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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회 칸 영화제 폐막…이변 속 韓영화 선전 돋보여
- ▲ 이창동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칸(프랑스)=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63회 칸 국제영화제가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24일 새벽 1시) 폐막했다. 최우수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은 태국 영화 '엉클 분미 후 캔 리콜 히즈 패스트 라이브즈'(Uncle Boonmee Who Can Recall His Past Lives, 감독 아피차퐁 위라세타쿤)가 수상, 이변을 연출했다. 23일까지 이어진 경쟁부문 진출작 공식 상영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시'와 함께 마이크 리 감독의 '어너더 이어'(Another year) '온 투어'(On tour) 등의 작품이 황금종려상 후보로 꼽혔으나 심사위원단은 태국의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손을 들어주었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시'는 각본상을 받아 2007년 '밀양'의 여우주연상에 이어 두 번째 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 후 이 감독은 "사실 여우주연상을 기대했는데 윤정희 선생님에게 좀 미안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 이정재-전도연-임상수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한국영화는 '시' 외에도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하녀'를 비롯해 '주목할 만한 시선'에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비평가 주간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감독 장철수), 학생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얼어붙은 땅'(감독 김태용) 등 총 다섯 작품을 진출시키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는 22일 열린 시상식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1998년 '강원도의 힘'으로 처음 칸 영화제에 진출한 홍 감독은 여섯 번의 도전 끝에 첫 수상을 기쁨을 맛봤다. 수상 후 인터뷰에서 홍 감독은 "예상치 못했는데 더 열심히 영화를 만들라는 의미로 알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얼어붙은 땅'은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작품성 면에서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하녀' 또한 공식 상영 후 다양한 평가를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하녀'는 2007년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의 두 번째 칸 진출작으로 영화제 초반부터 관심을 모았으며 첫 언론 시사에는 1000여석의 객석이 모자라 계단까지 외신 기자들이 메울 정도로 높은 열기를 반영했다. ◇불황 속 칸 마켓에서도 한국영화 '선전' 영화제와 함께 진행된 칸 필름 마켓은 세계적인 경기 불황 여파로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였지만 한국 영화의 선전만은 돋보였다. 경쟁부문 진출작인 '하녀'가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홍콩 등 10개국에 '시'가 스페인·대만·유고슬라비아 등 4개국에 판매된 데 이어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도 영국, 태국, 이란, 인도네시아 등에 판매됐다. 또, 아직 개봉 전인 한국 영화 '포화 속으로'는 독일 영국 싱가폴 러시아 등 4개국에, '악마를 보았다'도 프랑스에 각각 선판매되는 등 '칸 특수'를 맛봤다. 칸 마켓에 참여한 쇼박스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 등 유럽에 한국 작품에 대한 호응도가 좋아 작품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라며 "아직까지는 주연 배우에 대한 선호도보다는 작품 자체나 감독에 대한 관심도가 더 큰 모양새"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윤정희, "수상결과보다 '시'에 대한 현지 호평 믿어"☞'칸 각본상' 이창동 감독, "여우주연상 못받아 아쉬워"☞泰영화 '엉클분미' 칸 황금종려상…'시'는 각본상(종합)☞이창동 '시' 63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시' 이창동·윤정희, 칸 시상식 참석요청…수상 확실시
- 이창동 감독, "칸 수상결과 상관없어…소통이 중요"
- ▲ 이창동 감독[칸(프랑스)=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원래 남들과 경쟁하는 거 싫어합니다. 영화가 올림픽에서 승부내고 기록내는 것도 아닌데요"(웃음) 영화 '시'로 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이 시상식을 앞둔 심경을 담담히 밝혔다. 2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감독은 "관객들이 몇이든 영화에 담으려 한 마음만 전달되고 통한다면 수상이든 흥행이든 결과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19일 공식 상영 후 영화의 주제의식과 연출력 등 대부분의 요소에서 해외 언론의 한결같은 호평을 얻은 이 감독은 "우리 일상의 삶이 남들의 고통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모두 연결돼 있음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국내 흥행이 초반 큰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사실 예상했던 바"라며 운을 뗀다. 이 감독은 "작품 기획 초반 지인에게 '난생 처음 시를 쓰는 60대 중반의 할머니가 홀로 외로이 손자를 키우는 이야기를 구상중'이라는 얘기를 하자 바로 '무모하다'는 반응이 나왔다"라며 "그래도 '해 봐야지'하는 오기가 생긴 이유는, 나는 여전히 마음이 간절하면 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사실 '밀양' 때도 전도연, 송강호 같은 가장 잘 나가는 배우들이 들어왔지만 높은 흥행 성적은 예상 안 했지 않나"라며 "크게 관객이 들지 않으리라는 건 누구나 판단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관객에 대한 어떤 '믿음'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이 감독은 "사람들이 늘 '왜 힘든 영화를 만드냐'라고 하지만 쉽게 만나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힘들지만 그래도 만나리라는 마음을 지니고 영화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번 '시'에서 관객들이 알 듯 모를 듯 사건의 결과에 대해 여백을 둔 지점과 관련해서는 "과거보다 점점 더 내 의도를 영화 속에 덜 보이게 하고 싶다"라며 "그런 점에서 좀더 관객 몫을 더 많이 남겨뒀다"고 전했다. 3일 앞으로 다가온 시상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욕심이 없다고. 이 감독은 "황금종려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경쟁하려고 영화 만든 것도 아닌데…"라며 웃음지었다.▶ 관련기사 ◀☞윤정희, "칸 레드 카펫 한복·머리 손수 준비해"☞佛르몽드, "'시', 공허한 현실 바꾸는 대담한 영화"☞佛언론, "'시' 윤정희, 칸 여우주연상 자격 있어"☞'시', 외신평점 상위권…4점 만점에 2.7·2.36☞'시', 외신 호평 일색…"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
- 佛르몽드, "'시', 공허한 현실 바꾸는 대담한 영화"
- ▲ 영화 시[칸(프랑스)=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몽드'(Le Monde)가 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시'에 대해 호평했다. 20일 '한 발은 시에 다른 발은 추함에'라는 제목으로 리뷰를 게재한 르 몽드는 "이창동 감독은 우리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사람보다 '이상한' 사람들, 즉 볼품없는 체격의 무명인들에게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그는 혼란하고 저속한 현실을 몰아붙이고 우리가 찾지 않는 곳에서 미를 발굴해내기 위해 공허한 현실의 생각을 바꿔버리게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시'는 꼭 두 눈으로 봐야 하는 대담한 영화"라며 그 이유로 "한 눈으로는 인간의 최악을, 다른 한 눈으로는 그 반대인 최상을 봐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이 감독은 우리에게 제 3의 눈으로 마지막을 보라고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여주인공 윤정희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냈다. 르 몽드는 "시가 주인공 미자에게 가르쳐준 것은 진실에 대한 의식으로 미자는 약간 불안정하고 자비의식과 정의감을 지닌 여인"이라며 "이 모든 것은 윤정희 덕분에 가능했다"고 평했다. 구체적으로 윤정희를 칸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하며 "우리는 윤정희를 '서티파이드 카피'의 줄리엣 비노쉬, '어너더 이어'의 레슬리 맨빌과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덧붙인다"고 전했다. 한편, 19일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을 마친 '시' 팀은 23일 폐막식에서 공개되는 수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관련기사 ◀☞이창동 감독, "칸 수상결과 상관없어…소통이 중요"☞윤정희, "칸 레드 카펫 한복·머리 손수 준비해"☞佛언론, "'시' 윤정희, 칸 여우주연상 자격 있어"☞'시', 외신평점 상위권…4점 만점에 2.7·2.36☞'시', 외신 호평 일색…"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
- 佛언론, "'시' 윤정희, 칸 여우주연상 자격 있어"
- ▲ 영화 '시'와 여주인공 윤정희에 대한 기사를 실은 프랑스 언론 [칸(프랑스)=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프랑스 현지 언론이 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시'(감독 이창동)의 여주인공 윤정희에 대해 "명백한 여우주연상 후보감"이라고 평해 눈길을 끈다. 20일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 푸앵'(le point)은 '시'에 대한 리뷰를 통해 "말을 잃어버린 한 여인이 더 귀하고 근본적인 말을 찾으면서 죽음을 준비하던 시점에서 한번도 경험이 없었던 시라는 선물을 안고 다시 돌아온다는 발상이 좋았다"라며 "영화를 너무 시적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시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큰데 이창동 감독은 이런 함정을 잘 피해갔다"고 평했다. 또, 여주인공 미자 역을 맡은 윤정희에 대해서는 "한국의 유명한 배우인 윤정희씨의 연기는 명백하게 주연상 후보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호평을 보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몽드'(Le Monde)도 윤정희를 두고 "서티파이드 카피'의 줄리엣 비노쉬, '어너더 이어'의 레슬리 맨빌과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덧붙인다"고 전했다. ▲ 윤정희지역 일간지 '니스 마탱'(Nice Matin) 또한 호평을 보냈다. '니스 마탱'은 "어려운 주제임에도 멋진 멜로의 각 장면마다 시가 있고 미장센은 섬세함과 절대적인 우아함으로 되어있다"며 며 "마침내 이런 모든 것들이 56세의 한 한국 감독이 영화 관계자로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또, "여주인공 윤정희는 분명히 주연상의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체 러닝 타임이 2시간 19분에 달하는 등 영화가 지나치게 길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르 푸앵'은 "너무 길고 지루함은 단지 피곤함에서 오는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영화 속 시 낭송 신이 조금만 덜 있어서도 더 나았을 뻔했다"고 전했다. 한편, 19일 공식 상영을 마친 '시'는 영화 전문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외신에서 호평을 받으며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 관련기사 ◀☞이창동 감독, "칸 수상결과 상관없어…소통이 중요"☞윤정희, "칸 레드 카펫 한복·머리 손수 준비해"☞佛르몽드, "'시', 공허한 현실 바꾸는 대담한 영화"☞'시', 외신평점 상위권…4점 만점에 2.7·2.36☞'시', 외신 호평 일색…"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
- 이창동 감독, "내가 만들고픈 영화는 점점 죽어간다"
- ▲ 이창동 감독[칸(프랑스)=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영화 '시'로 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이 작품 연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19일 오전(현지시간) 칸 팔레 드 페스티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작품의 주제와 의미를 묻는 외신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차분한 어투로 대답을 들려주었다. '시'는 손자와 함께 사는 노년의 여성이 시를 쓰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사건에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영화에서는 여중생 성폭행 사건 등 한국 사회 이슈도 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시'를 통해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라며 "추하고 더러워보이는, 어쩌면 우리 삶과 같은 '시'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싶다"고 영화 기획 의도를 전했다. 장관, 작가, 영화감독 등 그간 거쳐온 직업 중 어떤 것이 가장 좋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무척 스트레스도 많고 어렵지만 영화감독이 재미있다"고 재치있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한편, 19일 오전 첫 상영된 '시' 시사에는 약 2000여명의 외신 기자 및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실감케했다. -이 영화는 시에 대한 영화지만 연출에 있어 시 자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작업을 어떻게 했나. ▲이 영화는 문학의 한 장르로서의 '시'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면 예수, 또는 내가 하고 있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살아가면서 돈으로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그 어떤 것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영화로 어떻게 드러낼까를 많이 고민했다. '시'라는 게 어쩌면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아닐까. 아름답다기보다 추하고 더러워보이는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찾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시라는 것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얼만큼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영화 속 아이의 상황과 같은 일이 실제로 한국에서 벌어지나 ▲꼭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사건을 아니다. 드물게 일어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 속에서 도덕성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사건이었기 때문에 얘기해보고 싶었다. -'시'는 아이에 대한 헌신을 다루고 있다는 면에서 이창동 감독의 이전 작품 '밀양'과 비교될 만 하다. 어떻게 이런 설정을 했는지 궁금하다. ▲'밀양'에서는 남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고통을 다뤘고 이 영화는 굳이 구분하자면 가해자 쪽에 있는 영화다. 가해자를 손자로 둔 할머니의 고통이랄까, 마음의 죄의식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시를 쓰기 위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야하는 인물의 긴장, 갈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극중 나온 시는 어떤 시를 선택했나 ▲아마추어의 작품도 있고 영화의 주인공이 쓴 시도 있다. 관객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시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영화 속 주인공이 쓴 시는 내가 직접 썼다. -시나리오를 쓸 때 윤정희를 염두에 두고 썼는가, 그런 선택의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나리오의 여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윤정희 선생님을 떠올렸다. 과거 한국영화의 전설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분이고 어릴 때부터 하늘의 별처럼 우러러보던 배우였지만 10여년 동안 활동하지 않은 분이었는데도 말이다.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시나리오의 주인공과 외면과 내면이 다 닮아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영화 속 미자가 입은 다소 화려한 듯한 옷은 어떤 의미인가? ▲미자가 입는 옷은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60대 중반의 할머니가 입는 의상은 아니다. 여전히 소녀이고 싶어하는, 소녀의 내면을 지닌 채 나이가 든 여성이 입을 법한 옷이다. 아름다움을 찾는 일은 어떤 의미에서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요소도 있는데, 시 또한 그런 측면이 있다. 시의 그런 성격을 의상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영화를 보면 한편의 시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시의 표현 방식으로 따지자면 어떤 수사법에 가깝게 연출했나, 또, 영화에 생각할 만한 여백이 많은 부분은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기를 바라나 ▲어떤 표현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시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더 질문하고 생각해보고 싶었다. 시가 어떻게 시가 될 수 있는지, 우리의 삶에 시가 어떤 방식으로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를 찾는 영화다. 여백의 경우 관객들에게 던지는 수수께끼로 남겨두고 싶었다. -장관, 작가, 영화 감독 등 다양한 행보를 걸어왔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직업이 가장 좋은가? ▲한번도 어떤 직업을 좋아서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웃음) 영화감독이라는 일조차도 말이다. 하지만 좋아하하려고 노력하고 있기는 하다. 영화를 만드는 일도 꽤 회의가 생기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재미있는 직업이다. -'시처럼 영화도 죽어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한국영화 상황을 말하는 건가 세계적인 추세를 말하는 건가, 또 어떤 면에서 그런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화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영화가 그렇지는 않을 거다. 하지만 내가 과거부터 좋아했고 만들고 싶었고보고 싶었던 영화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심사위원으로, 올해는 경쟁 부문 진출 감독으로 칸 영화제에 왔다. 그때와 지금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쪽이 더 좋은가? ▲둘다 그렇게 썩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심사위원 때는 남의 영화에 점수를 매기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영화를 즐기고 싶었지만 종종 즐길 수 없게 되서 썩 좋은 경험만은 아니었다. 심사위원보다는 내 영화로 만나는 게 좋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즐기만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어쨌든 작년보단 올해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