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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인력난 급한 불 껐지만…"수도권 외곽 등 사각지대 여전"
  • 중견기업 인력난 급한 불 껐지만…"수도권 외곽 등 사각지대 여전"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뿌리산업 중견기업에 대한 비전문 외국인력(E-9) 도입 요건을 완화하는 배경에는, 최근 중견기업 제조업에서 겪는 심각한 인력난이 있다. 다만 정부에서는 수도권 소재 뿌리산업 사업장이나 다른 제조업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5월 취업자 증가폭 3년 3개월만에 최소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5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기상여건 악화와 조사기간 휴일 포함 등에 따라 39개월 만에 최소로 나타난 가운데 12일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고용센터에 마련된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891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8만명 증가에 그쳤다. 2021년 2월 47만3천명 줄어든 뒤로 3년 3개월 만에 최소 폭이다. 2024.6.12 dwis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13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방에 소재한 뿌리산업 사업장에 대해 E-9 도입을 허용했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고 있는 중견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활용하는 실적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고용허가제는 내국인을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비전문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내국인 일자리 침해 혹은 국내 노동시장에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한국인 노동자가 선호하지 않는 농축산업·어업·제조업·건설업·일부 서비스업으로 한정됐다. 제조업은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80억원 이하인 기업의 사업장에 대해서만 허용을 했다. 중견기업은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하지만 지난해 정부는 중견기업도 지방에 소재한 뿌리산업에 대해서 제한적으로 E-9도입을 허용했다. 뿌리산업 전반적으로 겪는 인력난 타격을 중견기업도 받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2015년 1만 514명 가량 부족했던 인력은 2021년 1만 4555명으로 6년 만에 4000여명이 늘어났다. 뿌리산업 중견기업에서도 지난해 기준 10곳 중 7곳 꼴로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문제는 중견 제조기업에 대한 외국인 인력 도입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수도권 본사 제한을 풀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도권에서도 변두리 지역에 있는 뿌리기업은 교통편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 만큼이나 인력 문제가 심각하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서라도 적용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또 지방에 있는 다른 제조업 분야에 대해서도 “뿌리산업 만큼 현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움이 많은 상황으로 외국인 고용을 전향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덛붙였다. 중견기업 통계에 따르면 중견 제조기업 취업자 수는 2019년 65만 9000명에서 2022년 64만 1000명으로 3년 간 1만 8000명 줄었다.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외국인 인력이 수도권 중견 제조업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도 인력난이 심각한데, 외국인력이 중견기업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외국인력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부작용을 최소화 하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임무송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출생 등으로 내국인 생산 인력이 부족하니 외국인 인력을 늘려주는 게 불가피하다”면서도 “지금도 수도권·대기업으로 인력이 쏠리고 있는데, 외국인까지 그런 현상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사회갈등이나 노동시장 왜곡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4.06.14 I 김은비 기자
기관장 공석·임기 만료된 '식물 公기관' 72곳…"정책 동맥경화 우려"
  • [단독]기관장 공석·임기 만료된 '식물 公기관' 72곳…"정책 동맥경화 우려"
  • [이데일리 윤종성 강신우 서대웅 기자] 기관장이 ‘공백’이거나 임기가 만료된 채로 ‘생명 연장’ 중인 공공기관이 70곳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식물 공공기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부처 개각 등에 밀려 기관장 인선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체 공공기관장의 약 40%가 올해 안에 임기 만료돼 새 수장을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하면 ‘정책의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의 동력이 떨어져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발전 5개사 사장 임기 종료…후임은 ‘안갯속’13일 이데일리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와 함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공공기관 339곳을 조사·분석한 결과, 72개 공공기관에서 기관장 임기가 만료(49곳)됐거나 공석(23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내 임기가 만료되는 61명의 기관장을 포함해 올해 공공기관 133곳(39.2%)에서 기관장 교체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공공기관 49곳은 이미 기관장 임기가 끝났는데도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기존 기관장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전력(015760)의 자회사인 발전 5개사(남동·동서·남부·서부·중부) 사장은 4월 25일자로 일제히 임기가 만료됐지만,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직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장 연봉 2위를 차지한 진승호 투자공사 사장(3억8000만원), 5위 서홍관 국립암센터장(3억6000만원), 16위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2억8700만원) 등도 마찬가지다.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배럴 규모의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뒤 논란의 중심에 선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의 임기도 지난 7일로 끝났다. 다만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는 점에서 김 사장은 첫 시추 등 프로젝트를 진척시킨 뒤 바통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 출신인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산업통상비서관을 지낸 유정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등도 임기가 끝난 상태로 재직 중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에너지재단·강원랜드 등 길어지는 ‘리더십 공백’수장이 공석 중인 공공기관은 총 23곳이었다. 강원랜드와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연말 이삼걸 전 사장과 원경환 전 사장이 임기를 남긴 상황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뒤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강원랜드는 최철규 부사장이, 대한석탄공사는 김인수 기획관리본부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아직 임원추천위원회도 구성되지 않았다”며 “후임 사장이 언제 선임될 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김광식 전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의혹을 받고 지난해 9월 사퇴한 뒤 후임이 정해지지 않았다. 에너지공단과의 통폐합 문제도 얽혀있어 당분간 리더십 공백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어 보인다. 가스기술공사는 조용돈 전 사장이 동거녀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산업통상자원부 감사에서 드러나 해임된 뒤 공석 중이다. 이밖에 △한전KDN △한국전력기술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한국어촌어항공단 △도로교통공단 △한국관광공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국립공원공단 △창업진흥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등도 기관장이 공석 중이거나 임기 만료된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달 중 김홍연 한전KPS(051600) 사장,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장, 주현 산업연구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것을 비롯해 △기술보증기금 △한국환경공단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해양진흥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산항만공사 등 공공기관 61곳의 수장 임기가 연내 만료된다. ◇스텝 꼬인 기관장 인선…개각 이후 본격화할 듯통상적으로 기관장 선임은 ‘임추위 구성→후보자 공모→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이사회 의결→주무부처 장관 제청→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거나 공석 중인 기관의 상당수가 아직 후보자 공모조차 내지 않았다. 4월 총선 전후로 장영진 무역보험공사 사장, 이철수 한국폴리텍 이사장, 정운현 한국문화정보원장, 김태정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국제방송) 사장, 허종길 주택관리공단 사장 등 일부 인사가 이뤄졌지만,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과 맞물려 개각 가능성이 제기된 후부터는 잠잠해진 분위기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후보자 공모부터 임명까지 2~3개월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빨라야 8월 이후 사장 선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 정책을 일선에서 집행하는 공공기관들이 줄줄이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으면서 정부가 내놓는 각종 정책들이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사장돼 버리는 ‘정책의 동맥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괸장 공백이 장기화하면 정부의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국정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리더십 공백이 발생한 기관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미루고, 일상적인 관리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전반적으로 회사 분위기가 느슨하고 업무효율성이 떨어져 정책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공운위법에는 사장 선임 절차만 규정하고 있는데, 사장 선임 시점 기한을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해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24.06.14 I 윤종성 기자
맛 좋은 날이 장날, 한민족과 함께 해온 된장
  • 맛 좋은 날이 장날, 한민족과 함께 해온 된장[이우석의 식사(食史)]
  • 또순이네 된장찌개[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정월장이 된장으로 익었다. 정월(음력 1월) 손없는 날에 담은 장이 정월장(正月醬)이다. 90일 정도 더 묵히고 나면 비로소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는 ‘된장 가르기’를 한다. 봄 된장은 좀 더 빠르다. 기온이 올라 소금을 좀 더 넣고 담은 봄 된장은 40~50일 지나 된장 가르기를 한다. 아무튼 요즘에 햇된장을 맛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대표적 두장(豆醬)문화권에 속했던 한국은 콩으로 메주를 쑤고 된장과 간장을 담가 맛과 에너지를 두고두고 얻어왔다. 콩이 가진 단백질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감칠맛은 매우 특별했다. 다른 생활 문화권에서도 유목민의 고기와 젓, 해양 문명의 젓갈 등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저마다의 미각적 요소를 발전시켰듯 한민족은 콩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전남 장흥 된장물회◇대두에서 얻은 된장 특유의 감칠맛 비결동북아시아가 원산이라 흔히 볼 수 있었던 콩이 몸에도 이롭고, ‘맛’으로 변화하기에도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유는 대두 단백질 덕이다. 지방과 탄수화물 등 다른 영양소와는 달리 단백질은 곧 감칠맛을 의미한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아미노산이 감칠맛의 성분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단맛을 내고 지방에는 고유의 느끼한 지방맛이 있다. 단백질의 경우 감칠맛이다.감칠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선 육류나 조개, 생선 등 비싼 식재료를 많이 써야 했지만 인류는 단백질을 발효하면 그 맛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대 로마의 젓갈인 가룸과 메콩강 유역의 남쁠라나 느억맘 등 어장 문화권에서도 오래전부터 발효과정을 통해 감칠맛을 얻었고, 유목민들은 낙농 유제품에서 좋은 맛을 찾을 수 있었다. 각자 주변에서 구하기 좋은 단백질을 맛으로 변화시켰던 것이다.한국인은 콩을 소금과 함께 발효시키면 상당한 맛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된장, 즉 두장(豆醬)이다. 간장 아니냐고?. 메주를 띄워 된장을 얻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것이 간장이다. 된장, 간장이나 액젓(어장)은 원리가 같다. 단백질을 분해시킨 아미노산에 입맛이 든 한국인은 일상적으로 장을 담게 됐다.메주의 역사는 삼국사기에도 나올 정도로 무척 길다. 그 이전에도 고구려의 장이 특히 맛있다고 기록한 중국 고서(정사 삼국지)가 있다. 메주를 담그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메주콩을 불려 삶은 다음 이를 으깨야 한다. 다시 네모지게 빚어 말리는 시간을 거친다. 그러는 사이에 ‘시간의 맛’이 깃든다. 된장을 얻기 위해서는 메주를 소금물 독에 띄워 발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발효시킨 소금물은 간장이 되고, 메주는 꾸덕꾸덕한 된장으로 바뀐다.(된장 이름의 유래는 ‘되다랗다’는 뜻이다) 발효를 거친 간장과 된장은 아미노산으로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다.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동시에 한다.이렇게 만들어진 된장은 궁핍한 농경민족의 식탁에 든든한 밑반찬이 됐다. 봄이면 된장찌개에 냉이를 넣고 여름이면 다슬기와 우렁이를, 가을엔 미꾸라지를 갈아 넣었다. 부추와 우거지, 시래기 등 밭과 들, 강·바다에서 나는 온갖 산물을 넣고 끓여도 언제나 맛이 좋았다. 영양가 든든한 찌개로 또는 국으로 거친 밥 한 끼를 먹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강원도 태백 된장소면◇일본 미소의 원조는 고려의 장인 ‘말장’지금도 한식의 기본은 된장이다. 김치찌개나 고추장찌개는 된장에 입맛이 떨어질 때 차리는 대체재였을 뿐이다. 고추를 사용한 음식의 역사도 된장에 비하면 길지 않다.된장을 급히 만든 것이 청국장이다. 콩을 삶아서 볏짚에 넣고 아랫목에서 띄운다. 그러면 며칠 후 청국장이 된다. 일본의 낫토도 똑같은 원리다. 맛도 좋지만 몸에도 이롭다. 그냥 가지고 다니다 먹으면 꽤 영양가 높은 식량이 된다. 그래서 옛날에는 군인들이 가지고 다녔다. 조선 시대 문헌인 증보산림경제에 수시장이라는 것이 등장하는데, 볶은 콩을 삶아 띄운 것을 말려서 필요할 때 물과 소금을 섞어 먹는다고 설명한다.국은 기본적으로 된장국을 의미할 정도로 늘 미소(일본 된장)를 상식하는 일본의 고서에 흥미로운 기록이 등장한다. 에도시대 정치가이며 유학자인 아라이 하쿠세키가 1717년 쓴 동아 중 장조에 따르면 “예전에 고려의 장인 말장이 일본에 들어왔는데 고려 북쪽 방언인 ‘미소’로 부른다”며 미소의 유래에 대해 썼다. 미소가 고려의 미소, 미조였으며 메주의 어원이라는 설도 있다.만주가 원산지인 대두와 이를 이용한 두장의 전래 경로가 한반도였다는 뜻이다. 이전에도 ‘말장’에 대한 서술이 등장한 것으로 볼 때, 일본에서 최고 유행한 음식인 ‘된장과 간장’은 한반도에서 전래됐다고 볼 수 있다. 말장이란 간장을 빼고 난 마지막 장이란 뜻이다.현재 세계에서 간장·된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인구수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고추장, 고춧가루, 액젓 등 기타 조미료의 소비가 많은 한국에 비해 대부분 일식에선 양념으로 간장을 쓰고 끼니마다 된장국을 마시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계란 프라이, 생선회, 메밀국수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용 간장이 있을 정도다.◇한민족은 콩 덕분에 맛있게 살아왔다간장에는 공법상 5가지 종류가 있다. 조선간장으로 알려진 한식 간장과 양조간장, 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등이다. 국내에선 간장에 대한 명칭 논란이 한창이다. 메주나 누룩을 쓴 한식 간장 등 발효간장 외에는 간장이란 표현을 사용할 수 없고 산분해 간장은 아예 ‘아미노산액’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한편 간장은 생각보다 칼로리가 높다. 예전 한식 상차림에서 5첩·7첩·9첩 반상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간장 종지다. 고소한 간장을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밥을 삼켰다. 간장은 애초 소스가 아닌 반찬 반열에 당당하게 끼었던 셈이다.세종 때 한양도성 건설에 동원된 백성들에게 간장국을 줬다는 기록이 나온다.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을 수성하던 조선군 식량 기록에 ‘쌀 1만 섬, 간장 100 항아리’가 나오는데 이는 간장을 중요한 반찬이자 식량으로 여긴 것이다. 지금도 오랫동안 종갓집에서 내려오는 씨간장의 경우 1ℓ에 수천만 원이 넘는다. 고급 위스키 이상의 가격이다. 비싼 모든 재화가 그렇듯 대대로 내려온 희소성이 더해진 가치다.이처럼 유용한 작물 콩. 지금은 구미나 중동 등 세계적으로도 많이들 먹고 있지만 ‘3대 곡류’ 분류에는 들지 못한다. 쌀과 밀, 그리고 신대륙의 옥수수가 콩 대신 대표 곡류로 이름을 올린다. 콩 자체만으로는 주식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대신 특유의 높은 단백질 함량과 고유의 맛으로 다양한 식재료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것이 콩이 가진 큰 장점이다. 소화율을 높이기 위해 단백질만 추출해 두부를 만들거나 싹을 틔워 나물로 기르기도 한다. 또 볶아서 가루 낸 콩고물로 다른 음식에 맛을 더하기도 한다. 버릴 것이 없어 효율이 높다. 두부를 만들 때 두유를 짜면 콩비지가 남고, 기름을 짜고 나면 대두 단백이 남는다. 심지어 콩깍지나 콩잎까지 먹는다.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채식주의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콩고기’는 생각보다 역사가 길다. 중국과 일본 등에선 과거 사찰에서 다양한 콩고기를 만들어 먹었다. 중국과 대만, 일본 사찰의 정진요리나 홍콩의 자이루웨이 등이 그것이다.다른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장(醬)’으로 바뀌면서 ‘감칠맛’을 책임졌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농경민족이었던 한민족은 사실 콩 덕분에 맛있게 살아온 것이다.당장 햇된장과 간장이 나오니 곧 들이닥칠 무더위에 입맛 되살리고 몸도 보할 수 있으니 밥상 받아들기가 더욱 즐겁다.◇맛집▶또순이네집 = 서울에서 된장찌개 맛집하면 늘 이름을 올리는 곳이 바로 이 집이다. 이른 봄에는 냉이나 달래, 요즘부터는 부추를 넣은 된장찌개를 숯불에 보글보글 끓여낸다. 소고기 덩이를 넣고 진하게 우려낸 육수가 끊임없이 밥을 부른다. 몇 숟가락 얹어 밥을 비비면 구수한 된장 맛에 매료돼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 잊을 정도다.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47길 16▶태안 솔밭가든 = 까먹기 귀찮은 꽃게가 간장을 만나 밥도둑의 원조 격인 꽃게장이 됐다. 짭조름한 간장에 재운 암꽃게에는 샛노란 알이 한가득 들었다. 살을 쭈욱 짜내면 부드러운 솜사탕처럼 피어난다. 게딱지에 밥을 비비면 세상이 제 것이 된 기분이다. 간장게장은 태안군이 유명하고 그중에서도 솔밭가든이 맛있다고 소문났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장터로 176-5. ▶두림 = 두부요리 전문점인데 손두부며 전골이 모두 맛있다. 점심에는 청국장을 내는데 이 또한 구수하니 좋다. 특유의 정겨운(?) 냄새는 나지 않아 아쉽지만 깍둑 썬 무와 두부, 숟가락을 뜰 때마다 알알이 건져 나오는 청국장에 밥이 잘도 넘어간다. 비빔그릇도 필요 없이 그저 밥 위에 끼얹어 먹어도 좋다. 서울 종로구 종로7길 29-17.
2024.06.14 I 강경록 기자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코인' 제도권 진입 속도내는 美
  •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코인' 제도권 진입 속도내는 美
  •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열린 CBER에서 서머 머싱어 CFTC 위원(왼쪽)이 초당적 합의로 통과된 FIT21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보겸 기자)[뉴욕(미국)=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투자업계에서는 증권거래위원회(SEC)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손꼽는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라는 법원 판결이라는 전례가 있었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도 가상자산에 전향적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스티븐스 공과대학의 발빈더 싱 길 재무학 조교수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예상했냐’는 이데일리 질문에 “최근 항소심에서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부인하는 법적 다툼에서 패소했다”며 “3명의 재판관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비트코인 선물 ETF를 부인하는 SEC 결정이 자의적이고 변덕스럽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법적 선례가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SEC 입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답했다. ◇가상자산 투자 자산군 역할 수행…“ETF 제공 옵션 합리적”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존 올로글렌 APAC 매니징 디렉터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전세계의 5% 이상인 약 4억2500만명이 가상자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만 5200만명이 가상자산에 투자 중이었다”며 “가상자산이 투자대상 자산군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현물 ETF가 아니더라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감수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109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 중인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크리스토퍼 가나티 리서치 글로벌 헤드는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군이 존재하고 있다는 진실은 이미 드러나 버렸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에게 ETF라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정치적 여건도 우호적이다. 가상자산 친화적인 법안이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미 하원은 지난달 22일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 법안(FIT21)’을 찬성 279표, 반대 136표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이 주도한 법안에 민주당에서도 71명의 의원들이 지지를 보냈다. 길 조교수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가상자산에 대한 미국의 태도도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SEC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존 입장을 급작스럽게 변경했다는 점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이제 기부도 가상자산으로 받겠다며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자, 민주당 역시 가상자산에 비판적이었던 기존 입장을 바꾸고 SEC에 승인을 촉구하면서다. 서머 머싱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은 “FIT21에 71명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쩌면 이런 초당적 합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박빙의 선거에 돌입할 때 그렇게 가는 건 좋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간편함, 다양성, 신기술 성장에 참여…ETF로 가능미국 금융사들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도 ETF라는 옷을 입었다”며 환영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효과가 이번 SEC 결정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다. 우선 ETF라는 비히클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접근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에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핫월렛이나 콜드월렛을 만들고 실제 코인을 소유하는 방법 뿐이었다면, 이제는 ETF를 사서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편입할 수 있게 됐다. ETF의 특징인 쉽고 저렴한 투자가 비트코인에서도 가능해진 것이다. 모린 오하라 코넬대 재무학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졌다”고 평가했다.(사진=김보겸 기자)비트코인을 ETF 형태로 거래하게 된 덕분에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는 평가다. 모린 오하라 미국 코넬대학교 재무 교수는 “ETF는 매일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의 경우도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거래가 진행되면서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올로글렌 코인베이스 APAC 매니징 디렉터 역시 “더 많은 자본이 가상자산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재정 자문인과 기관 등 큰손들이 비트코인에 접근하도록 함으로써 시장 참가자의 유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트폴리오는 분산이 생명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투자자들이 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한 운용사 중 한 곳인 프랭클린템플턴의 크리스토퍼 젠슨 디지털자산 리서치 디렉터는 “잠재적 투자자와 고객들과 얘기해 보면, 디지털 자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포트폴리오에 디지털 자산을 노출시키는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선 가상자산이 적절한 투자처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젠슨 디렉터는 “다른 자산과도 상관관계가 낮아 위험조정수익률뿐 아니라 절대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4.06.14 I 김보겸 기자
'연 1회' 불투명한 美 금리인하…‘4분기 또는 내년’ 한은의 선택은
  • '연 1회' 불투명한 美 금리인하…‘4분기 또는 내년’ 한은의 선택은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통화정책 전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시점도 늦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러야 4분기, 경우에 따라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연준은 12일(현지시간) FOMC 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날 새로운 점도표도 공개했다. 올해 연말 금리 전망치를 5.10%(중간값)로 제시, 3개월 전(4.60%)보다 0.50%포인트 높였다. 연내 인하 횟수가 세 차례에서 한 차례로 줄어든 것이다. 최종금리가 상향된 것은 물가압력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 동안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을 2.6%로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높였다.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밀리면서 한은의 금리인하도 10월이나 11월 1회에 그치거나 내년으로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우선 물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연준과 한은이 동일하다. 여전히 목표(2%) 수준으로 물가가 수렴한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한은 창립 74주년 기념사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마지막 구간에 접어든 지금 섬세하고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며 “인내심을 갖고 현재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섣부른 금리인하로 물가 둔화세가 더뎌지는 ‘리스크’를 피하겠다는 뜻이다.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년동월비 2.7%를 기록해 두 달째 2%대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상방 압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외환시장 변동성도 불안 요소다. 이는 연준보다 한은이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수 없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기준금리가 연 3.50%인 것으로 고려하면 한미 금리차는 2%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의 금리 역전폭이 1년째 유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두 달째 1350원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은 올 2월부턴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환율 변동성’을 새로 넣기도 했다.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FOMC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연준이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에 기반해 금리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고용 등 주요지표 움직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인하 신로를 주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도 피벗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중앙은행(ECB) 등 금리인하에 나선 나라들은 기축통화국인데, 우리나라는 아니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이후에야 한은도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06.14 I 하상렬 기자
'중고로 먼저 타볼까'…중고차 시장서 전기차 인기 '쑥'
  • '중고로 먼저 타볼까'…중고차 시장서 전기차 인기 '쑥'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중고 전기차 수요도 이전보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 업계에서 꾸준히 신차를 내놓으면서 중고 전기차 물량이 늘고 가격도 안정화를 찾으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기아 더 뉴 EV6. (사진=기아)1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총 20만3140대로 전년 동월 대비 0.6% 증가했다. 사용연료별로 보면 △휘발유(9만7019개)△경유(4만8056대)△LPG(1만5200대) △하이브리드(7639대) △전기(2555대) 순으로 거래수가 많았다.지난달에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중고차 거래수가 특히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했고, 전기차 실거래 대수도 같은 기간 39.7% 증가했다. 반면 경유차(3.8%)와 LPG차량(9.5%)은 1년 전보다 거래 대수가 줄었다.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인기 물량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그 수요가 중고차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 6월 납기표에 따르면 기아 카니발 HVE는 12개월 이상 기다려야 출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10개월 이상이었다.기아 더 기아 EV3. (사진=기아)중고 전기차 거래대수도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중고 전기차 실거래 대수는 2754대로 1년 전보다 52.7%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39.7%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올해 들어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를 위해 꾸준히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면서 리사이클링 효과로 중고차 거래 물량도 지난해보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최근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 계약을 시작했다. KG모빌리티도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EV를 출시했다. 전기차가 대중화 구간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이 낮은 중고차를 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관심이 있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이 중고 전기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이처럼 전기차에 대한 관심 증가로 전기 중고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평가 전문 플랫폼 카즈닷컴은 최근 중고 전기차를 검색한 횟수가 올해 들어 전년보다 45%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전까지는 배터리 품질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고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해소된 것도 중고 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되는 데 일조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중고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6.14 I 공지유 기자
‘골프 한일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첫날부터 장군멍군
  • ‘골프 한일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첫날부터 장군멍군
  • 왼쪽부터 함정우, 박상현, 한승수, 양지호, 이나모리 유키, 히가 가즈키, 히라타 겐세이가 KPGA 투어와 JGTO가 공동 주관하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포토콜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KPGA 제공)[춘천(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연날리기만 해도 재밌는 게 한일전이다. 이번 대회가 골프 팬들에 많은 즐거움이 될 것이다.”전날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관하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원) 공식 기자회견에서 KPGA 투어 간판스타 박상현(41)이 한 말이다.13일 강원 춘천시의 남춘천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골프에서 잘 볼 수 없는 ‘한일전’ 성격을 띠어 관심이 크다.◇한국·일본투어 교류·발전에 도움공식 기자회견에서 한·일 선수들 간 우승을 양보할 수 없다는 각오가 대단했다. 2018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자 54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어 통산 상금 1위에 오른 박상현은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를 해 춘천에 있는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서울까지 들리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2022년 JGTO 상금왕이자 그해 한국·일본·아시아 3개 투어가 공동 주관한 신한동해오픈을 제패한 히가 가즈키(일본)는 “평소에 같이 경기한 적 없던 한국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한다는 게 상당히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작년 일본에서 열린 하나은행 대회에서 양지호 선수가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 한국에서는 일본인인 제가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올해로 2년 연속 일본투어와 공동주관하는 이 대회는 우승하면 한국과 일본 양 투어의 2년 시드를 받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주최사인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총상금을 3억원이나 증액, 우승자에게 2억 60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양 투어, 경기위원회는 함께 대회를 준비하면서 각각의 경험과 성과 등을 서로 주고받는다. 선수들은 함께 플레이하면서 혹은 연습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배운다. 선수들이 “한국과 일본이 공동 주관하는 대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로 바란 이유도 이 때문이다.JGTO에서 활동하며 통산 2승을 기록하고 있는 송영한(33)은 “정상급 일본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많이 출전해 긍정적이다. 양 투어의 교류, 발전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쪽 선수가 다같이 선두권에 포진해 끝까지 좋은 경쟁을 펼치면 좋겠다”고 밝혔다.그는 “대회가 열리는 남춘천 컨트리클럽 코스가 좁은 편이어서 똑바로 치는 일본 선수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주에 한국 선수가 우승하기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예측한다”고 설명했다.◇정상급 선수들의 묘기같은 샷 대결송영한의 예상처럼 1라운드 한국과 일본 선수들의 성적은 ‘막상막하’였다. 리더보드 맨 앞 장에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골고루 포진했다.베테랑 김성용(48)이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KPGA 투어 2022년 제네시스 대상 김영수(35)와 강윤석(38), 올해 JGTO 상금랭킹 6위 스기우라 유타와 오기소 다카시, 우키타 쓰바사(이상 일본) 등이 4언더파 67타를 기록했고, 송영한과 JGTO 통산 5승의 이나모리 유키 등 강자들이 3언더파 68타로 뒤를 이었다.한·일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모인 만큼 멋진 샷 대결도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 교포 이태훈은 6번홀(파3)에서 6번 아이언을 잡아 홀인원을 기록했다. 2018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공식 대회 개인 두 번째 홀인원이다. 장유빈은 14번홀(파4) 그린 주변 9m 거리에서 칩인 파에 성공해 타수를 잃을 위기를 벗어났다. 히가는 16번홀(파4)에서 샷 이글을 잡아내 환호받았다.선두권으로 1라운드를 마친 김영수는 “한국과 일본의 경쟁 구도”라며 “매치플레이는 아니지만 일본 선수들에게 지고 싶지 않아서 조금 더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2024.06.14 I 주미희 기자
‘91경기 만에 100만 관중 돌파’ K리그1, 더 뜨거워졌다
  • ‘91경기 만에 100만 관중 돌파’ K리그1, 더 뜨거워졌다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지난 시즌 3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던 K리그가 올해도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지난해 40주년을 맞은 K리그는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 K리그1 244만 7147명, K리그2 56만 4362명으로 총 301만 1509명을 달성했다. 특히 K리그1은 경기당 평균 관중 1만 733명으로 2011년 1만 1634명 이후 12년 만이자 유료 관중 집계 이후엔 최고치를 기록했다.이번 시즌 흥행 열풍은 더 거세게 분다. A매치 휴식기 전인 지난 1일 울산HD-전북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 경기에서 2만 9007명이 입장하며 올 시즌 누적 관중 101만 4741명을 기록했다. 개막 후 91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넘기며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다.해당 기록은 16라운드 첫 경기였던 울산-전북전까지만 집계된 수치다. 같은 라운드 수원FC-인천유나이티드(7511명), 김천상무-포항스틸러스(4574명), 대전하나시티즌-대구FC(9649명), 제주유나이티드-강원FC(6534명), FC서울-광주FC(2만 1100명)경기를 더하면 96경기서 106만 4109명 기록했다.300만 관중을 기록한 지난 시즌에도 100만 관중 돌파까지는 96경기가 걸렸다. 지난해와 비교해 현재 약 6만 명의 관중이 더 경기장을 찾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한층 뜨거워진 열기는 개막 이전부터 감지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제시 린가드가 FC서울에 입성했고 울산, 전북 등 전통적인 인기 구단과 함께 광주FC의 돌풍도 신선함을 불어넣었다.예상대로 개막 라운드부터 관중 기록이 바뀌었다. 울산(2만 8683명), 전북(2만 4758명), 광주(7805명)가 각각 구단 홈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린가드의 홈 데뷔전으로 관심이 쏠렸던 서울-인천전에는 5만 167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해 가수 임영웅이 찾아 유료 관중 집계 후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던 서울-대구전(4만 5007명) 기록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여기에 11라운드 서울-울산전에는 무려 5만 2600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하며 역대 K리그1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중계 품질 향상, 이전과 달리 인기의 고른 분포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연맹의 설명처럼 각 구단은 경기 날 마케팅뿐만 아니라 훈련장, 라커룸 등 팬들이 궁금해하나 볼 수 없는 곳까지 공개하며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특히 경기 날 감독과 선수단의 라커룸 토크는 긴장감까지 전해주는 콘텐츠로 평가받는다.여기에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생존한 강원, 수원FC와 승격팀 김천의 돌풍도 한몫한다. 강원은 윤정환 감독의 지도력과 2006년생 양민혁을 앞세워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김은중 감독 체제로 출발한 수원FC도 리그 득점 2위 이승우(8골)의 활약 속에 5위에 올라가 있다. 군인 팀이자 승격팀 김천은 리그 최소 패배(2패)와 함께 선두 울산을 승점 1점 차로 추격 중이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의 굿즈 상품이 다양화하면서 신규 팬뿐만 아니라 여성 팬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고 김천, 강원, 수원FC 등의 선전은 관람 욕구를 더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 전 경기를 TV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생중계하면서 직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06.14 I 허윤수 기자
“흉기 부러질 때까지” 외모 열등감에 아랫집 女 살해
  • “흉기 부러질 때까지” 외모 열등감에 아랫집 女 살해 [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3년 6월 14일. 아랫집에 살던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김모씨(당시 27세)가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를 살해한 김씨의 동기는 ‘얼굴 인상이 좋지 않다’는 들었다는 것이었다.(사진=게티이미지)김씨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빌라 옥탑방에 거주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얼굴에 난 상처로 극심한 외모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그는 2013년 1월 23일 아래층에 거주하던 피해자 A씨를 만났다. A씨의 거주지로 함께 들어간 김씨는 피해자의 얼굴을 마구 폭행하고 부엌에 있던 흉기로 16회에 걸쳐 찔렀다. 이 과정에서 흉기가 부러지자 김씨는 A씨의 목을 눌러 살해했다. 이후 김씨는 혈흔과 집 안에 묻은 지문 등을 닦아내고 피해자의 휴대폰까지 훔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A씨의 가족과 친구들은 연락이 되지 않는 피해자를 걱정해 집으로 찾아왔고, 다음날 집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김씨는 경찰의 탐문 수사에도 “아랫집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그 사이 경찰은 A씨의 전 남자친구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조사했다. 사건 전날 피해자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기 때문이었다. A씨의 전 남자친구는 “나는 범인이 아니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의 시신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찰이 발견했다.이 사건의 진범이 밝혀진 것은 A씨의 전 남자친구가 사망한 지 이틀 뒤였다. 경찰은 CCTV 분석 중 김씨가 범행 시간대 빌라를 황급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확보했고, 김씨의 거주지에서 A씨의 휴대전화와 혈흔이 묻은 옷가지를 발견했다. 결국 김씨는 경찰에 “살인범을 닮았다는 등 무시하는 말을 해 홧김에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범행을 털어놨다.당시 재판부는 “얼굴을 수 회 맞고 쓰러져 반항하기 어려운 상태의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것으로 그 범행의 결과가 참혹하고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며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거나 그 슬픔을 덜어줄 만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24.06.14 I 김혜선 기자
푸틴, 방북은 언제...크렘린궁 “일정 발표는 아직”
  • 푸틴, 방북은 언제...크렘린궁 “일정 발표는 아직”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달아 제기되는 가운데 크렘린궁이 방북 일정에 대해 아직 날짜를 발표할 수 없다고 답했다.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러시아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13일 (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방북 날짜를 발표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다.앞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준비되고 있다면서 일정은 “때가 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앞서 지난 10일 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이르면 6월 중 이뤄질 수 있으며, 북한을 방문한 직후에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지난 12일에는 NHK가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 등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초 방북하는 방향으로 (북·러 간에) 조율되고 있다”며 “(방북 일정이) 조만간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신 내용을 종합하면 오는 19∼20일 베트남 방문 직전인 다음 주 초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한국 대통령실도 전날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며칠 안으로 다가왔다고 언급했다.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인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과 정상회담 개최 이후론 9개월 만이다.
2024.06.13 I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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