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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에 가면 좋은 곳②] 전라도 '맛'의 결정판 광주 '4대 시장'
- 말바우시장. 원산지 표시는 구체적인 지역까지 적어야 한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라도 음식은 맛있기로 유명하다. 광주의 전통시장에서 직접 키운 채소로 좌판을 벌인 할머니들과 펄펄 뛰는 숭어를 파는 노점을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남도의 너른 들과 깊은 바다에서 갓 나온 식재료가 넘쳐나기 때문이다.◇광주의 대표시장 ‘말바우시장’말바우 시장의 명물 ‘할미니 골목’북구 우산동에 자리한 말바우시장은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끝자리 2, 4, 7, 9일에 장이 선다. 대형 마트에 밀려 전통시장이 죽어간다는데, 이곳은 갈수록 사람이 많아진다. 장날에는 평균 2만 명이 찾을 정도다. 마트에서 결코 기대할 수 없는 가격과 신선함, 재미를 시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설 시장에 등록된 점포 500여 개, 장날 문을 여는 노점이 800개가 넘어 장날이면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말바우시장은 신선한 채소가 특히 유명하다. 구례와 순창, 곡성과 담양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와 직접 키운 채소를 파는 할머니들이 많다. 기름진 땅에서 난 잡곡이 넘치고, 남도 잔칫상에 올라가는 홍어도 쉽게 볼 수 있다. 말바우시장의 명물은 ‘할머니 골목’이다. 시멘트 벽 사이 좁은 골목에 할머니들이 옹기종기 앉아 채소와 나물을 판다. 소박하게 차려놓은 채소를 보면 이 정도 팔아서 차비나 될까 싶지만, 할머니들은 장에 나오는 자체가 큰 의미다. 나물을 팔아 미장원에 가야 한다는 할머니, 건강을 위해 나온다는 할머니, 사람들이랑 이야기하며 놀러 나온다는 할머니까지 길지 않은 골목에 가래떡처럼 긴 이야기가 담겼다.‘말바우’라는 정감 넘치는 이름에는 두 가지 유래가 있다. 아이들이 말타기하던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 조선 시대 김덕령 장군의 용맹한 말 발자국이 새겨진 바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바우는 바위의 전라도 사투리다. 도로를 넓히면서 바위는 사라졌지만, 말바우시장은 광주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송정5일시장의 명물 우진대장간◇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송정5일시장’광주송정역에 KTX가 서면서 인기가 높아진 시장이 광산구 송정동에 있는 송정5일시장이다. 끝자리 3, 8일에 열리는 송정5일시장은 영광 굴비를 비롯해 목포 낙지, 벌교 꼬막 등 질 좋은 해산물이 풍성하다. 목포, 나주, 영광 등 전남 서남부 지역에서 올라온 신선한 채소도 수북이 쌓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에도 카트를 끌고 이곳을 찾는다.송정5일시장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대장간도 있다. 40년째 쇠를 달구는 우진대장간에서는 낫을 비롯해 각종 농기구를 주문·제작한다. 대장간은 장날에 문을 연다.송정5일시장은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평동산업단지가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있어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서 온 주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시장 근처에 자리 잡은 캄보디아와 태국, 중국 음식점에서 팟타이나 양고기꼬치, 똠얌꿍 같은 이색 음식도 맛볼 수 있다.광주송정역 맞은편 골목에는 국밥집 거리가 유명한 역전매일시장도 있다. 과거 기차에서 내린 이들이 출출한 속을 달랜 곳으로, 지금도 푸짐한 순대국밥을 판다. 송정역시장 상인회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역전매일시장의 이름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꾸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2015년 11월 ‘개미네방앗간’과 ‘매일청과’를 시범 점포로 개점했다.양동시장에서는 새벽에 야채경매가 열린다◇40년 전통을 자랑하는 통닭골목 ‘양동시장’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양동시장이 있다. 1910년대에 시작된 양동시장은 과거 광주 사람에게 ‘백화점’이었다. 대형 백화점에 밀려 그때의 명성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먹거리부터 옷, 생활용품까지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시장이다. 새벽에 채소 경매가 열리고, 낮에는 도매상과 소매상이 함께 물건을 판매한다. 양동복개상가에는 혼수품과 가구, 신발을 판매하는 점포 680여 개가 운영된다. 양동시장의 명물 중 하나가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통닭이다. 과거 ‘닭전머리’라고 불리던 골목에 ‘양동통닭’과 ‘수일통닭’이 마주 보고 있다. 양동통닭은 튀김옷이 얇아 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어질게 살라는 뜻이 있는 양동시장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광주역과 가까워 5·18민주화운동 때 역사의 현장을 지켜본 상인들은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싸주며 힘을 보태기도 했다.5.18민주화 운동 때 주먹밥을 만들어 나누어준 하문순 씨◇야시장으로 다시 살아난 ‘대동시장’양동시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대인시장은 5·18민주화운동 때 대동 정신을 보여준 곳이다. 광주를 대표하던 대인시장은 시청과 도청, 터미널이 이전하면서 점포가 반 이상 문을 닫아 위기를 맞았다. 2008년 광주비엔날레 ‘복덕방프로젝트’를 통해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대인시장에 관심이 되살아났다. 이후 한평갤러리, 메이커스 스튜디오 등 시장에 문화 공간이 생겼다. 이와 함께 ‘별장’이라는 야시장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광주의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대인시장은 상설 시장이라 언제나 장을 볼 수 있지만, 그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야시장이 열리는 날짜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 NH농협손보, '농작물재해보험 워크숍' 열어
- 농림축산식품부와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2018 농작물재해보험 워크숍’을 진행한 가운데 노승남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부장(앞줄 왼쪽)과 문석호 농림축산식품부 과장(앞줄 가운데), 임종철 NH농협손보 본부장(앞줄 오른쪽)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NH농협손보)[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와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전남 구례 소재 The K 지리산호텔에서 올해 농작물재해보험 성과와 내년 정책보험 추진방향을 공유하는 ‘2018 농작물재해보험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워크숍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 NH농협손해보험, 농어업재해보험협회, 손해평가사 협회 등 총 7개 기관 60여명이 참여했다.올해 농작물재해보험은 자기부담비율 10%형을 도입하고 병충품목별 보장 범위을 확대했다. 또한 보험금 조기 지급을 통한 농가 경영의 안정을 도모했다. 이를 통해 11월말 기준 31.9%의 가입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8%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이번 워크숍에선 또 배추, 무, 호박, 당근, 파 등 노지채소 중심의 보험 품목 확대와 품목별 보장 확대, 보험료 할인 등 내년도 농작물재해보험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 청소년들이 선정한 아름다운 말(선플) 국회의원은?..문희상 등 26명 선정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2018 국회의원 아름다운말 선플상 시상식 단체사진이다. 세번째 줄 왼쪽부터 송희경 국회의원,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 민병두 국회정무위원장, 문희상 국회의장, 강석호 국회외교통일위원장, 정춘숙 국회의원, 이진복 국회의원, 네번째 줄 왼쪽 두번째부터 심기준 국회의원, 박경미 국회의원, 위성곤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이다.올해로 6회 째를 맞이하는 ‘국회의원 아름다운 말 선플상 시상식’이 열렸다.고등학생 및 대학생 297명으로 구성된 ‘전국 청소년 선플SNS기자단’ 학생 대표들이 국회회의록시스템에 수록된 의원들의 지난 1년간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의에서 발언한 내용들을 2개월간 분석해 소통과 화합의 아름다운 언어 사용을 실천해온 선플 국회의원 26명을 선정했다.‘2018 국회의원 아름다운 말 선플대상’에는 문희상 (무소속, 경기 의정부시 갑), 최운열 (민주, 비례), 이명수 (한국, 충남 아산시갑), 박선숙 (바른미래, 비례) 국회의원이 선정됐다.‘선플상(가나다 순)’에는 강석호 (한국,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경대수 (한국, 충북 증평군진천군음성군), 권미혁 (민주, 비례), 권은희 (바른미래, 광주 광산구을), 김영주 (민주, 서울 영등포구갑), 김종대 (정의당 비례), 박경미 (민주, 비례), 박순자 (한국, 경기 안산시단원구을), 박완수 (한국, 경남 창원시의창구), 송언석 (한국, 경북 김천시), 송희경 (한국, 비례), 신용현 (바른미래, 비례), 심기준 (민주, 비례), 안규백 (민주, 서울 동대문구갑), 위성곤 (민주, 제주 서귀포시), 유재중 (한국, 부산 수영구), 윤영일 (평화당,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 이진복 (한국, 부산 동래구), 이학영 (민주, 경기 군포시을), 전현희 (민주, 서울 강남구을), 정인화 (평화당, 전남 광양시곡성군구례군), 정춘숙 (민주, 비례) 국회의원이 선정됐다.행사를 공동주최한 국회선플정치위원회 민병두 공동위원장은 “응원과 배려의 선플을 생활화하면 사회에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나고, 천문학적인 사회갈등비용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선플상을 수상한 강석호 공동위원장은 “청소년들이 선정한 국회의원 아름다운말 선플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밝혔다.선플재단 이사장 민병철 한양대학교 특훈교수는 “일년에 하루 만이라도 인터넷상에서 악플을 달지말고 이웃에게 좋은 언어를 실천하는 ‘선플의 날’이 제정 된다면 청소년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선플재단은 ‘선플국회의원 서명동판 국회의장 전달식’도 열었다.20대 국회의원 선플정지선언문 서명 동판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전달됐다. 왼쪽부터 민병두 국회정무위원장, 문희상 국회의장, 강석호 국회외교통위원장, 민병철 선플재단 이사장이다.
- [2018국감]"세종시 이기주의로 충청권 갈등 커져"
- 22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세종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세종시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세종시의 지나친 지역 이기주의로 충청권 갈등이 증폭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KTX세종역 신설을 비롯해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우선 채용, 택시 영업구역 등을 놓고, 세종시가 대전과 충남, 충북 등 인근 지역과의 상생과 협력보다는 지역이익을 우선시한 결과, 충청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세종시의 대승적 차원의 상생과 협력을 주문했다.국회 행안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가평)은 “충청권이 KTX세종역 신설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세종시가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인근 지역이 이런 시도를 어떤 눈으로 봐라보고 있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KTX세종역 신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지역갈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했다.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은 “KTX세종역 신설로 충북과 갈등을 빚고 있고,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대전과 충남이 혁신도시에서 제외되면서 최근 역차별을 호소하고 있다”며 “세종시 차원에서 어떤 보완책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은 “세종시의 택시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세종시는 택시공급이 부족하고, 인근 지역은 과잉 상태로 근시안적으로 세종에서 택시공급만 늘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중장기적으로 주변지역과의 협력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변지역과의 상생·협력을 거듭 당부했다.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전남 광양·곡성·구례)은 “세종시가 출범 5년 만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유입된 주민을 보면 출신지가 수도권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이 충청권 출신으로 수도권 인구의 분산과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목표와 벗어나 있다”고 역설했다.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갑)도 “KTX세종역 신설 등으로 지역간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충청권 행정협의회 등을 통해 지역간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이 더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한국당 유민봉 의원(비례)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과 관련해 “세종시에 들어와 있는 공공 연구기관은 인력난을, 대전과 충남은 구직난을 겪고 있다. 최근 세종시가 대전과 충남, 충북과 대립·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부 양보하고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세종시가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지역인재 우선채용의 광역화를 주장했다.
- [가을여행①] 길에서 가을을 만나다
- 상황마을 다랑이논(사진=남원시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길에서 가을을 만난다. 타박타박 걷기 좋은 계절, 길 따라 가을의 노래가 펼쳐지는 지리산둘레길로 가보자. 3개 도(전북, 전남, 경남)와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을 연결하며, 21개 읍·면과 120여 개 마을을 잇는 장장 295km 걷기 길이다. 그중 인월-금계 구간은 보석처럼 빛나는 비경을 품었다. 저녁노을보다 붉게 익은 고추,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 다랑논에서 황금빛으로 춤추는 벼, 건넛마을로 향하는 촌로의 느린 걸음이 마음을 달랜다. 용광로보다 뜨거운 여름을 온몸으로 견뎌낸 농작물은 흙을 떠날 채비를 마쳤다. 수확의 계절, 지리산둘레길의 가을은 도리어 푸르디푸르다.하늘재에서 창원마을로 향하는 구간. 자동차로 달렸다면 몰랐을 모든 자연의 이야기가 두 발로 걸으니 귓속으로 파고든다.(사진=사단법인 숲길)지리산둘레길 걷기가 처음이라면 인월센터에서 시작하길 추천한다. 센터는 인월장터로에서 구인월교를 건너기 전, 왼쪽으로 200m 가면 나온다. 센터에는 구간 지도와 숙박 정보, 주변 관광지 안내 리플릿 등이 있다. 때론 함께 채비 중인 길동무도 만난다. 길의 상태, 기상 상황 등을 센터에서 확인하고 나서자(월요일은 휴관이니 참고할 것).출발 전 인월전통시장에 들러 뜨끈한 순댓국으로 배를 채워도 좋겠다. 여행 일정이 맞으면 끝자리 3·8일에 서는 오일장 구경도 재밌다. 제철 산나물과 약초를 파는 할머니와 인사 나눈다. 장거리 트레킹을 앞두고 가방에 나물 가득 담고 싶은 맘을 꾹꾹 참는다. 4~10월 토요일에는 풍물 시장, 할머니 장터, 음악 공연 등이 펼쳐지는 인월토요장터가 열려 볼거리가 많다.이제 본격적으로 지리산둘레길 탐방에 나서보자. 구인월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인월-금계 구간(20.5km) 여정이 시작된다. 1시간에 대략 2.5km 이동하니 총 8시간 코스다. 점심나절에 첫발을 뗐다면 중간 지점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 날 금계까지 남은 구간을 걸으면 무리가 없다. 해가 짧아지는 시기이므로 늦어도 오후 1시에는 출발할 것을 권한다.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구간의 시작 표지판.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를 바라보며 타박타박 걷다 보면 중군마을을 만난다. 고려 시대에 오군(전·중·후·좌·우군) 가운데 중군이 이 마을에 주둔해서 붙은 이름이다. 벽화를 따라 천천히 오르막을 걸으면 황매암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길로 가도 수성대에서 합쳐지는데, 황매암으로 향하는 길은 산그늘이 있어 시원한 대신 조금 가파르다.인월-금계 구간은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 능선을 조망하며 걷는다. 6개 산촌이 정겹고, 둑길과 임도, 농로, 숲길, 산길, 차도 등 모든 길을 만난다. 걷다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순간에도 불안감이 찾아든다. 첩첩산중에 홀로 걸으면 괜한 두려움에 걸음이 빨라진다. 그때쯤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이 나풀댄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 때론 생명의 신호다. 갈림길마다 방향을 표시한 나무가 산과 나를 지켜주는 장승 같다. 빨간색은 인월-금계 구간 끄트머리인 금계로 향하는 길이요, 검은색은 시작점인 인월로 가는 방향이다.지리산둘레길은 500m마다 이정표가 있다. 길을 잃었다면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서 놓친 이정표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곳곳에 쉼터와 약수터, 요깃거리를 판매하는 식당이 있으니 배고플 걱정은 없다.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은 지친 발에 최고 명약이 아닐까. 이정표마다 더해지고 덜어지는 숫자가 걸어온 길의 거리를 말해준다.구인월교 인근에 위치한 지리산둘레길 인월센터. 둘레길 관련한 모든 정보를 구할 수 있다인월에서 5.8km, 출발한 지 2시간이 흘러 배너미재를 넘는다. 침엽수림 사이로 달걀버섯이 얼굴을 내민다. 달걀버섯은 독버섯인 개나리광대버섯과 유사하여 착각하기 쉬우므로 잘 구분해야한다. 달걀버섯은 로마 시대에 네로 황제가 황금과 바꿔 먹었단다. 천천히 숲길을 빠져나오니 장항마을이다. 수령이 410년이나 되는 당산나무가 마을을 지킨다. 장항교를 지나 매동마을을 거쳐 하루 일정을 마친다.인근의 실상사도 볼 만하다. 실상사는 보통 첩첩산중에 들어앉은 사찰과 달리 산내면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걷다가 들러도 부담 없다. 단일 사찰 중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한데다, 실상사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천왕봉의 웅장한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실상사에서 상황마을로 가는 길목, 산내면은 두 번째 고향에 터를 잡은 사람이 많다. 지리산과 땅의 부름을 받아 귀농한 이들이다. 사연 많은 젊은 날을 보내고, 이곳에서 자연의 속살을 누린다. 세척된 채소를 문 앞에서 받는 편리함 대신, 가축 분뇨 섞인 흙에서 살아 있는 먹거리를 마련하려고 밤낮으로 몸을 쓴다. 흙과 바람, 자연에 순응하며 수확한 모든 것은 건강함 이상의 정신적 산물이다. 하룻밤 묵어가는 객은 귀농한 용기와 부러움에 박수를 보내지만, 겪어본 이들은 감내해야 할 무게가 적지 않음을 안다.같은 줄기에서도 다르게 익어가는 농작물처럼, 둘레길 풍경에서 제각기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배운다.지리산에서 맞는 아침은 황홀하다. 일정이 되면 무리하지 않고 하루를 머무는 이유다. 차가운 공기가 귓바퀴를 감돌아 마음으로 파고들다 나간다. 정화다. 동틀 무렵 능선을 차고 오르는 태양 앞에 마음은 지리산에 터를 잡았다. 가을볕에 익은 벼는 고개 숙이고 땅을 바라본다. 땅과 이별을 고하고 누군가의 손에서 입으로, 다시 흙으로 돌아올 채비를 하는 듯 보인다.길을 나서는데, 상황마을 민박에서 기르는 개 ‘바래’가 앞장선다. 간혹 민박한 손님과 금계까지 함께 걷고 돌아온단다. 오르막길을 포함해 7.5km나 되는 거리를 함께 걸었다. 발걸음이 느려지면 멈춰서 기다려준다. 정자에 올라 물도, 바람도 나눠 마셨다. 혹여 걷다가 바래를 만나면 인사를 건네시라. 언제고 당신의 든든한 안내자를 자처할 터이니. 상황마을은 다랑논이 폭포처럼 흐른다. 다랑논은 산골짜기 비탈진 곳에 층층으로 일군 논이다. 자동차로 오르면 순식간에 지나쳤을 풍경이 온몸으로 와락 안긴다.상황마을의 장관, 다랑이 논숨이 가빠진다. 상황마을에서 제법 오르막길을 오르면 등구재다. 고개를 사이에 두고 행정구역이 바뀌는 지점이다. 왼발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오른발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에 있다. 옛사람들은 함양에서 오도재, 등구재를 넘어 남원으로 왕래했단다. 이내 창원마을 전경이 펼쳐진다. 지리산둘레길은 왼쪽, 창원마을로 향하는 빠른 길은 오른쪽이다. 왼쪽으로 돌아가라는 안내판 때문에 둘러 가는 느낌이지만, 둘레길은 왼쪽이 맞다. 오른쪽 길은 사유지이므로 빨리 가고픈 맘 다잡고, 몸을 왼쪽으로 틀자. 이내 다다른 창원마을은 곳간이 많던 곳이다. 활짝 열린 대문으로 일광욕하는 고추가 보인다. 가을이 마당에 펼쳐지니 넉넉한 수확의 계절을 실감한다.금계마을을 마지막으로 인월-금계 구간의 목적지에 다다랐다. 20km 남짓 걸었는데 마음이 홀가분하다. 지리산둘레길이 열린 지 10년이 흘렀다. 지천으로 난 고사리는 새순을 10번 냈고, 흙길은 더러 시멘트 길로 바뀌었다. 땅거미 지면 겨우 한두 채 불빛이 보일까 말까 하더니, 이제 민박도 여럿 있다. 외지인은 산 중턱에 그림 같은 집을 마련하려고 부지런히 망치질한다. 고요한 산에 총성이 울려 퍼진다. 그저 사람이 지금보다 조금 더디게 다가서길 바라는 마음이다.아직 걸을 힘이 남았다면 ‘지리산 속 석굴암’ 서암정사로 가자. 지리산제1교에서 농어촌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벽송사에서 서쪽으로 600m쯤 떨어진 곳이다. 서암정사(瑞庵精舍)는 ‘상서로운 바위를 장엄(莊嚴)했다’는 뜻으로, 석굴 법당이 인상적이다. 아기자기한 조경과 함께 지리산의 품에 안겨 불교 석조 작품을 감상하기 좋다.불교석조각이 인상적인 서암정사◆여행코스= 구인월교→중군마을(2.1km)→황매암갈림길(0.8km)→수성대 입구(1.1km)→수성대(0.3km)→배너미재(0.8km)→장항마을(1.1km)→실상사(2.66km)→상황마을(1.9km)→숙박→등구재(1km)→창원마을(3.1km)→금계마을(3.5km)→서암정사 △가는길=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오수IC교차로에서 구례·남원 방면 우회전→춘향로→백공산사거리에서 장수·남원 IC 방면 좌회전→충정로→광주대구고속도로→인월교차로→황산로→신촌교차로에서 지리산국립공원·인월 방면 우회전→지리산둘레길 인월센터△먹을곳= 칼국수는 인월면의 박서방해물칼국수, 돼지국밥은 인월면에 시장식당, 돼지고기김치찌개는 마천면의 강쇠네흑돼지가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금대암, 국악의성지, 뱀사골계곡, 남원백두대간생태교육장전시관
- [지방분권시대]사람은 떠나고 재정은 마르고…시군구 226곳 중 89곳 소멸위기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참석 자치단체장 등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 회원들이 국회 본관 계단에서 지방분권 개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지방(地方)이 사라지면서 대한민국도 사라진다. 전국 시·군·구 10곳 중 4곳은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50%대에 불과하다. 지역간 인구와 재정, 경제·일자리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강력한 지방분권이 해법으로 제시되지만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자체 단체장 및 시·도 교육감 등과 연루된 부정부패가 끊이질 않으면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없이 권한만 확대할 경우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착비리를 차단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의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 인용◇ 전국 시·군·구 10곳 4곳이 소멸위기산업화 시대 정부는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사람과 돈을 집중시켜 전체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국가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총인구의 50%, 상장법인의 72%, 총예금의 70%가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집중됐다.그러나 ‘같이 잘사는 나라’는 없었다. 부의 양극화, 인구의 양극화 등 한국사회의 전 영역에서 불균형 현상이 심화했고 적지 않은 지자체들이 ‘잘 사는’ 게 목표가 아닌 소멸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고심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26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2013년 75개(32.9%)에서 올해 89개(39%)로 증가했다.특히 지방소멸 위험이 그간 농어촌 지역에서 지방 대도시권역 및 공공기관 이전이 진행되는 거점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전국 3463개 읍·면·동 중 소멸위험 지역은 2013년 1229개(35.5%)에서 올해 1503개(43.4%)로 5년 사이에 274개(7.9%포인트)가 늘었다.소멸위험지역에 거주하는 20대 인구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으로의 유출이 37.4%나 된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의 소멸위험지역은 도청 소재지, 산업도시, 광역대도시로 확산한는 양상”이라며 “지방 제조업의 위기는 지역의 산업기반을 붕괴시키면서 지방의 인구유출을 더욱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물리적 인프라 중심의 혁신뿐만 아니라 교육과 교통, 주거, 문화 등과 관련된 생활양식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방분권 전에 지방권력도 분산·분권해야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에 이어 지역 산업계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지방은 고사위기다. 20·30대 청년들이 일자리와 교육·복지 등의 이유로 서울행을 고집하고 있지만 지자체들은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집행수단이 없다.지자체들이 앞다퉈 저출산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 애를 먹는다. 지자체가 필요한 자금을 얼마나 자체 조달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재정자립도(일반회계 세입 중 자체 재원이 차지하는 비율)는 2003년 56.3%에서 지난해 53.7%로 떨어졌다.광역자치단체 중 서울의 재정자립도가 82.5%에 달하는 반면 전남은 20.4%로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기초자치단체도 서울 강남구가 67.9%로 전국 1위다. 전국 꼴찌인 전남 구례군은 8.5%로 한자릿수에 그쳤다.지방자치단체가 재량대로 쓸 수 있는 일반 재원으로 재정집행의 자율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주도는 2003년 84.9%에서 지난해 74.9%까지 하락했다.새로운 인구가 유입되고, 일자리가 풍부한 수도권은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해 투자와 복지를 강화함으로서 인구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지방은 인구·기업 감소에 따른 재정 악화로 인구가 유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지방자치단체 예산 현황(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2018 행정안전통계연보 인용전문가들은 지방의 권한과 자원을 견제와 균형이라는 원칙을 갖고, 개헌을 통해 지방분권과 재정분권, 풀뿌리 자치 구현 등 전반적인 국가 시스템의 재설계를 추진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김찬동 충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제도 피로 현상’이 가장 큰 문제다. 과거 수십년간 중앙집권적인 국가 시스템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비효율과 정책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권력이 중앙정부나 대통령에 집중된 결과, 구조적인 부패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재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 하며, 이를 위한 개헌과 자치분권 로드맵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다만 섣부른 지방분권으로 지자체 단체장의 권한만 강화될 경우 토착비리가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견제장치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종 인허가권과 지자체 인사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 단체장이 지방의회, 지역 경제·언론계 등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면서 비리에 오염될 경우 이를 사전·사후에 통제할 수단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김찬동 교수는 “지방분권 이전에 현재 지자체 단체장에게 집중된 지방권력도 분산·분권이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 중앙이 지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단체장에게 권한을 집중시켰다면 지금은 이 시스템이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그치지 않는 ‘물폭탄’…6세 아동 하천 급류 휩쓸려 사망
- 31일 오전 광주 남구 주월동 일대가 지난 27일에 이어 또다시 국지성호우가 쏟아지면서 두 번째 침수피해를 겪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국지성 폭우가 엿새째 계속되면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31일 충북 보은 지역에서 6세 어린이가 집 근처 소하천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번 비로 발생한 사망자와 실종자는 모두 4명이다.31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내달 1일 새벽 부산과 전남, 경남에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돼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남부지방은 1일까지 시간당 40㎜ 이상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날은 비구름이 남하하면서 세종, 충청 지역에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세종에는 지난 30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322mm의 비가 내렸고 증평(393㎜), 군산(492.5㎜), 진안(454㎜), 보은(360㎜), 완주(346㎜), 옥천(370.5㎜)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시간당 50㎜가 넘는 게릴라성 폭우로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 충북 보은 수한면에서 6세 남자 어린이가 집 근처 소하천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현재까지 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3명, 실종 1명, 부상 4명이다.이재민도 184세대, 299명이 발생했다. 일시대피자도 319세대, 510명 중 137세대, 194명은 인근 숙박시설이나 마을회관 등에 계속 대피 중이다. 도로 250곳, 하천 149곳 등 공공시설 707개소가 피해를 입었고 사유시설도 주택침수 1834건, 공장침수 66건, 상가침수 213건 등 무려 2600개소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농작물도 714.4ha가 침수 됐고, 농경지 매몰도 15.4ha로 늘어났다.현재 경기 가평 지방도 387호선 화악터널, 충북 청주 무심천 하상도로, 대전 하상도로 등 4개 도로가 통제 중이며 북한산, 소백산 등 8개 공원 173개 탐방로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충북 천안, 충북 충주에 산사태경보가, 충남 부여, 충북 음성·괴산, 전남 구례, 전북 김제·무주, 경북 예천·상주·문경에 산사태주의보가 발효됐다. 집중호우로 현재 20개 다목적댐 저수율은 61.8%로 예년(56.6%) 대비 109.1% 수준이다.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위치한 16개 다기능보도 모두 개방 중이다.행안부는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계곡 등 피해우려지역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5시 집중호우 대처 점검회의를 갖고 유수 소통에 지장을 주는 빗물받이 등의 이물질 제거를 철저히 해줄 것을 지시했다.
- 이번주 국지성 호우 계속…전국 곳곳에 ‘비’
-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이번 주는 전국 곳곳에서 국지성 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주말 남부지역에 4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데 이어 내일(27일)은 수도권 에 강한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가 내리면서 더위는 주춤하겠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일부 전남과 경남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남 산청이 410mm, 의령 321.5mm, 경주 295.5mm, 전남 구례 370.5mm, 장수 314mm, 충남 논산 216mm, 금산 204.5mm 등이다. 이번 비는 28일 새벽까지 이어지겠고 충청남부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와 함께 돌풍, 천둥, 번개 등을 동반할 전망이다. 내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남부지방에 내리는 비는 대부분 아침에 그치겠고 오후 한 때 소나기 오는 곳이 있겠다. 2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부지방(남해안 제외)과 충청도는 30~80mm, 강원도와 울릉도, 독도, 서울·경기는 20~60mm 수준으로 예상된다. 서울지역의 내일 강수확률은 80%다.전국 주요 도시의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2도, 대전 25도, 춘천 22도, 대구 23도, 광주 24도, 부산 25도, 제주 26도, 울릉도·독도 23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27도, 대전 28도, 춘천 26도, 대구 31도, 광주 31도, 부산 29도, 제주 32도, 울릉도·독도 26도로 더위가 주춤하겠다.
- 남부 집중호우 강타…이틀간 330mm ‘물폭탄’
- 울산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지난 26일 오전 울산시 북구의 한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물살을 헤치며 서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제19호 태풍 ‘솔릭’이 지나간 후 남부 지방에 시간당 최고 75mm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하천이 넘치면서 마을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농로 유실과 농경지 침수도 잇따랐다. 오늘(27일)부터 내일 사이 충청도와 강원남부, 전북, 경북북부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고됐다. 이날 기상청 및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6일 자정부터 27일 오전 5시까지 경남 산청에 328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같은 기간 전남 구례 성삼재 286mm, 경부 외동 273mm, 의령 264.5mm의 비가 내렸다. 산청은 시간당 75mm, 순천 72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함안 지역에서 2세대, 4명이 이재민이 발생했고 순천과 남원, 부안 등 47세대, 62명이 사전대피했다. 산청 지역 농경지가 매몰됐고 국도 17호선과 15호선, 석산 소하천 제방 등도 유실됐다. 함안의 가야 연꽃테마파트는 침수됐고 울산 상북면에서는 차량 1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남부지방에 국지성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12개 공원 302개 탐방로를 통제했고 경남 산천 장재 잠수교와 대전 동구 하상도로 등 2개 도로도 통제됐다. 현재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엔 산사태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충북 보은과 옥천, 전북 무주, 익산 완주, 전남 구례 등에는 산사태주의보를 내렸다. 현재 충청과 전북, 영남과 경기 남부 강원 남부 곳곳에는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충청과 강원 남부, 전북과 경북 북부에는 내일까지 50에서 150mm의 큰비가 오겠고, 충청 일부에는 200mm가 넘는 폭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 등 그 밖의 지방에도 30에서 80mm의 적지 않은 비가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도는 오늘 오후에 비가 그치겠지만, 남부 지방은 내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비는 좁은 지역에 강하게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 성격을 띠고 있어 산사태와 축대 붕괴, 침수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