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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핀란드에 20조원 AI 투자…"유럽 사업 사상 최대"
  • 구글, 핀란드에 20조원 AI 투자…"유럽 사업 사상 최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구글이 핀란드에 유럽 사업 사상 최대 규모인 130억유로(약 20조2752억원)를 투자한다. 인공지능(AI) 연산 능력을 키우기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서다.(사진=AFP)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앞으로 2년간 핀란드에 데이터센터를 최소 세 곳 새로 짓고, 남동부 도시 하미나에 있는 기존 데이터센터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최소 130억유로다. 데이터센터는 AI를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데 필요한 서버를 대규모로 모아둔 시설이다.루스 포랫 알파벳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회사의 유럽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로 핀란드에 뿌리를 더 깊이 내리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이번 투자는 알파벳이 AI 연산 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는 흐름의 일부다. 알파벳은 지난 7월 AI 주도권을 놓고 경쟁사들과 겨루면서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최대 2050억달러(약 275조75억원)로 높여 잡았다.성장 동력을 되살리려 애써온 핀란드에는 큰 힘이 된다. 이 북유럽 국가는 수요 부진과 이웃 러시아와의 교역 붕괴, 재정 건전화를 위한 긴축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업률은 10%를 넘어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구글은 이번 사업이 건설 기간에 전국적으로 3만7000개 넘는 일자리를 뒷받침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1만6000개가량이 건설 부문이다. 완공 뒤에는 협력업체와 지역 서비스업을 포함해 매년 7000개가량의 일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새 데이터센터는 북부 카야니와 무호스, 발라에 들어선다. 구글은 앞서 북부 지역에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쓸 땅을 사들인 바 있다. 회사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원 인근의 기존 송전망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골랐다고 설명했다.아스타 시흐보넨풍카 핑그리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송전망이 튼튼한 이런 위치는 전력 시스템 전체에 도움이 되고 비용 효율적인 망 구축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핑그리드는 핀란드 송전망 운영사다.구글은 새 풍력발전 계약을 맺고 카야니 부지에 94메가와트(㎿) 규모 배터리 설비를 두는 등 전력 기반도 함께 확충한다. 배터리는 전력망 수급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센터에는 폐열을 회수해 쓸 수 있는 설비도 갖춘다. 서버에서 나오는 열을 버리지 않고 난방 등에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통신사 엘리사와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가 새 데이터센터의 통신망을 맡는다.
2026.09.09 I 방성훈 기자
"로봇팔 수백 대가 빚어낸 PV5"…기아 화성 PBV 생산 허브 가보니
  • "로봇팔 수백 대가 빚어낸 PV5"…기아 화성 PBV 생산 허브 가보니
  • [화성=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8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기아 오토랜드 화성.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인 ‘이보(EVO) 플랜트’ 이스트관 차체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수백 대의 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철판을 차체 패널로 찍어내고 용접해 PV5의 뼈대를 세우고 있었다. 로봇 팔마다 ‘눈’과 ‘뇌’ 역할을 하는 비전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돼 차종별로 다른 패널 형상을 스스로 인식하고, 필요한 부품을 알아서 골라 장착했다. 또 공장 내에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이 차체와 부품을 실어 날랐고, 머리 위 QR코드 기반 자동창고에서는 사양별 부품이 쉼 없이 공급됐다.기아 오토랜드 화성 EVO Plant East 차체 공장. (사진=기아)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오토랜드 화성 공장장 소득영 전무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기아)기아는 이날 이곳에서 ‘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를 열고 화성 이보 플랜트의 첨단 생산기술과 컨버전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 공장장 소득영 전무는 인사말에서 “오토랜드 화성은 전용 PBV 생산부터 고객 맞춤형 컨버전까지 아우르는 이보 플랜트와 PBV 컨버전 센터를 기반으로 기아 PBV 생산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다양한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생산 시스템과, 고객 목적에 맞춰 차량의 활용성을 넓히는 컨버전 역량이 함께 갖춰져야 PBV의 가치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차체 공장을 관람하는 모습. (사진=기아)◇최신 생산기술로 PBV 연 20만대 생산 ‘스마트 팩토리’1989년 경기 화성 아산만에 준공된 기아 오토랜드 화성은 연간 생산능력 60만 대를 보유한 기아의 국내 최대 사업장이다. 지난해 2년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SUV ‘쏘렌토’를 비롯해 세단 ‘K5’·‘K8’과 전기차 ‘EV6’, 픽업트럭 ‘타스만’ 등 회사 전략 차종이 1~3공장에서 생산된다. 4공장 격인 이보 플랜트 이스트(EAST)관이 완공돼 지난해 8월부터 중형 전기 PBV ‘PV5’가 연산 10만 대 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내년 6월 웨스트(WEST)관이 준공되면 준대형 전기 PBV ‘PV7’도 이곳 이보 플랜트에서 생산돼 시장에 출시된다. 두 공장을 합쳐 연간 20만 대의 PBV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 공정은 크게 △프레스(재단) △차체(골격 형성) △도장(색 입히기) △조립 △테스트(출고) 등 5가지 순서로 진행된다. 성시영 생기계획팀 책임매니저는 “차체 공장에서는 비전 로봇이 도어와 테일게이트 같은 무빙 부품이 장착될 홀 위치를 측정하고, 로봇이 최적의 위치로 자동 조립한 뒤 조립 결과를 재측정해 오차를 줄이고 있다”며 “이렇게 확보한 간격·단차 데이터는 모두 차량별로 이력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패신저와 카고를 비롯해 샤시캡, 교통약자 이동차량(WAV) 등 파생 모델을 동시에 생산하면서도 공장 외부 PBV 컨버전 센터와 연계해 오픈베드·탑차·캠핑카는 물론 고객 요청 사항이 반영된 차량까지 확장할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기아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인 '이보(EVO) 플랜트' 이스트관 차체 공장 전경. (사진=이윤화 기자)이날 투어가 진행된 10만㎡ 규모의 이스트관은 지난해 8월 양산을 시작해 패신저·카고·샤시캡·WAV 등을 순차 생산 중이며, 261대의 로봇이 투입돼 자동화율은 20%대 후반이다.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웨스트관은 이스트관보다 넓은 약 13만㎡ 규모로, 늘어나는 차량 사양과 물류 복잡성에 대응하기 위해 차체 공정을 두 개 동으로 나눠 구성했다. 성시영 책임매니저는 “웨스트관은 무인지게차와 AMR(자율이동로봇)을 활용한 물류 자동화, AI 기반 터널형 외관 비전 검사 등을 추가 적용해 자동화율을 3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기존 화성 공장 대비로는 약 9%포인트 높은 자동화율로, 품질·운영 효율이 약 10%가량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웨스트관에서 검증된 기술은 향후 이스트관은 물론 기존 양산 공장으로도 순차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성 책임매니저는 “차체 공장의 경우 용접 공정 자동화율은 100%이며, 부품 이송 등 핸들링 작업까지 포함하면 80% 초반대”라며 “다만 메탈피니시 라인의 최종 품질 확인·수정 작업은 아직 작업자가 직접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조립 공장은 소프트하고 유연한 부품까지 600여 개에 달해 자동화율이 20%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고다은 차량생기4팀 매니저는 “조립 공정은 부품 수량과 특성이 다양해 아직 작업자가 직접 다루는 공정이 있다”면서도 “루프 패드나 헤드라이닝처럼 소프트한 부품의 투입·장착까지 최초로 자동화하는 등 적용 범위를 계속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후드를 차체 공장이 아닌 조립 공장에서 장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PV5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블랙 투톤을 구현하기 위해 도색이 필요 없는 검정색 복합섬유 소재 후드를 적용했기 때문에 도장 공정을 거치지 않고 조립 공장에서 바로 자동 장착한다”고 설명했다.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미디어 Q&A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기아)기아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에서 참가자들이 전시차를 관람하는 모습. (사진=기아)◇컨버전 센터 ‘다품종 맞춤 생산’ PBV 생태계 조성기아는 생산기술 고도화와 함께 ‘다품종 맞춤 생산’ PBV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시영 책임매니저는 “상용·비즈니스 시장에서 차량은 이제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물류 플랫폼, 업무·레저 공간, 공공서비스 차량으로도 활용된다”며 “하나의 기본차만으로는 모든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본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컨버전 모델을 병행 개발하는 전용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컨버전 부품 장착을 위한 홀과 브래킷, 제어기, 와이어링 등을 차량에 미리 반영해뒀기 때문에 컨버전 센터에서 별도 탈거 작업 없이 정밀하게 부품을 장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화성 오토랜드 인근 PBV 컨버전 센터는 98개 작업셀과 14개 검사셀을 갖추고 오픈베드·크루밴·프라임·내장탑차·냉동탑차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을 생산 중이며, 연간 생산능력은 4만 대 규모다. 김민수 PBV컨버전운영팀 팀장은 “기아는 컨버전 모델의 상품 기획과 품질관리, 판매를 총괄하고 R&D·생산·출고는 전문 파트너사가 담당하는 협업 구조”라며 “고품질·저비용·유연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9월 가동을 시작한 만큼 아직 오픈베드 등 초기 모델 위주로 물량이 들어오고 있지만, PV5 후속 모델이 추가되면 가동률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외부 특장사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시트·플로어매트 등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고 컨버전 제어기·조인트 블록을 미리 탑재한 ‘도너모델’을 공급하는 한편, 기본차 3D CAD 데이터와 인증 기준을 담은 ‘바디빌더 매뉴얼’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PBV 컨버전 포털’을 운영 중이다. PBV 컨버전 포털은 외부 특장사가 컨버전 모델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정보와 인증자료를 통합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다만 포털은 보안상 개인에게는 개방하지 않고, 비밀유지계약 체결이 가능한 특장 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기술 문의에 신속히 대응하는 ‘1대1 테크니컬 핫라인’까지 더해 스마트 순찰차, 어린이 통학차, 리어 엔트리 WAV, 바이크 수송차, 냉동밴 등 외부 특장사 파트너십 모델이 올해 하반기 이후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기아는 컨버전 네트워크 강화로 더 넓은 PBV 생태계를 조성해간단 계획이다. 이달 초 PV5 프라임·패신저 5인승·7인승·카고 컴팩트·샤시캡 도너모델을 새롭게 출시해 PV5 라인업을 10종으로 확대한 바 있다. 소득영 전무는 “오토랜드 화성은 차량을 만드는 공장을 넘어, 고객과 파트너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요구를 모빌리티로 실현하는 PBV 생산 허브”라며 “스마트 제조기술과 컨버전 생태계를 지속 고도화해 고객에게는 더욱 폭넓은 선택지를, 파트너사와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6.09.09 I 이윤화 기자
안민석이 내건 수영장 100개 건설, 해답은 '벽깨기'
  • 안민석이 내건 수영장 100개 건설, 해답은 '벽깨기'
  • [오산=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오산에는 2개 학교복합시설이 있는데 수영장이 있는 원동초에서 내일 행사를 한다. 여기로 잡은 이유는 이곳을 장관이나 도지사, 시장·군수들께서 보셔야 하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벽깨기 협약식'을 하루 앞둔 8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협약식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경기도교육청)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 31개 시군 간 ‘벽깨기 협약식’ 하루 전날인 8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과 만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협약식 장소를 오산 원동초로 잡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2017년 완공된 오산 원동초 스포츠센터는 당시 오산 지역 국회의원이던 안민석 교육감의 공약사업으로 지어진 시설이다. 건립비용 77억 4000만원은 교육부가 15억 6000만원, 경기도교육청이 39억 8000만원, 경기도가 10억원, 오산시가 12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안 교육감의 교육감 공약인 교육행정과 일반행정 간 ‘벽깨기’의 대표적 사례다.원동초가 위치한 대원동은 오산시 원도심에 해당한다. 각종 생활체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세교신도시 지역과 달리 이곳 주민들은 수영장을 이용하려면 다소 먼 거리에 있는 시설로 이동해야만 했다. 신규 시설을 지으려고 해도 마땅한 부지가 없었고, 또 막대한 사업비를 지자체가 부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2017년 3월 22일 오산 원동초 스포츠센터 개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안민석 국회의원.(사진=오산시)그때 안민석 교육감(당시 의원)은 원동초 부지로 눈길을 돌렸다. 학교 유휴부지를 활용하면 별도 토지보상비가 들지 않는 데다, 오산시 예산만이 아닌 국·도비 예산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란 발상에서다. 학생들은 날씨와 관계 없이 다목적 체육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학생들이 쓰지 않는 시간에는 인근 주민들이 와서 이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었던 안 교육감은 사업비 확보를 위해 정부와 경기도를 설득했고, 발상을 현실로 만들었다.2014년 시작된 오산 원동초 다목적 체육관(스포츠센터) 건립사업은 3년 만인 2017년 문을 열게 된다. 연면적 2934㎡,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 센터는 수영장(25m·4레인)과 체육관, 다목적실 등을 갖췄다. 숙원사업이 풀린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현재도 많은 학생과 주민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운영 주체인 오산도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원동초 스포츠센터 이용객은 13만 2895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68.5%에 달하는 9만 981명이 수영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의 국회의원 시절 공약으로 2017년 개장한 오산 원동초 스포츠센터 내 수영장 모습.(사진=오산시)안민석 교육감이 벽깨기 협약식 장소를 이곳으로 정한 이유다. 그는 벽깨기를 통해 학교복합시설을 도내 100곳 이상 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수영장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수영장이 포함된 학교복합시설에 대한 주민 만족도는 오산 원동초 외에도 다른 곳에서도 매우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원시 규장초·중학교에 지어진 복합시설 ‘권선배움마루’의 지난해 수영 프로그램 참가자 8만 6787명이 매긴 종합만족도는 89%에 달했다. 수원 다산중 복합시설 내 수영장은 지난 8월 한 달 이용객만 8155명으로 집계됐다.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된 생존수영 교육도 학생들이 학교 밖이 아닌, 학교 안에서 받을 수 있다. 2023년 문을 연 고촌중의 ‘고촌도담수영장’에서 생존수영 교육을 받은 학생은 현재까지 5만여 명에 이른다. 고촌도담수영장은 매년 현장평가를 통해 한국생존수영협회의 생존수영 교육장소 인증을 받고 있다.안민석 교육감은 “학교복합시설을 경기도 전체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자원과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며 “주민들에게도 필요하고,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시설이기에 교육청과 지자체가 손을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경기도에 수영장을 100개 이상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09.08 I 황영민 기자
포스코, 9년만에 도금강판 공장 짓는다…車강판 시장 정조준(종합)
  • 포스코, 9년만에 도금강판 공장 짓는다…車강판 시장 정조준(종합)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포스코가 480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용 고급 강판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 공장을 9년 만에 새로 지으면서다. 자동차의 대형화·고급화로 고품질 자동차 강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저탄소 강재 요구가 커지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포스코는 8일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45만t(톤) 규모의 8번째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 ‘8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연속용융아연도금설비) 착공식을 열었다. 8CGL은 기존 생산시설을 증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 건물을 신축해 설비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부지 면적은 약 3만6900㎡(1만2000평)이며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투자 규모는 4800억원이다. 포스코가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짓는 것은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8CGL은 자동차 외판에 사용되는 고급 도금강판 생산에 특화한 설비다.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의 용융아연도금강판 전체 생산능력은 연간 495만t으로 늘어난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철강재 표면에 아연도금을 입힌 강판으로 내식성이 뛰어나고 표면이 미려해 자동차용 외판과 가전용 소재로 사용된다. 최근 차량 고급화에 따라 자동차 외판 분야에서 도장성과 내식성, 가공성이 우수한 용융아연도금강판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포스코는 8CGL을 통해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레저용 차량(RV) 등에 적용되는 광폭 자동차강판 생산도 확대한다. 대형 차량 비중이 높아지는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응해 기존보다 넓은 폭의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번 투자는 광양제철소의 전기로와 연계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포스코는 2024년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를 착공했으며, 지난해 말 준공한 뒤 지난 6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전기로에서 생산한 저탄소 소재를 8CGL의 도금 공정과 연결해 자동차용 고급·저탄소 강판 생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전반의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저탄소 강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포스코의 이 같은 행보는 장인화 회장이 제시한 ‘트리플코어(Triple-Core)’ 전략과도 맞물린다. 산업, 전략, 에너지 자원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철강 부문에서는 저탄소 전환과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자동차 강판은 특히 고품질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전략과 맞물려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포스코가 8일 광양제철소에서 자동차용 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 8CGL을 착공했다.(사진=포스코)
2026.09.08 I 이수빈 기자
밀웜도 ‘스마트팜’ 시대…AI·로봇으로 연 1000톤 생산
  • 밀웜도 ‘스마트팜’ 시대…AI·로봇으로 연 1000톤 생산
  •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식용곤충인 밀웜을 연간 최대 1000톤(t)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강원 춘천에 들어섰다. 개별 농가 중심의 소규모 생산에서 벗어나 곤충 원료를 표준화하고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 강원 춘천시에서 ‘곤충산업 거점단지’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조성 중인 곤충산업 거점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완공된 시설이다.정경석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이 8일 강원 춘천시 곤충산업 거점단지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춘천 곤충산업 거점단지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국비와 지방비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부지 면적은 2만 3815제곱미터(㎡), 건축 연면적은 4154㎡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공동으로 운영한다.단지엔 밀웜을 대량 생산하는 스마트 팩토리팜 1동과 번식용 어미 곤충을 공급하는 임대형 스마트팜 33동, 연구개발과 단지 운영을 담당하는 지원시설 1동이 들어섰다. 핵심 시설인 스마트 팩토리팜에선 AI와 로봇이 밀웜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측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먹이를 자동으로 공급한다. 자동 세척 장비와 대용량 건조기도 갖췄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연간 최대 1000t의 밀웜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임대형 스마트팜에선 단백질 등 유용성분의 함량이 일정한 종충을 생산해 팩토리팜에 공급한다. 참여 농업인에게는 표준 생산지침과 교육을 제공하고, 청년농업인 등의 입주도 추진한다.사육과 생산 전 과정엔 농식품부가 ‘스마트 안전위생기준(HACCP)’이라고 명명한 관리 체계가 적용된다. 식품·제약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곤충 원료의 생산 과정과 품질을 표준화한다는 취지다. 원료 생산을 실제 제품화로 연결하기 위한 기업 협력도 추진한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이날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한미양행, 곤충식품기업 오엠오와 ‘그린바이오 곤충산업 육성 및 자원순환 기반 사업모델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참여 기업들은 단지에서 생산한 곤충 원료를 활용해 메디푸드와 대체 단백질 제품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산물 부산물을 곤충 먹이로 재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지역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배추와 양배추를 가공한 뒤 발생하는 부산물을 밀웜 먹이로 공급해 사육 비용과 농산물 폐기 비용을 함께 줄인다는 구상이다.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곤충산업 거점단지는 농가와 기업의 협력을 강화하고 곤충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이끄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농식품부는 전주기 사업화 지원과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2026.09.08 I 박순엽 기자
北도 북러 두만강 자동차다리 개통 보도…교류 확대 기대감
  • 北도 북러 두만강 자동차다리 개통 보도…교류 확대 기대감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다리 개통 소식을 북한 매체들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양국 사이에 자동차가 오갈 수 있는 첫 육로가 마련된 것으로, 북러 밀착이 정치 군사적 면을 넘어 인적·물적 교류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조선중앙통신은 북러 국경도시인 북한 라선시와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성과적으로 완공되어 준공을 했다고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8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북한과 러시아) 두 나라 국경도시들인 라선(나선)시와 하산을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성과적으로 완공돼 뜻깊은 준공의 시각을 맞이했다”며 전날 나선과 하산에서 진행된 준공식에 대해 보도했다.통신은 이 다리가 495일 만에 완공됐다고 보도하며 “조로(북러) 두 나라 사이의 경제협조의 중요한 하부구조가 축성보강되고 인적교류와 관광, 상품유통을 비롯한 다방면적 협력을 활성화해 나갈 수 있는 담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신은 이 다리가 1946년 평양역 광장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김일성 주석을 향해 투척된 수류탄을 막아낸 소련군 장교 야코프 노비첸코의 이름을 따 명명된 점도 언급했다. 노비첸코는 이 사건으로 오른손을 잃고 중상을 입었고, 김일성은 1984년 소련 방문 당시 노비첸코를 만나 북한의 ‘노력영웅’ 칭호를 수여하는 등 북러 친선의 상징적 인물로 꼽혀 왔다.통신은 “이는 두 나라 인민의 선린우호 관계를 진실한 동지적 신뢰관계로 변함없이 강화발전시켜 나가려는 양국 지도부와 인민들의 확고부동한 의지의 발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러시아 정부 공보실은 “새로운 운송로는 기업들이 화물 운송량을 크게 늘리고 물류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각종 제품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급을 보장해 양국 간 무역·경제 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준공식에는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각각 평양과 모스크바에서 화상 연결로 참가했다.미슈스틴 총리는 “두 나라 사이의 친선 선린 호상 원조는 국제정세에 구애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앞으로도 쌍무관계의 다방면적 강화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태성 총리도 두만강 자동차다리 완공이 “쌍무협조 전반에 새로운 역동을 더해주는 의의 깊은 사변”이라며 “(양국 정부는) 앞으로도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협력사업에서 실질적인 결실들을 계속 이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나선시 준공식장에서는 김덕훈 북한 제1부총리와 블라디미르 토페하 주북 러시아 임시대사대리가 준공식 테이프를 끊었다. 하산에서는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과 안드레이 니키틴 교통장관, 알렉세이 체쿤코프 러시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 대사가 테이프를 잘랐다.윤정호 대외경제상, 양영진 국토환경보호상, 신창일 나선시 인민위원장, 김정규 외무성 부상, 관계 부문 간부와 건설자·근로자들, 올레그 코셰에프 청진 주재 러시아 총영사도 준공식에 참석했다.북러 국경에는 그동안 열차가 오가는 철교가 있었지만 자동차용 교량은 없었다. 양국이 2024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며 두만강 다리 건설도 합의한 바 있다. 당초 러시아 정부는 지난 4월 교량 연결식에서 6월 19일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예정보다 약 3달 늦게 준공됐다. 다리와 함께 건설된 하산 자동차 국경검문소에는 10개의 통행로가 설치됐으며 자동차 교량과 국경검문소는 하루 차량 300대와 2300명 이상의 통행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중앙통신은 북러 국경도시인 북한 라선시와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다리가 성과적으로 완공되어 준공을 했다고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제공]
2026.09.08 I 김인경 기자
뉴욕·도쿄, 끊임없이 리모델링…서울은 임대수익 급급해 방치
  • 뉴욕·도쿄, 끊임없이 리모델링…서울은 임대수익 급급해 방치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서울 도심업무지구(종로·중구) 및 여의도업무지구 내 빌딩들의 ‘고령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임대시장의 ‘초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신축 프라임 오피스는 1~2%대의 자연 공실률 미만을 기록하며 대기 수요가 넘치지만, 환경 개선이 없는 구축 빌딩은 임대료를 낮춰도 공실 방어가 어려운 형국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준공 100년을 바라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이나, 1960년대 지어진 빌딩들이 즐비한 일본 도쿄는 한국 주요 업무지구보다 평균 연식이 훨씬 오래됐다. 그럼에도 이들 도시에서는 노후 오피스의 ‘공실 공포’나 대규모 이탈 현상이 서울만큼 대두되지 않는다. 해외 주요 도시와 서울 오피스 시장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7일 이데일리가 건축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서울 1세대 오피스들이 지닌 구조적 한계가 건물 노후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970~1990년대 폭발적인 고도성장기에 지어진 도심·여의도업무지구의 구축 빌딩들은 제한된 높이와 규제 속에 임대 수익 등 경제성을 우선으로 설계됐다. 이것이 글로벌화 속 현대 임차인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전문가들은 100년 전 뉴욕에 지어진 초고층 빌딩과 상대적으로 최근 지어진 국내 오피스 간에 건축공학적으로 유의미한 기술적 격차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맨해튼의 건물주들은 외관과 골조는 보존하되 임대수익을 방어하기 위해 내부 엘리베이터나 로비, 편의시설을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뜯어고친다. 반면 한국의 경우 단기적인 임대수익이나 빌딩의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우선하기 때문에 자본 지출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에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평가다.즉, 건물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제도적 환경과 시장의 인식이 결국 국내 오피스타운의 노후화를 앞당겼다는 진단이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역시 철저히 ‘경제적 수익 추구’를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용적률이나 용도 제한 같은 핵심 규제가 수시로 변하다 보니 건물주들 역시 장기적인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고 분석했다.이러는 사이 최신 IT 인프라와 쾌적한 어메니티를 갖춘 신축 대형 오피스는 속속 공급돼 임차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기업들이 임대료가 비싸도 신축으로만 몰리면서 낡고 오래된 구축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구축 오피스의 공실률이 높아지는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노후 오피스 소유주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가치를 끌어올리려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해야 하지만, 급등한 공사비와 고금리가 발목을 잡는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새 단장을 하더라도 임대료 상승분으로 투자비를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부동산 전문가들은 방치는 곧 도태를 의미한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는 보고서를 통해 “친환경 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후 빌딩이 저평가되는 ‘브라운 디스카운트’ 국면에 진입했다”며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리모델링 비용이 자산 가치를 뛰어 넘어 거래조차 불가능해지는 ‘좌초 자산’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무엇보다 노후 건물이 지어졌을 당시에는 없던 개념이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중요해지면서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 리모델링’이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2050년까지 국내 노후 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최대 278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소수지만 막대한 비용을 이겨내고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 상승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1970년에 준공된 국내 1세대 마천루 ‘삼일빌딩’은 준공 50년차를 맞아 대대적인 내·외관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그 결과 SK네트웍스 등 우량 대기업들을 유치하며 공실을 해소했고, 매각 과정에서 건물 가치가 3배 가까이 뛰는 성과를 거뒀다.한편 노후 오피스 방치로 인한 상권 침체와 도심 활력 저하를 막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는 도심업무지구 노후 빌딩 재건축 시 1층에 개방형 녹지를 조성하면 용적률을 상향해 주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추진 중이며, 여의도와 강남 역시 낡은 빌딩의 통합 개발을 유도하는 맞춤형 건축 규제 완화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오피스는 민간의 영역인 만큼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개입은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서울시 서울총괄건축가)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과도하게 장려하면 오히려 공급 과잉이 올 수도 있는 만큼 장기적인 도시계획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결국 현재 노후 오피스 타운이 겪고 있는 딜레마의 원인은 개별 건물의 낡음이 아니라 일관성 없는 도시계획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까운 일본의 도쿄 역시 수십 년을 내다보는 확고한 마스터 플랜 아래 블록 단위의 재생과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반면, 서울은 장기적인 비전 없이 단기적인 규제 변화에만 의존해온 것이 족쇄가 됐다.안형준 교수는 “결국 작금의 노후 오피스 타운 문제는 장기간에 걸친 도시 마스터플랜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며 “오피스 슬럼화를 막고 도심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잦은 규제 변경을 멈추고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일관된 도시계획 아래, 민간이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자발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초고층 오피스 빌딩인 엠파이어스테이트. 세계 최초로 100층을 넘긴 빌딩으로 1930년에 완공됐다.(사진=REUTERS)
2026.09.07 I 이정현 기자
美 "원전 8기에 1200억달러" 요구…韓 수익·주도권 확보가 관건
  • 美 "원전 8기에 1200억달러" 요구…韓 수익·주도권 확보가 관건
  • [이데일리 김상윤·공지유 기자] 미국이 원전 8기 건설에 대미투자기금 1200억달러를 투입하자고 제안하면서 20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대강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다만 원전은 건설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 가능성도 큰 고위험 사업이다. 원전 8기라는 큰 방향에 합의하는 것과 별개로 개별 프로젝트마다 위험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명확히 하고, 한국의 투자 규모에 걸맞은 사업 참여와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부가 ‘원전 8기 추진’이라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1200억달러를 합의문에 못 박지 않으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괄적 프레임워크에는 협력 목표만 담고 실제 투자는 원전별 사업성과 한국 기업의 참여 조건을 따져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지난해 8월(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돈·시공 대고도 주도권은 미국에 주나미국 제안액을 원전 8기로 나누면 한 기당 150억달러다. 하지만 아직 어느 지역에 어떤 원전을 지을지, 누가 건설·운영할지, 생산한 전력을 누가 얼마에 사갈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사업성을 판단할 핵심 조건이 빠진 상태에서 투자 총액부터 제시된 셈이다.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는 원금과 약정이자를 갚을 만큼 충분한 현금흐름을 낼 수 있는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만 투자 대상으로 삼도록 규정한다. 원전 8기에 1200억달러를 미리 배정하면 개별 사업의 상업성을 검토하더라도 약속한 투자 규모에 맞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어떤 원자로를 적용하고 누가 사업을 주도할지도 핵심 쟁점이다. 미국은 자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과 현지 건설 실적이 있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선호한다. 금융기관과 전력회사로서도 인허가와 건설 경험이 있는 원자로를 반복해서 짓는 편이 부담이 작다.AP1000을 적용하면 웨스팅하우스가 설계와 원자로 공급을 맡고 한국 기업은 시공과 기자재 납품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에너빌리티와 국내 건설사에는 일감이 돌아갈 수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주계약자나 공동 사업주로 참여하고 운영·정비 등 장기 수익사업까지 맡을지는 불투명하다.한국형 APR1400은 국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건설·운영 실적을 쌓았고 미국 NRC 설계인증도 받았다. 다만 미국 내 건설 실적과 공급망이 없어 부지별 인허가와 현지 시공체계를 새로 갖춰야 한다. 이 사안에 정통한 원전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1200억달러를 부담하면서도 미국 원자로를 짓는 시공사나 기자재 공급사에 머물 수 있다‘며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의사결정 참여 장치와 국내 기업의 수주 물량, 한수원의 운영·정비 참여를 계약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공사 지연과 비용 초과의 책임도 난제로 꼽힌다. AP1000을 적용한 미국 보글 원전 3·4호기는 완공이 계획보다 수년 늦어지고 사업비도 크게 불어났다. 같은 노형의 V.C.서머 원전 2·3호기는 약 90억달러를 투입한 뒤 2017년 공사가 중단됐다.대형 원전은 최종 투자 결정부터 상업운전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 그사이 금리와 원자재·인건비가 오르고 공사가 늦어지면 금융비용도 늘어난다. 프로젝트 지분을 보유하면 장기 수익과 함께 사업 손실도 부담한다. 고정가격으로 건설을 맡으면 비용 초과 위험이 국내 시공사에 넘어올 수 있다. 또 다른 원전 관계자는 ”개별 계약에는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의 책임 범위, 추가 자금 투입 의무와 손실 분담 원칙을 명확히 담아야 한다“며 ”미국 정부의 금융 지원과 현지 전력회사의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얼마나 확보할지도 사업성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원전 쏠리면 리스크 풀링도 한계대미투자에 원전이 상당부분 차지할 경우 재원 쏠림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원전에 1200억달러를 배정하면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은 800억달러로 줄어든다. 미국의 원전 투자 요구액과 대미투자 1호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의 전체 사업비 223억달러를 단순 합산하면 1423억달러로, 대미투자 2000억달러의 71.2%에 달한다. 원전과 가스발전이 대미투자의 큰 축으로 떠오르면서 탄소포집·저장(CCUS), 반도체, 핵심광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후속 사업에 배분할 재원이 빠듯해질 가능성은 커졌다.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개별 사업의 수익을 우산형 투자 특수목적법인(I-SPV)에 모아 전체 원리금 회수에 활용하는 ’리스크 풀링‘ 구조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시날이 돈을 벌고 원전이나 CCUS 사업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면 엔시날 수익으로 전체 회수 부족분을 보완할 수 있다.하지만 미국 요구대로 원전이 전체 투자액의 60%를 차지하면 위험 분산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 원전 여러 기의 공사가 동시에 늦어지거나 사업비가 급증하면 다른 프로젝트의 수익만으로 부족분을 채우기 어렵다. 이 사안에 정통한 전문가는 ”원전 8기의 투자 규모와 사업 주도권, 비용 초과 책임을 개별 계약에서 촘촘히 설계해야 합리적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2026.09.07 I 김상윤 기자
30조원 대미투자 첫발 뗀다…"원전·알래스카는 시간 두고 검토"
  • 30조원 대미투자 첫발 뗀다…"원전·알래스카는 시간 두고 검토"
  • [이데일리 김상윤 공지유 기자] 대미투자 관련 심의기구인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223억달러(약 30조원) 규모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 프로젝트를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의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정부가 첫 투자사업과 함께 전체 전략투자를 관리할 투자 특수목적법인(I-SPV)의 운영계약안도 의결하면서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대미투자 양해각서(MOU)가 실제 투자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다만 엔시날 프로젝트의 사업비가 최초 검토 당시보다 30% 넘게 불어난 데다 한미가 개별 프로젝트의 수익과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정산할지를 놓고 막판까지 이견을 보여온 만큼 최종 투자 구조가 관건이다. 특히 당초 여러 프로젝트의 수익을 한데 모아 손실 위험을 분산하도록 설계했던 ‘리스크 풀링(risk pooling)’ 원칙이 I-SPV 운영계약에 그대로 반영됐는지가 주목된다.미국이 지난달 제안한 미국 내 대형원전 건설 포괄적 프레임워크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는 이날 의결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엔시날 사업과 I-SPV 운영계약안을 우선 의결한 뒤 원전과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시간을 두고 별도로 검토할 방침이다.지난해 8월(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AI 데이터센터 겨냥한 6.3GW 가스발전7일 관계부처 및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의 안건은 엔시날 프로젝트와 해당 사업의 I-SPV 운영계약안 등 2건이다.엔시날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 남부 라살카운티 엔시날에 총 6.3GW 규모의 가스발전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미국 에너지기업 루이스 에너지 그룹이 사업주로 참여한다. 6.3GW는 원전 6기 안팎에 해당하는 발전용량이다.발전소는 단계적으로 건설된다. 1단계에서 1.3GW 규모 단순주기 발전소를 짓고 이후 2~6단계에서 각각 1G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초기 발전소를 가동하면서 전력 수요와 수익성을 확인한 뒤 설비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대규모 선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구조다.생산된 전력은 텍사스 전력망인 ERCOT에 판매하거나 인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장기 전력판매계약(PPA)을 체결하거나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하는 오프그리드 방식이 확정되면 전력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연료 조달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사업주인 루이스 에너지 그룹은 텍사스 남부 이글포드 지역에서 천연가스 광구와 관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발전소를 자체 가스 생산·운송망과 연결하면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가격 변동 위험도 일부 낮출 수 있다.미국이 앞서 엔시날 프로젝트와 함께 후보로 제시한 서밋 카본 솔루션의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사업과 비교하면 현금창출 구조도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160억달러 규모 CCUS 사업은 미국 중서부 에탄올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약 1800마일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와이오밍까지 운송·저장하는 프로젝트다. 45Q 세액공제와 탄소배출권, 이산화탄소 처리량, 국제유가와 인허가 등에 수익성이 복합적으로 좌우된다.반면 엔시날은 전력을 생산해 판매한다는 기본적인 수익모델이 비교적 명확하다. 대미투자 1호 사업을 조기에 가시화하려는 미국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업부터 고르려는 한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엔시날 프로젝트는 사업성이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봤던 사안이다”고 귀띔했다.◇I-SPV 운영계약도 의결…‘리스크 풀링’ 유지됐나엔시날 프로젝트와 함께 의결되는 I-SPV 운영계약안도 중요하다. I-SPV는 엔시날 등 개별 프로젝트마다 설립되는 프로젝트 SPV와 별개의 법인이다. 개별 사업의 지분과 자산, 현금흐름을 담는 프로젝트 SPV보다 상위에서 2000억달러 규모 전략투자 전체를 관리하는 우산형 투자기구다.당초 한미 MOU는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수익이 프로젝트 SPV를 거쳐 I-SPV로 올라오도록 설계했다. 정부는 MOU 체결 당시 여러 프로젝트의 수익을 I-SPV에서 통합 관리함으로써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 안전장치로 강조했다. 개별 사업의 위험을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로 분산하는 이른바 ‘리스크 풀링’ 구조다.하지만 후속 협상 과정에서는 미국 측이 개별 프로젝트별로 투자금과 수익, 비용 등을 구분해 정산하는 방안을 요구하면서 수익배분 방식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I-SPV라는 상위 투자기구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프로젝트별 손익을 별도로 관리하고 사업 간 손익상계를 제한할 경우 당초 정부가 설명했던 리스크 풀링의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이에 따라 이날 의결되는 I-SPV 운영계약안에서 개별 프로젝트의 수익과 손실을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도록 했는지가 핵심이다. 당초 MOU에서 설계한 리스크 풀링 원칙이 유지됐는지, 프로젝트별 계정을 별도로 두고 수익·비용을 각각 정산하도록 변경됐는지에 따라 한국 측이 부담하는 투자 위험도 달라질 수 있다.◇美 원전 고집에 주도권 충돌…韓 ‘돈만 댈라’ 우려미국 측은 지난달 대미투자기금을 활용해 미국 내 대형원전을 건설하는 포괄적 프레임워크를 우리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원전 한 곳에 즉각 투자하기보다 미국 내 대형원전 건설에 한국의 투자재원과 시공 역량을 결합하는 기본 틀을 먼저 만들자는 구상이다.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확대로 미국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한미 간 이해가 맞을 여지는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에 적용할 노형과 사업 주도권을 놓고 양측의 셈법은 엇갈린다.미국은 웨스팅하우스의 1.1GW급 AP1000을 중심으로 자국 원전산업을 재건하면서 한국의 자금과 시공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2030년까지 AP1000 10기 착공을 추진하고 있어 대미투자 원전사업도 미국 노형과 공급망을 중심으로 짜려는 것이다.반면 한국의 주력 노형은 1.4GW급 APR1400이다. APR1400은 국내 신고리 3·4호기와 신한울 1·2호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적용돼 건설·운영 경험이 축적돼 있다. 2019년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표준설계인증도 받았다. 한국으로서는 검증된 APR1400을 적용해야 공사비와 건설기간을 관리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AP1000이 적용되면 두산에너빌리티와 국내 건설사에는 기자재 공급과 시공 물량이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대규모 자금과 건설 위험을 부담하면서도 설계와 공급, 운영은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해 한수원이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용량 측면에서는 1GW급 한국형 APR1000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아직 완공·운영 실적과 미국 NRC 인증이 없다. 반대로 APR1400은 미국 인증을 받았지만 미국 측이 구상하는 1GW급 사업보다 용량이 크고 현지 공급망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양측이 절충점을 찾기 위해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한국 측 지분 참여나 합작법인 설립 등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분 보유가 한수원의 경영 참여와 사업 물량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자금과 건설 위험을 부담하면서 미국 원전 생태계만 키우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역할과 손실분담 원칙을 사전에 확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안방서 세제법안 막힌 알래스카…트럼프는 참여 압박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역시 이날 의결 대상에서는 빠졌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노스슬로프의 천연가스를 남부 니키스키항까지 약 1287㎞의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500억달러로 추산되며 연간 2000만t의 LNG 생산을 목표로 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에서 알래스카주 지원 성과를 강조하며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사람들이 알래스카로 가서 연료와 석유를 싣고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한국의 참여를 이미 진행 중인 것처럼 표현한 셈이다.문제는 알래스카 가스전 사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알래스카 주의회는 지난달 LNG 파이프라인 운영사의 재산세 부담을 대폭 낮추는 세제 개편안을 처리하기 위한 재소집을 표 부족을 이유로 거부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도 투자자와 잠재적 파트너에게 부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프로젝트 금융 조달의 전제가 되는 장기 구매계약도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사업을 주도하는 글렌파른은 연간 생산능력 2000만t의 80%인 1600만t에 대해 구속력 있는 구매계약을 확보해야 금융 조달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확보한 물량은 연간 약 1300만t으로 알려졌지만 상당수가 예비계약이어서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파이프라인과 LNG 터미널의 최종투자결정(FID)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한국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알래스카 LNG를 연간 100만t씩 20년간 구매하고 프로젝트 지분투자와 파이프라인용 강재 공급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민간기업의 상업적 계약으로, 한국 정부나 공기업이 50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사안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알래스카 LNG 사업은 인허가는 이뤄졌지만, 주의회에서 텍스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간 선거 이후 주의회 구성이 바뀌는지에 따라 다시 봐야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2026.09.07 I 김상윤 기자
"탈중국·고부가"…동박 3사, 생존 전략 새판짜기
  • "탈중국·고부가"…동박 3사, 생존 전략 새판짜기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솔루스첨단소재 등 국내 동박 3사가 하이엔드 제품 생산과 비(非)중국 공급망 구축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3일 릴슨파리이빗에쿼티에 자회사 롯데에코월 지분 90%를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동박 사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회로박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연내 전북 익산공장의 전지박 생산라인을 회로박용으로 전환해 기존 3700톤(t) 수준이던 회로박 생산량을 내년 1만 6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말레이시아 생산거점은 글로벌 수요에 대응해 생산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전기차용 전지박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박 등의 생산을 확대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솔루스첨단소재는 전지박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룩셈부르크에 있는 회로박 생산 법인 ‘서킷포일룩셈부르트(CFL)’을 매각했고, 올해 말에는 캐나다 퀘백 주에 전지박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비중국 공급망 구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헝가리와 캐나다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되면 현지 공급망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미국 정부는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중국 등 금지외국단체(PFE)에서 조달할 경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유리기판 사업을 키우며 반도체 소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앱솔릭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2810억원을 현금 출자하기로 했다. SKC는 향후 3년간 약 5900억원을 유리기판 사업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에 유리기판 공장을 설립하고 글로벌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들과 제품 신뢰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리기판의 경우 기존 유기물(플라스틱) 기판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40% 이상 높이고 전력 소비와 두께를 대폭 줄일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소재로 떠올랐다.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 여파로 전기차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전년보다 고객사를 늘리는 등 사업도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High-End 동박.(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2026.09.06 I 이수빈 기자
"안 파는 게 뭐야?" 무섭게 커지는 다이소, 이유 있었다
  • "안 파는 게 뭐야?" 무섭게 커지는 다이소, 이유 있었다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균일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오프라인 매장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다이소가 취급하는 상품군이 생활용품을 넘어 뷰티·패션·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다이소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 5일 500평 이상의 신규 대형 매장인 NC강서점을 개장했다. 다이소는 올해 들어 △강릉송정점 △롯데마트부산점 △스타필드빌리지파주운정점 등 신규 대형 매장을 잇따라 출점했다. 대형 매장은 일반 점포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주차 등 인프라도 상대적으로 잘갖춰져 있기 때문이다.다이소의 매장 대형화는 상품군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다이소는 현재 약 3만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다이소는 기존 생활용품 중심에서 뷰티와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다이소는 뷰티 제품의 경우 초기에는 마스크팩과 화장품 위주로 판매했지만 기초와 색조 화장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뷰티 상품과 관련해 클리오(237880) 등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 등 대기업들도 가세하고 있다. 뷰티 제품의 경우 2024년 80여개 브랜드와 500여종에서 지난해 120여개 브랜드, 1420여종으로 제품군이 확대됐다. 뷰티 제품은 지난 7월 기준 140여개 브랜드, 2100여종에 달한다. 패션 상품도 마찬가지다. 다이소는 냉감 의류와 플리스, 이너웨어 등 트렌드에 구애받지 않는 이른바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패션 제품은 2024년 300여종에서 지난해 700여종, 지난 7월 기준 1100여종으로 확대됐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도 지난해 2월에 3개업체로 상품 판매 시작해 지난 7월 20여개 업체, 180여 종으로 확대했다.다이소 최대 규모 대형 매장 이마트 의왕점. (사진=다이소)상품군이 확대되면서 관련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다이소의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뷰티·패션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0%의 증가했다. 앞서 지난해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약 70%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상승 폭이 두 배 가랑 커졌다. 이같은 실적 성장 배경으로 고물가 기조 지속에 따른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사정과 상품 품질 제고가 꼽힌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를 웃돌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했다. 전월 2.8%에서 0.3%포인트 상승하며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상승했다. 다이소는 대형 매장을 비롯해 매장 수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국내 다이소 매장 수는 2024년 1576개에서 지난해 1610개까지 증가했다. 연매출도 2024년 3조 9689억원에서 지난해 4조 5363억원으로 14.3% 늘었다. 다이소는 취급 상품과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물류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이소는 세종과 양주에 신규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세종 허브센터와 온라인센터는 내년 2월, 양주 허브센터는 2029년 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종 호브 센터는 오프라인 매장과 다이소몰의 물류를 담당한다. 양주 센터는 수도권 북부 지역의 상품 공급을 뒷받침할 예정이다.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를 찾는 고객들은 대형 매장과 다양한 상품을 선호하시는 경향이 있다”며 “다이소는 고객들에게 쇼핑의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 대형 점포와 다양한 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9.06 I 신민준 기자
HPLS 계기로 저탄소 철강 생산체제 본격 전환…탄소배출 70% 감축
  • HPLS 계기로 저탄소 철강 생산체제 본격 전환…탄소배출 70% 감축
  • [도널드슨빌(미국 루이지애나)=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 양대 철강사들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제철소 가동을 통해 탄소저감 철강 생산체제로 본격 전환한다. 이미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철강산업에 대한 탄소배출 저감 규제가 시행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이다. 전통적인 고로 방식은 철광석과 석탄을 원료로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규모 탄소가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부터 EU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면서 글로벌 철강업계에서는 저탄소 생산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국내 철강사들이 미 현지에 짓는 HPLS(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의 일관 공정’ 체제다. 특히 직접환원철(DRI)과 전기로(EAF)를 결합한 생산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전기로가 주로 철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곳에서는 천연가스로 철광석을 환원한 DRI를 대량 활용한다.고로 공정.(출처: AI 생성 이미지)DRI는 철광석을 고체 상태에서 환원해 만든 철원이다. 고로가 석탄을 이용해 철광석을 녹이는 방식이라면, DRI는 천연가스 등 환원제를 활용해 철광석의 산소를 제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DRI를 전기로에 넣고 전기로의 전기 에너지로 녹여 쇳물을 생산한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량이 기존 고로 방식과 비교해 약 70%가 저감될 것으로 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또한 DRI 직접 투입은 에너지 효율 및 생산성 향상 뿐만 아니라 철스크랩만을 사용하는 기존 전기로 대비 고급 철강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현대제철은 여기에 고급 자동차강 생산 기술을 결합할 계획이다. 단순히 탄소배출을 줄이는 일반 철강재 생산이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북미 자동차 생산기지에 필요한 자동차용 고급강을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전략이다.루이지애나 제철소가 완공되면 연간 270만t 규모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이를 통해 북미에서 확대되는 자동차 생산과 친환경 철강 수요에 대응하고,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한 공급망 안정성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현대제철은 이번 설비에 정밀 정련 설비를 탑재해 질소(N), 황(S) 등 철강 제품 성능에 악영향을 미치는 불순 원소를 최소화하고, DRP 공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S(탄소 포집 및 저장) 설비를 통해 선제적으로 관리해 지속가능한 공정으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탄소저감 생산 공정을 국내 생산공장에도 도입하는 등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탄소중립을 향한 전진 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전기로 제철소 건립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향후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고 환원 과정에 투입되는 천연가스 역시 수소로 점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오는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로드맵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미국 전기로 제철소 설비 구성.(이미지=현대제철 제공)
2026.09.06 I 김기덕 기자
김정관 “韓 제철기술과 美 산업기반 결합…한미 협력 새 출발”
  • 김정관 “韓 제철기술과 美 산업기반 결합…한미 협력 새 출발”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현지에서 첫삽을 뜬 현대제철·포스코의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를 찾아 한미 철강·자동차 공급망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또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에 우리 기업의 현지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공장 설비와 자재 등에 대한 관세 부담 완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김정관 산업주 장관. (사진=연합뉴스)산업부는 김정관 장관이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의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HPLS) 기공식에 참석했다고 5일 밝혔다.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총 58억달러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연간 270만톤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백악관 발표 이후 추가 확정한 26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 가운데 핵심 사업이다.기공식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강경화 주미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김광무 포스코 부사장, 이보룡 현대제철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한미 정부와 기업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루이지애나 제철소는 미국 주요 자동차 생산거점과 가까운 미시시피강 유역에 들어선다.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경쟁력 있는 전기요금, 항만·수운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철강 생산에 유리한 입지로 평가된다.루이지애나 제철소에서 생산된 자동차 강판은 미국 남부와 멕시코 등에 위치한 국내 자동차 기업 생산기지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자동차용 철강재를 조달하는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특히 미국의 철강 통상환경이 악화하면서 현지 생산기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철강 수요가 생산량을 웃도는 순수입 국가인 데다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와 무역구제조치 등이 강화되면서 철강 수출을 통한 미국 시장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다.루이지애나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 강판 등 고품질 철강제품을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된다. 수출 중심의 미국 시장 공략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을 통한 북미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김 장관은 축사에서 “루이지애나의 풍부한 에너지와 우수한 산업 인프라에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제철기술이 더해지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양국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것이 한미 산업 협력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했다.저탄소 철강 생산기반을 구축한다는 점도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이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기존 고로 대신 전기로를 활용해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철강재를 생산한다.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기반 코크스 대신 미국 남부에서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는 천연가스를 활용하는 방식이다.산업부는 이를 통해 기존 고로 공정과 비교해 탄소배출량을 약 7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청정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될 경우 천연가스를 수소로 대체해 탄소배출량을 추가로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김 장관은 기공식에 앞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가 한미 공급망 협력과 미국 제조업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우리 기업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측의 지원을 요청했다.특히 미국 내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공장 설비와 자재 등에 대한 관세 부담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규모 대미 투자가 실제 생산시설 구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통상·조달 관련 애로를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취지다.김 장관은 현대차그룹이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한 지 1년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기공식이 열린 점을 언급하며 신속한 행정절차와 지원에 나선 루이지애나주 측에도 감사를 표했다.
2026.09.05 I 정두리 기자
현대차·코이카, 가나 자동차 정비기술 인재 육성 나선다
  • 현대차·코이카, 가나 자동차 정비기술 인재 육성 나선다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과 함께 가나의 자동차 정비기술 교육 기반을 강화하고, 현지 정비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3일(현지시간) 가나에서 진행된 ‘현대-코이카 넥스트젠’ 출범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재선 현대자동차 아중동권역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장, 우동완 코이카 가나 사무소장, 에릭 아즈로 가나 기술·직업교육훈련청장, 프레더릭 테이노비 플랜 인터내셔널 가나 사무소장 직무대행 (사진=현대차)현대자동차는 지난 3일(현지시간) 가나 아크라에 위치한 알리사 호텔에서 코이카와 함께 가나 자동차 정비기술 인재 육성 프로그램 ‘현대-코이카 넥스트젠’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현대-코이카 넥스트젠’은 현대차가 코이카의 IBS(Inclusive Business Solution,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와 연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가나의 자동차 정비기술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현지 청년의 취업 및 창업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번 프로젝트에서 현대차와 코이카는 2030년까지 5년간 총 50억 원을 5 대 5 매칭 방식으로 공동 투자하며, 사업의 현지 실행은 국제구호개발 NGO 플랜 인터내셔널 코리아, 플랜 인터내셔널 가나가 담당한다.구체적으로 현대차와 코이카는 가나에 실습 정비소를 갖춘 자동차 정비기술 교육센터 2개소를 설립·운영한다. 교육센터는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현지에서 지속가능하고 자립적인 정비기술 교육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운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가나 자동차 산업의 성장 속도에 맞춰 산업 변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기술·직업교육훈련 기관의 교육과정도 보완한다. 이를 위해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의 교육과정을 최신화하고,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미래차 정비 기술을 추가할 계획이다.신규 개발 교육과정은 가나 기술·직업교육훈련 위원회의 공식 인증을 거쳐 미래 자동차 산업 환경에 대응하는 정비 전문 인력 양성에 활용될 계획이다.이와 함께 현대차와 코이카는 현지 청년의 취업 및 창업도 지원한다. 장학금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연 1회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며, 창업 교육과 컨설팅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교육부터 취업·창업까지 이어지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자동차 정비 인력의 안정적인 양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현대차와 코이카는 이번 ‘현대-코이카 넥스트젠’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 청년과 교사 등 총 405명을 직접 지원한다. 또한 교육을 이수한 교사들이 현지 교육현장에서 전문성을 확산함으로써, 더 많은 청년에게 양질의 자동차 정비기술 교육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현대-코이카 넥스트젠’ 프로젝트를 통해 가나 청년들의 고용과 자립의 기회가 넓어지길 기대한다”며 “현대차는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기술 인재 양성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04 I 이배운 기자
섹터 전문화로 '일할 맛' 나는 코람코… 업계 전문가 속속 합류
  • 섹터 전문화로 '일할 맛' 나는 코람코… 업계 전문가 속속 합류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코람코자산운용에 부동산·금융투자업계 전문인력이 잇따라 합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섹터 전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사업영역이 넓어진 것이다. 각 분야 전문가가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더 큰 투자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는 평가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은 오피스와 데이터센터, 물류, 호텔·레지덴셜 등 주요 투자자산별로 전문조직을 구축하고 자금조달(펀딩)과 투자, 자산관리 기능을 세분화해 왔다. 코람코자산운용 사옥 전경 (사진=코람코자산운용)분야별 전문가가 시장분석과 투자기회 발굴부터 개발·운용, 회수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회사가 자본조달과 리서치, 자산관리 역량을 결합해 이를 실제 투자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구조다.섹터 전문화의 핵심은 단순한 조직 분화가 아니라 '전문가 중심의 사업 확장'에 있다. 해당 시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력이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회사가 조직과 자본, 인력을 연계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개인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회사 안에서 더 큰 규모의 투자와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확장되도록 하는 방식이다.최근 데이터센터팀을 맡은 강준구 팀장이 대표적이다. 강 팀장은 데이터센터 투자와 대형 부동산 개발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이지스자산운용에서 안산·하남 데이터센터 매각을 담당했고, 대신증권 재직 당시에는 '대신343'과 '나인원한남' 개발에 참여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강 팀장 합류로 투자·운용·회수 전반의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앞서 코람코자산운용은 GS건설 출신 황세윤 본부장 등 데이터센터 개발 전문인력을 영입하며 관련 조직을 2개 본부 3개 팀으로 확대했다. 사업지역도 서울 가산을 비롯해 경기 의정부·안산, 부산 등으로 넓히고 있다. 완공자산 매입에 그치지 않고 부지와 전력 확보에서 개발·운용까지 총괄하는 투자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신규 사업 분야의 인력 영입도 활발하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에서 대체투자를 담당한 강병률 본부장이 지난 7월 합류해 기업금융·인프라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부동산 투자·개발을 담당한 양두혁 본부장은 리츠사업을 맡았다.투자전략의 기반이 되는 리서치 기능도 보강했다. JLL코리아 리서치팀장과 싱가포르 JLL 아시아태평양 캐피탈마켓 리서치 임원을 지낸 박성민 실장, 삼성SRA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을 거친 지효진 팀장이 합류했다. 부동산시장은 물론 거시경제와 글로벌 자본흐름, 산업·기업 분석을 실제 투자전략과 신규 상품개발에 접목하겠다는 취지다.경영관리 기능도 함께 강화했다. 최근 NH투자증권에서 16년간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한 심기필 전무를 경영관리실장으로 선임했다. 투자조직 전문화와 사업영역 확대에 맞춰 인사·경영관리 등 조직 운영 기반을 고도화하기 위한 포석이다.코람코자산운용은 이 같은 인재 유입을 섹터 전문화가 만들어낸 성장의 결과로 보고 있다. 전문가에게 정해진 업무를 맡기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아 직접 사업으로 키울 수 있도록 역할과 기회를 넓혀준다는 것이다. 우수한 인재가 새로운 투자기회를 만들고, 확대된 사업과 투자 실적(트랙 레코드)이 다시 인재와 투자자본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다.윤장호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사진=코람코자산운용)윤장호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의 이력도 이러한 조직문화를 보여준다. 윤 대표는 코람코자산신탁에 과장으로 입사해 투자와 운용 현장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올랐다. 실무자가 성과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 큰 사업과 역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윤 대표는 "좋은 투자기회는 결국 시장을 깊이 이해하는 전문가의 경험과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며 "각 분야 전문가가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제 투자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개인의 전문성이 회사의 경쟁력이 되고, 회사의 성장이 다시 구성원에게 더 큰 역할과 기회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섹터 전문화의 중요한 방향"이라며 "좋은 인재와 좋은 투자기회가 함께 성장하는 투자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2026.09.04 I 김성수 기자
"60만전자 전망" 역대급 실적에 추가 주주환원 기대
  • "60만전자 전망" 역대급 실적에 추가 주주환원 기대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KB증권은 4일 삼성전자(005930)에 대해 연내 추가 주주환원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0만원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이영훈 기자)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3개년 주주환원에서 3분기 현금배당 이후 잔여 재원 80조원에 대해 연내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이 기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향후 공개될 2027~2029년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기존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수준을 넘어서는 환원 정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KB증권은 최근 3개년 주주환원 잔여 재원을 11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3분기 30조원과 4분기 40조원 등 총 7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과 배당성향 25% 요건 충족을 가정하면 현금배당 규모가 70조원 수준으로 확대되고, 나머지 재원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현금배당 기준 배당수익률은 4%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실적 개선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7% 증가한 221조원으로 추정했다. 3분기 104조원, 4분기 117조3000억원으로 분기 평균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경신도 예상했다.올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은 366조원으로 전년 대비 137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D램과 낸드의 연간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279%, 27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메모리 공급 부족도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과 아마존 등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에 이어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주요 업체에서도 5년 장기공급계약(LTA) 요구가 늘고 있다. 신규 메모리 생산라인 완공부터 본격적인 양산까지 3년 이상 걸리는 구조적 제약도 공급 부족 장기화의 배경으로 꼽았다.김 본부장은 “연내 추가 주주환원과 차기 3개년 환원정책 강화 방향이 구체화될 경우 실적 개선과 대규모 주주환원이 맞물리며 분기배당을 개시한 2017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주가 재평가 국면이 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6.09.04 I 김경은 기자
법무·성평등부 세종 이전…발전 5개사 통합
  • 법무·성평등부 세종 이전…발전 5개사 통합
  •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09개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한다.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를 목표로 수도권에 남은 350여개 공공기관과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2차 지방 이전도 본격화한다.한성숙(가운데)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성숙 국무총리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균형성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생존전략”이라며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 및 ‘2차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 방향’을 발표했다.공공기관 통폐합은 단순히 기관 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항만 등 국가 인프라 분야에 흩어진 기능을 한데 묶어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게 핵심이다.2001년 5개사로 쪼갰던 한국전력 산하 발전공기업은 25년 만에 단일 법인 ‘한국발전’(가칭)으로 다시 묶는다. 지역별 4개 항만공사는 ‘한국항만공사’(가칭)로 합치고,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에너지자원공사’(가칭)로 대형화한다.한국철도공사(KTX)와 수서고속철도(SRT)는 운영 노선을 통합해 고속철도 운영 기능을 일원화한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주택건설과 주거복지 기능을 분리해 2개 공사로 재편하고, 석탄 수요 감소에 따라 대한석탄공사는 청산 절차를 밟는다.2차 공공기관 이전은 ‘수도권 잔류 최소화’ 원칙 아래 350여곳을 대상으로 속도를 낼 계획이다. 4분기 중 구체적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본격 이전에 착수한다.중앙행정기관의 경우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파급효과가 큰 기관 우선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세종시 이전을 추진한다. 2029년 대통령 세종집무실, 2033년 국회세종의사당 완공 시점에 맞춰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국정운영의 중심지로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역대급 규모의 통폐합과 지방 이전 추진에 따른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관별 설립 근거법을 고쳐야 하는 경우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고, 조직 통합과 근무지 이전 과정에서는 노조 및 직원들과의 협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조직 개편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지방 이전에 따른 주거·자녀 교육 문제도 변수다.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인구센터장은 “추진 과정에서 공공기관 직원의 이직, 노조 반대 등의 반발이 상당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이전은 정주여건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6.09.04 I 송주오 기자
한 총리 "역대 최대 109개 공공기관 감축"…수도권 350곳 지방이전
  • 한 총리 "역대 최대 109개 공공기관 감축"…수도권 350곳 지방이전
  •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한성숙 국무총리는 3일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개를 지방으로 옮기고, 공공기관 109곳을 통폐합하는 기능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차 중앙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이전 방향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의 출발점에 수도권 1극 체제와 국토 불균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은 인구와 자본, 기업과 인프라가 지나치게 집중돼 포화 상태에 이른 반면 지방은 소멸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며 “균형성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정부는 먼저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을 2027년 상반기부터 이전 규모와 파급효과가 큰 기관을 우선으로 세종특별자치시로 옮긴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8월 건립하고,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도 차질 없이 진행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수도권 350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잔류 최소화 원칙 아래 올 4분기 중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착수한다. 한 총리는 “‘나눠먹기식’ 배분을 지양하고, 지역 성장의 에너지를 모닥불처럼 모아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배치해 지역 거점의 힘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기능개혁과 관련해 한 총리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구조개혁,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 소규모 기관 통합 등을 통해서 역대 최대 규모인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부처별로 로드맵을 마련하되 “법률 개정 등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 기관은 즉시 이행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감축 규모가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라며 세 가지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허 차관은 “발전 5사를 하나로 통합하여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이루도록 하고,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지역별로 산재하던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여 국제 항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과도하게 세분화된 유사·중복기관을 통합해 행정서비스 창구를 일원화하고, 공공기관 해외거점을 물리적·기능적으로 일원화해 수출기업과 교민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회사와 소규모 기관의 중복 업무도 통합한다.허 차관은 개혁 배경으로 AI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위기, 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등 복합적 구조 변화를 들며 “유사·중복 기능은 정비하고, 비핵심 기능은 덜어내며, 분산된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결”하겠다고 설명했다.정부는 통폐합 기관 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보수 등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허 차관은 복리후생 강화와 경영평가 인센티브 부여 등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노정협의체와 기관별 노조와의 소통에도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한 총리는 “해양수산부 부산이전, KTX-SRT 통합의 사례처럼 국민이 체감하고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정경제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가 소관 정책을 주도하고 총리실 주관 관계부처 협의체가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공적인 2차 중앙행정·공공기관 이전과 공공기관 기능개혁을 위해 국회의 관련 예산 심의와 처리, 그리고 신속한 관련 법령 개정이 필수적”이라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2026.09.03 I 송주오 기자
메모리·스마트폰 1등 굳힌 '서초시대 18년'…자산 144조→695조
  • 메모리·스마트폰 1등 굳힌 '서초시대 18년'…자산 144조→695조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8번 출구를 나서면 최고 약 200m 높이의 파란색 유리타워 3동이 시야를 채운다. 건물 상단 어디에도 ‘삼성그룹’이라는 간판은 없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자연스럽게 ‘서초 삼성타운’ 또는 ‘삼성 서초사옥’이라고 부른다. 2008년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입주하며 ‘삼성의 강남시대’를 연 이곳은 현재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서울 집무 거점으로 사용되는 ‘삼성의 심장’이다.◇축구장 54개 규모…강남역 앞에 세운 ‘작은 도시’[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서울 서초구 서초대로74길 일대에 자리한 삼성 삼성타운은 A·B·C동으로 구성된 초대형 복합업무단지다. 세 건물은 지상에서는 각각 떨어져 있지만 지하 1·2층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다. 건물 사이에는 공원과 광장·보행통로를 배치해 단절된 업무용 빌딩이 아니라 하나의 도심형 캠퍼스로 조성했다. 당시 언론은 태평로와 수원 등에 흩어진 삼성 임직원들이 모이면서 약 2만명이 근무하는 ‘도시 속 작은 도시’가 된다고 묘사하기도 했다.규모도 웬만한 업무단지와 비교하기 어렵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세 동의 대지면적을 합한 전체 부지면적은 2만5020㎡로 축구장 약 3.5개다. 모든 층의 바닥면적을 합한 연면적은 38만8339㎡로 축구장 약 54개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와 상하이세계금융센터 등의 설계로 알려진 미국 건축설계회사 콘 페더슨 폭스(KPF)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했고 삼성물산이 시공했다. 총공사비는 약 1조원으로 알려졌다.A동은 지하 7층~지상 34층에 연면적 11만661㎡다. B동은 지하 7층~지상 32층에 8만1117㎡다. 가장 큰 C동은 지하 8층~지상 44층에 19만6561㎡로 세 동 전체 연면적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A동이 먼저 문을 열었고 2008년 11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조직이 C동에 들어오면서 삼성타운의 전체 윤곽이 완성됐다.◇111층 도곡의 꿈 접고…태평로 떠나 강남역으로과거 삼성그룹의 경영 중심이었던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사진 = 뉴시스)삼성이 삼성타운으로 오기 전 그룹 경영의 중심은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이었다. 1976년 완공된 삼성본관에는 삼성전자와 비서실·구조조정본부 등 핵심 조직이 자리했다.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진 곳이자 한국 산업화 과정에서 몸집을 키운 삼성의 상징이었다. 삼성은 이곳에서 32년을 보낸 뒤 2008년 강남으로 중심축을 옮겼다.다만 삼성의 첫 번째 구상은 서초동이 아니었다. 삼성은 1990년대 현재 타워팰리스가 들어선 서울 강남구 도곡동 부지에 최고 111층 규모의 전자복합단지를 짓는 방안을 추진했다. 삼성전자 본사와 전자컨벤션센터·전자도서관 등을 한곳에 모아 업무와 전시·문화 기능을 결합한다는 구상이었다. 단순한 사옥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미래를 보여줄 랜드마크를 세우려 했던 셈이다.그러나 초고층 개발을 둘러싼 특혜 논란과 교통난 우려에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결국 삼성은 부지를 주상복합 용도로 전환하고 그 자리에 타워팰리스를 세웠다.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출신으로 도곡동 전자복합단지 사업을 총괄했던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은 “(외환위기로)회사가 어려워지니 복합단지는커녕 땅을 팔자는 의견들이 사내에서도 많이 나왔다. 당장 현찰이 없었다”며 “어려울 때였으니 당연히 그런 판단에 힘이 실렸다”고 했다.(경제사상가 이건희 2편) 도곡동 계획을 접은 삼성은 1980년대 중반부터 확보해온 강남역 인근 부지를 새로운 업무 거점으로 삼았다. 태평로와 수원 등에 흩어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와 지원조직을 한데 모아 인적 교류와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일부 부지를 끝내 매입하지 못해 건물 배치와 공사 동선을 조정해야 했지만 삼성은 2008년 세 개의 타워를 완성했다. 도곡동의 단일 초고층 전자복합단지 구상이 강남역 앞 도심형 캠퍼스로 모습을 바꿨다. ◇비정형 유행 대신 직선…삼성이 택한 ‘우아한 비례’서초사옥을 설계한 콘 페더슨 폭스(KPF)가 삼성에 제안했던 3개의 최종안. 이중 삼성은 우아한 비례(Elegant Proportion)를 택했다.(자료 = 대한건축학회지 '건축')삼성타운 설계가 진행된 2000년대 초반 세계 건축계에서는 건물 외관을 비틀거나 곡선으로 휘게 만든 비정형 건축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었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독특한 건축물 하나로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이른바 ‘빌바오 효과’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삼성은 강남 한복판에 세울 새로운 업무단지의 외관으로 화려한 곡선이나 파격적인 조형물 대신 수직선과 수평선이 강조된 각진 타워를 선택했다.삼성이 KPF에서 받은 최종 선택지는 3가지였다고 한다. 당시 설계에 참여한 황재식 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이 2011년 대한건축학회지 ‘건축’에 실은 기고문 ‘서초삼성타운을 통해 본 오피스 건축’에 따르면 KPF는 ‘우아한 비례’와 ‘비틀린 커튼월’·‘극적인 조각’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설계진의 마음은 복잡하고 역동적인 ‘비틀린 커튼월’과 ‘극적인 조각’으로 기울었지만 삼성은 가장 절제된 ‘우아한 비례’를 선택했다.황 전 소장은 “저의 선호안보다 변함없이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랫동안 좋은 건물로 남는 것을 생각할 때 ‘우아한 비례’안이 가장 훌륭한 삼성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안을 채택하는 데 형태적 아름다움, 기준층의 효율성, 공사비 적정성, 시공의 안정성 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결정요소였다”라고 회고한다. 당시 유행하던 비정형 건축보다 업무 효율과 경제성·시공 안정성을 두루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곡선과 비틀림을 덜어낸 자리에는 ‘연결’의 개념을 담았다. KPF는 한국 전통 목조 방식의 상징적인 결합에서 영감을 얻어 여러 건물과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고 설명한다. 크기가 다른 직육면체가 서로 맞물린 3개의 타워 사이에는 공원과 광장·보행통로를 배치했다. KPF가 삼성타운을 설계하며 모티브로 삼았던 뉴욕 록펠러센터처럼 여러 건물과 공공공간이 어우러지는 도심형 캠퍼스를 구현하려는 구상이었다.건물 형태가 절제됐다고 건설 기술까지 보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물산은 공사 기간이 겹쳤던 삼성타운과 두바이 ‘버즈 두바이’(현 부르즈 할리파) 현장에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과 4차원 CAD를 활용한 물류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RFID로 자재와 장비의 위치를 파악하고 3차원 설계정보에 공사 일정을 결합해 자재 반입 시점과 공정을 관리했다. 삼성물산은 두 기술을 건설현장 물류관리에 함께 접목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한다. ◇42층으로 출근한 이건희…출근 자체가 메시지였다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1년 4월21일 삼성 서초사옥 집무실에 처음 출근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옥에서 이 선대회장이 건물을 나서는 모습.(사진 = 연합뉴스)삼성타운이 명실상부한 ‘삼성그룹의 심장’으로 자리 잡은 것은 2011년이었다. 좀처럼 회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건희 선대회장이 C동 42층으로 출근하면서 부터다. 2011년 4월21일 오전 10시께 이 선대회장이 집무실로 사실상 처음 출근하자 사옥 앞에는 취재진이 몰렸다. 그는 오후 3시께 건물을 나서며 출근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빌딩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출근한 이유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왔다”고 농담을 던졌다.C동 42층에는 이 선대회장의 집무실이 마련돼 있었고 바로 위인 43층에는 사장단 회의공간이 자리했다. 매주 수요일이면 계열사 사장들이 이곳에 모여 외부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그룹 현안을 논의했다. 서초사옥에서 첫 사장단협의회가 열린 것은 2008년 11월26일이지만 이 선대회장이 42층 집무실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2년 반 뒤였다. 집무실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서초사옥의 상징성도 강력해졌다. 당시 삼성의 한 임원은 “선대회장의 출근 자체가 삼성 안팎에서는 메시지처럼 여겨졌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때면 이 선대회장의 출근 시간도 빨라졌다. 당시 언론기사를 보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2011년 8월에는 평소보다 이른 오전 7시45분께 사옥에 도착했다. 별도의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아도 이 선대회장이 평소보다 일찍 42층에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임직원에게 긴장감을 줬다.현재 C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서울 집무실이 마련돼 있다. 과거와 같은 정례 사장단회의는 열리지 않지만 이 회장 집무실 외에 전자 관계사의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핵심 지원 기능도 여전히 서초사옥에 남아 있다. 이 회장은 2025년 이곳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해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오찬을 함께했고 2026년에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와 회동했다. 2015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2월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출근하는 모습.(사진 = 연합뉴스)◇전자·바이오·배터리 키운 18년…삼성 공정자산 4.8배로삼성의 서초시대 18년은 그룹이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사업의 무게중심을 다시 짠 시기로도 평가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자료를 기준으로 삼성의 공정자산은 2008년 144조4490억원에서 2026년 695조7850억원으로 약 4.8배 늘었다. 계열회사 수도 같은 기간 59개에서 67개로 증가했다. 단순히 사업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키우고 무엇을 정리할지도 선택했다. 동일인(총수)도 이건희 선대회장(~2017년)에서 이재용 회장(2018년~)으로 변경됐다.삼성은 2010년 바이오제약과 자동차용 전지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세웠고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반면 2014년에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등 방산 계열사와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석유화학 계열사를 한화에 넘겼다. 2015년에는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을 롯데에 매각했다. 바이오와 배터리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는 대신 방산과 화학사업을 덜어낸 것이다.특히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성장은 가팔랐다. 서초시대를 연 2008년 절정에 달한 글로벌 D램 치킨게임을 이겨내며 메모리 세계 1위를 굳혔고 갤럭시S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도 정상에 올랐다. 삼성타운 입주 첫해인 2008년 삼성전자의 연결 매출은 121조300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 305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14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년 매출이 2008년 한 해 매출의 약 2.5배에 이른다. ◇재물 모이는 ‘취면수’ 길지…“깨진 형상” 반론도삼성타운의 풍수는 어떨까. 풍수 전문가들은 삼성 삼성타운 입지를 대체로 재물이 모이는 길지로 본다. 관악산과 우면산에서 내려온 여러 물길이 강남역 일대에 모이는 ‘취면수(聚面水)’ 형세라는 이유에서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상징한다. 물이 모이는 곳에 사람과 상권도 형성된다는 점에서 대기업 사옥이 들어서기에 유리한 터라는 해석이다.박정해 한양대 융합산업대학원 동양문화학과 교수(통풍수지리학회 이사장)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강남역은 물이 모이는 장소다. 1970년대 등고선 지도를 보면 우면산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서초사옥 일대까지 이어진 흔적도 있다”며 물길과 산줄기가 함께 기운을 모으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여러 물길이 들어온 뒤 한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모습도 재물이 들어오는 통로는 많고 나가는 통로는 적은 형세로 해석했다.다만 넓은 부지 전체의 형세가 똑같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박 교수는 부지 일부가 과거 저수지와 겹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물이 모이는 곳은 생산과 상업에는 유리하지만 사람이 오래 머무는 터로도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며 좋은 자리와 약한 자리가 함께 있다고 해석했다.아쉬운 평가도 있다. 김두규 전 우석대 교수는 2026년 펴낸 ‘풍수는 어떻게 부와 권력을 이끄는가’에서 서로 어긋나 맞물린 직육면체 외관을 결핍과 파손의 형상으로 읽었다. 강남역 일대에 여러 물길이 모이는 데 비해 빠져나가는 수구가 좁거나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침수에 취약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았다. 같은 건물과 지형을 두고 재물이 모이는 길지와 기운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터라는 상반된 해석이다.◇전자 떠난 서초 채운 금융…2030년 다시 재편되나삼성타운의 입주 구도는 삼성전자가 중심이었던 초기와 크게 달라진 지 오래다. 삼성전자는 2015년 디자인과 연구개발 인력을 우면동 서울R&D캠퍼스로 옮겼다. 이듬해에는 인사와 관리, 기획 등 경영지원 인력 대부분을 수원디지털시티로 이전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판교로 이동했다. 상사부문은 잠실을 거쳐 2023년 태평로 삼성본관으로 돌아갔다. 전자와 물산이 빠져나간 공간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들이 채우고 있다.이 같은 입주 구도는 2030년을 전후해 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생명은 서울 중구 순화동 옛 서소문빌딩 부지에 지하 8층~지상 38층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연면적은 약 24만9000㎡다. 2030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신사옥이 완공되면 삼성타운에 있는 금융 계열사들이 서소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금융 계열사의 이전이 현실화하면 전자와 물산이 떠난 자리를 금융사가 채웠던 삼성타운은 다시 한번 대규모 공간 재편을 맞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삼성타운으로 대규모 복귀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법인상 본사와 경영지원 기능이 수원에 있고 연구개발과 생산 거점도 경기 남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18년 동안 강남역 앞 세 개의 유리타워는 같은 자리를 지켰지만 그 안의 주역은 계속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떠난 자리를 금융 계열사가 채웠고 이제 금융 조직도 서소문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도곡동 111층의 꿈을 다른 모습으로 이어받은 서초사옥은 다시 무엇을 담을지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섰다. 앞으로 세 타워를 채울 조직은 삼성이 다음 시대에 어디에 힘을 실을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
2026.09.03 I 조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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