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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천기술 확보한 바이오벤처의 야망[류성의 제약국부론]
-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서방 선진기업에 비해 산업화에 뒤늦게 동참한 후발주자 한국기업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 선도기업에게 국내 기업은 울며 겨자먹기로 막대한 로열티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실속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다국적 선도기업들이 챙기는 형국이다. 원천기술은 기존 기술이나 다른 기업이 확보한 특허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혁신 기술을 의미한다. 나무로 치면 원천기술이 뿌리이고, 나머지 기술은 거기서 파생되어 나오는 줄기나 가지라고 보면 된다.제약·바이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K바이오는 한국경제의 미래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바이오 산업이 커질수록 원천기술을 선점한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K바이오는 특허권 침해를 빌미로 각종 법적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원천기술을 갖추지 못한게 대세인 국내 바이오업계에 원천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앞세워 차세대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석을 두고있는 바이오벤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생물 EV(세포외 소포) 치료제 분야에서 주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엠디헬스케어다. 김윤근 엠디헬스케어 대표가 연구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엠디헬스케어 제공엠디헬스케어는 미생물 EV 치료제 관련한 글로벌 특허 60%(200여건)를 확보, 이 분야 핵심 원천기술을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금도 매년 이 분야 특허를 등록, 갱신, 유지하느라 6억~7억원 가량 비용을 들일 정도다. 국내 대표적인 특허기술 평가기관인 위즈도메인은 이 회사 특허 가치가 무려 2조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미생물이 분비하는 미세한 물질인 EV는 미생물과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핵심 메신저 역할을 한다. 유익한 미생물이 분비하는 EV를 활용한 치료제는 질병 악화를 늦추거나 개선하는데 그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질병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어 차세대 치료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몸에 이로운 미생물이 분비하는 EV를 활용한 치료제는 면역저하자나 노인이 복용해도 부작용이 없어 각광을 받고 있다. 엠디헬스케어는 병원성 미생물 유래 EV는 노화와 관련된 여러가지 질병의 원인 인자인 반면, 유익한 미생물 EV는 질병의 핵심 병태생리를 조절하여 질병 발생을 억제, 치료한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미생물 EV 의학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요컨대 미생물 EV 치료제는 질병이 생기는 핵심적인 병인을 조절해 정상 상태로 회복시킬수 있는 효능을 낸다는 점에서 여타 치료제가 따라올수 없는 차별성을 갖췄다.지난 2014년 의대 교수를 하다 창업전선에 뛰어든 김윤근 엠디헬스케어 대표는 서울의대 교수,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이화의료원 융합의학연구원장 등을 거친 국내 대표적 의과학자 출신이다.미생물 EV 치료제 원천기술을 장악한 김윤근 대표의 포부도 당차다. 김대표는 “현재 대세인 항체 치료제를 대체할 바이오 의약품으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생균치료제, 엑소좀치료제, 미생물 EV 치료제 등이 차세대 바이오 약물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미생물 EV 치료제는 효능 및 작용기전, 안전성, 약물 가격, 환자의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다른 경쟁 치료기술을 압도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미생물 EV 치료제가 가장 빨리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치매, 황반변성 등과 같은 노화관련 중추신경계 질환이다. 현재 이들 질환을 근본적으로 완치할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에 근원 치료가 가능한 미생물 EV 치료제가 대안으로 자리매김할수 밖에 없다는 게 김대표의 판단이다. 이들 치료제 글로벌 시장규모는 60조원에 달한다. 엠디헬스케어는 선점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자체적으로 신약개발에 나서는 한편 기술수출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현재 파킨슨병 EV 치료제를 개발중인데 올해 임상1상을 끝마칠 예정이다. 회사는 2026년께는 패스트 트랙으로 확증임상을 수행하고, 이듬해 식약처 허가를 받을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빠르면 3년내 파킨슨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미생물 EV 치료제가 상용화될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하게 미생물 EV 치료제 개발속도에 있어 가장 빠른 상황이다. 자폐증,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도 조만간 나선다는 게 회사측 계획이다.글로벌 제약사들도 미생물 EV 치료제에 대해 갈수록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은 미생물 EV 치료제가 새로운 모달리티(작용기전)의 의약품이어서 임상 데이터가 확보되면 적극적으로 라이선스 인(기술도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가 주력으로 개발중인 선도 제품인 락토바실러스 EV 치료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는 2026년경에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엠디헬스케어는 독보적인 신약개발 기술력을 앞세워 올해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할 계획이어서 투자자들로부터 각별한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올해 4월까지 기술사업성 평가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시 이 회사 기업가치는 3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LB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 우신벤처투자, 이베스트 등이 이 회사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 3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K바이오가 도약하려면 기존 제품을 따라가는 전략이 아니라 미생물 EV 치료기술 같이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나가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 보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보다는 리스크가 거의 없는 영역에 투자해 이익을 보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당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에 활발하게 투자,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자본가가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기다.”미생물 EV 치료제 분야의 글로벌 프로티어인 김대표지만 이전에 없던 길을 홀로 앞장서며 헤쳐나가다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한다.
- 경찰 '민간경호 지원사업' 피해자 만족도 높아…2025년 전국 확대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청은 민간경호 지원 사업을 시범운영하며 피해자를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87명) 전원이 민간경호 지원에 만족을 표했다고 9일 밝혔다.경찰청 (사진=이데일리DB)경찰청은 지난해 6월 1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경찰청을 대상으로 스토킹·가정폭력 등 추가 피해 우려가 높은 고위험 범죄피해자에게 민간경호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운영했다.민간경호 지원은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상 위험도가 ‘매우 높음’에 해당하거나, 가해자 출소·구속영장 기각 등으로 추가 피해 위험성이 특히 높다고 판단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다. 경찰청과 계약한 민간경비업체 소속 경호원 2인이 하루 10시간, 1회 14일 이내를 기준으로 피해자를 밀착 경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경찰청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총 98명의 범죄피해자에 대해 민간경호를 지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청 48건, 인천청 7건, 경기남부청 35건, 경기북부청 8건이었다. 사건 유형별로는 스토킹 55건, 가정폭력 11건, 교제폭력 9건, 폭행·협박 9건, 성폭력 7건 등이다.민간경호 지원 대상자는 대부분이 여성(91명, 93%)으로, 가해자와의 관계는 전 연인 또는 전·현 부부 사이인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경찰은 민간경호 지원 외에도 상황에 따라 스마트워치·지능형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 등을 함께 제공했다. 가해자 수사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민간경호 중 가해자 구속이 24건, 잠정조치 4호(유치)가 6건 이뤄졌다.민간경호 중 또는 종료 이후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례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민간경호 중 피해자에게 접근한 가해자를 경호원이 즉시 제지하고 경찰에 신고해 검거한 사례는 총 5건(이 중 구속·유치 4건) 있었다.피해자 설문에서 응답자(87명) 중 70%가 매우 만족, 30%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민간경호 중 가해자 보복 위험으로부터 매우 안전(76%), 안전(24%)했다고 응답했다.민간경호 지원을 담당한 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173명 응답)에서도 다수의 경찰관이 민간경호가 피해자의 불안감 해소 및 가해자의 추가범행 저지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피해자 불안감 해소 여부에 대해 효과적(89%)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가해자 추가범행 저지에 효과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엔 효과적(80%), 보통(17%), 효과없음(3%) 순으로 답이 많았다.경찰청은 2025년 민간경호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예산 증액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번 민간경호 지원 사업은 경찰이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해 민간의 전문성과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한 치안서비스 공동 생산의 모범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민·경협력과 과학치안을 통해 범죄피해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시, '사각사각 플레이스' 입주 청년예술가 모집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서울시는 올해 잠실한강공원 내 ‘사각사각 플레이스’에 입주해 예술활동을 펼치며 한강공원을 일상 속 문화공간으로 물들여 나갈 청년예술가 10팀을 신규로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사각사각 플레이스’는 청년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펼치고, 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8년 조성한 한강공원 내 예술 작업공간이다. 총 14개의 스튜디오가 조성돼 있어 매년 총 14개 팀이 활동하고 있다.‘사각사각 플레이스’에 입주하면 창작과 소통에 필요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최대 2년 동안 2.4×6.0m 규모의 컨테이너 1개 동을 작업실 삼아 활동할 수 있고, 회의실, 무대, 야외공간, 전문 음향·조명 등 여러 시설·장비도 사용할 수 있다. 예술 활동을 펼치다가 탁 트인 한강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이밖에도 상수도, 인터넷, 입간판, 기본 시설 및 공동사용 공간 및 장비, 공공물품 등도 사용할 수 있다.입주 예술가들은 ‘사각사각 플레이스’에서 문화예술 작품을 창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의, 공연,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입주 동료 예술가와 교류·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사각사각 플레이스’에서 함께하고 싶은 예술가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누리집에서 제출 서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뒤 이달 22~24일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성동구 강변북로 257)에 방문해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서류심사 결과는 이달 25일 발표하고 29일 면접을 거쳐, 31일 최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모집 대상은 대한민국 국적의 만 19세~39세로 ‘문화예술진흥법’ 제2조에 따른 문화·예술 분야 중 미술, 음악, 연극, 무용, 출판 등에 종사하며 창작활동을 하는 개인 또는 단체다.응모 자격은 ▲컨테이너 1개 동(2.4×6.0m)에서 예술창작 활동 및 청년예술가들과 협업이 가능하고 ▲월 1회 이상 시민 대상 문화·예술 체험 및 소통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으며 ▲시민들에게 예술창작 활동을 공개할 수 있는 개인 또는 단체에게 부여된다.최종 선발된 입주 예술가는 1년간 활동 후 심사를 통해 1년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사각사각 플레이스에서 문화예술 축제를 개최하여 청년 예술가들이 한강을 찾은 시민들에게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청년 예술가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고,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이 문화·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서울시는 잠실한강공원 내 청년 예술가 창작공간 ‘사각사각 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신규 입주 예술가 모집에 재능 있는 청년 예술가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앞으로 청년 예술가들이 ‘사각사각 플레이스’에서 본인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전통 혹은 파격'…한국 수묵화 운동 이끈 두 거장을 만나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980년대 ‘수묵화 운동’에 앞장섰던 송수남의 작품은 먹을 넘어 산수화에 현대적 조형성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양한 수묵과 채색의 변주를 시도하며 새로운 한국화를 시도했다. 그는 생전 “한지와 먹은 서구의 재료와는 전혀 다른 특수성이 있다”며 “한지에 먹이 스며 나타내는 동양적인 감정, 브러시가 아닌 모발이 지닌 필력과 운동감은 우리만의 특성”이라고 강조했다.황창배는 화단의 ‘이단아’를 넘어 ‘테러리스트’라는 말까지 듣던 화가였다. 다양한 실험과 시도로 한국적 신표현주의를 모색했다. 아크릴, 유화물감, 연탄재, 흑연 가루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고 물감을 뿌리거나 나이프로 긁는 등 기법도 자유로웠다. 1990년대에는 그리는 작품마다 팔려나가며 ‘황창배 신드롬’을 일으켰다. 2001년 담도암으로 작고한 그는 한국화의 경계를 확장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송수남의 ‘산수’(사진=세종문화회관).현대 수묵화의 두 가지 흐름을 볼 수 있는 ‘필묵변혁’(筆墨變革) 전이 오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열린다. 미술계의 평가부터 외형적 표현방식 등 여러 면에서 대조를 이루는 남천 송수남(1938~2013)과 소정 황창배(1947~2001)의 작품 84점을 필(붓), 묵(먹), 그리고 변혁의 키워드로 풀어낸 전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한국화의 근간인 필과 묵으로 전통과 파격, 현대를 아울렀던 송수남과 황창배의 여정은 서로 다르게 빛나면서도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이미지의 본질을 탐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한국의 수묵화 운동을 이끈 두 거장의 작품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황창배 ‘무제’(사진=세종문화회관).황창배는 필법, 송수남은 묵기를 통해 오랜 관념의 세계에서 벗어나 혁신을 꾀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송수남은 선을 위아래, 왼쪽·오른쪽으로 가지런히 그어 화면 전체를 메워가는 방식과 묵이 번지는 흔적을 화면 전체로 메워가는 방식을 사용했다.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을 수묵 작업에 도입하기도 했다. 1960년대부터 2013년 작고할 때까지 소재의 개발과 확대를 시도하며 조형적인 실험을 끊임없이 지속했다. 추상과 구상의 형식적인 실험부터 강렬한 발색, 검은색 일색의 적묵산수 등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그의 대표작 ‘산수’를 비롯해 ‘붓의 놀림’ 등의 작품에서 이러한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황창배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필법을 구사하며 변혁을 시도했다. 그가 남긴 붓의 흔적에서 폭발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1977년 국전에서 문공부 장관상, 1978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비구상을 출품해 한국화 분야 최초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황창배의 작품은 정체되고 변방으로 밀리고 있었던 한국화의 지형을 바꿔놓았다. “한국적 이미지를 찾고 드러내는 작업, 그것이 저의 관심”이라고 했던 황창배는 전통 필묵법을 지키면서도 자신만의 화법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송수남 ‘붓의 놀림’(사진=전북도립미술관).황창배 ‘무제’(사진=세종문화회관).
- 강남 아니면 불안…건설사, 정비사업 '옥석 가리기'심화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태영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의 사업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애당초 미분양이 날 확률이 높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배제하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시공권을 포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반면에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입지가 좋아 수요가 꾸준하게 높은 강남, 용산 등의 사업지는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인력을 늘리는 등 준비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건설사들은 올해 지방보단 분양 수요가 높은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또 서울 내에서도 공사비 자체가 낮거나 조합 내부 갈등이 있어 공사 중단 가능성이 높은 곳은 아예 입찰부터 참여를 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만 서울 강남, 용산, 여의도 등 굳건한 입지로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을 집중 공략하는 등 선별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괜찮은 입지로 경쟁이 예상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의 경우 평당 공사비를 730만원으로 제시했다가 모든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울 중구 신당9구역도 응찰자가 없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응찰은 했지만 경쟁없이 단독으로 입찰해 수의 계약을 진행하는 곳도 늘었다. 서울 성동구 응봉1구역 재건축으로 최근 2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대건설 단독 유찰로 경쟁이 무산됐다. 이 외에도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10단지도 치열한 수주전 예상과 달리 삼성물산만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반면 강남의 경우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예정된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꾸리거나 기존 지사에 힘을 실어 대비를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사내에 ‘압구정재건축수주TFT’를 신설하고 서울 압구정을 비롯해 강남권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발주가 예정된 신반포2차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고급아파트의 시작을 알린 현대건설의 역사와 기술을 계승하는 압구정 정비구역 전 지역에 대한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을 중심으로 강남권 수주를 위해 해당 TFT에 현대건설의 역량을 집대성 할 수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배치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 현대건설처럼 사내에 특별 TFT를 꾸리지 않더라도 대부분은 기존 지사를 활용해 강남 등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장팀, 도시정비팀, 사업팀’ 등 기존 3개팀으로 운영되던 것을 1개 팀으로 합치고 각 지역의 주요 지사에 힘을 더 실어주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삼성물산도 올해 강남권의 수주 입찰을 위한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많은 건설사가 사업지에 대한 수익성 검토를 최대한 안정적, 보수적으로 잡고 있지만 강남권 입찰은 시장 상황과 별개로 준비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예전에는 서울은 무조건 경쟁이 붙었지만 이젠 서울에서도 공사비 자체를 낮게 책정한 곳이나 조합 내부 갈등이 있는 곳, 서울 및 수도권에서 건설사 간 수주전으로 출혈경쟁이 예상되는 곳 등은 최대한 배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특히 올해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용산구 한남동 등 ‘매머드급’ 사업장들이 잇달아 시공사를 뽑을 예정이다. 당장 강남구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용산구 한남 4구역 재개발, 동작구 노량진 1구역 재개발,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대교·목화아파트 재건축 등이 조합을 꾸리고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 '최대 15cm이상' 전국에 눈…출퇴근길 교통혼잡 주의[오늘날씨]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화요일인 9일은 전국에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특히 중부내륙과 전북동부, 경북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강원 춘천시 도심 공지천 산책로 주변에 눈이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경기서해안과 경기북부내륙, 강원북부내륙·산지, 충남북부서해안부터 비 또는 눈이 시작돼 수도권과 강원내륙과 산지로 확대되겠다. 정오 무렵부터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경상서부내륙, 제주도에, 오후 6시부터는 전국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예상 적설량은 △경기내륙 5~10cm(많은 곳 15cm 이상) △서울, 인천, 경기서해안 3~8cm(많은 곳 10cm 이상) △강원내륙·산지 5~15cm(많은 곳 강원산지 20cm 이상) △강원동해안 3~8cm(많은 곳 10cm 이상) △충북북부 5~15cm △대전, 세종, 충남내륙, 충북중·남부 3~8cm(많은 곳 10cm 이상) △충남서해안 1~5cm △전북동부 3~8cm(많은 곳 10cm 이상) △전북서부내륙 1~5cm △전남동부내륙 1~3cm △전북서해안, 광주, 전남중부내륙 1cm 내외 △경북북부, 남서내륙, 경북북동산지 5~10cm(많은 곳 15cm 이상) △대구, 경북중남부내륙, 경북동해안, 울산, 경남내륙 1~5cm △제주도산지 3~8cm 등이다.낮에는 영상권을 회복하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도 △ 대전 -2도 △대구 -4도 △전주 -2도 △광주 -3도 △부산 -1도 △춘천 -6도 △강릉 0도 △제주 5도 △울릉도·독도 2도 등이다.낮 최고기온은 △서울 2도 △대전 5도 △대구 7도 △전주 7도 △광주 8도 △부산 9도 △춘천 1도 △강릉 7도 △제주 14도 △울릉도·독도 6도 등이다.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대기 상태가 대체로 청정해 전 권역이 ‘좋음’~‘보통’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기상청 관계자는 “눈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겠고, 눈이 쌓이고 얼어 빙판길이 되는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 시 반드시 감속 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르포]"이렇게 줄 긴 건 처음"…‘명동 버스대란’ 市 조치에도 혼란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최근 ‘명동 버스 대란’과 관련해 탁상행정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지만, 시민들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교통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된 노선 안내 표지판의 운영을 유예해 버스들의 혼잡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승객들은 오락가락 행정 때문에 더 혼란스럽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일부 시민은 이미 오히려 줄이 길어졌다고 토로했다. 8일 오후 6시쯤 서울 중구 명동 입구 버스 정류장 앞에 승객들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길게 줄을 서 있다.(사진=이영민 기자)◇“여기 서는 게 맞나”…시민들 혼란만8일 오후 6시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중구 명동 입구 버스정류장 앞 도로에는 승객들의 줄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노선 안내 표지판에는 시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31일까지 표지판 운영을 유예한다는 안내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하지만 승객들은 버스 표지판 앞에 40~60명씩 줄을 섰다. 일부 줄은 도로 옆 건물에 막혀 ㄱ자로 구부러졌고, 지하철 이용객, 외국인관광객과 뒤섞여 줄이 끊기기도 했다. 버스는 경찰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6~7대씩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동했다. 이때마다 승객 일부가 버스를 타기 위해 뛰어가면서 줄을 선 이들은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여기에 서는 게 맞느냐”고 주변에 물었다.매일 저녁 이곳에서 경기도 수원시로 퇴근하는 이승은(25)씨는 “계도 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는데 별로 개선됐는지 모르겠다”며 “오늘처럼 줄이 길게 늘어선 건 처음이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에 사는 이유진(26)씨는 정류장으로 진입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승객들이 한번에 이동하면서 서고 있던 버스 줄을 놓쳤다. 자리를 찾지 못해 다시 줄 맨 뒤로 돌아간 이씨는 “노선 표지판을 세우기 전에는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다녔는데 바뀐 뒤 길이 더 막히고 정신이 없어서 원래대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 일대의 버스 정체 현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현재 명동 입구 광역버스 정류소에는 29개 노선이 정차하고 있다. 하루 탑승객은 9500여 명에 이르는데 버스정류소 간격은 35m에 불과해 퇴근길 승객들로 붐비기 쉽다. 이로 인해 광역버스가 정차 면까지 진입하지 못하고 정류소 앞뒤에 임의로 정차하면서 급히 이동하는 승객들이 넘어지거나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돼왔다.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달 28일부터 각 노선을 표시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버스가 안내판 앞에서 승객을 태우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퇴근 시간에 버스 이동이 한곳에 집중되면서 정체현상은 외려 심해졌다. 노선 안내 표지판 설치 후 불만 여론이 일자 서울시는 표지판 운영을 유예하고 이달 넷째 주까지 버스 노선을 분산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8일 경기도에 공문을 발송해 수원 방면 4개 노선(M5107, 8800, M5121, M5115)과 용인 방면 1개 노선(5007)의 승하차 위치를 서울 중구 우리은행 종로지점으로 변경하고, 9401번 버스의 정차 위치를 명동입구 전 롯데영프라자 시내버스 정류소로 옮길 방침이다. 또 명동 입구 정류소로 진입하는 광역버스 중 5개 내외의 노선을 을지로와 종로 방면에서 즉시 회차하거나 명동 정류소에 무정차하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8일 서울 중구 명동 입구 버스정류장 앞에 승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갑작스런 노선 변경, 교통 불편 커질 것”일부 승객들은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 때문에 출퇴근길 교통 불편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이정현(33)씨는 “노선이 바뀔 버스를 타는데 차가 언제 어디에 정차하는지 정보가 잘 안 알려져 있고, 정차 위치를 옮겨도 광역버스는 입석 제한 때문에 서로 타려고 뛰어서 위험은 그대로일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째 이 정류장에서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김승경(40)씨는 “노선이 바뀌면 수원으로 향하는 버스는 백병원을 지나 돌아가야 해서 이동시간이 15~20분은 늘어난다”며 “노선을 바꾸지 말고 기존 방식으로 버스를 운영하면 좋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에 집중된 교통 흐름을 나눌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경기도나 인천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가 너무 많아서 꼬리 자르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요 지하철의 환승역과 광역버스 노선을 연계해서 정류장을 줄여도 교통 수요가 빠르게 분산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지금 서울시의 노선 분산은 단기적인 대응책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으로는 서울에 집중된 교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통근시간에 서울에서 외곽으로 나가는 버스의 고속도로 통행료나 버스 요금을 인하해 승객의 이동 방향을 바꾸면서 장기적으로는 서울에 집중된 산업과 인프라를 도심 외곽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행안위서 `이재명 피습` 보고…당적 공개 두고 與野 엇갈린 입장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가짜뉴스의 원인이 된 수사정보 유출 방지와 피의자 당적 공개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이 대표 피습 사건을 둘러싼 가짜뉴스 유포는 유감이라고 동의했다. 다만 당적 공개는 정당법에 처벌 규정이 명시돼 있는 만큼, 어렵다는 입장이다.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수사 정보 유출` 질타한 민주당, 피의자 당적은 공개 요구국회 행안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윤희근 경찰청장에게서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현안보고를 들었다.민주당 소속의 김교흥 위원장은 “국민들은 수사 당국의 정확하고 철저한 수사를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찰의 수사 진행에 여러 가지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그는 “경찰의 내부 보고 자료가 언론에 유출돼 논란이 커지기도 하고, 테러범을 모텔까지 데려다 준 차량이 있는데 부산경찰청에서는 ‘개인적으로 범행했다’고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테러는 명백한 정치적 행위다. 하지만 부산경찰청이 테러범의 당적을 비공개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면서 정치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민주당 의원들은 윤 청장에게 이 같은 문제를 따져 물었다.당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수사당국의 정보가 이 대표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선택적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천 의원은 우선 피습 사건 발생 직후인 2일 오전 11시께 ‘대테러종합상황실’ 명의로 확산된 상황 보고 문자에 대해 따져 물었다.해당 문자에는 △이재명 대표의 목 부위를 과도로 찍은 불상자(6~70대 노인)을 현장에서 검거 △현장에서 지혈 중(의식 있으며, 출혈량 적은 상태) △소방, 목 부위 1㎝ 열상으로 경상 추정 등의 정보가 적혀 있었다.윤 청장은 이에 대해 “본청 상황실에 파견 나와 있는 소방협력관이 소방청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저희(본청)가 보고서에서 처음 인용한 것”이라고 답했다.천 의원은 “정부가 무책임하게 만든 정보 때문에 가짜뉴스가 양산됐고 그로 인해 2차 테러가 가해지고 있다”며 “언론에 유출된 내용에 대해선 그 근거를 제공한 경찰에서 책임감을 느끼셔야 한다”고 질책했다.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당적 공개는 왜 안하나”라고 지적했다. 윤 청장은 “일단 관련 법(정당법)이 있기 때문에, 그 법에 의하면 공개는 저희 마음대로, 임의로 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답했다.이 의원은 “(당적은) 공개가 돼 왔고 이제 거의 사문화된 조항”이라며 “그것은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것”이라고 공개를 촉구했다.◇국민의힘, 경호 지침 개선 촉구…`경찰 편향성` 우려엔 “오해” 해명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공격에 수세에 몰린 윤 청장의 입장을 대변했다.그는 “‘열상’이란 표현은 경찰이 먼저 쓴 것이 아니고 파견된 소방공무원이 먼저 쓴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경찰에서 접하다 보니 경찰이 주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옹호했다.또 “실제로 (경찰에서) ‘단독범’이라고 말한 적 없는데 결국 그게 키워드가 돼 경찰에서 의도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피의자의 당적 공개 여부를 두고서도 김 의원은 “결정적일 때는 법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정당법 24조에 보면 이것을 공표했을 경우 처벌 규정이 있다”며 “그런 의미로 관행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쉽게 발표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윤 청장 대신 설명했다.그는 “열성 극우파 유튜브에서 저도 봤다. 무리하게,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의 흐름에 반하는 언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권 주요 인사에 대한 경호 지침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것을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지역 의료 체계가 잘 구축돼 있는데 정확한 매뉴얼에 따라 그렇게(전원) 됐다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텐데 저도 솔직히 그런 부분에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추위 풀리고 폭설…서울 10cm 이상 많은 눈[내일날씨]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화요일인 9일은 전국에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특히 중부내륙과 전북동부, 경북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많은 눈이 내린 강원 강릉 시내에서 시민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8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새벽 경기서해안과 경기북부내륙, 강원북부내륙·산지, 충남북부서해안부터 비 또는 눈이 시작돼 수도권과 강원내륙과 산지로 확대되겠다. 정오 무렵부터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경상서부내륙, 제주도에, 오후 6시부터는 전국에 내릴 것으로 보인다.예상 적설량은 △경기내륙 5~10cm(많은 곳 15cm 이상) △서울, 인천, 경기서해안 3~8cm(많은 곳 10cm 이상) △강원내륙·산지 5~15cm(많은 곳 강원산지 20cm 이상) △강원동해안 3~8cm(많은 곳 10cm 이상) △충북북부 5~15cm △대전, 세종, 충남내륙, 충북중·남부 3~8cm(많은 곳 10cm 이상) △충남서해안 1~5cm △전북동부 3~8cm(많은 곳 10cm 이상) △전북서부내륙 1~5cm △전남동부내륙 1~3cm △전북서해안, 광주, 전남중부내륙 1cm 내외 △경북북부, 남서내륙, 경북북동산지 5~10cm(많은 곳 15cm 이상) △대구, 경북중남부내륙, 경북동해안, 울산, 경남내륙 1~5cm △제주도산지 3~8cm 등이다.낮에는 영상권을 회복하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도 △ 대전 -2도 △대구 -4도 △전주 -2도 △광주 -3도 △부산 -1도 △춘천 -6도 △강릉 0도 △제주 5도 △울릉도·독도 2도 등이다.낮 최고기온은 △서울 2도 △대전 5도 △대구 7도 △전주 7도 △광주 8도 △부산 9도 △춘천 1도 △강릉 7도 △제주 14도 △울릉도·독도 6도 등이다.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대기 상태가 대체로 청정해 전 권역이 ‘좋음’~‘보통’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기상청 관계자는 “눈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겠고, 눈이 쌓이고 얼어 빙판길이 되는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 시 반드시 감속 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내일 최대 8㎝ 많은 눈예보…서울시, 제설 총력대응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기상청이 오는 9일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3~8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8일 오후 4시 대설예비특보(오전 6시~밤 12시 발효)를 발표함에 따라 서울시는 제설을 위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1시부터 선제적으로 제설1단계를 발령하고, 본격 강설이 예상되는 9일 오전 8시에 제설 2단계로 상향한다. 이에 서울시와 자치구, 유관기관 등이 비상근무체제로 들어가 강설에 대비한다.지난 6일 저녁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서울시는 서해지역 강설 이동 경로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강설 징후를 사전 포착, 서울에 눈이 내리기 전 제설장비 전진배치 후 제설제를 사전에 살포할 예정이다. 또 인력 8488명과 제설장비 1168대를 투입하는 등 강설로 인한 시민불편이 없도록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시는 골목길, 급경사지에 비치돼 있는 제설함에 제설제와 장비를 보충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많은 눈이 예보된 만큼 내 집 앞, 내 점포 앞 눈치우기 동참도 당부했다. 서울시는 제설2단계 발령에 따라 지하철 1~8호선·신림선, 시내버스 전 노선 모두 9일 출·퇴근 시간대 집중배차 시간을 30분 연장한다. 또 9호선, 우이신설선은 비상대기열차 운용하여 비상시 신속 투입한다. 출근 집중배차시간은 평소 오전 7~9시에서 오전 9시 30분까지 연장되고, 퇴근 집중배차시간은 평소 오후 6~8시에서 오후 8시 30분까지로 연장된다.서울시는 많은 눈이 예보된 만큼, 눈길 미끄러움에 대비해 차량운행 시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와 낙상사고 등 교통과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김성보 서울시 재난안전관리실장은 “서울시는 이번 강설에 대비하여 가용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제설작업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시민들께서는 출퇴근길 자가용 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보행 시 미끄러지지 않도록 바닥이 넓은 운동화나 등산화를 착용하고 걸을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보온장갑을 착용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김준형 "게임보다 피아노…나만의 이야기 음악으로 전할 것"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무대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요. 요즘 우주 관련 유튜브를 즐겨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주에서 보면) 이렇게 작은 존재가 무대에서 무엇 때문에 긴장하나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거짓말처럼 긴장하지 않게 됐어요.”금호아트홀 ‘2024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준형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2번 1악장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금호문화재단)수줍게 생긴 젊은 피아니스트의 예상치 못한 답변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김준형(27)이 평소 무대에서 긴장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자 꺼낸 말이었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우주 관련 유튜브를 즐겨 보고 있고, 어젯밤에도 자기 전에 유튜브를 봤다”고 덧붙였다.김준형은 2021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 2022년 독일 뮌헨 ARD 국제 음악 콩쿠르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다. 현재 독일에서 유학 중으로 그동안 국내 연주회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런 김준형을 올해 4회에 걸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금호문화재단이 만 30세 이하 클래식 유망주를 지원하는 금호아트홀 ‘2024 상주음악가’를 통해서다.김준형은 “연주자에게 20대 후반은 음악적인 고민이 많은 질풍노도의 시기인데, 마침 운명 같이 ‘상주음악가’ 제안을 받았다”라며 “이번 기회가 그동안 외면해온 제 부족한 면을 마주하면서 더 발전해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김준형의 친누나는 피아니스트 김경민(29)이다. 어릴 때부터 누나의 피아노 레슨을 따라다니며 피아노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러나 피아노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다른 연주자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그로부터 4년 뒤 금호문화재단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피아니스트로 정식 데뷔했다. 김준형은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걸 못해 컴퓨터 게임도 30분만 하면 지겨워했는데, 피아노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금호아트홀 ‘2024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준형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금호문화재단)김준형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로 “너드(nerd, 멍청하고 따분한 사람) 같다”를 꼽았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당시 심사위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김준형은 “‘너드’는 ‘지질하다’는 뜻과 ‘모범생 같다’는 뜻이 있는 양면적인 단어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 하나에 꽂히면 그것에 빠져드는 ‘덕후’ 같은 기질이 있다”고 말했다. 음악 외의 취미는 사진 촬영이다. 그는 “DSLR 카메라의 셔터 소리와 진동이 좋아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김준형이 금호아트홀 ‘2024 상주음악가’로 선보이는 네 번의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는 ‘엽편소설’이다. ‘엽편소설’은 나뭇잎 위에 쓸 만큼 짧지만 인생의 순간을 포착해 재기와 상상력을 발휘하는 짧은 소설을 뜻한다. ‘엽편소설’처럼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오는 11일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 히어 앤 나우’에선 김준형이 10년째 살고 있는 독일 작곡가 바흐, 베토벤, 브람스의 음악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유키네 쿠로키와 함께하는 ‘엽편소설: 아름다운 5월에’(5월 9일), 플루티스트 김유빈, 첼리스트 문태국과 호흡을 맞추는 ‘엽편소설: 풍경산책’(8월 22일), 리스트의 짧은 소품을 엮은 ‘엽편소설: 종을 향하여’(11월 14일) 등을 차례대로 선보인다.이번 무대를 통해 김준형은 음악가로서의 고민을 마음껏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지금 그의 고민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것이다.“예술은 정답이 없지만, 그럼에도 무언가를 도출해서 관객을 설득해야 하죠. 그러나 그 결과물은 정답이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음악가로서 제 여정은 정답을 찾기 위한 끝이 없는 여정, 나아가 ‘끝을 향한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금호아트홀 ‘2024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준형이 8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금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