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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분기 매출 1조원…승승장구 비결은?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분기 매출 1조원 이상 기록하는 것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속도·품질이라는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빅파마의 러브콜이 이어진 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초기 단계가 아닌 상업화 단계의 프로젝트를 주로 수주하면서 경쟁사 대비 탁월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 2번이나 연간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상향했다. 빅파마의 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이 늘면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ESG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매출 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 매출액 예상 상승률을 10~15% 증가에서 4월 15~2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른 매출액 전망치도 최대 3조3765억원에서 3조5265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매출액 예상 상승률을 기존 15~20%에서 20% 이상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2023년 매출액 전망치는 3조5265억원에서 3조6016억원으로 751억 늘었다.◇분기 매출 1조원 넘기겠다는 자신감올해 예상 매출 3조6016억원을 달성하려면 올 하반기에만 2조144억원의 매출을 내야 한다. 단순 계산해도 분기당 1조72억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하는 셈이다. 적어도 올해 4분기에는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분기 9243억원, 4분기 1조531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기 매출 1조원 이상 거두는 일이 내년부터는 놀랍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4조878억원, 2025년 4조808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매출 1조원을 넘긴 이후 꾸준히 실적 상승을 시현해왔다. 2020년 매출 1조1648억원에서 2021년 1조5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6% 늘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3조13억원으로 전년 대비 91.4% 급증한 것은 물론, 영업이익도 9836억원으로 83.1%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수익성 측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5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률(별도재무제표 기준)은 2018년 10.4%→2019년 13.1%→2020년 25.1%→2021년 34.2%→2022년 39.7%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률은 39.9%에 달했다. 통상 제조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기기도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수익성이 좋은 셈이다.◇매출 전망치 상향 근거는? “빅파마 러브콜 쇄도”이러한 실적 성장은 글로벌 빅파마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4공장 가동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 기인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티스, 화이자 등 글로벌 톱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특히 빅파마 고객사들이 모두 첫 수주 계약 이후 계약 제품을 확대하거나 기존 계약 물량의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공시된 신규 수주·증액 계약 중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만 총 8건이다. 수주 규모는 누적 2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 약 1조9000억원의 기록을 올해 반년 만에 경신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처럼 글로벌 빅파마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이유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뿐 아니라 속도·품질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일 가이던스 상향의 배경으로 ‘4공장의 성공적인 가동률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를 제시했다. 4공장은 24만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지난 6월 완전 가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60만4000ℓ 규모의 글로벌 최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18만ℓ 규모의 5공장이 세워지면 전체 생산능력은 78만4000ℓ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증설 중인 5공장을 빠르게 풀가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공장 풀가동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2027년이다.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사에 비해 신속한 업무처리능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촉박한 일정으로 긴급 물량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생산 일정을 준수해 고객 만족도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신뢰도도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에서 1건도 지적 받은 적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미국 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 등록관리기관(PMDA), 캐나다 연방보건부(HC) 등 20여 개국의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231건의 제조·품질승인을 획득한 상태다.◇글로벌 CMO 업황 둔화에도 홀로 승승장구하는 비결은올해 대규모 계약이 늘면서 시장에서 한때 나왔던 생산과잉(Overcapacity) 우려가 불식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러한 우려는 글로벌 위탁생산(CMO) 업황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와 맞물려 불거지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최근 론자, 우시 등 글로벌 CMO 업체들은 업황 둔화와 실적 약화를 우려해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론자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과정에서 7~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가이던스를 4~9% 성장으로 낮췄다. 우시는 전년 대비 30% 성장이라는 가이던스를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의 컨센서스는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외 경쟁사에 비해 비교적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상업화 단계의 프로젝트를 수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론자, 우시 등 글로벌 CMO 업체들은 초기 단계 프로젝트 수요의 부진으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으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업 단계의 프로젝트가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바이오텍 경기 부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박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며 “매출의 대부분이 달러 기반으로 환율 상승 구간에 유리하며, 하반기 호실적이 전망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유리한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 유한양행 렉라자, 2차→1차 치료제 순서로 FDA 허가 가능성…내년 마일스톤 기대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국내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2차 치료제로 우선 품목허가를 받은 후 1차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통한 기술료 유입이 기대된다.22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렉라자 관련 주요 임상 중 1차 치료제를 목표로 한 연구 ‘LASER-301’과 ‘MARIPOSA’, 2차 치료제 허가를 위한 연구 ‘MARIPOSA-2’가 곧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중 LASER-301은 유한양행이, MARIPOSA와 MARIPOSA-2 연구는 파트너사인 얀센이 각각 주도적으로 진행 중인 연구다.LASER-301 연구는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엑손19 결손 돌연변이 또는 엑손21 치환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환자에게 렉라자 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1세대 EGFR-TKI(인산화효소 억제제) 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를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연구다. 현재 톱라인 결과까지 발표됐으며, 올해 최종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유한양행 렉라자를 활용한 MARIPOSA와 MARIPOSA-2 임상 디자인. (사진=유한양행)임상 데이터는 매우 긍정적이다. 렉라자는 종양 진행 혹은 사망까지의 시간을 나타내는 PFS(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이 20.6개월로 집계됐다. 경쟁약물인 이레사 9.7개월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또 다른 렉라자 1차 치료제 개발 연구 MARIPOSA 임상에서는 대상자를 렉라자 단독요법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군, 타그리소 단독요법군으로 나눠 치료효과를 확인 중이다. 관련 임상 데이터는 내달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MARIPOSA-2 임상은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로 사용되는 ‘타그리소’ 투여에도 치료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 690명을 대상으로 한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를 병용 투여하는 2차 치료제 연구며 역시 임상이 진행 중에 있다.◇1차 혹은 2차? “아직 결정된 것 없어”유한양행은 글로벌 임상으로 진행되는 LASER-301, MARIPOSA, MARIPOSA-2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FDA 품목허가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3가지 임상은 진행 속도에 큰 차이가 없고 비슷한 시기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품목허가가 1차 치료제로 될지 2차 치료제로 이뤄질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1차 치료제의 경우 2차 치료제보다 먼저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 규모가 더 크고 경제성도 높다.렉라자는 1차 치료제 또는 2차 치료제 허가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렉라자가 먼저 2차 치료제로 FDA 품목허가 받은 뒤 추후에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가 타그리소를 투여 받았음에도 불응하는 경우 이후 처방할 마땅한 2차 치료제가 없다는 상황 때문이다. FDA에서도 치료 옵션이 부재한 영역을 더 고려할 수 밖에 없고, 이에 2차 치료제 임상 데이터에 우선심사 등 빠른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국내에서도 렉라자는 2021년 1월 EGFR T790M 변이가 발생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제로 먼저 조건부 허가받은 뒤 이어 올해 6월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다.아직까지 1차 치료제 임상 결과로 허가를 신청할지 또는 2차 치료제 임상 결과로 품목허가를 신청할지는 결정된 것이 없지만 현재 LASER-301 임상 등을 통해 톱라인 결과가 나온 것이 있기 때문에 바로 1차 치료제로 승인 받을 가능성도 있다.2차 치료제로 먼저 허가 받은 후 1차 치료제로 허가 받는 경우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2차 치료제로 활용되면서 의료진들에게 신뢰를 쌓았다는 점에서는 1차 치료제로 승인 받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내년 상반기 품목허가·판매 마일스톤 기대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과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를 대상으로 렉라자 권리를 12억55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현재까지 수령한 기술료는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다.렉라자가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1차 또는 2차 치료제로 FDA 품목허가 받는 경우,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품목허가에 대한 기술료를 추가 수령한다. 현재 임상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기술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과 얀센의 기술이전 계약의 세부 내용은 비공개 상태인데, 업계에서는 렉라자가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1억달러(약 1330억원) 가량의 금액을 추가로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일정 금액 이상으로 판매되면 획득할 수 있는 ‘판매 마일스톤’도 있다. 판매 마일스톤의 경우 FDA 품목허가에서 몇 차 치료제 허가 받느냐에 따라 시점이 달라질 전망이다. 1차 치료제 시장 규모가 2차 치료제 시장보다 더 큰 만큼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았을 때 더 빨리 계약된 판매액에 도달할 수 있다. 이밖에 상업화 이후 판매액에 대비해 수령하는 ‘판매 로열티’가 별도로 계약돼 있어 이를 통한 매출 확보도 가능하다.유한양행 관계자는 “마일스톤 구조상 상업화가 가까워 지거나 상업화 진행이 많이 될수록 기술료 금액이 커진다”며 “1차 치료제 허가 이후에는 상당한 수준의 기술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솔리리스 대항마 ‘크로발리맙’ 美심사 개시...삼성에피스 시밀러 경쟁심화 예상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가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등 2종의 제품으로 선점하고 있는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 시장에 복병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스위스 로슈의 ‘크로발리맙’에 대한 승인 심사를 개시하면서다. 노바티스는 경구용 PNH 치료제 입타코판의 임상 3상에도 성공했다.현재 표준치료제인 솔리리스의 시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5월 유럽에서 승인받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도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하게 됐다.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등 2종의 항체치료제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스위스 류슈는 신약 ‘크로발리맙’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로 PNH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제공=각 사)PNH는 적혈구 파괴, 빈혈, 혈전 및 손상된 골수 기능(충분한 혈액을 만들지 못함) 등의 원인으로 피가 섞인 소변을 배출하는 희귀질환이다. 면역시스템에 관여하는 ‘보체인자‘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인해 과활성화되면서 자가 조혈모세포를 파괴할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PNH 치료제 시장은 AZ의 ‘보체인자5’(C5) 억제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와 그 후속작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 등 2종이 시장을 쌍끌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솔리리스 매출은 37억6200만 달러(당시 약 4조8680억원), 울토미리스의 매출은 19억 6500만 달러(한화 약 2조 5420억원)를 기록했다. 솔리리스는 2주에 1번, 울토미리스는 8주에 1번씩 정맥주사하는 용법으로 PNH 등의 적응증을 획득했다. 두 약물 모두 1회 주사 비용이 800만~900만 원에 이른다. PNH분야 최대 매출을 올린 솔리리스는 2007년 미국에서 승인된 뒤 50개국 이상에서 시판된 PNH 분야 표준치료제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솔리리스의 주요 물질 특허가 2020년 유럽 연합(EU)에서 만료됐으며, 한국과 미국에서도 각각 2025년과 2027년에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한 AZ는 후속작인 울토미리스로 2018~2019년 사이 미국과 EU 등에서 PNH 및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 등 2종에 희귀질환 적응증을 획득했다. AZ에 따르면 울토미리스의 매출이 전년 대비 42% 오르면서, 같은 기간 5% 감소한 솔리리스와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최근 이에 대항할 PNH 신약이 최종 허가 관문에 진입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FDA가 로슈가 개발한 C5 타깃 PNH 신약 후보 ‘크로발리맙’(프로젝트명 RG6107)의 허가 신청서를 수락했다고 밝혔다.크로발리맙은 4주마다 저용량을 피하주사방식으로 개발됐으며, 임상에서 솔리리스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로슈 측은 “정맥주사제인 솔리리스나 울토미리스 대신 투약편의성이 크게 향상돼 접근성이 높다”며 “사실상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허가될 경우 크로발리맙이 PNH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2022년 약 5조원의 매출을 올린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이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획득했다.(제공=로슈)일각에서는 이같은 울토미리스의 성장세와 PNH 신약 등장이 맞물리면 솔리리스 시밀러 개발사의 미래 수익성이 제한 될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한다.PNH 시장 진입을 위해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로 EU에서 허가를 획득한 약물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피스클리’(프로젝트명 SB12), 암젠의 ‘베켐브’(프로젝트명 ABP959) 등 2종이다.이날 팜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올 하반기 EU에서 에피스클리가 출시될 예정이다. 암젠은 아직 명확한 출시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미국 내 물질 특허 기간이 상당히 남아 있는 관계로 에피스클리에 대한 FDA 승인 논의가 발빠르게 진행되진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당분간은 시밀러들은 EU 내 PNH 시장에서 수익을 올려야하는 상황인 셈이다. 지난해 솔리리스 매출 비중은 미국(21억8000만 달러)이 57%로 가장 높았고 유럽(8억500만 달러)은 21% 수준이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비교적 작은 EU 무대에서 오리지널인 솔리시스와 울토미리스, 에스피쿨리 등 바이오시밀러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여기에 늦어도 내년 중 크로발리맙도 EU 시장에 가세할 확률이 높다. 투약 편의성 등에서 밀리는 솔리리스 시밀러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에피스클리나 베켐브 등이 솔리리스가 가진 시장을 얼마나 가져올지는 각 업계의 영업능력에 달려있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하반기 3대 백신 앞세워 실적회복 선언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생산 품목 조정을 통한 경영 및 실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하반기 주요 백신으로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확보할 전망이다.3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하반기 133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상반기 매출 471억원 대비 약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올해 총 예상 매출은 1796억원이다. 지난해 글로벌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판매와 CDMO 사업을 통해 확보한 매출 4567억원보다는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올해 상반기 시작된 실적 부진을 장기화 하지 않고 하반기에 반전 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반기에는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3분기 644억원, 4분기 69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매출이 206억원과 265억원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하는 셈이다.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영업적자 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2분기 353억원이었던 적자는 3분기 110억원, 4분기에는 84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연구개발 및 다양한 투자로 인해 올해는 영입적자가 계속되지만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코로나 팬더믹 이전이었던 2019년 1839억원에 근접하면서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모습이다.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왕좌 복귀 노리는 ‘스카이셀플루’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독감, 대상 포진, 코로나 관련 3개 백신을 바탕으로 하반기 매출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SK바이오사이언스의 하반기 매출 절반 가량은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의 몫이 될 전망이다. 스카이셀플루는 2020년 매출 63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통의 강호 GC녹십자 독감 백신의 매출을 뛰어넘으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2월부터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등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일시 중단했고 그 사이 GC녹십자가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코로나19 팬더믹이 끝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부터 다시 스카이셀플루 생산에 나섰고 왕좌 탈환을 기대하고 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청이 올해 독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NIP)을 위해 공고한 백신 1121만회분(도즈) 중 242만회분을 담당한다. 국내 독감 백신 개발 및 생산 업체 중 최대 물량이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총 500만회분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에 들어가는 242만회분 외 나머지 258만회분은 민간병원에 공급된다.매출 측면으로 보면, 2020년 950만회분으로 약 6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제품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올해는 500만회 분량으로 약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칠레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한 것은 스카이셀플루에게는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독감 백신의 경우 대부분 겨울을 앞둔 가을철에 접종이 이뤄지는데, 북반구 대상 국가에만 수출하는 경우 ‘한 철’ 장사에 머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칠레와 같은 남반구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게 되면 1년 내내 독감 백신 라인을 운영할 수 있어 효율성 측면에서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다. 다만, 칠레에서는 아직까지 품목허가만 획득한 상황이며 현지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사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칠레에서 판매를 담당하게 될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라며 “그동안 1년의 절반 이상은 독감 백신 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1년 내내 독감 백신 생산 라인이 가동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SK바이오사이언스 주요 백신 매출 추이.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대상 포진 백신,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에서도 ‘점유율 선두’ 지켜SK바이오사이언스의 하반기 매출을 책임질 또 다른 백신은 ‘스카이조스터’다. 국내 대상 포진 백신 시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 MSD ‘조스타박스’ 그리고 지난해 말 출시가 이뤄진 GSK ‘싱그릭스’가 삼분하고 있다.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스카이조스터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조스타박스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 선두 자리에 올랐는데,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 점유율 39%를 기록하면서 싱그릭스(31%)와 조스타박스(30%)를 따돌렸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시장 점유율은 47%로 조스타박스 29%, 싱그릭스 24%와 큰 차이를 보였다.GSK가 지난해 말 싱그릭스를 출시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스카이조스터를 따라오는 상황이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나쁜 상황은 아니다. 점유율과는 별개로 전체 시장 규모 자체가 2배 이상 커졌기 때문이다.올해 상반기 국내 대상포진 백신 접종 건수는 40만5163회로 전년 동기 20만312회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전체 대상 포진 백신 매출은 4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증가했다. 또 지난 한 해 전체 대상 포진 백신 매출이 424억원이었는데 반년만에 지난해 매출을 달성하는 등 시장을 키우는 중이다.스카이조스터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197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시장 규모 확대 영향으로 상반기에만 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 한 해 최소 3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경쟁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점유율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져 매출 측면에서는 이득”이라고 설명했다.◇코로나19 백신 정례화로 매출 기대마지막으로 노바백스와 계약에 따라 위탁생산 중인 코로나19 백신도 다시 매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보건당국은 올해 3월 말 ‘2023년 코로나19 백신접종 기본방향’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정례화하기로 결정했다. 접종 시기는 10월부터 11월까지며 연 1회 접종이 기본이다. 고위험군은 연 2회 접종이 이뤄진다.비록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은 남지만 꾸준한 위탁생산으로 안정적 매출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정례화 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될 예정인 만큼 정부에서 구체적인 백신 종류와 분량 등을 정해줄 것이며 이에 따라 위탁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HLB그룹, 美‘캔서문샷’ 합류...“HLB파나진 기술력 인정”
- 캔서엑스 회원사 명단 왼쪽 하단에 HLB파나진이 등록돼 있다. (자료=캔서엑스 홈페이지)[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HLB(028300)그룹이 미국 정부 주도 ‘캔서엑스’(Cancer X)에 암 정복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됐다.HLB파나진(046210)은 인공 유전자 소재를 활용한 암 분자진단 기술력을 인정받아 캔서엑스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고 28일 밝혔다.캔서엑스는 미국 암 연구소인 모핏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와 디지털의학학회(DiME)가 주축이 돼 설립한 공공-민간 협력체로,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캔서문샷’ 정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HLB파나진 외 존슨앤존슨, 다케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HLB파나진은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펩타이드를 합성해 만든 인공 DNA인 ‘PNA’(펩타이드 핵산)를 개발, 대량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이다. DNA가 생화학적으로 불안정성이 높은 반면 PNA는 안정성과 결합력이 높아 미량의 표적유전자 변이도 빠르게 검출, 증폭시키는 등 정확도가 높다. 파나진은 PNA를 기반으로 각종 암 유전자 변이(EGFR, KRAS, PIK3CA 등)를 정밀 검출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 등에 대한 정밀 진단키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파나뮤타이퍼’, ‘온코텍터’ 시리즈가 있다.HLB파나진은 최근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국내 최초로 오리지널 동반진단(Original CDx) 허가를 받기도 했다. 렉라자를 처방하려면 함께 허가 받은 동반진단 키트로 환자의 표적 변이 발현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HLB파나진은 이번 캔서엑스 참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여러 국가에 PNA 소재를 수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각종 암과 전염병에 대한 분자진단 제품의 경쟁력도 빠른 시간 내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HLB의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본심사에 진입한 상황에서, HLB파나진이 미국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HLB그룹의 미국 내 인지도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HLB그룹은 ‘치료’와 ‘진단’을 두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있어, HLB파나진은 향후 진단을 넘어 PNA 기술력을 활용한 항암치료제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PNA는 인체 DNA에 결합력이 높은 만큼 암 DNA에 결합에 DNA의 전사(transcription)를 차단하는 등의 방법으로 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장인근 HLB파나진 대표는 “암 정복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항암제 개발과 함께 환자마다 다르게 발현된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정확히 검출해 매칭시켜주는 고성능 정밀진단 기기의 개발도 필수”라며 “캔서엑스 참여를 통해 미국 내 진단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치료분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인류의 암 정복을 향한 원대한 비전을 실현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 소마젠, 상반기 매출액 163억...영업손실 58% 개선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소마젠(950200)이 올해 반기 영업손실을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절반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14일 소마젠에 따르면, 제출한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약 1255만달러(약 16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9% 줄었으나, 효율적 경영을 통해 반기 영업손실은 약 75만 달러(약 9억 70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8%나 감소시켰다.소마젠은 올해 상반기 유동자산은 1,821만 달러(약 240억원), 유동부채는 413만 달러(약 54억원)로 유동부채보다 유동자산이 4배 이상 많은 것은 물론, 당장 운영 가능한 현금/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이 약 140억원 이상으로, 최근 유상증자 또는 전환사채 상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이오 업계에서도 건강한 기업으로 불리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소마젠 관계자는 “소마젠은 다른 바이오 상장기업들과 비교해 전환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의 갑작스러운 자본 유치 없이도 충분한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다소 줄고 신규 플랫폼 구축에 일부 자금도 투자되었지만, 효율적인 자본 관리와 신규 매출 확보로 영업 손실을 상당 부분 개선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소마젠은 건강한 재무 구조만큼이나 튼튼한 고객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소마젠은 지난 7월, 세계적인 백신 개발 회사인 미국 모더나와 올해 하반기부터 1년간 약 648만달러(85억원) 규모의 유전체 분석(Sequencing) 서비스 연장 공급 계약에 성공하며 하반기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모더나는 소마젠과 지난 2014년부터 약 10년 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수주 물량을 늘려왔고, 최근 연장 계약에서는 소마젠의 분석 속도와 정확도에 만족하며 공급 물량을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소마젠은 글로벌 수요에 발맞춘 다양한 분석 플랫폼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암 등 난치성 질환 정밀 분석이 가능한 싱글셀 분석 플랫폼 ’제니움(Xenium)‘과 단일 DNA 분자의 긴 조각을 정밀하게 분석해 희귀질환이나 난치성 질병 극복에 도움을 주는 롱리드 시퀀싱 플랫폼 ’레비오(Revio)‘를 도입했다. 이로써 유전체 및 암 진단 분석 시장에서 요구하는 글로벌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더불어, 소마젠은 미국립보건원(NIH)이 주관하는 15만명 규모의 글로벌 파킨슨병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인GP2(Global Parkinson’s Genetics Program)에 꾸준히 참여해 왔으며, 최근에는 본 프로젝트로부터 수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최근에 아스트라제네카, GSK, 사노피 등의 글로벌 제약회사 등을 신규 고객사로 유치하며, 글로벌 유전체 분석시장에서 소마젠의 실력과 인지도를 검증받고 있다.소마젠 홍 수 대표는 “올해에도 소마젠은 효율적 경영으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해 나가는 한편, 최근에는 글로벌 멀티오믹스 분석 전문기관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싱글셀 시퀀싱과 롱리드 시퀀싱 등의 다양한 신규 분석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다. 글로벌 정밀의료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미국 내에서 다양한 분석 플랫폼을 통한 신규 수요 증가 및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립보건원(NIH) 등으로부터 미국 내 대형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소마젠의 매출도 올해 하반기부터 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영 자신감을 드러냈다.
- [류성의 제약국부론] '기울어진 운동장'과 2백년 제약 서구패권
-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센터장] 1760년대부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세계를 서구 중심의 자본주의로 재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금도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산업혁명 이후 주요 글로벌 제조산업인 자동차, 조선, 반도체, 철강, 전자제품등은 얼마 전까지 모두 미국, 유럽 등 서구 자본주의 국가의 기업들이 쥐락펴락하면서 사실상 패권을 장악해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을 선두로 한국, 중국 등이 잇달아 이들 산업의 신흥 패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서구 독식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 주요 산업의 패권이 서구에서 주로 아시아로 중심축이 옮겨지고 있지만, 유독 수백년간 꿈쩍하지 않고 서구 자본주의가 굳건하게 패자로서 군림하는 분야가 남아 있어 주목된다. 바로 제약산업이다. 글로벌 제약산업은 시장규모가 2021년 기준 1826조원(피치솔루션스)에 달할 정도로 다른 어느 산업보다도 압도적으로 큰 덩치를 자랑한다.실제 매출 기준 글로벌 상위 10대 제약사 면면을 보더라도 모두 예외없이 서방 선진국 기업들이다. 화이자, 존슨앤존슨, 로슈, 머크, 애브비, 노바티스, BMS,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GSK 등이 그들이다. 아시아 기업은 전무하다. 독일의 머크 등 유럽 제약회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 중반이다. 그 이후 유럽과 미국 제약회사들이 글로벌 제약산업을 지속적으로 장악해 왔다. 서방 선진국들의 제약산업 패권은 30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서양의학을 근간으로 글로벌 제약산업이 탄생, 성장해온 것이 선발주자인 서방 선진국 기업들이 패권을 지속적으로 장악할수 있게 해준 결정적인 비결일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하나 만들려면 십수년에 걸쳐, 수조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야 하는 까다로운 업의 특성도 한국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의 도전정신을 눌러오면서 선발주자들의 장기독주체제를 가능하게 했다.하지만 유럽, 미국 중심의 제약산업 장기패권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치명적인 패착은 업계에 만연해 있는 ‘라이언스 아웃’(기술 수출) 기업 문화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시장 잠재력이 크고, 신약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신약후보들을 입도선매 식으로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추세다. K바이오를 포함한 후발주자들은 자체적으로 신약물질을 상용화할수 있는 역량과 자금력이 부족하다보니 기술수출에 사활을 걸고있는게 현실이다.그러다보니 글로벌 제약사들은 세계 곳곳에서 후발주자들이 어떤 신약물질을 개발하고 있는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 이들이 엄선해 기술수입한 신약물질은 당연히 상용화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신약 연구개발 및 상용화의 결실 대부분을 독식하게 되는 구조다.요컨데 신약 기술 도입을 둘러싸고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짜인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으면 미국, 유럽 중심의 제약패권은 당분간 지속될수 밖에 없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매출이 조단위를 넘어설수 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후보를 글로벌 제약사들에 지금처럼 기술수출하지 않고, 자체 상용화까지 이어지게 할수 있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 이 생태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약강국은 언감생심일뿐 아니라 서방선진국의 제약패권은 앞으로 더욱 공고해지게 될 것이다.
- 우유 마시면 배가 ‘부글부글’...유당불내증이라면 ‘이 약’ 주의[약통팔달]
- (사진=게티이미지)[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우유, 치즈 등 유제품을 먹으면 가스가 차고 배가 아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우유에 들어있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선천적으로 부족한 ‘유당불내증’이 증상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락타아제는 유아기 때는 많이 생성돼 어릴 때는 우유를 마시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가도 나이가 들수록 적게 생성되기 때문에 성인이 되면서 유당불내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유당불내증은 아시아인과 흑인에게서 자주 나타나는데요, 한국인의 75%는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의약품에도 유당이 함유된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약에 들어간 유당의 양은 극소량이라 유당불내증을 가진 이들이 모두 주의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당에 예민해 적은 양의 유당이 들어간 음식에도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들고 속이 불편하다면 우유, 버터, 크림 등 유당이 들어간 음식뿐 아니라 유당이 함유된 의약품도 주의해야 합니다.우선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인 동아에스티(170900) ‘모티리톤정’에도 유당이 함유돼 있고, 부정맥과 협심증, 고혈압 약으로 만들어졌지만 면접 전 떨리지 않게 하는 약으로도 알려진 ‘인데놀’ 역시 유당이 들어있습니다.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 향상을 위한 약에도 유당이 함유된 경우가 있습니다. 다파글리플로진 무수유당혼합물 성분이 들어간 약인데요, 대표적으로 셀트리온제약(068760)의 ‘다파셀정’, 구주제약의 ‘다파리진듀오’ 및 ‘다파리진정’,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정’, 한미약품(128940)의 ‘다파론정’ 등이 있습니다.이밖에도 자신이 유당에 특별히 예민하다면 의료진에게 자신의 증상을 꼭 알리거나, 약국에서 약을 고를 때 제품 뒷면에 ‘유당’이라는 단어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유당불내증이 있지만 유제품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유제품을 먹기 30분 전에 락타아제가 포함된 유당분해효소제제를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최근 시장이 커진 단백질보충제를 고를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소화불량이나 복부불편을 느낄 수 있으니 농축유청단백질(WPC)이 들어간 단백질보충제보다는 분리유청단백질(WPI)이나 식물성대두단백질(ISP)이 들어간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