용의 장점이자 목표이다.-AI 신약개발 분야에서 최초 신약 상업화 시점은.△현재 앞서가는 선두 주자들의 파이프라인 상황으로 미루어 보면 빠르면 내년 최초의 신약탄생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임상에 진입하는 파이프라인들은 올해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5년 이내에 본격적인 상업화 랠리가 시작될 것이다.-글로벌하게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가장 앞서 가는 회사는.△신약의 상용화 측면에서는 나스닥 상장사인 리커션(Recursion)이 현재 4개의 임상1상 파이프라인으로 가장 치고 나가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영국 기업인 엑센시아(Exscientia)는 3개의 파이프라인을 임상단계에 진입시키며 뒤를 잇고 있다. 최근 인실리코 메디신(Insilico Medicine)은 타깃 발굴부터 신규 물질 개발을 거쳐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탠다임은 현재 전임상후보물질 선정의 막바지 단계로 큰 간격없이 이들을 바짝 쫓고 있다.- 스탠다임이 경쟁사들 대비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은.△스탠다임은 약물 타깃 탐색부터 후보 물질 도출까지를 아우르는 엔드투엔드(end-to-end) 인공지능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개별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작업 흐름으로 통합한 기술 체계인 워크플로우(workflow) AI를 활용, 다양한 신약개발 요구에 맞추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2-3년 걸리던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7개월로 단축할수 있다. 스탠다임은 퍼스트 인 클레스(first-in-class) 신약을 개발할수 있는 AI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보유한 혁신 신약 타깃 발굴 플랫폼은 소수의 선도 기업들만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로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최근 영국 제약·바이오 전문투자 리서치사 딥파마인텔리전스(DPI)가 선정, 발표한 ‘AI 신약 발굴 분야 선두 기업 글로벌 톱33’. 자료 :DPI- 최근 스탠다임은 영국 제약·바이오 전문투자 리서치사 딥파마인텔리전스(DPI)로부터 ‘AI 신약 발굴 분야 선두 기업 글로벌 톱33’에 선정됐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DPI는 포브스, 파이낸셜타임즈 등 유명 해외 언론사들이 인용하는 인공지능 신약개발 분야의 전문 분석기관으로서 매해, 매분기마다 정기 보고서를 제공한다. 이러한 공신력 있는 글로벌 기관이 스탠다임을 선정했다는 것은 우리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최근 영국과 미국 해외 지사 설립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스탠다임은 글로벌하게 가장 먼저 AI신약개발 전문회사로 출범한 선두그룹으로 손꼽힌다. △올해로 창업 7년째를 맞이한다. AI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가장 오래된 업력이다. AI 신약개발 기업 중 유일하게 해외 투자기관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당사의 기술과 성장성을 글로벌하게 증명했다. 싱가폴 국부펀드인 테마섹의 자회사인 파빌리온 캐피털(Pavilion Capital)로부터 지난해 7월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투자받았다. 이 회사는 글로벌 AI 인공지능 신약개발 선두기업인 쉬뢰딩거와 인실리코 메디신에 투자하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주최한 드림 챌린지(약물조합예측)에 참여, 글로벌 3위를 차지해 기술력을 입증한바 있다. 현재 당사가 제약회사 등과 공동연구 및 자체적으로 개발중인 후보물질은 40여개에 달한다. 메이저 제약사들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파이프라인 규모다.-SK그룹등 여러 회사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규모 자본을 유치했는데...△2015년 카카오벤처스의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누적 803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2021년 7월 마지막 투자유치 후 기업가치는 약 2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SK와 SK케미칼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은 약 174억원(구주인수 포함)이다. 재무적 투자자들로는 카카오벤처스, L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있다. 특히 시리즈 A 단계에 참여한 초기 투자기관들이 시리즈 C까지 지속 참여, 당사의 기술 및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 떠오르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TIGIT 억제제', 국내 대표주자는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 ‘TIGIT 억제제’를 둘러싼 글로벌 빅파마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키트루다 등 PD-(L)1 항암제는 반응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극복해보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유한양행(00010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등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다. ◇로슈·노바티스·길리어드 등 병용 요법 임상 활발TIGIT(T-cell innunoreceptor with immunoglobulin and ITIM domain)는 T세포 표면에 발현돼,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회피하는 면역관문을 억제한다. TIGIT 항체를 이용해 암세포에 대한 공격 능력을 키운 치료제를 TIGIT 억제제라 한다. 머크(MSD) 키트루다와 BMS 옵디보 등 항 PD-1 기전의 면역항암제와 원리는 유사하다.항 TIGIT 면역항암제가 주목받는 건, 약이 듣는 반응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서다. 지금까지 허가된 면역항암제 적응증의 반응률은 30% 내외다. 특히 대장암과 췌장암 환자는 키트루다 등 PD-1 저해제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TIGIT 억제제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 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IQVIA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항암제 시장은 연평균 9~12% 성장해, 약 2730억달러(약 32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역항암제는 전체 항암제 분야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는 상당한 점유율을 갖고 있어서 병용 요법으로 개발 시 시장 침투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 ‘TIGIT 억제제’를 둘러싼 글로벌 빅파마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로슈 홈페이지)TIGIT 억제제를 둘러싼 빅파마들의 개발 열기는 뜨겁다. 지난 20일 노바티스는 중국 바이오기업 베이진(BeiGene)으로부터 TIGIT 항암제 ‘오시퍼리맙(ociperlimab)’을 도입했다. 이 약물은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2건의 글로벌 임상 3상을 거치고 있다. 수잔느 샤퍼트 노바티스 사장은 “이 약물은 기존에 보유한 PD-1 억제제 티스렐리주맙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력한 후보”라고 밝혔다.로슈는 자사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과 TIGIT 항암제 ‘티라골루맙’의 병용요법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 대한 새로운 결과를 내놨다. 로슈가 CITYSCAPE로 불리는 임상 2상 대상자 135명에 대해 2년 5개월간 추적조사 후 12월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병용 약물을 투여군의 평균 수명은 23개월이었다. 티센트릭만 단독 투여한 환자군(14개월)보다 9개월 더 길었다. 다만 PD-L1 발현량이 높은 병용환자는 중간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로슈는 PD-L1 발현량이 높은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폐암, 식도암 등 5가지 질환에 대해 병용 평가 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이외에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BMS 등도 TIGIT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길리어드는 지난 11월 아커스바이오사이언스(Arcus Biosciences)와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TIGIT 항암제 ‘AB308’을 확보했다. 현재 2/3상 중이다. 지난 5월 BMS는 미국 아제너스(Agenus)로부터 전임상 중인 TIGIT 이중특이성 항체 후보 물질을 도입했다. 머크와 GSK도 TIGIT 억제제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국내에선 유한양행·한올바이오파마 등 초기 단계 개발유한양행은 TIGIT 억제 후보물질인 ‘YH29143’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사진=유한양행 홈페이지)국내 기업들도 TIGIT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 큐로셀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유한양행은 TIGIT 억제 후보물질인 ‘YH29143’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직 후보물질을 탐색 중이고 면역항암제이기에 여러 암 적응증에 쓸 수 있다. (단독 및 병용 임상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한올바이오파마도 불응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HL187’에 대한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임상 1상은 내년에 들어갈 것 같다”며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병용 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할 듯하다. 반응률이 낮은 단점을 커버할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큐로셀은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하게는 독자 기술이 적용된 치료제 ‘CRC01’에 대한 임상1·2상을 진행 중이다.TIGIT 항암제 분야가 커나가려면 무엇보다 상업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는 게 관건이라는 평가다. 반응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다. 로슈의 티센트릭과 티라골루맙의 병용요법 임상 2상에서, PD-L1 발현율이 50% 미만인 환자에서는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일본 아스텔라스는 TIGIT 항체 ‘ASP8374/PTZ-201’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1상 돌입 2년 만에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아스텔라스 측은 “사전에 설정한 주효율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 [RNA 전성시대]②RNA 신약 패러다임 전환을 향해...K바이오가 떴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서 가장 높은 예방률을 가진 백신이 리보핵산(RNA)기술로 개발되며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후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은 여러 종의 RNA를 다룰 수 있는 원천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제공=올릭스 홈페이지 화면 캡쳐)◇ mRNA, siRNA 기반 신약 출시코로나19로 세계가 혼비백산이던 지난해 12월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획득한 미국 화이자(PFE)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은 약 90% 예방률을 보였다. 이보다 빨리 러시아와 중국에서 개발된 백신이 나왔지만, 국제적인 심사를 거친 최초 백신이었다. 같은 시기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 기술로 개발한 심혈관계 유전자치료제 ‘렉비오’(Leqvio·성분명 인클리시란)가 유럽에서 최초로 승인을 받았다.바야흐로 RNA 기반 신약 후보물질 개발 경쟁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mRNA는 DNA로부터 정보를 받아 생체물질(단백질 등)을 생성하는 물질이다. 반면 siRNA는 매우 짧은 절편형 RNA다. mRNA가 작동되는 것을 억제해 생체물질을 만들지 못하게 작용한다. mRNA 전문기업 엠큐렉스의 홍선우 대표는 “mRNA는 수십 년 전, siRNA는 2000년대 초반에 해외 연구진이 핵심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고, 글로벌 제약사가 이 특허의 사용권을 구입해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따라잡기 위해 mRNA, siRNA가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며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miRNA도 있지만 관련 신약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K바이오, RNA 원천기술 확보RNA 설계와 전달과 관련한 핵심 원천기술을 갖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siRNA를 이용한 RNA 간섭 플랫폼 전문기업 올릭스(226950)와 그 자회사로 올해 1월에 설립된 엠큐렉스가 대표적이다. siRNA를 설계하기 위해 올릭스는 기존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비대칭 siRNA 기술을 개발했다. 엠큐렉스는 mRNA 분자가 사람 체내에서 항원(바이러스 등 외부물질)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RNA를 이루는 구성요소를 조절하는 변형 뉴클레오타이드(단위체 분자)기술을 발굴했다. 홍 대표는 “효과가 검증된 기존 원천기술 특허를 넘어설 수 있는 mRNA, siRNA 설계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올릭스는 눈과 간 피부, 폐에서 작용하는 siRNA 기반 10여 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엠큐렉스는 코로나19용 mRNA 백신 후보물질(국내 임상 1/2a상)을 각각 개발하고 있다.또 큐라티스는 RNA 약물을 코팅해 전달하는 플랫폼기술인 세포 투과 펩타이드(CPP)로 구성한 코로나 백신 ‘QTP104’(임상 1상 진행)를 개발한다. 아이진(185490) 역시 독자적인 mRNA 전달체 기술로 ‘EG-COVID(임상 1/2a상 준비)’를 개발 중이다. 이명재 아이진 CTO(기술책임자)는 “특허권이 상용화된 RNA 설계기술과 자체적으로 확보한 면역증강시스템을 개량해 만든 전달 기술로 백신 후보물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아이진·에스티팜, RNA 신약 생산까지 책임진다RNA 생산 기술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질나노입자’(LNP)기반 코로나19 mRNA 백신 ‘STP-2104’(연내 임상 1상 시험계획)를 개발하고 있다. 2025년 말까지 1500억원을 투입해 RNA 치료제 원료인 올리고핵산 공장을 확충한다. 현재 올리고핵산의 연간 생산량(250~700kg)보다 최대 7.7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아이진은 최근 미국 mRNA 위탁개발생산(CDMO)전문기업 ‘트라이링트’(TriLink)로부터 mRNA 생산 기술을 인수했다. 한국 BMI의 제주공장을 통해 직접 임상용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명재 CTO는 “mRNA 제조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체계를 마련 중”이라며 “향후 CDMO 능력을 갖춘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 “JP모건 초청 300개 기업 중 삼성 뿐”...갈길 먼 K-바이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다음 주 글로벌 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면서 국내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다양한 영업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행사에서 VIP 대접을 받는 메인트랙 발표 기업이 300여개로 확대됐음에도 국내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단 한 곳에 불과해, K-바이오 기업들이 냉정한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는 분석이다.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40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세계 50여 개국에서 1500여 기업과 투자자들이 참여할 만큼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로 꼽힌다.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오프라인 행사였던 지난 2019년만 하더라도 일반 입장권 가격이 약 3000달러(약 360만원)에 달할 만큼 높은 권위를 자랑한다.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기술수출과 자사 신약 파이프라인 알리기에 나선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한미약품(128940), LG화학(051910), 대웅제약(069620), SK팜테코, GC녹십자(006280), JW중외제약(001060), 메드팩토(23598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지놈앤컴퍼니(314130), 바이오니아(064550) 등 20여 개 기업이 참가한다.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까지 6년 연속 메인트랙 기업으로 초청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분야 톱 플레이어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총 36만4000리터)과 바이오의약품 개발 소요 시간을 9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는 초격차 경쟁을 바탕으로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특히 모더나 mRNA 코로나19 백신 생산은 물론 독자적인 mRNA 사업도 추진 중일 정도로 글로벌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CDMO 분야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서 메인트랙 단골 기업이 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온라인 개최가 역설적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위치를 적나라하게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행사는 메인트랙을 비롯해 아시아 트랙, 프라이빗 트랙 등 다양한 발표 트랙이 마련돼 있다. 이들 트랙에 배정받은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JP모건으로부터 초청받은 기업이다. 그중에서도 메인트랙은 JP모건이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기업들을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돼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렵지만, 보통의 경우 행사는 호텔 한 동을 대여해 발표장으로 활용한다. 메인트랙 기업은 투자자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저층의 대규모 공간 그랜드볼룸을 배정받는다. 2020년 기준 그랜드볼룸을 배정받은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BMS, 노바티스, GSK, 로슈 등 37개 기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메인트랙이 아닌 기업들은 고층의 협소한 공간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인트랙 기업들에 더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자사를 홍보할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일정.(자료=JP모건)JP모건은 올해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면서 메인트랙 발표 기업을 약 300여개 기업으로 확대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한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두각을 나타낸 바이오 기업들이 많이 보인다”며 “온라인 행사로 전환되면서 주최 측이 많은 기업을 메인트랙 발표 기업으로 초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바이오 벤처에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 모더나도 메인트랙 기업으로 발표에 나선다.문제는 오프라인 행사 대비 올해 메인트랙 발표 기업이 약 10배 정도 늘어났지만 메인트랙에 초청받은 국내 기업은 여전히 삼성바이오로직스 단 한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삼바 외 국내 기업들은 프리 IPO 트랙이 포함된 프라이빗 트랙과 아시안 트랙에 초청을 받았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으로 계획했다가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흥행을 고려해 많은 기업을 메인트랙으로 초정한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도 수백 개의 기업 중 국내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는 것은 세계 속의 K-바이오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국 바이오 경쟁력을 뒤돌아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조 단위 기술수출로 포장된 실적에 심취해 있어도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매년 기술수출 기록을 경신하고, 최근에는 조 단위 기술수출이 여러 번 성사되면서 기업들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임상 성공을 통한 마일스톤을 받는 게 진짜 R&D 경쟁력이다. 임상개발에 성공하고 상업화가 돼야 시장이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다. 냉정한 현실을 인식하고 R&D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기다리는 기업이 여러 곳 있다. 허가 문턱을 넘어선다면 K-바이오도 글로벌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물꼬를 틀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2021년 신약 결산]2021 FDA·EMA 통과한 신약 128개...국내 기업 제품은 무엇?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2021년 한 해 동안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총 128개 신약을 승인했다. 여기에는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3개의 신약도 포함됐다. 최신 과학연구 결과를 반영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항암제, 치매 등 난치성 희귀질환치료제,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등이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제공=연합뉴스)◇유전자 타깃 항암제부터 희귀질환치료제까지, FDA 통과한 신약 50개!지난해 첫 신약이 된 미국 제약사 머크의 만성심부전치료제 ‘버큐보(Verquvo)’부터 마지막 신약으로 이름을 올린 덴마크 레오파마의 아토피피부염치료제 ‘애드브리(adbry)’까지 총 50개의 신약이 FDA의 심사를 통과했다. FDA를 통해 가장 많은 신약을 배출한 기업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다. 먼저 사노피는 자체 개발한 경구용 아프리카수면병치료제 ‘펙시니다졸’과 당성분으로 인한 심장질환인 폼페병치료제 ‘넥스비아짐(성분명 아발글루코시다제)’에 대해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여기에 FDA로부터 이식편대숙수질환 치료제 ‘레주락(성분명 벨루모수딜)’을 승인받은 카드몬 홀딩스를 사노피가 인수하면서 총 3개의 신약을 새로 확보했다.또 미국 암젠·머크·얀센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스위스 노바티스, 일본 다케다 등 제약사가 모두 신약을 2개씩 배출했다. 특히 암세포가 증식하는 유전자를 타깃하는 정밀한 생체 기전을 바탕으로 개발된 신약이 주목을 끌었다. 암젠의 ‘루마크라스(성분명 소토라십)’가 대표적이며, 최초의 비소세포폐암 대상 KRAS 항암제다. KRGS는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 그룹의 돌연변이다. 얀센의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역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하는 신약이다. 세계 최초의 희귀질환 신약도 3개나 개발됐다. 희귀유전자 대사장애로 신경학적 손상을 일으키는 A형 몰리브덴보조인자결핍치료제 ‘널리브리(성분명 포스데놉테린, 미국 오리진바이오사이언스)’와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 ‘베스레미(성분명 로페그인터페론 알파-2b, 대만 파마에센시아)’, 연골무형성증 치료제 ‘복스조고(성분명 보소리타이드, 미국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즈)’ 등이다.(제공=EMA)◇EMA 총 78개 통과...FDA서 통과된 약물에 부정적 의견 내기도EMA는 지난해 FDA보다 56% 많은 신약을 통과시켰다. 판매에 대한 긍정적 의견(61개)과 조건부 판매 승인(11건) 등 총 78개의 신약을 허가한 것이다. 이중 지난해 EMA 심사에서 희비가 엇갈린 두 약물이 주목을 끌었다. 먼저 스위스 노바티스가 CAR(키메라항원수용체)-T 방식으로 개발한 최초의 세포유전자치료제 ‘킴리아(성분명 티사젠렉류셀)’가 지난해 8월 EMA의 허가를 받았다. 2017년 FDA로부터 승인된 지 4년 만에 킴리아가 EMA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이와 달리 지난해 6월 FDA가 최초로 승인한 미국 바이오젠의 치매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에 대해 2개월 뒤 EMA가 부정적 의견을 전달했다. 아두헬름이 인지기능 개선의 관점에서 치매치료제에 대한 EMA의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였다.EMA는 아두헬름을 포함해 3개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으며, 재시험 요청, 의견 전 적용철회 등의 평가를 내린 것도 각각 3개, 6개로 확인됐다.바이오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규제기관이 매년 수백~수천 개의 약물을 심사하는데 이를 명확하게 분석한 자료는 없지만, 대체적으로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FDA와 EMA 두 기관 중 한 곳에서 통과하면 나머지 한 곳에서도 시간 차이는 있지만 통과됐다”며 “하지만 과학적 해석과 평가 기법이 다양해지면서 양 기관에서 다소 다른 평가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적 평가를 받더라도 기업은 추가 자료를 마련해 재검토, 재심사 등을 신청해 심사의 벽을 최대한 넘어서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FDA는 0개지만 EMA 통과한 국산 신약 3개 있어지난해 국내 기업이 개발한 약물 중 FDA를 통과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개발한 3개의 약물이 EMA로부터 승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먼저 지난해 2월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유플라이마’가 첫 시작이었다. 유플라이마는 2020년 기준 전 세계 매출액 1위(204억 달러)를 기록한 미국 제약사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다. 또 8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로슈의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의 바이오시밀러인 ‘바이우비즈’로, 이어 11월에는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로 EMA의 승인을 획득했다. 한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총 4개의 신약을 허가했다. 유한양행(000100)의 폐암치료제 ‘렉라자’,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한미약품(128940)의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 대웅제약(069620)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스클루’ 등이다. 현재 한미약품(롤론티스), GC녹십자(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GC5107), 메지온(140410)(폰탄치료제, 유데나필) 등 3개 기업은 지난해 FDA에 신약 허가 신청 후 올해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친 유한양행은 렉라자(해외 출시명 레이저티닙)의 FDA 승인심사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中-美는 지금...고형암 CAR-T 치료제 개발 전쟁 중!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암세포가 우리 몸속 면역세포 공격을 피해 무자비하게 증식한다. 이들의 면역 회피 방식을 방해하는 CAR-T 치료제가 개발됐지만 모두 혈액암 제제일 뿐이다. 폐, 간 등 장기에서 발생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은 없다. 중국과 미국이 모두 100건에 달하는 임상을 진행하며,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개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바이오 벤처들도 관련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해 초기 연구에 나서고 있다.우리몸의 면역세포 중 정상 T세포의 모습. 현재 개발되는 유전자 변형 CAR-T 치료제는 암세포가 가진 특정 항원에 반응하도록 T세포의 표면 단백질을 변형시킨 세포다. 현재까지 고형암 대상 CAR-T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제공=위키미디어)◇고형암 CAR-T 치료제 임상 중국 99건 vs. 미국 85건 암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활성화된다. 여기서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 면역 T세포의 세포막에는 암세포가 분비한 염증 물질(항원)에 따라 특이적으로 생성된 PD-1 단백질이 나타난다. 그런데 암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이 PD-1과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된다.CAR-T 치료제는 암세포를 인식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와 환자의 혈액에서 얻은 면역 T세포를 유전자 수준에서 조정해 만든 세포치료제다. 암세포의 막 위에 있는 단백질이 활성화된 T세포의 PD-1과 결합하는 것을 막는 원리다. 이를 통해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 ‘킴리아(Kymriah)’,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 ‘예스카타(Yescarta)’ 등 4가지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모두 혈액암 관련 CAR-T 치료제다. 고형암 관련 약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한국바이오협회가 11월 발간한 ‘고형암 표적 CAR-T 치료제 개발 동향’ 보고서는 고형암에서 면역을 회피하는 암 주변 미세 환경이 혈액암보다 과학적으로 덜 밝혀졌고, 그 결과 CAR-T 성능과 지속시간 등이 영향을 받아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고형암 CAR-T 치료제 관련 임상은 총 198건이 진행 중이다. 중국은 전체의 50%인 99건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85건)과 영국(4건), 벨기에(3건), 호주(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와 독일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등은 모두 1건씩 진행 중이며, 한국은 관련 임상 건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각국의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임상 1상 건수.(자료=한국바이오협회)◇중국, 개발 건수만 많다?...국제적 수준의 데이터 축적 중이번 보고서는 중국이 임상 건수가 많을 뿐 국제적 규격에 맞는 신약개발 절차를 따르지 않아 미국이 결국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CAR-T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행하는 고형암 CAR-T 치료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당국 결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향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개발된 치료제 효과 데이터가 국제학술지를 통해 입증되면 글로벌 시장 진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실제로 지난 23일 장 쯔민 중국 북경대 교수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암’을 통해 CAR-T 치료제와 추가 면역억제제를 함께 쓸 때 비소세포폐암 세포의 회피 작용을 무력화할 수 있는 특성을 일부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치료제 병용투입 후 비소세포폐암 세포에 의해 활성을 잃은 T세포는 특정 생체 물질(GZMK)이 많을수록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8월에는 게이브 광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 연구진이 고형암의 주변 환경에 맞춰 열(레이저)을 이용해 CAR-T 치료제가 종양을 공격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에 발표한 바 있다. 두 나라가 임상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연구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앱클론, 유틸렉스 등 고형암 CAR-T 치료제 개발 도전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개발에 가세했다.앱클론(174900)은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신청을 목표로 난소암 대상 CAR-T 치료제 ‘AT501’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유틸렉스(263050)는 간암을 대상으로 하는 CAR-T 치료제 ‘GPC3’을 연구하고 있으며, 내년 말 임상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은 GPC3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주요 인자(IL-18)를 분비해 암세포 주변에서 CAR-T 치료제 등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게 돼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 밖에도 지씨셀(144510)과 셀렌진은 고형암에서 많이 나타나는 생체 분자인 메소텔린을 항원으로 하는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국내 면역항암제 분야 한 연구자는 “고형암의 주변 환경을 제어하기 위해 CAR-T 치료제 개발용 항원을 재설정하거나 활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면역억제제와 병용하는 기법 등 연구 단계에서 다양한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며 “어떤 곳도 고형암 CAR-T 치료제의 부작용과 효능 저하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두에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 [주목! e기술]치열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떠오르는 스타는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유명한 레미케이드(존슨앤드존슨)와 휴미라(애브비)는 모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가 자신을 자신이 아닌 것으로 오인해 인체 내 면역 기능이 자신을 공격하는 질병이다. 만성 활동성 간염, 베체트 병, 만성 류머티즘성 질환, 만성 갑상선염,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등 많은 난치성 질병이 여기 포함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의 발병률이 4배 정도 많고, 유럽과 북미는 전체 인구 5%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다. 치료제 시장성도 높다. 리서치 앤 마켓에 따르면 자가면역치료제 시장은 2017년 1090억 달러에서 2025년 153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도전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바이오협회 ‘글로벌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최신 동향’ 리포트를 통해 개발 현황을 알아본다.(자료=한국바이오협회)◇류머티즘 관절염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RA)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TNF 억제제 확산, 다앙한 신규 작용기전(MOA) 제제 승인 등 환자 치료 옵션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저가형 바이오시밀러 및 경구형 JAK 억제제 출시로 인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존슨앤드존스와 애브비는 각각 레미케이드와 휴미라를 출시한 후 류머티즘 관절염 시장을 주도해왔고, 화이자는 2009년 와이어스를 인수하면서 TNF 억제제 엔브렐에 대한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다. 암젠 역시 엔브렐 미국 판권을 확보해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최근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주사 가능한 생물학적 제제에서 경구용 저분자 약물로 트렌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타이쇼(Taisho)는 새로운 약물 반감기를 연장한다고 알려진 3가 나노바디 구조 기반 새로운 TNF 억제제 오조랄리주맙을 개발 중이다. GSK 오틸리맙은 단클론 항체 기반 GM-CSF 억제제다. 다양한 선천성 면역세포 유형의 활성화 및 증식을 유도하는 사이토카인을 억제한다. 기존 TNF 억제제에 불응성인 환자에게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주목받는다.◇제1형 당뇨제1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노보 노디스크, 사노피, 일라이 릴리 세 회사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일리 인슐린 제품군은 전체 제1형 당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군은 앞으로도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1형 당뇨 시장은 유병률 증가와 새로운 2세대 인슐린 유사체 및 보조 요법, 내인성 인슐린 기능 개선 치료제 출시 등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란투스, 휴말로그, 노보로그 같은 기존 인슐린 브랜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잠식이 예상되지만,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등은 인슐린 주사 기술 개선과 파이프라인 확대 등의 방어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다발성경화증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시장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중 가장 치열한 양상을 보여준다. 1993년 이후 바이엘이 베타세론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면서 선두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후 바이오젠이 아보넥스, 테마가 코팍손, 머크가 레비프를 출시하면서 다발성경화증 치료 패러다임을 형성했다. 이들은 전체 시장 30%을 차지했다. 하지만 경구 치료제 출현, 주목할만한 효능을 가진 여러 파이프라인 제품 개발,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바이오젠은 경구용 치료제 텍피데라를 개발, 2018년 4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발성경화증 시장 선두주자로 나섰고, 로슈가 개발한 오크렐리주맙은 2017년 미국 승인을 획득하면서 출시 1년만에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오클렐리주맙은 현재 시장에서 효능 및 안전성, 편의성 측면에서 최고의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노바티스는 2019년 케심프타를 미국서 승인받았다. CD20 mAb로 CD20에 결합해 B세포의 성숙을 억제함으로서, 염증반응을 감소시키는 기전의 약물이다. 다발성경화증 시장에 등장한 첫 자가주사형 치료제다.
- 2조1천억 기술수출한 보로노이, 그 비결 들여다보니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2년전 기술성평가에서 탈락, 코스닥 입성에 실패했던 보로노이가 환골탈태 하면서 바이오 업계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약 1년간 국내외 기업들과 다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8일 보로노이에 따르면 올해 국내외 제약사들을 상대로 총 3번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2021년 1월 국내 HK이노엔(195940)과 RET fusion 타깃 고형암 치료제를 기술이전(비공개)했고, 8월과 11월 각각 미국 나스닥 상장사 브리켈 바이오테크(약 3억2350만 달러), 미국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8억4600만 달러)와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특히 지난해 10월 미국 나스닥 상장사 오릭 파마슈티컬즈와 6억2100만 달러의 기술수출 사례까지 더하면 보로노이는 약 1년간 총 4번, 약 17조9050만 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올린 것으로 집계된다. 기술이전된 물질도 EGFR Exon20 INS 타깃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오릭 파마슈티컬즈), DYRK1A 자가면역질환 및 신경염증성질환 치료제(브리켈 바이오테크), MPS1 타깃 유방암 및 고형암 치료제(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 등으로 다양하다.보로노이는 지난 2019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도전했으나 기술성평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와신상담한 회사는 국내 바이오기업 최초로 유니콘 특례 상장을 신청했다. 유니콘 특례 상장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기술성 평가 절차를 완화해주는 제도다.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 기술성평가 한 곳의 평가만 거치면 된다. 보로노이는 지난 6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A등급을 획득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 상장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비상장주식거래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올해 중순 5만원대에 거래되던 보로노이 주식은 8일 현재 거래금액이 최대 8만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주식물량이 1100만주 인것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8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신속하고 정확하다...“매년 기술이전 2건 목표”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신약개발 기술을 단축시키고 최적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최근 1년동안 총 4건, 약 2조원이 넘는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며 “매년 2건 이상의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도 국내외 100여곳 이상의 기업들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보로노이는 저분자 화합물인 인산화효소 저해제(Kinase Inhibitor) 기반 정밀 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인산화효소 저해 표적치료제가 노바티스 글리벡(혈액암)이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보로노이는 물질 발굴부터 전기 임상(1상 및 2a상) 단계까지 집중하고, 후기 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하거나 공동개발을 통해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한다”며 “정밀의학 표적치료제 개발 기술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보로노이가 자신하는 핵심 기술력은 △인산화효소 타깃 저분자 화합물 제작 기술 △AI 플랫폼 기술 ‘보로노믹스’ △탄탄한 국내외 전문가 네트워크 등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500여 개의 인산화효소 중 특정 질병 신호 전달과 관련된 인산화효소에만 달라붙는 저분자 화합물이 치료제 개발 기술력의 핵심이다. 경쟁사는 질병과 관련 없는 인산화효소에도 달라붙어 신체 내 독성 부작용을 일으키지만, 보로노이는 질병과 관련된 인산화효소에만 선택적으로 정밀하게 달라붙는 저분자 화합물을 최단 시간 안에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AI 플랫폼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국내외 제약사 중 최대 규모인 4000개 이상의 인산화효소 프로파일링 데이터와 1억500만개 3차원 화합물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컴퓨터가 최적의 물질 분자구조를 도출하는 ‘보로노믹스’를 탄생시켰다. 보로노이 관계자는 “질병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 작용 기전이 밝혀지면, 최단기간 내 치료 효과는 높고 독성은 적은 화합물을 만들어낸다”며 “보로노믹스는 의약, 화학, 분자모델링, AI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글로벌 제약사 수준의 플랫폼 기술이다. 최종 신약 후보물질 선정 기간을 기존 최대 5년에서 1년 6개월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국내외 최고 권위자들이 보로노이에 포진한 것도 인상적이다. 국내 분자모델링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남두 박사와 나다니엘 그레이 미국 하버드 박사, 파시 야니 다나파버암센터(DFCI) 박사가 눈에 띈다. 회사 측은 “그레이 박사는 2008년 인산화효소 프로파일링을 활용한 신약개발 방식을 창안한 이 분야 최고 권위자로 평가된다”며 “야니 박사는 3세대 폐암 신약 타그리소 임상 개발을 주도한 폐암 치료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보로노이 신약개발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 강민구 이데일리 기자, ‘올해의 과학취재상’ 수상
-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누리볼룸에서 개최한 ‘2021 과학언론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과학취재상’ 수상자 강민구 이데일리 ICT부 기자가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강민구 이데일리 ICT부 기자가 올 한해 국내 과학계에 영향력 있는 단독 보도들을 쏟아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의 과학취재상’을 수상했다.강 기자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누리볼룸에서 개최한 ‘2021 과학언론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과학취재상을 수상했다.협회는 강 기자가 미국 주도의 8개국 달 탐사 ‘아르테미스 연합’에 한국도 참여한다는 단독 보도를 통해 우주개발에 대한 우리나라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민간 우주시대가 열리는 가운데 아르테미스 협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외교적 동맹으로 달 정거장 건설과 효율적 달 탐사 등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을 수 있게 됐다.또 협회는 강 기자가 과학 기술의 주요 현안과 국내 과학을 이끌어갈 연구자들이 거둔 연구 성과 및 연구 현장 등을 찾아가 집중 취재하고 단독 보도함으로써 국민의 과학적 이해 제고와 과학 정책 발전에 기여했다고 수상자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강민구 기자는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해주시고, 상을 주신 협회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항상 수상자들을 취재만 해왔는데 제가 직접 수상자가 되어 기분이 새롭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그는 이어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인 우주 분야에 대해서는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고, 현장 전문가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더 깊이있고, 울림 있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날 시상자로 나온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대덕연구단지에서부터 기자생활을 했던 강민구 기자가 이데일리로 이직해서 상을 받은 것이 매우 반갑다”며 “우리 과학자들의 연구가 인류와 공동체에 쓰임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일깨워주는 언론인들께 감사드린다”고 축하했다.한편 2021 과학언론상 전체 수상자로는 △기자가 뽑은 올해의 과학자상: 석상일(UNIST), 이준이(부산대), 최재욱(고려대 의대), 홍정주(생명연)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신방실(KBS) △올해의 의과학취재상, 과학부문: 강민구(이데일리) 이새봄(매일경제), 의학부문: 김민수외(동아사이언스) 김수진(한국경제TV) 신성식(중앙), 신재우외(연합), 환경부문: 박상욱(JTBC), 이정아외(헤럴드경제) △과학커뮤니케이터상: 고호관(작가), 박길수(연구재단), 양경욱(화학연), 이동기(재료연), 이은상(서울경제TV 경남취재본부), 이지홍(한국노바티스), 정용훈(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정길호(ETRI) 등 총 21명(팀)이 선정됐다.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누리볼룸에서 개최한 ‘2021 과학언론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과학취재상’ 수상자 강민구 이데일리 ICT부 기자가 시상자로 나온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
- 에스티팜, 공장신축 추진...'올리고' 年생산능력 7.7배↑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에스티팜이 공장신축과 증설로 올리고 연간 생산능력을 7.7배 늘린다.에스티팜 반월공장. (제공=에스티팜)에스티팜(237690)은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회사로서 급성장하는 올리고 핵산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2 올리고동(제2 올리고 핵산치료제 원료 공장) 신축 및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에스티팜은 2024년 3분기까지 1차 800억원, 2025년 말까지 2차 7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경기도 안산 반월공장 부지에 5~6층 높이의 제2 올리고동을 신축하고 4~6개 대형 생산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다.제2 올리고동은 복수의 독립된 일괄 생산 라인에서 병렬 교차생산을 통해 생산기간을 단축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또한 유기용매를 회수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장치를 장착해 원가절감과 함께 친환경 시설로 건설될 예정이다.앞서 에스티팜은 2018년 반월공장 부지에 4층 높이의 제1 올리고동을 신축하고, 2층에 연간 250kg~ 750kg(1.5mole/일)의 올리고 핵산치료제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증설했다. 2020년 8월과 10월에는 두차례에 걸쳐 제1 올리고동의 3, 4층에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 내년 하반기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시화공장을 포함해 연간 300kg~900kg(1.8mole/일)에서 1.1t~3.2t(톤, 6.4mole/일)으로 확대된다.특히 2025년 말 제2 올리고동이 완공되면 올리고 핵산치료제 생산능력은 연간 2.3t~7t(14mole/일)으로 현재 대비 7.7배 늘어나 부동의 글로벌 No.1 올리고 CDMO로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리서치앤마켓(Research & Market)에 따르면 올리고 핵산치료제 시장은 2021년 71억5000만달러(약 8조5000억원)에서 2026년 188억7000만달러(약 22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21.4%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노바티스(Novartis)의 고지혈증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의 올해 말 FDA승인을 시작으로 타깃 환자가 수천만에서 수억 명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올리고핵산치료제 신약들이 2024년부터 연이어 상업화되면 수백kg에서 수t까지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가 필요하게 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글로벌 시장에서는 노바티스의 팰라카르센(Pelacarsen, TQJ230), 화이자(Pfizer)의 부파노르센(Vupanorsen), 아이오니스(Ionis)의 올레자르센(Olezarsen)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들과 얀센(Janssen)의 JNJ-3989, GSK의 베피로비르센(Bepirovirsen, GSK3228836) 등 만성 B형간염치료제, 앨나일남(Alnylam)의 고혈압치료제 질레베시란(Zilebesiran) 등 다양한 올리고핵산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에스티팜 관계자는“이번 제2 올리고동 신축 및 생산설비 증설은 에스티팜이 원료를 공급하는 다수의 만성질환 올리고핵산치료제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2024년 이후 상업화를 대비한다”면서 “아울러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선제적인 증설로 신규 수주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어 “지난 3년간 수주금액 2,550억원을 달성한 만큼 이번 증설을 기회로 2030년까지 올리고 CDMO 매출 1조 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글로벌 No.1 올리고 CDMO의 역량을 활용하여 글로벌 Top 5의 mRNA 및 다양한 차세대 RNA 유전자치료제 CDMO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툴젠 대해부]②유전자가위 기술 및 파이프라인, 경쟁사 분석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툴젠의 주력 플랫폼기술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은 일명 3세대 유전자가위라고 부른다. 가위처럼 DNA 염기서열을 자르고 교정해 유전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1세대 징크핑거 뉴클레아제,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 캐스까지 진화했다. 원하는 부위를 교정할 수 있는 정확도는 99.9%까지 올라갔다. 인체 유전질환의 치료, 의료 진단, 동물과 농작물의 개량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캐스9 사업 분야. (자료=툴젠)특히 기존에는 정복하지 못했던 난치성 질병 및 불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평가받는다. 크리스퍼 캐스9을 활용한 유전자교정 치료제는 한 번 표적기관이나 적용 전략이 임상적으로 증명되면 단순하게 유전자가위 구성품만 교체하는 것만으로 새로운 의약품 개발이 가능하다. 구성품 교체는 분자 수준에서 면밀히 검증된 후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낮다.신품종의 작물을 개발하기 위한 혁신 기술로도 작용한다. 기존 육종의 방식은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다양한 표현형 중 원하는 개체만을 오랜 시간에 걸쳐 선별해왔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원하는 표현형을 가진 암수 개체를 교배시키고 선별과 역교배를 반복하는 작업으로 시간과 비용 투자가 많이 필요했다. 반면 유전자교정 기술은 유전정보를 활용해 유용하고 가치 있는 동식물을 유전자 단위에서 직접 교정할 수 있다. 단기간, 저비용으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혁신적인 분자 육종 기술이다. 현재 툴젠의 크리스퍼 캐스9 원천특허는 유럽과 한국, 중국, 일본 등 세계 12개 관할국에 출원됐다.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미국 몬산토(현 바이엘) 유전자교정 종자개발, 네덜란드 키진은 연구용 제품 분야에서 생명과학 연구·서비스, 미국 써모피셔 사이언티픽에게 유전자가위 연구용 제품 분야 생명과학 연구·서비스 등 총 18건의 크리스퍼 캐스9 기술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이 이뤄졌다. ◆글로벌 경쟁사 이미 임상, 툴젠 내년 진입 목표 툴젠은 눈, 간, 신경이라는 대표적 기관에 대한 치료제 파이프라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빠르게 동일 표적 기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전질병 및 난치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로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반변성 치료제 프로그램은 같은 유전자를 겨냥하는 당뇨성 망막병증 치료제로 적용시킬 수 있고, 눈 유전자교정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 관련 유전병에 대한 치료제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수 있다. 아직 임상 단계에 착수한 파이프라인은 없는 상태다. 차세대 CAR-T 치료제의 경우 호주 카테릭스와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내년 중 고형암에 대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는 내년 임상시험계획서(IND)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툴젠 글로벌 경쟁 3사. (자료=툴젠)글로벌 경쟁사는 스위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 미국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 미국 에디타스 메디슨(Editas Medicine)이 있으며, 이들 회사 모두 나스닥 상장사다. 시가총액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7조5000억원,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11조9000억원, 에디타스 메디슨 2조90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유전자가위는 툴젠이 유일하게 자체 원천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와 인텔리아 테라퓨틱스는 CVC, 에디타스 메디슨은 브로드연구소로부터 인간 치료제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들여왔다. 경쟁사들은 모두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임상에 착수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인텔리아 테라퓨틱스는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 임상이 주목받고 있다. 리제네론(Regeneron)과 유전성 아밀로이드증 NTLA-2001 임상 1상, 노바티스(Novartis)와 낫적혈구병 QTQ923/HIX673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이상혈색소증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관련 5개 적응증이 임상 1/2상 단계다. 에디타스 메디슨은 레베르 선천성 암시증 EDIT-101 임상 1/2상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