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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정KPMG “글로벌 50대 은행, AI 투자 20배 늘었다”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글로벌 은행들의 인공지능(AI) 투자가 지난 10년간 2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는 28일 이같은 ‘혁신의 부스터 AI에 물드는 금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상위 50대 은행의 AI 관련 투자는 2016년 이후 급증세를 보였다. AI·머신러닝(ML) 투자 비중은 10년 전 0.2%에서 지난해 4.0%로 20배나 증가했다. 글로벌 상위 50대 은행이 투자한 주요 AI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최근 5년(2019년~2023년) 동안 AI 구축·관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Databricks)부터 운송 매칭 플랫폼까지 다양했다.북미 지역에서 AI 기업에 대한 투자가 잇따랐다. 미국 SirionLabs(1억 1000만 달러), 오스트리아 GoStudent(9500만달러), 캐나다 Certn(8000만달러) 등 다양한 AI 기업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투자 유형별로는 벤처캐피탈(VC) 투자가 90.6%로 가장 많았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후기단계 VC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권 AI 활용은 인사 및 리스크 관리부터 마케팅까지 확대되고 있다. BoA의 에리카(Erica), RBC의 노미(NOMI) 등 AI 가상비서를 통한 개인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뱅가드, DBS는 고객의 목표, 투자 성향 등에 따라 투자 계획과 포트폴리오 설정을 추천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였다.아울러 사용자 기록과 이상 거래 정보를 학습한 AI·ML 기반의 이상거래탐지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춘 금융 사기 감지 서비스도 제공된다. 마스터카드, 비자는 실시간으로 부정 결제를 탐지하는 AI 모델을 구축해 손실을 방지하고 있다.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프로세스 속도 향상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위스 리, 다이도 생명보험, JP모건체이스는 AI를 통해 의학·법률 문서 검토 및 분석에 시간을 절감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는 실적 발표 요약 등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이동근 삼정KPMG AI 센터 전무는 “신용평가,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추천, 이상거래 탐지 등 전통적인 영역 외에도 생성형 AI 활용으로 금융 밸류체인 전반의 혁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비즈니스 성과 달성을 위한 AI 목표를 설정하고, 금융권 보안규제를 지키는 선에서 AI 활용 아키텍처 수립과 안전하고 윤리적인 AI 거버넌스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사진=삼정KPMG)(사진=삼정KPMG)
- 빅파마 4개사, 펩트론 약물전달 플랫폼에 러브콜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펩타이드 기반 신약 개발사 펩트론(087010)이 확실한 ‘약물 지속형’ 플랫폼 기술로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계약과 함께, 약물 지속 시간을 1개월 이상(기존 주 1회) 늘려주는 자체 개발 플랫폼 기술 ‘스마트데포’ 관련 빅딜이 성사될 지 관심이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제공= 펩트론)23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펩트론은 독일 소재 B사와 벨기에, 일본, 스위스 소재 빅파마들과 스마트데포 기술 기반 신약 공동 개발을 논의 중이다. 이들 빅파마가 가진 기존 글로벌 대형 품목에 펩트론 플랫폼을 적용하거나, 새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기 위한 논의 등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 모두 글로벌 20위 안에 드는 대형 제약사다. 펩트론은 이들 기업과 약효가 최대 3개월까지 지속되는 제형 약물을 공동 개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현재 펩트론이 진행 중인 지속형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계약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건이다. 앞서 펩트론은 지난해 8월 글로벌 빅파마 A사와 스마트데포 기반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 기술이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계약 체결 시, 두 회사는 월 1회 제형의 비만치료제 개발에 협업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펩트론이 특허로 보유하고 있는 월 1회 비만치료제 투약 기술이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펩트론 관계자는 “일부와는 비밀유지계약(CDA) 까지 진행된 상황이라 구체적인 물질에 대해선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약물 지속 시간을 늘려주는 당사 플랫폼 기술에 대한 빅파마들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기회들이 추가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펩트론은 오는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USA에 참가해 스마트데포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데포는 반감기가 짧아 자주 주사하는 펩타이드(아미노산 화합물) 약물을 현재 주 1회 주사보다 투여 주기를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주로 수술용 생분해성 실로 쓰이는 PLGA를 구형(미세구체)으로 만들어 약물전달체로 사용한다. 이 생분해성 물질이 시간이 지나 분해되면서 이 물질에 섞여있던 약물이 방출되는 식이다. 이 미세구체의 원료와 함량에 따라 1개월 제형, 3개월 제형, 6개월 제형 등의 약을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 ◇“루프원, 日 제약사와 CDA 체결”펩트론은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한 첫 상용화 제품 ‘루프원’의 국내 품목허가도 기다리고 있다. 루프원은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다. 국내 판권은 LG화학(051910)이 확보한 상태며, 해외 진출을 위해 최근 일본의 한 대형 제약사와 CDA를 체결했다. 해당 제약사는 항암제를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한 곳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수출은 통상 ‘비밀유지계약(CDA)→물질이전계약(MTA)→텀시트 수령→계약 체결’의 순서로 진행된다. CDA 체결은 기술이전 협의 초기 단계로, 실제 기술이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글로벌 평균 통계상 2% 미만이다.펩트론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루프원 생산을 위한 충북 오송 공장 실사를 받았다. 큰 이변이 없다면 하반기 초도 물량 생산, 품목허가 가능성이 높다. 펩트론은 루프원과 스마트데포의 추가 기술이전 논의를 위해 오는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 의약품 전시회’(CPHI China)에 참가해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펩트론 관계자는 “지난달 일본 CPHI 에서 만난 여러 업체들과 중국에서도 다시 만나 추가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파트너링 미팅을 통한 루프원 추가 기술이전, CDMO 업체들을 탐색하고 부스 전시를 통해 당사 스마트데포 기술을 소개, 홍보 하겠다”고 말했다. 루프원은 오리지널 류프로렐린 제제인 일본 다케다제약의 ‘루프린’의 복제약이다. 약물동력학을 세계 최초로, 생물학적 동등성을 국내 최초로 각각 확보한 제품이다. 루프린은 1989년 출시 후 30년이 넘도록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 김홍일 방통위원장, 이례적 과기부 강연…"원팀으로 국민체감 성과내야"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세종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최근 방통위에서 내부 교육과 토론에 집중하고, 젊은 공무원을 중심으로 인사를 추진하며 조직 쇄신을 주도하고 있다.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관련 분야가 많아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 이에 두 부처는 상호 이해와 교류 확대를 위해 양 부처장이 교차 강연을 추진해 왔다. 김 위원장이 27일 과기정통부에서 강연을 한 데 이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다음 달 21일 방통위를 방문해 강연할 예정이다.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청사에서 과기정통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청사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며 방통위와 과기정통부의 협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역사적으로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지만, 방송 통신 생태계의 격변과 미래창조과학부 출범 이후 조직이 변화하면서 지난 10여 년간 인적교류와 협업이 줄었다”라며, “OTT,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업무 연관성이 커지고 정책 대상이 겹쳐지는 현실에서 두 부처가 원팀이 되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이날 과기정통부 세종청사의 복합커뮤니티실은 김 위원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임직원들로 북적였다. 김 위원장은 공직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사람을 귀하게 여김 △희생과 배려 △자기계발 △열정, 정성, 인내 △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기를 제시했다.특히 김 위원장은 국민과 공무원이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지적하며, 공무원이 국민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익위에서 공무원 부패 인식을 조사했을 때 국민의 38.3%가 부패했다고 답한 반면, 공무원은 2.4%만 부패했다고 답했다”라며, “국민들은 갑질을 당하거나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부패라고 여기는데, 공직자는 국민의 시각에서 생각하고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김 위원장은 최근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는 작은 약점만 있어도 공격해 패가망신까지 시키는 격한 사회가 되고 있다”라며, “사람이 불완전한 만큼 공과 과를 함께 평가하고 사람을 존중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스위스 용병을 언급하며 공무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스위스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강국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중립국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죽을 때까지 맞서 싸운 용병들의 역할이 있었다”라며, “공무원들도 일을 완수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국립심포니·오페라단·합창단, '처용'으로 유럽 3개국 투어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과 함께 한국 현대오페라 ‘처용’으로 오는 6월 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3개국 투어에 나선다고 27일 전했다.오페라 ‘처용’ 포스터. (사진=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이번 공연은 2024 파리 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세계에 K클래식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6월 9일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을 시작으로 6월 11일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홀, 6월 13일 무지크페어아인 황금홀로 투어를 이어간다.‘처용’은 이영조 작곡가가 천년왕국 신라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다. 한국어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음악과 바그너의 유도동기 기법을 접목했다. 서양음악의 틀에 한국적인 것을 끼어 넣는 것이 아닌, 서양음악을 한국적인 틀에 맞추는 방식으로 한국적인 신묘함과 아름다움을 담아냈다.작품은 옥황상제의 아들 처용이 부패한 신라를 구하기 위해 지상에 내려오지만, 지상의 여인 가실과 사랑에 빠져 타락하고 가실을 탐내던 역실의 꼬임에 넘어가 사랑과 나라도 모두 빼앗긴 처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투어에서는 1막 ‘옥황상제의 진노’, 2막 ‘경(승려의 노래)’ 등 주요 장면만을 엄선한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관객과 만난다.이번 공연을 위해 스위스 베른 오페라극장, 독일 마인츠 국립극장 등에서 연주하며 호평받는 대한민국 대표 지휘자 홍석원이 포디움에 선다. 연출은 다양한 장르에서 한국적 감수성을 녹여온 이지나가 맡는다. 테너 김성현(처용), 소프라노 윤정난(가실), 베이스 권영명(옥황상제), 바리톤 공병우(역신)가 출연한다.공연 관계자는 “국립심포니,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등 세 국립예술단체가 함께하는 첫 해외 투어로 올림픽이 강조하는 연대의 가치를 이어가며, 문화 올림피아드를 완성하겠다”고 전했다.
- 에자이, 레켐비SC FDA 신청절차...치매 자가주사 시대오나[지금일본바이오는]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피하주사(SC) 제형이 시장 발매 초읽기에 돌입했다. 레켐비는 지난 7월 FDA 허가를 획득한 경도 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기존 정맥주사 IV 제형으로 개발돼 환자가 2주에 한번 병원을 방문해 투여받아야 한다. 회사 측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SC 제제 허가를 획득할 경우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가주사가 가능해져, 편의성과 치료 순응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자이는 앞서 지난 3월 말 ‘레켐비’ 월 1회 정맥주사 유지요법제의 허가신청서를 FDA에 제출한 바 있다.최근 일본 외신에 따르면 에자이 및 바이오젠은‘레켐비’(레카네맙-irmb) 피하 자가주사제 주 1회 유지요법의 허가를 FDA에 신청하기 위한 순차제출(rolling submission) 절차를 개시했다고 공표했다.에자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 (사진=에자이)앞서 ‘레켐비’ 피하 자가주사제 주 1회 유지요법은 FDA에 의해 ‘패스트 트랙’ 심사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허가신청은 임상 3상 ‘Clarity AD 시험’의 개방표지 연장시험에서 도출된 자료와 관찰자료의 모델링 결과를 근거로 제출되기에 이른 것이다.FDA의 허가를 취득할 경우 ‘레켐비’ 자가주사제는 자택 또는 의료기관에서 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투여할 때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하 주가주사제는 약물을 투여하는 데 필요로 하는 시간이 정맥주사제에 비해 훨씬 적게 소요될 것이라는 장점이 눈에 띈다.360mg 주 1회 피하 자가주사 유지요법제 심사과정의 일환으로 정맥주사제 격주 1회 투여 착수단계를 마친 환자들은 고도의 독성을 나타내는 원시섬유(protofibrils 용해성 응집인자)를 지속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유효농도의 ‘레켐비’를 주 1회 투여받아야 한다. 원시섬유는 뇌내에서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를 제거한 후에도 지속적인 신경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는 플라크가 축적되기 이전부터 시작되어 축적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신경독성 과정을 말한다. 자료에 따르면 증상이 나타난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치료를 진행할 경우 뇌내에서 플라크가 제거된 후에도 유익성을 나타내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시사됐다.현재 ‘레켐비’는 미국, 중국 및 일본에서 허가를 취득해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EU, 호주, 브라질, 캐나다, 홍콩, 영국, 인도, 이스라엘, 러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타이완, 싱가포르 및 스위스 등에서 허가신청서가 제출된 단계다.
- WHO '팬데믹 조약' 협상 타결 실패…선·후진국 이견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신속하게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약 마련을 놓고 국제사회가 2년여간 벌여왔던 협상이 합의 없이 끝났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로이터)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들이 감염병 대책 강화를 위한 ‘팬데믹 협약’ 초안에 합의하지 못한 채 이날 협상을 타결했다. 애초 계획대로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WHO 회원국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77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이 조약을 채택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HO 본부에 모인 회원국 대표들에게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각국과 협상 사무국의 노력을 칭찬하며, 적극적으로 나설 기회로 삼자고 촉구했다. 앞으로 방향에 대해서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어지는 세계보건총회에서 검토하고 결정할 예정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전경(사진=로이터)앞서 WHO 회원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이 늦어진 것을 반영해 2021년 12월 감염병 대책 강화를 위한 협약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협약 초안에는 병원체 정보 공유, 제약회사의 신흥국으로의 기술 이전, WHO에 의약품 공급 등이 포함돼 있다.협의 과정에서 각국이 발견된 병원체의 표본과 유전자 서열을 신속하게 공유하도록 한 조항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보는 진단 검사와 백신, 치료제를 신속히 개발하는 데 중요하다. 이를 놓고 신흥국들은 팬데믹 대책을 위해 기술 이전과 백신 배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자국 제약사의 이윤 확보를 우려하고, 연구개발(R&D) 장려를 원한 선진국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각국은 코로나19 이후 2년간 전염병 팬데믹 예방, 준비, 대응에 대한 구속력 있는 협약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예상과 달리 엇나갔다. 올해 3월 말까지가 합의 시한이었으나 실패로 끝났고, 4월 말부터 연장을 위한 협상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달 말 협상이 재개됐지만, 회원국들은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총회는 이 제안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 후지필름이 CGT CDMO 투자 늘려도 SK팜테코 걱정없는 까닭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일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테크놀로지’(후지필름·FDB)가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위한 공장 건설에 최근 2년새 수십 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유럽 연합 내 최대 규모의 공장을 확보한 국내 SK팜테코 역시 미국 내 공장 증설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모두 2025년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신규 공장 완공을 예고하며, 캐파(생산 능력) 경쟁을 펼치고 있다. 후지필름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유전자 신약 CDMO를, SK팜테코는 렌티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변형 세포 신약 CDMO를 타깃하고 있다. 이들이 CGT CDMO 분야 서로 다른 세부 시장에 집중하며, 경쟁적으로 업계 1위인 스위스 론자를 뒤쫓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스위스 론자를 뒤쫓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일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테크놀로지’와 국내 SK팜테코가 주목받고 있다.(제공=게티이미지, 각 사)◇CGT CDMO 설비 캐파...SK팜테코, 2025년 후지필름 압도16일 각 사에 따르면 현재 후지필름의 CGT 공장 규모는 면적 기준 9200㎡이며, SK팜테코는 1만㎡를 초과하는 규모의 공장을 각각 보유한 상태다. 이들의 발표를 종합하면 CGT 공장의 전체 규모가 후지필름은 내년 2~3배, SK팜테코는 6~7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현재 후지필름은 미국 내 2곳의 지역에서 CGT CDMO를 위한 설비를 갖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사우전드 오크스에 위치한 공장은 임상용 및 상업용 CGT 제조시설로 부지 면적은 약 8260㎡이다. 미국 텍사스 칼리지 스테이션에 위치한 공장은 바이럴 벡터 및 세포 제조시설에 쓰이며 그 면적은 약 920㎡다. 이중 사우전드 오크스 공장은 지난 2022년 후지필름이 미국 바이오벤처인 아타라 바이오테라퓨틱스를 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곳이다.후지필름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1곳)과 영국(2곳) 등 총 3곳의 지역에서 추가로 CGT CDMO를 위한 공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회사는 2021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영국 티스사이드 등에 짓고 있는 공장에 각각 20억 달러와 5억33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 11일 후지필름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계획된 세포배양 제조시설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12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가 해당 시설에만 32억 달러를 투입하게 된 셈이다. 이런 증설 및 건설 계획이 완료되면 후지필름의 CGT CDMO 역량은 현재의 2~3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SK(034730) 자회사인 SK팜테코는 이런 후지필름을 압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이미 프랑스 소재 이포스캐시를 인수했고, 이를 통해 약 1만㎡ 규모의 유럽 내 최대 수준의 CGT 공장을 보유하게 된 상태다. 이포스캐시 공장에서는 렌티바이러스나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CGT 개발에 쓰는 각종 바이럴 벡터를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회사는 지난해 9월 플라스미드 DNA에 특화된 미국 CGT 전문 기업 ‘CBM’을 인수하기도 했다.SK관계자는 “공장 건설로 자주 언급된 이포스캐시와 달리, CBM의 현재 공장 규모는 따로 밝히지 않고 있다. 미래 계획만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SK팜테코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CBM이 보유했던 필라델피아주 내 CGT CDMO 공장 증설에 나섰다. 증설 완료 시 해당 공장의 규모는 6만5000㎡에 달할 것으로 계획됐다. SK 관계자는 “계획대로 2025년경 증설되면, 세계적인 수준의 CGT CDMO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후지필름·SK팜테코’ 주요 벡터 달라...론자 위협이 목표후지필름과 SK팜테코의 주요 경쟁 상대는 업계 부동의 1위인 론자다. 론자는 이미 CGT CDMO를 통해 임상 3상 진입 또는 상업화에 성공한 물질 등 15종 이상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160여 개 이상의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론자는 mRNA부터,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엑소좀 등 CGT분야 전방위적인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이를 따라잡기 위해 후지필름은 2020년부터 mRNA CDMO 전략을 완성하기 위해 본격적인 공장 건설을 추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mRNA의 주요 전달체인 지질나노입자(LNP)나 리포솜 기반 CDMO 공정을 개발및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그 결과 회사는 2020년부터 매년 10건 가량의 관련 CDMO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CGT 신약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후지필름은 기본적으로 항체의약품 전문 CDMO기업이다. 차기 성장동력으로 LNP에 대한 기술력을 쌓으면서 mRNA 관련해서는 다른 곳과 협력해 고객을 확보해 왔다”며 “새로운 공장 신설을 통해 mRNA CDMO까지 직접 확립하고, 관련 CGT 시장을 누비려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팜테코는 이포스캐시가 보유한 렌티바이러스 생산 역량을 활용해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신약 후보물질의 CDMO 서비스 수주에 적극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CAR-T는 모두 세포 밖에서 렌티바이러스를 활용해 유전자를 변형시킨 다음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SK팜테코는 AAV나 플라스미드 DNA 등의 벡터에 특화된 CGT 분야 신약 CDMO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 AAV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된 대부분의 유전자치료제에 쓰인 전달체다. 사실상 무섭게 캐파를 확장하는 후지필름과 SK팜테코 등이 노리는 주요 시장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평가다. SK관계자는 “명확한 수주 사례를 따로 밝히진 않지만 이포스캐시나 CBM은 여러 바이럴 벡터 관련 특허 등을 확보하며 CDMO 사업을 꾸준히 영위해 왔다”며 “그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캐파를 크게 확대해 CGT CDMO 분야에서 승부를 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앞선 CGT 업계 관계자는 “론자의 뒤를 추격하기 위해 움직이는 주요 기업이 후지필름과 SK팜테코다”며 “CGT 분야에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굴직한 사업을 수주할 기회가 꾸준하게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한국 평균임금, OECD 평균의 90%…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두배
-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9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근로자 평균임금 수준은 10년 전에 일본을 추월한 이후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두배 이상으로 벌어진 점은 문제점으로 꼽힌다.23일 OECD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한국 근로자 평균임금은 4만8922달러로 OECD 회원국 평균의 91.6%로 역대 가장 높다. 이 수치는 2019년 89.7%에서 2020년 90.4%로 90% 선을 처음 돌파했고, 2021년 90.6%에 이어 2022년 더 높아졌다.한국 근로자 평균임금은 1992년 2만6000달러 수준에서 2011년(4만252달러) 처음 4만달러 선을 넘은 데 이어 최근 5만달러 선에 근접해 OECD 평균과의 격차가 계속 줄고 있다. 지난 2022년 한국 평균임금은 OECD 38개 회원국 중 19위다.아이슬란드가 7만9473달러로 1위를 차지했으며 룩셈부르크(7만8310달러), 미국(7만7463달러), 스위스(7만2993달러), 벨기에(6만4848달러), 덴마크(6만4127)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일본은 4만1509달러로 25위다. 한국 평균임금이 일본의 1.2배였다. 근로자 평균임금은 한국이 2014년 4만746달러로 일본(4만257달러)을 처음 역전한 이후 격차가 계속 벌어져 2022년 한국은 4만9000달러에 육박하고 일본은 4만2000달러를 밑돌았다. 30년 전인 1992년에는 일본이 4만434달러로 한국(2만6214달러)의 1.5배였다.한국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일본을 넘어 OECD 평균과 격차를 계속 좁히고 있지만 성별, 기업 규모별, 근로 방식별로 격차가 심한 상황이다. 한국 성별 임금 격차는 2022년 기준 31.2%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일본은 21.3%, 미국은 17.0% 정도다.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임금 근로 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대기업 근로자 평균소득은 월 591만원(세전 기준)으로 중소기업(286만원)의 2.1배였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2만4799원으로 비정규직(1만7586원)의 1.4배였다.전문가들은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남성과 여성,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등을 완화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엔테로바이옴, 비타푸드 유럽 참가...마이크로바이옴으로 세계 진출 모색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엔테로바이옴은 지난 14일(현지시간) 16일까지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4 비타푸드 유럽’에 참가해 글로벌 진출을 모색했다고 21일 밝혔다. 14일(현지시간) 16일까지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4 비타푸드 유럽’ 전시장 내 엔테로바이옴 부스에서 서재구 엔테로바이옴 대표(왼쪽 세째)가 관람객들에게 마이크로바이옴 균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엔테로바이옴)비타푸드 유럽은 매년 1000개 이상의 기능성 소재와 2만명 이상의 참관객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다. 세계 건강기능식품의 트렌드와 기술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장으로 평가된다. 엔테로바이옴은 비만, 아토피 등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질환 치료제와 호흡기 건강, 체지방 감소, 모발 건강 등 파이프라인의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난배양성 혐기성 균종의 고수율 배양방법’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한다. 앞서 엔테로바이옴은 이 기술을 활용해 장점막에 서식하며 산소에 매우 취약한 극혐기성, 난배양성 균종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와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를 고농도 배양하는 것에 성공했다.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와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는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로 꼽힌다. 기존 장건강에 도움을 주는 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면역질환 및 대사질환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혐기성 환경에서 서식하는 난배양성 특징 때문에 균주 분리에서 대량 배양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굉장히 까다로워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엔테로바이옴은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호주, 인도, 캐나다, 중국에 해당 배양 기술 특허를 등록하며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엔테로바이옴 관계자는 “이번 비타푸드 유럽 참가는 엔테로바이옴의 기술력을 해외에 소개하고, 다양한 글로벌 협력 파트너를 모색하는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시간이었다”며 “독자적인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 [맞춤형 의료시대]③ 빅파마 뛰어드는 액체생검...K-암 진단 경쟁력은
- 스마트 기기를 가슴에 대면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심장 및 호흡 소리를 인식해서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알려준다. 반지를 끼면 혈압을 지속적으로 체크해서 위험도를 알려주는 기기부터 몸에 붙이면 혈당 변화를 알려주는 기기까지 등장했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로 의료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개인이 직접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관리하는 맞춤형 의료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맞춤형 헬스케어는 미국에선 빅테크 기업 위주로, 국내에서는 바이오텍이 각각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팜이데일리는 국내 바이오텍이 세계시장에서 일정부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3개 분야에 대해 미국과 기술 격차를 분석해봤다. △연속혈당측정기 △원격의료 △액체생검 등이다.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각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국내외 주요 대표주자들의 사업전략 등을 집중 해부한다.[편집자주][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한국인 사망원인 1위(통계청)는 37년째 암이다. 인구 10만 명당 약 160명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초기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워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발생인구의 약 1/3은 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액체생체검사’(액체생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액체생검은 혈액, 타액(침),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조각을 분석해 암 등 질병의 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이다. 액체생검 시장 시장에 뛰어드는 빅파마들이 늘고 있다. 글로벌 의료시장에서 암 치료 패러다임이 ‘개인·맞춤’으로 고도화되면서 체외 진단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액체생검 바이오 벤처기업 프리놈은 최근 시리즈F 투자라운드에서 약 3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빅파마 중 한 곳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주도했다. 로슈를 포함해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미국 투자가 캐시 우드가 이끌고 있는 자산운용사인 아크인베스트 등 20개사가 참여했다. 시리즈F 라운드까지 포함한 프리놈의 누적 투자금은 총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액체생검에 부정적이던 미국...투자 분위기 바뀌었다과거 미국에서 액체생검은 ‘사기꾼의 사업’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실리콘밸리 혈액검사 스타트업 테라노스 창업자인 엘리자베스 홈스 때문이다. 그는 자사 키트를 이용하면 혈액 몇 방울로 250여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며 기업 가치를 10조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만능진단키트’의 존재는 결국 거짓이었고, 이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사태 직후 ‘액체생체검사(액체생검) 시장 신뢰도도 큰 타격을 입었다.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미국 대표 액체생검 기업 가던트헬스가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기술 검증이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이다.가던트헬스는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NGS 동반진단 제품인 가던트360을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현재 전세계 60개국, 약 25만명의 고형암환자에게 자사 액체생검 서비스 ‘가던트360’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 기업 루닛(328130)과 암진단 제품의 국내 유통계약을 체결했고 혈액기반 대장암 검사법 ‘실드’를 한국에 출시했다.해당 제품은 고형암을 대상으로 혈액을 통해 여러 종류의 암 유전자 돌연변이를 동시에 진단이 가능토록 한 제품이다. 총 74개의 유전자에 대해 단일염기서열 변이와 삽입결손 변이 판단이 가능하고, 18개 유전자에 대해 증폭 여부와 6가지의 유전자 융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기존 조직생검 방식과 비교 임상시험을 진행해 액체생검 방식인 가던트360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82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에 등재된 7가지 유전자 돌연변이(G7) 진단 능력을 비교했을 때 조직생검에서는 60명의 환자를 진단했지만, cfDNA 기반 액체생검은 77명을 진단했다. 이 중 48명의 환자는 결과가 동일했다.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가던트헬스의 작년 매출은 5억6394만달러(약 748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45%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4억4953만달러(약 5967억원)를 25.45% 상회한 수치다. 지난달 26일 기준 가던트헬스의 시가총액은 2조9000억원에 달한다. 가던트360은 앞선 임상으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NGS 액체생검 동반진단 최초로 미국 공적보험에도 편입됐다. 아직까지 많은 환자들이 액체생검 동반진단을 활용하고 있지 않아 가던트360의 시장 침투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가던트헬스가 향후 몇 년간 약 20%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던트헬스는 루닛과 파트너쉽을 맺고 공동 개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은 가던트헬스와 지난 2021년 독점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올해 초 첫 공동개발 제품을 글로벌 출시하는 등 암 정밀 진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상호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유통 계약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은 향후 출시할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국내 유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다른 미국 기업 그레일은 혈액 속 메틸화 분석으로 50종 이상의 암을 진단하는 자사 플랫폼 ‘갤러리’를 통해 시장을 확대 중이다. 2021년 출시된 갤러리는 1년 만에 매출 약 8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 국내 조기진단 업계 아직 ‘블루오션’...아이엠비디엑스 등 기대주 ‘우뚝’암 액체생검 분야는 크게 3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암 환자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동반진단, 암의 잔존 질병과 재발을 예측하는 예후진단, 초기 단계에 진단하는 조기진단이다. 가던트헬스에 따르면 동반진단 시장 규모는 60억 달러(6조8160억원), 예후진단 시장은 150억 달러(17조400억원), 조기진단 시장은 그보다 훨씬 큰 500억 달러(56조8000억원) 규모로 각각 추정된다. 국내 바이오텍의 경우 조기진단에서 아직 확실한 매출 선두 기업이 나오진 않았다. 기술적으로 뛰어단 코스닥 상장사들이 빅파마와 파트너십을 통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대표기업으로 코스닥 새내기 아이엠비디엑스(461030)가 꼽힌다. 아이엠비디엑스의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179%가량 오른 2만3300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5000억원 대를 터치한 후 현재는 2000억원 정도다.2018년 설립된 아이엠비디엑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반의 액체생검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GSK)와 동반진단 협약을 맺으며 실력을 증명했고 유한양행 렉라자 동반진단 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주관하는 ‘캔서문샷’에도 합류했다.가던트헬스 혈액검사 모습 (사진=가던트헬스)아이엠비디엑스는 암의 조기 진단부터 수술 후 재발 모니터링과 예후진단까지 전주기에 걸쳐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외 의료현장 커버리지가 넓어지면서 매출도 동반 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진단 암 종류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암세포는 증식과정에서 순환종양 DNA(ctDNA. circulating tumor DNA)를 방출하는데, 아이엠비디엑스는 혈액 속 ctDNA를 이용해 암 유전자를 찾아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젠큐릭스(229000)도 기대되는 기업이다. 2011년 설립돼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젠큐릭스는 디지털PCR 암 분자진단 전문기업이다. 젠큐릭스 진스웰BCT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유방암 예후진단 검사다. 작년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인 ASCO에서 글로벌 판매 1위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과의 비교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진스웰BCT는 꾸준히 국내 병원에 도입돼, 현재 49개의 병원에서 진단할 수 있다.싸이토젠(217330)도 액체생검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싸이토젠의 액체생검 플랫폼 ‘고밀도미세다공칩’은 순환종양세포(CTC)를 손상 없이 살아 있는 상태로 검출해 분석, 배양하기 위해 나노테크놀로지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CTC는 암 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통해 돌아다니면서 암의 전이를 일으킨다. CTC를 검출할 수 있다면 암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수가 극히 적어 식별이 어렵다. 실제 암 혈액 1㎖에 혈구 세포는 약 10억 개가 존재하며, 그 중 CTC는 5개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기술력을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체생검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엠비디엑스 등이 보유한 플랫폼이 80% 이상의 암 진단 민감도를 나타냈지만, 아직 일부 암종에만 적용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향후 조직검사를 완벽히 대체할 액체생검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