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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홍 위원장 "의대증원 숫자 논의 無…혼란 최소화 必"
  • 노연홍 위원장 "의대증원 숫자 논의 無…혼란 최소화 必"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구체적인 (의대 증원) 숫자를 특위서 논의할 계획은 없다. 의사결정 시스템이나, 제도적 개선방향 논의할 생각은 있다.”노연홍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은 30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강조했다.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첫 특위 회의를 마친 뒤 향후 특위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노연홍 위원장은 “특위가 의료 체계나 제도 개혁의 큰 틀에서 논의하는 사회적인 기구”라며 의료계가 요구하는 숫자조정 등은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내년도 입학 정원은 입시 일정 등을 감안할 때 학교나 수험생 대응에 혼란이 없도록 조속히 확정될 필요가 있다”며 “지금 현재로서 (의대 정원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없다. 다만, 기존에 정부에서도 발표했듯이 의료계가 좀 더 과학적인 기반에 근거해서 통일된 대안을 제시한다면 정부가 같이 조정할 수 있다라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의사단체는 특위에 배정된 의사 의원 숫자를 현재 6명에서 18명으로 3배 늘리면 특위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도 “공급자 단체를 수요자 단체와 전문가를 2대 1 대 1로 배정을 했고 그 외에 공급자 단체 중에서 대한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국립대한병원협회 등 의사단체 6명을 추천 위원으로 하고 있다. 현재 전문가 중에서도 보건의료 전문가 한명을 포함시켰다”며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것은 충분하게 구조적으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구성될 전문위원회에도 의료계를 충분히 참여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단순한 위원의 숫자보다는 실제적으로 어떤 내용을 논의할 것인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충분히 감안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노 위원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보건의료정책본부장을 역임했고 MB정부 때인 2010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냈다. 이어 2011∼2013년 대통령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맡았으며 가천대에서는 메디컬캠퍼스 대외부총장, 부총장, 보건과학대학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에는 지난해 3월 취임했다.의사단체는 정부 측 입장을 대변하는 관료 출신, 위원회도 정부가 정해 놓은 답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 위원장은 “공무원 출신이긴 하지만 전문성을 키우는 바탕이 된 것”이라며 “지역 간 또는 정부와 의료개혁의 의견을 조정하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나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논의의 중재자로서 그리고 철저하게 국민의 입장에서 의제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논의해서 합의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4.04.30 I 이지현 기자
교육부 동결 요청에도 26개大 등록금 인상…‘평균 683만원’
  • 교육부 동결 요청에도 26개大 등록금 인상…‘평균 683만원’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요청에도 26개 대학은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 집계 결과 193개 4년제 대학 중 86%는 등록금을 동결한 반면 13.5%는 등록금을 올렸다. 2024년 설립유형·소재지·계열별 평균 등록금(단위: 천원, 자료: 교육부)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러한 내용의 ‘2024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193개 4년제 일반·대학과 142개 전문대학 등이며 공시 항목은 등록금 현황 등 14개 분야다. 공시 결과 4년제 대학 193개교 중 86%인 166개교가 등록금을 동결했다. 반면 13.5%인 26개교는 등록금을 올렸으며 나머지 1곳(0.5%)은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작년 말 2024년 등록금 인상 한도를 공고하면서 각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6개 대학은 등록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등록금 인상 대학은 동의대·조선대·계명대·총신대·서울기독대·호남신학대 등 26곳이다.작년에는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에 89%(169개교)가 동참했다. 등록금 인상 대학은 9%(17개교)에 그쳤다.학생 1명이 연간 부담하는 평균 등록금도 올해 682만7300원으로 전년(679만4800원)보다 3만2500원(0.5%) 상승했다. 설립 유형별로는 사립대가 762만9000원, 국·공립은 421만1400원으로 집계됐으며 수도권 대학(768만6800원)이 비수도권 대학(627만4600원)보다 등록금이 비쌌다. 계열별로는 의학계열(984만3400원)의 등록금 수준이 가장 높았다. 이어 △예체능(782만8200원) △공학(727만7200원) △자연과학(687만5500원) △인문사회(600만3800원) 순이다.교육부는 매년 공고하는 등록금 인상 한도와는 별개로 등록금을 조금이라도 올리는 대학에는 국가장학금 2유형(올해 예산 3500억원) 지원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로 등록금 인상 한도가 상승하면서 교육부의 동결 정책을 따르지 않는 대학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가 공고한 올해 등록금 인상 한도는 5.64%다.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등록금 동결을 지속하기엔 한계에 이르렀다”며 “교육의 질 저하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한편 전문대학의 평균 등록금도 618만2600원으로 전년(612만7200원)보다 0.9%(5만5400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130개교 중 85.4%(111개교)가 동결했으며 13.8%(18개교)는 인상했다. 나머지 1곳(0.8%)은 등록금을 내렸다. 설립 유형별로는 사립(625만200원)이 공립(237만6800 원)보다, 수도권(662만2300원)이 비수도권(283만300원)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별로는 △예체능(675만9900원) △공학(626만9700원) △자연과학(626만2100원) △인문사회(555만1700원) 순이다.
2024.04.29 I 신하영 기자
뿔난 주주들 “30년 무배당 구두쇠 기업, 증시 퇴출”
  • 뿔난 주주들 “30년 무배당 구두쇠 기업, 증시 퇴출” [중국나라]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갑자기 ‘티에꽁지’(철공계·철로 만든 수탉)란 키워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관용어인 일명 ‘철수탉’은 구두쇠를 의미하는데 최근 중국 증시에서 오랫동안 배당을 하지 않는 기업을 비판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중국 규제 당국은 증시 활성화를 위해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배당을 독려하고 배당할 여력이 이 있음에도 배당에 인색한 기업들에게 경고 딱지를 붙일 계획이다. 일부 과격한 주주들은 상장폐지 경고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는 상황이다.29일 중국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중국 금융투자 시장에서는 A주(중국 증시)에서 배당에 인색한 구두쇠 기업 86개의 기업 목록이 명단으로 작성돼 퍼졌다.해당 명단을 보면 진베이자동차(금배자동차), 쉐이다교육(학대교육), 양메이화학공업(양탄화공) 등의 기업은 지난 30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케이싱신에너지, 봉화전자, 윈딩테크, 베이치블루밸리, 암석 등은 20년 이상 배당이 없었다. 안채하이커, 레인보우, 관제테크, 클라우스 등 수십여개의 상장사도 10년 이상 무배당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진베이자동차는 2021년 적자를 기록했다가 2022~2023년 흑자로 돌아섰으나 아직 잉여금이 마이너스여서 3~5년은 지나야 배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광지테크놀로지는 지난해에만 5억위안(약 9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음에도 배당하지 않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배당을 미루는 상장사들이 적지 않았다.쇠로 만든 닭 조형물. 중국에서는 ‘철수탉’이 구두쇠를 의미하는 관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중국산업뉴스는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10년 이상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은 A주 상장사가 2370개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중 10년이상 연속으로 현금 배당을 하지 않은 상장사도 20개 이상이 됐다.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지난 12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조치를 내놓은 바 있는데 이때 배당과 관련한 내용도 담겼다. 수년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배당률이 낮은 회사는 기타 리스크경고(ST) 종목으로 지정한다는 것이다. 대상은 배당 기본조건을 충족하는데도 최근 3회계연도의 누적 현금배당 총액이 연간 순이익의 30% 미만이고 누적 배당액이 5000만위안(약 95억원) 미만인 회사다.ST 종목으로 지정되더라도 당장 상장폐지 심사 같은 불이익은 없다. SCRC 관계자는 중국 매체 더페이퍼 인터뷰에서 “ST를 시행하는 것은 배당 여력이 있지만 장기간 배당하지 않거나 배당률이 낮은 기업 중심으로 상장사 배당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며 “배당 관련 ST는 상장폐지 위험 경고가 아니라 투자자에게 회사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의 부진과 맞물려 배당에 인색한 기업을 두고 주주들이 ‘구두쇠’라고 칭하면서 성토하고 있는 것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한 중국 네티즌은 “상장사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서만 상장할 뿐 돈을 벌어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철수탉의 깃털을 뽑아야 한다”고 비판했다.한 바이두 이용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회사는 주식을 현금화하거나 자금을 조달하면 안된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사람은 “배당이 강력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베이징법률사무소의 바이핑량 파트너는 “장기 무배당이 계속되면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를 통해 기업을 부양해 투자 수익을 얻기보다는 투기로 주가를 끌어올려야 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며 “무배당 기업에 대한 처벌과 감독을 강화해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돕고 투자자와 성장 혜택을 공유하면서 지속 가능한 자본시장 구축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국나라(중국나라)’는 온라인 밈으로도 활용되는 ‘오늘도 평화로운 ○○나라’를 차용한 시리즈입니다.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뿐 아니라 감동과 의미도 줄 수 있는 중국의 다양한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2024.04.29 I 이명철 기자
“생식기 절반 이상 손상“ 성학대 당한 강아지 근황
  • “생식기 절반 이상 손상“ 성학대 당한 강아지 근황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달 생식기에 큰 상처를 입고 버려진 강아지 ‘밍키’가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졌다.(사진=그남자의 멍한 여행 유튜브)지난 27일 유튜버 ‘그남자의 멍한 여행’은 커뮤니티 게시글에 “밍키 소식 빠르게 전해 드린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이 유튜버는 “꼬리단미수술이후 혹시나 몸을 자해할까봐 착용시켰던 넥카라는 어제부로 뺐다. 우울증 증세나 외부적으로 자기학대를 하지 않고 있다”며 “레이저치료는 꼬리부분이 많이 아물어서 중단했다”고 밍키의 치료 과정을 설명했다.또 “대소변 볼 때 아직도 (아픈) 소리를 내긴하지만 처음보다 5분의1정도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식사는 비슷한 체구의 아이들에 비하여 약 60% 정도를 먹고 있으나 살이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밍키는 지난달 2일 경기도 김포의 한 마을에서 생식기에 큰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당시 구조자는 밍키의 머리에 정(바위를 깰 때 쓰는 대못)으로 내려친 흔적이 있었고, 생식기 절반 이상이 손상돼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항문에도 날카로운 도구로 베인듯 한 상처가 있는 듯 성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도 있었다.이후 밍키는 동물보호소 ‘내사랑바둑이’의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그남자의 멍한 여행’이 보호하며 생식기 봉합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이 유튜버는 “(밍키가) 가끔 뛰기도 하나 걷는 모습 포함 1~2분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다시 주저 앉는다. 외부에 나가는 걸 극히 두려워한다. 마음속 상처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경찰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하지만 범인은 아직 못잡았다”고 덧붙였다.한편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 제1항에는 누구든지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4.04.29 I 김혜선 기자
  • [기자수첩]헌재가 길 열어준 '구하라 친모 방지법'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장기간 유기하거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고인(故人)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부모 등 직계존비속이 받는 상속에 대해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렸다. 유류분은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말한다. 고(故) 구하라씨와 같은 사례가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본 것이다. 앞서 2019년 구하라씨 사망후 20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친모가 나타나 상속권을 주장한 결과 그의 유산 가운데 40%가 친모 몫이 됐다. 헌재는 이번에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유류분 산정에서 기여분 규정을 두지 않은 민법 조항이 불합리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다만 내년 말까지 법 개정의 시한을 뒀다. 이에 따라 기한 내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 됐다. 문제는 현재 법원에 계류 중인 유류분 청구 소송은 수천 건에 달한다는 점이다. 만약 재판 당사자가 유기 또는 학대 등 가족의 패륜적 행위를 사유로 소송을 끌어가면 재판부는 국회 개정 입법 내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세분화된 보완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여 정도 등에 따라 유류분 산정이 이뤄진다면 상속 분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헌재가 이번에 ‘구하라법’의 법률적 근거를 일부 제시했기 때문에 구하라법이 통과되면 민법 조항들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 본다. 구하라법은 구하라씨 친모와 같이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녀·배우자·부모 등의 상속을 제한하는 내용이고 이번 헌재 결정은 구하라씨 친모의 유류분을 제한하려는 내용이다. 다만 구하라법은 20대 국회에서 회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에서도 여전히 계류 중이다. 내달 29일 21대 국회 회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사실상 또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22대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을 비롯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민법 조항까지 서둘러 법을 개정해 ‘구하라 친모’와 같은 나쁜 사례를 없애야 한다.
2024.04.28 I 박정수 기자
유류분 위헌 결정, 상속 재산 분쟁 조정될까?
  • 유류분 위헌 결정, 상속 재산 분쟁 조정될까?[똑똑한 부동산]
  •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 헌법재판소에서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형제자매에게 고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 상속을 강제하는 유류분 제도가 위헌이라는 것이다.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재산을 이미 증여 또는 유증했더라도 법정상속인이 일정 유류분만큼 다시 되찾아올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행 민법은 자녀·배우자·부모·형제자매가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법정상속분)을 정하고 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유언을 남기지 않으면 이에 따라 배분한다. 유언이 있더라도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보장받는데 이를 유류분이라고 한다. 피상속인의 자유로운 재산 처분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의 소지가 있다.결국 헌법재판소에서 유류분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유류분 제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부 조항에 대해서만 위헌 결정이 이루어졌다.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민법 제1112조 등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으로 다루어진 사안도 피상속인이 사망한 아들 대신에 며느리와 손자에게 재산을 증여하자 피상속인의 딸들이 유류분 반환청구를 한 경우였다. 이때 상속인의 지위에 따라 청구할 수 있는 유류분의 범위가 달라진다. 해당 사안과 같이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만큼 유류분으로 반환받을 수가 있다. 다만 법률 등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단순히 재산권 등 개인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법률 등에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점이 존재하더라도 입법목적이 정당한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인의 권리를 최소로 침해하는 수단인지 등을 따져 위헌 여부를 결정한다.이번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결정한 부분은 크게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에 대하여도 유류분 청구권리를 인정한 점 △유류분 청구권리를 상실하게 되는 사유로 별도로 정하지 않은 점 △유류분 결정에 있어 상속인별 기여분을 참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점으로 나눠볼 수 있다.원칙적으로 법정상속인의 경우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지만, 더이상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자가 되지 못한다. 또 유류분 반환청구권을 갖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이라고 하더라도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경우 유류분 반환청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유류분 산정을 할 때에도 기존에는 상속인의 기여분을 반영하지 못해 피상속인을 오랜 기간 부양하거나 상속재산형성에 기여한 기여 상속인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기여분을 인정받지 못해 비기여상속인에 대하여 유류분만큼 반환해야 하는 불합리가 존재했으나 이번 위헌 결정으로 유류분 산정시에도 개별 상속인의 기여분이 반영될 수 있게 됐다.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상속 재산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여지가 생겼다. 이미 유류분과 관련하여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면 해당 사건에도 위헌 결정의 취지가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유류분 제도 자체가 위헌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고 그중 일부 조항에 관해 위헌으로 결정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김예림 변호사.
2024.04.27 I 이윤화 기자
이제 ‘맹견’ 아니어도 ‘사나우면’ 입마개…“공존위해 지켜야할 것들”
  • 이제 ‘맹견’ 아니어도 ‘사나우면’ 입마개…“공존위해 지켜야할 것들”[댕냥구조대]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 얼마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대형견 개주인한테 입마개 착용해달라고 하다가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글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글에선 “개가 침을 흘리며 이빨을 드러내는 등 공격성을 보였다”고 했지만, 견주는 되려 입마개 착용을 요구한 글쓴이를 쫓아와 폭행을 했다고 합니다.입마개를 한 개의 모습(사진=뉴스1). 지난 3월 서울 광진구에서는 한 학생이 옆집 사는 이웃어른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묘를 계단에서 청소 밀대로 던져 내며 피범벅이 되도록 학대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해당 고양이는 결국 사망에 이르렀지만 이웃은 “길 고양이인 줄 알았다. 보기 불편해 치우려고했다”고만 하며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사례가 아니어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동물 학대에 대한 소식은 끊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서울 광진구에서 이웃의 폭행에 의해 살해당한 고양이의 죽기 직전 모습.(사진=동물자유연대). 얼마 전 반려견 유치원에서 대형견이 생후 6개월 강아지의 눈을 물어 영구 실명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형견이 소형견을 물어 견주 간 시비가 발생하는 사건역시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낮 동안 강아지를 맡아주는 한 반려견 유치원에서 한 성견이 같은 공간에 있던 강아지를 물었다. 이 사고로 강아지는 오른쪽 눈을 적출했다. (사진=JTBC ‘뉴스룸’)‘1000만 반려인 시대’가 되면서 반려동물과 관련한 각종 사건 사고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사나운 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며 발생하는 갈등에서부터, 동물 학대를 범죄로 인식못하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견주들의 펫티켓 조차 명확한 기준이 부재해 우리 사회는 ‘1000만 반려인 시대’라는 명패가 무색하게 곳곳에선 얼굴을 붉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상황입니다. 단순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로 받아들여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현대사회에선 하나의 문화가 된 만큼, 반려인들은 지켜야 하는 책무가 커졌지만 이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동시에 비반려인들 역시 책무를 다하는 반려인들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고 동물 학대는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며 ‘공존’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이러한 인식 자체가 부재한 경우도 많습니다. ◇‘맹견=사나운 개’…‘기질검사’ 받아야우선 ‘사나운 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습니다.정부는 이날(27일)부터 반려견 안전관리 의무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맹견사육허가제’를 시행합니다.골자는 맹견을 기르는 견주는 개물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광역단체장의 ‘허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허가 기간은 올해 10월 26일까지입니다. 사육허가를 신청할 때는 동물등록, 맹견 책임보험 가입, 중성화 수술 등 조건을 갖춰야 가능하지만 8개월 미만 어린 개에 대해서는 중성화 수술이 어렵다는 수의사의 진단서가 있으면 수술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허가제는 ‘맹견’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반드시 맹견이 아니더라도 ‘공격성’을 보일 경우 관리의 대상에 포함 시키고 있는 점입니다.이번 허가제는 ‘맹견 품종이 아닌 개도 사람·동물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공격성이 분쟁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기질평가를 통해 공격성 등을 평가하고, 맹견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여기서 말하는 ‘반려견의 기질 평가’는 반려견이 현대사회에서 보일 수 있는 여러 가지 행동들을 평가하는 것을 말합니다.이웅종 연암대 교수이자 이삭훈련소 대표는 “맹견이나 공격성이 강한 사고견을 맹견으로 지정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되기 이전 어린 강아지 시기부터 올바른 사회성과 교육을 통해 사람과 반려견이 안전하고 행복한 공존하는 문화을 만들어 가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동물보호법에서 맹견으로 분류되는 견종은 아메리칸 핏플테리어, 스텐퍼드셔테리어 스텐퍼드셔 불테리어, 도사견, 로트바일러, 그 잡종의 견을 말하지만 앞으로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문 경우 △짖음이나 공격성이 강한 경우 보호자가 반려견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통제가 되지 않는 경우 △분리불안 심하거나 이웃에게 민원발생이 되어 신고가 들어온 경우 등이 해당이 되는 경우는 기질 평가 대상견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반려인, ‘책무’ 다해야…반려인 자격증도 참고할 만(이미지=미리캔버스)소방청에 따르면 개물림 사고는 하루 평균 6건이 발생하며 최근 3년간 개 물림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6800여명에 달합니다.특히 개물림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4분의 1은 피해자에게 치료비를 내지 않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이런 사례가 늘면서 사회에서 ‘아무나 개를 키우게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 되고 있습니다. 반려인에 대한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실제 반려 문화가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해 있는 독일은 모든 반려인들은 ‘반려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또 독일에선 모든 반려견은 사회화 훈련교육을 받고 공격성을 지닌 반려견은 공격 테스트에 합격해야 합니다. 물론 보호자 프로그램도 활성화해서 결국 독일은 ‘세계 최고의 동물복지 천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만큼 반려인들이 그에 맞는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을 제도로 만들어 둔 것입니다. 이웅종 교수는 “우리도 이번에 시행하는 기질평가 및 맹견사육허가제도는 맹견의 사육을 불허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양육 방식을 통해 안전한 반려 생활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에 있다”며 “어린 강아지 시기부터 다양한 올바른 사회화 과정과 예절 교육을 통해 사람과의 신뢰성 회복 및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 나가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합니다.◇“책무 다한 반려인의 권리와 자유도 보호받아야”(이미지=미리캔버스)선진적인 반려 문화를 위해 반려인들의 책무 강화와 함께 동반될 것은 ‘동물학대는 범죄’라는 인식입니다. 위 사례와 같이 이웃집 반려동물을 폭행, 살해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몸길이 70~80cm 진돗개를 키우고 있는 A씨는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 중년 여성들에게 “입마개를 시켜라”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A씨는 “입마개 필수 견종이 아니고 평소 공격성이 없어 목줄 후 산책만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중년 여성과 지나가던 남성은 A씨를 둘러싸 삿대질을 하며 입마개를 재차 요구 했습니다. A씨는 이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했으며 남성이 A씨를 밀치며 휴대폰이 떨어졌습니다. 이 상황을 두고 김지혜 동물권연구변호단체 PNR 소속 변호사는 “중년 여성들은 여러명이 몰려와 위협감을 준 것은 경범죄 처벌법 위반에, 남성의 경우 신체를 밀친 것은 명백히 폭행죄에 해당한다”며 “반려인들도 펫티켓을 준수할 의무가 있지만 이와 동시에 법을 준수했다면 반려인도 허용된 공공장소에서 개를 산책시킬 권리와 자유를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000만 반려인 시대가 됐지만, ‘선진 반려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서 아직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는 많아 보입니다. 이웅종 교수는 “올바른 반려동물 교육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국가적 지원과 지자체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우선되어야 한다. 반려동물 등록제와 더불어 펫티켓 교육도 필요하다. 서로의 배려를 통한 문화정착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잘 운영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2024.04.27 I 박지애 기자
故구하라 울렸던 '유류분 제도' 위헌…패륜가족 상속 보장 안된다
  • 故구하라 울렸던 '유류분 제도' 위헌…패륜가족 상속 보장 안된다
  •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민법 제1112조 등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헌법재판소가 고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법적 상속인에게 일정 비율의 유산(유류분)을 상속하도록 한 현행 민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함에 따라 다음 달 말 개원하는 제22대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기·학대 등 잘못을 저지른 상속인이 유류분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정, 부양 기여도가 높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더 많이 인정하는 규정 등이 마련될 전망이다.◇헌재 “형제자매, 재산 형성 기여 거의 인정되지 않아”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류분 제도를 규정한 민법 제1112조부터 1118조에 대한 25일 헌재의 위헌 여부 결정은 크게 3부분으로 구분된다. 헌재는 우선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4호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류분 제도 관련 현행 민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내용 (자료: 헌법재판소)이는 법조계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다. 해외에서도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조웅규(사법연수원 41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유류분제도가 있는 일본,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형제자매는 유류분 권리자로 인정하지 않고, 2021년 법무부가 입법을 예고한 민법 개정안에서도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가 삭제된 바 있다”며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를 포함한 부분(제1112조 제4호)을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은 현재의 가족관계를 고려할 때 형제자매는 다른 유류분권리자에 비해 헌법이 보장하고자 하는 혼인과 가족생활이라는 제도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유류분상실규정 마련…유류분반환청구 사건에 기여분 고려법조계에서는 민법 제1112조 제1~3호 및 제1118조에 대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민법 1112조 1~3호는 피상속인의 직계존·비속과 배우자의 유류분을 정하고 있는 조항이다. 헌재는 이와 관련해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할 것”이라며 “제1112조에서 유류분상실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조용주(26기)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는 “현재는 패륜 행위를 했거나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유류분을 보장하고 있다”며 “이에 유류분 상실 사유를 마련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배우자와 직계비속의 유류분 인정 비율이 ‘법정상속분의 2분의 1’로 같은 것에 대한 지적도 있는 만큼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헌재는 또 민법 제1118조와 관련해서는 기여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2를 유류분에 준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봤다. 1118조 개정 시 상속에서의 기여분 제도가 유류분반환청구 재판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웅규 변호사는 “종래 기여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2를 유류분에 준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서 상속에서의 기여분제도와 유류분제도는 서로 관계가 없는 단절된 상태였고, 그 결과 기여상속인이 비기여상속인의 유류분반환청구에 대해 기여분을 근거로 대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기여분도 유류분반환청구에서 고려될 수 있도록 해 양 제도간의 모순되지 않는 판결이 가능해졌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사회 변화에 재산권 침해 지적…‘구하라법’ 국회 계류중유류분제도는 지난 1977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당시의 의도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한 이익이 피상속인의 증여나 유증으로 인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 거래의 안전과 가족생활의 안정, 상속재산의 공정한 분배라는 대립되는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회 구조가 변하고 가족제도의 모습 등이 크게 달라지면서 유류분제도의 본래 목적과 기능이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위헌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졌다.가수 고(故) 구하라 씨. (사진=사진공동취재단)특히 지난 2019년 가수 고(故) 구하라 씨가 사망한 뒤 20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친모가 상속권을 주장하며 딸의 유산을 받아가 유류분 제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국회에서 유류분 요청 권한을 제한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발의됐지만 20대 국회에서는 회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중이다.다만 헌재는 유류분 제도 자체의 정당성은 인정했다. 헌재는 “민법 제1112조 제1호부터 제3호가 유류분의 핵심적 사항을, 제1118조는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위헌결정을 선고해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혼란이나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유류분제도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구성하는 유류분 조항들 중 일부의 내용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 사건 결정의 취지에도 반하게 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2024.04.25 I 성주원 기자
헌재 "형제자매, 재산형성 기여 인정 안돼"…유류분 '위헌'(종합)
  • 헌재 "형제자매, 재산형성 기여 인정 안돼"…유류분 '위헌'(종합)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적 상속인들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재산 상속을 보장해온 민법 규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또한 유기·학대 등 잘못을 저지른 상속인이 유류분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정, 부양 기여도가 높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더 많이 인정하는 규정 등을 마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림으로써 내년 말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했다.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민법 제1112조 등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헌재 “형제자매, 재산 형성 기여 거의 인정되지 않아”헌재는 25일 오후 민법 1112조 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민법 제1112조 제1호부터 제3호 및 제1118조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헌재는 “피상속인(망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민법 제1112조에서 제1118조까지 명시돼 있는 유류분제도는 피상속인이 증여 또는 유증으로 자유로이 재산을 처분하는 것을 제한해 법정상속인 중 일정한 범위의 근친자에게 법정상속분의 일부가 귀속되도록 법률상 보장하는 민법상 제도를 말한다. 이에 따라 망인이 제3자에게 유언으로 재산을 증여하더라도 망인의 자녀와 배우자는 각각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법적상속분의 3분의 1을 보장받아 왔다. 조웅규(사법연수원 41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유류분제도가 있는 일본,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형제자매는 유류분 권리자로 인정하지 않고, 2021년 법무부가 입법을 예고한 민법 개정안에서도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가 삭제된 바 있다”며 “유류분 권리자에서 형제자매를 포함한 부분(제1112조 제4호)을 위헌이라고 판단한 것은 현재의 가족관계를 고려할 때 형제자매는 다른 유류분권리자에 비해 헌법이 보장하고자 하는 혼인과 가족생활이라는 제도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유류분 제도 자체가 위헌은 아냐” 헌법불합치 결정 이유헌재는 유류분 제도 자체의 입법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규정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민법 제1112조가 유류분권리자와 각 유류분을 획일적으로 정한 것은 합헌이라고 봤지만 유류분 상실사유를 별도로 정하고 있는 않는 부분과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를 유류분권리자에 포함시키는 부분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제한의 입법한계를 일탈해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민법 제1118조 중에서는 기여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2를 유류분에 준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봤다.이에 대해 조 변호사는 “종래 기여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2를 유류분에 준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서 상속에서의 기여분제도와 유류분제도는 서로 관계가 없는 단절된 상태였고, 그 결과 기여상속인이 비기여상속인의 유류분반환청구에 대해 기여분을 근거로 대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기여분도 유류분반환청구에서 고려될 수 있도록 해 양 제도간의 모순되지 않는 판결이 가능해졌다”고 의미를 설명했다.또한 헌재는 “민법 제1112조 제1호부터 제3호가 유류분의 핵심적 사항을, 제1118조는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위헌결정을 선고해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법적혼란이나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유류분제도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구성하는 유류분 조항들 중 일부의 내용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 사건 결정의 취지에도 반하게 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헌재는 그밖에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을 규정하고 조건부권리 또는 불확정한 권리에 대한 가격을 감정인이 정하도록 한 규정 등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사회 변화에 재산권 침해 지적…‘구하라법’ 국회 계류중1977년 유류분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당시의 의도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한 이익이 피상속인의 증여나 유증으로 인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피상속인의 재산처분의 자유, 거래의 안전과 가족생활의 안정, 상속재산의 공정한 분배라는 대립되는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회 구조가 변하고 가족제도의 모습 등이 크게 달라지면서 유류분제도의 본래 목적과 기능이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위헌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졌다.특히 지난 2019년 가수 고(故) 구하라 씨가 사망한 뒤 20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친모가 상속권을 주장하며 딸의 유산을 받아가 유류분 제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국회에서 유류분 요청 권한을 제한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발의됐지만, 20대 국회에서는 회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중이다.헌재는 개인이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와 법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총 40여건을 함께 심리한 뒤 이날 결정을 선고했다.가수 고(故) 구하라 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24.04.25 I 성주원 기자
힌남노에 '이태원 참사'까지…2022년 사회재난 인명피해 전년比 5배↑
  • 힌남노에 '이태원 참사'까지…2022년 사회재난 인명피해 전년比 5배↑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22년이 최근 10년 중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이태원 참사, 코로나19 팬데믹 등 사회재난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도 전년 대비 5배나 늘었다. (자료=통계청)통계청은 25일 세계안전의 날(4월 28일)을 맞아 발간한 ‘한국의 안전보고서 2023’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위해·환경요인 △취약요인 △대응역량 △피해(영향) 등 4개 영역으로 나누어 범죄 발생률,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 등 총 60개 지표의 측정 결과와 추세 변화를 담았다. 업데이트된 지표 50개 중 22개는 개선됐으나 22개 지표는 악화됐고, 6개는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2022년에는 중부 지방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를 포함, 5개 태풍이 자연재난 피해를 주도했다. 자연재난으로 인해 사망하거나 실종한 이는 64명으로, 전년(42명) 대비 52.4%나 늘어났다. 이는 최근 10년간 2020년(75명)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에 따른 피해액을 보면 2022년 기준 5927억원을 기록, 전년(661억원) 대비 9배에 육박했다. 이 역시 2020년(1조3182억원)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두 번째로 많다. 이태원 참사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재난 인명피해도 크게 늘었다. 2022년 사회재난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2만6576명으로, 전년(5063명) 대비 5배 늘었고, 부상자 역시 453명으로 전년(50명) 대비 9배 늘었다.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사망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만6373명이 사망한 영향이다. 사회재난을 피해액 기준으로 보면 2022년 7조1501억원을 기록, 전년(6836억원) 대비 10배 늘었다. 이는 잦은 산불로 인한 재난(1조1997억원)과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육상 운송분야 타격(5조8399억원)이 주효했다. 안전 영역에서는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형법상 범죄 발생률은 2022년 10만명당 1952건으로, 전년(1777건) 대비 9.8% 늘었으며, 흉악 범죄의 경우 2020년부터 3년째 지속 증가했다. 성폭력 범죄 발생건수는 4만1433건에 달해 전년 대비 25.9% 늘었다. 특히 이중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범죄가 사상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한 1만605건을 기록하고, 전년(5079건) 대비 2배 규모에 달했다. 다만 아동학대 피해와 배우자 폭력 등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 경험률은 감소했다. 2021년 10만명당 501.9건에 달했던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022년 384.7건으로 감소했고, 배우자에 의한 폭력 경험률은 7.6%로 3년 전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신체 및 정서적 폭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에 반해 성적 폭력 경험률은 2%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한편 전체 인구가 감소하고, 경찰·소방 인력은 지속적으로 증원되며 공공안전 대응 역량은 개선세를 나타냈다. 2022년 경찰 1인당 주민 수는 393명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고, 소방관 1인당 주민 수 역시 780명을 기록, 3.3% 감소했다.
2024.04.25 I 권효중 기자
제넨셀, 간 건강 개선 원료 ‘식약처 개별인정’ 획득
  • 제넨셀, 간 건강 개선 원료 ‘식약처 개별인정’ 획득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천연물 신약 개발사 제넨셀은 자체 개발한 천연물 소재 ‘CA-HE50(병풀추출분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 건강 개선에 관한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승인’을 획득했다고 25일 밝혔다.CA-HE50은 지난 2021년 식약처로부터 동일 규격으로 눈 건강 개선 기능성 원료 개별인정을 이미 획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승인으로 2중 기능성을 갖추게 됐다. 이번에 인정받은 기능성은 ‘비알콜성 간 손상으로부터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제넨셀은 CA-HE50의 전임상시험에서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간의 만성염증 억제와 항산화 활성 증가를 확인했고,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간 기능 관련 효소 및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개선 등 간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인체적용시험에서 CA-HE50 섭취 전후의 주요 간 수치를 비교한 결과 AST, ALT, GGT가 각각 27.2%, 36.7%, 1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value < 0.01)제넨셀 관계자는 “눈, 간 등 수요가 높은 2중 기능성 원료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연내에 건강기능식품 원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제넨셀은 CA-HE50의 상용화를 위해 원물 확보 및 시제품 생산 등을 마치고 건강기능식품 유통 전문기업과 국내외 판권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달부터 해외 전시회도 참가할 예정이다. 또한 CA-HE50에 대해 국내 및 유럽 특허 등록과 국제 상표권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 일본, 중국 등에는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CA-HE50은 제넨셀이 2017년부터 6년간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주관 ‘고부가가치 식품 기술개발사업(과제번호 117050-3)’의 지원을 받아 경희대 생명과학대(강세찬 교수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에 성공했다.한편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는 고시(告示)나 등록되지 않은 소재를 기업 등이 자체 연구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험 등을 통해 증명하고 식약처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말한다. 기능성과 안전성을 비롯해 제조방법, 규격, 섭취량 검증 등 인정 기준이 까다롭지만 인정을 받게 되면 일정 기간 독점적 제조, 판매 권한을 가질 수 있다.
2024.04.25 I 석지헌 기자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에 징역 36개월 구형
  •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에 징역 36개월 구형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립자 자오창펑에게 미국 검찰이 징역 36개월을 구형했다. 자오 창펑 바이낸스 CEO(사진=로이터)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검찰은 자오창펑이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다는 서면을 법원에 제출했다.자오창펑에 대한 선고는 오는 30일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내려진다. 그는 지난해 11월 바이낸스와 거래소가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43억2000만달러의 벌금에 합의하면서 바이낸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미 검찰은 워싱턴 서부 지방 법원에 “자오의 고의적인 미국법 위반의 규모와 그 결과를 고려할 때 가이드라인을 초과하는 36개월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연방 양형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경우 그는 최대 징역 18개월형을 선고받게 된다. 이보다 형량이 더 늘어나더라도 항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는 1억 7500만달러 규모 보석금을 내고 미국에서 자유의 몸이 됐다. 미 사법 당국은 바이낸스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 등 테러 지정 단체와의 의심스러운 거래 10만 건 이상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바이낸스 플랫폼이 아동 성적 학대 자료 판매를 지원했으며 랜섬웨어 수익금의 상당 부분을 수령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오는 5000만달러를 지불하고 2017년에 설립한 바이낸스와 관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낸스의 벌금에는 18억1000만달러 규모 형사 벌금과 25억1000만 달러의 배상금이 포함됐다.
2024.04.24 I 양지윤 기자
아동권리보장원 직원들 '365일' 배지 거꾸로 단 이유
  • 아동권리보장원 직원들 '365일' 배지 거꾸로 단 이유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아동권리보장은 소속 170여명의 직원들 가슴에는 보장원 소속을 의미하는 ‘365일 아동의 날’ 배지가 거꾸로 달렸다. 왜일까?23일 서울 아동권리보장원 대회의실에서 만난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아직 ‘365일 아동의 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모든 아동이 365일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그때 배지를 바로 달겠다”고 말했다.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이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국내 아동 학대 신고접수 사례는 2022년 기준 총 4만6013건이나 된다. 이 중 아동학대의심사례는 4만4531건(96.6%)으로 하루평균 122건의 아동학대 의심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 입장을 거부하는 ‘노키즈존’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이 존중받는 사회와는 거리 먼 상황이다. 정익중 원장은 “아이를 환영하지 않는 곳에서 아이가 태어나기 어렵다”며 저출생의 원인을 아이가 존중받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처음엔 ‘노키즈존’으로 시작하겠지만, 이걸 허용하면 깨진 유리창이 돼서 모두에게 ‘배제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이나 중년·장애 등을 이유로 출입부터 배제하는 공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노키즈존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며 “노키존이 아닌 곳을 더 많이 이용해달라. 소비자인 국민이 같이 해달라”고 부탁했다.그나마 다행인 점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아동권리보장원이 국내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 원장은 “전세계에서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관은 우리나라뿐”이라며 “그게 있다고 아동권리를 존중사회라곤 말할 수 없지만,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반절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수원 영아 사망 사건 이후 만들어진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가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보호출산제는 출생 미등록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등록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위기 임산부가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제도 안착을 위해 위기임산부 상담 지원을 위한 중앙상담지원기관으로 지정받아 전국의 상담 체계를 구축, 보호출산 아동의 출생증서를 관리하게 된다. 정 원장은 “보호출산제 목표는 보호출산을 확대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줄이는 데 있다”며 “지금까지는 정보가 없어서 위기 임산부에게 아이를 버리는 옵션밖에 없었다면, 앞으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유기가 아니라 양육을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내년 7월부터 전국의 입양기록물을 이관받고 입양정보공개청구 업무도 전담하게 된다. 그동안 입양인들은 자신의 입양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돌아다녀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정 원장은 “보장원이 여러 곳에 흩어졌던 입양기록을 한 곳에서 안전하게 보존해 공공 중심의 일관된 입양정보공개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입양인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법 시행 이전까지 기록물의 보존방식과 이관방식 등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말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5~2029)이 공표될 예정이다. 정 원장은 “앞으로도, 보장원은 아동분야 중장기 국가계획 수립·이행 대응력을 높이고 정책연구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지속가능한 아동정책 개발·수립 환경을 조성하고, ‘권리주체’인 아동 당사자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아동친화적 사회환경 조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4.24 I 이지현 기자
"아내에게만 돌 던져"...'똥기저귀' 던진 학부모 남편, 檢 항소에 토로
  • "아내에게만 돌 던져"...'똥기저귀' 던진 학부모 남편, 檢 항소에 토로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어린이집 교사에게 ‘똥 기저귀’를 던진 학부모 A(45)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검찰이 항소했다. A씨 남편은 “온 세상이 아내에게만 돌을 던지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사진=SBS 모닝와이드 방송 캡처대전지검은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23일 항소했다.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검찰은 “교사에게 정신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범행을 저질렀고, 교권 침해 범죄는 엄벌한 필요가 있다”며 양형 부당을 항소 이유로 들었다.A씨는 지난해 9월 10일 오후 세종 한 병원 화장실에서 손에 들고 있던 둘째 아들의 똥 기저귀로 어린이집 교사 B(53)씨의 얼굴을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눈 타박상 등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둘째의 입원으로 병원에 있던 A씨는 어린이집에서 첫째 아들(2)이 다치자 학대를 의심했고, 원장과 함께 병원에 찾아온 B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분노를 터트린 것으로 조사됐다.이 사건은 B씨 남편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B씨 남편은 청원에서 “올해 초부터 어린이집에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 학부모로부터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권유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나쁜 교사는 처벌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피할 수 없는 교사들을 어떻게 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그러면서 “어린이집 교사들도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제도화해 달라”고 촉구했다.당시 A씨는 “기저귀를 (어린이집 교사에게) 투척한 것은 잘못된 일이고 이 일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라면서도 “이 사건은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한 학부모의 절규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 항소 관련 A씨 남편은 “기저귀를 던진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항소하지 않겠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다만 “B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고소해 해당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며 “온 세상이 아내에게만 돌을 던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2024.04.23 I 박지혜 기자
“내 닭 죽였다”…개에 화살 쏴 관통시킨 40대 집유로 감형
  • “내 닭 죽였다”…개에 화살 쏴 관통시킨 40대 집유로 감형
  • 화살을 맞고 관통상을 당했던 들개 ‘천지’.(사진=혼디도랑)[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자신이 키우던 닭을 죽였다는 이유로 들개에 화살을 쏴 관통시킨 40대가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23일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닭에 피해가 발생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8월 25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에서 직접 제작한 80㎝ 길이의 화살을 들개에 쏴 관통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을 위해 지난 2021년 8월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서 화살 20개와 활을 구입하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은 범행 장소로부터 10㎞ 떨어진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관통당한 개가 구조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7개월간의 수사 끝에 지난달 A씨를 붙잡았다. 지난달 A씨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A씨는 “화살이 실제로 맞을 줄 몰랐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관통상을 당했던 들개는 화살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경기도 소재 동물훈련소에서 학대 트라우마 극복 훈련을 받았다. 작년 11월에는 뉴욕에 거주하는 30대 미국인에게 입양돼 ‘천지’라는 이름을 얻고 현지로 떠났다.
2024.04.23 I 김형일 기자
“절규로 봐 달라” 호소 통했나…‘똥기저귀 싸대기’ 학부모 집행유예
  • “절규로 봐 달라” 호소 통했나…‘똥기저귀 싸대기’ 학부모 집행유예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어린이집 교사 얼굴에 똥 기저귀를 던진 학부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사진=SBS ‘모닝와이드’ 방송화면 캡처)대전지법 형사9단독 고영식 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여성 A(45)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A씨는 지난해 9월 10일 세종시의 한 병원에 찾아온 어린이집 교사 B씨(53)의 얼굴에 자녀의 똥 기저귀를 던져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어린이집에서 자녀가 ‘정서적 학대’를 받았다며 B씨와 갈등을 겪다가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건은 B씨의 남편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사연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B씨 남편은 청원에서 “올해 초부터 어린이집에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 학부모로부터 고통받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권유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나쁜 교사는 처벌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피할 수 없는 교사들을 어떻게 하나”라고 분노했다.당시 A씨는 연합뉴스 등 언론에 “기저귀를 (어린이집 교사에게) 투척한 것은 잘못된 일이고 이 일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라면서도 “이 사건은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한 학부모의 절규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법원은 “대화하기 위해 찾아온 피해자의 얼굴을 똥 기저귀로 때려 상처를 낸 점 등 죄질이 좋지 않고 해당 교사는 모멸감과 정신적 충격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상처가 중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24.04.22 I 김혜선 기자
교회 부속 학원서 신도 자녀 4명 상습 학대…목사 등 검찰 송치
  • 교회 부속 학원서 신도 자녀 4명 상습 학대…목사 등 검찰 송치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교회와 함께 운영하는 학원에서 신도들의 자녀를 상습 학대한 목사 등 관계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상습학대 혐의로 학원 운영자인 60대 A씨와 50대 목사 목사 B씨, 60대 강사 C씨를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자신들이 운영하는 수원시의 한 교회와 학원에서 10대 아동 4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 아동들이 교회에 대한 불만을 일기장에 적거나 거짓말했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린 채 허벅지 등을 수십차례씩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3일간 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피해 아동들과 학부모의 관계를 갈라놓기 위한 말을 반복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있다. 해당 학원은 형편이 어려운 신도의 자녀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됐는데 A씨 등은 부모를 ‘그 남자’, ‘그 여자’라고 부르게 하거나 ‘부모가 너희를 버렸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피해 아동 일부는 다시 집에 돌아가자는 부모의 말을 거절하고 교회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학원에서는 10여명의 아동이 지내고 있으며 피해 아동 4명 외에는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뒤 피해자 진술과 증거를 수집해 지난달 A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
2024.04.22 I 이재은 기자
9살 딸 앞에서 내연남과 성관계한 친모…계부는 무죄, 이유는?
  • 9살 딸 앞에서 내연남과 성관계한 친모…계부는 무죄, 이유는?
  • 사진=프리픽(Freepik)[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초등학생 딸을 성적으로 학대한 친어머니가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친딸이 9살일 때부터 딸이 보는 앞에서 내연남과 성관계를 갖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친모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해당 사건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초등학생 딸을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친모와 계부, 지인들이 기소된 사건이다. 피해 아동이 지난 2021년 학교 선생님에게 피해 사실을 말하면서 처음 사건이 알려졌다.A씨는 딸 앞에서 내연남과 수차례 성관계를 하고 아이에게 유사성행위를 시키는 등 성적 학대를 해왔다. 또 딸에게 흉기로 위협하는 등 아동학대를 해왔다.재판부는 A씨가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아이가 성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판단,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 범행에 가담한 내연남 역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그러나 피해 여아를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남편이자 피해 아동의 계부 B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B씨는 아이 앞에서 A씨와 성관계를 하고, 아이를 직접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수사 과정에서 성범죄 피해 아동을 면담하고 그 내용을 녹화한 영상은 형사재판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검찰은 이 영상에 담긴 피해자 진술이 핵심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받은 피해자 진술은 문서 형태, 즉 ‘조서’로 제출해야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해당 쟁점에 대해 대법원은 “이 사건 영상녹화물은 수사 과정 외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313조 1항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이어 “영상녹화물은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나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가 아니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도 아니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의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2024.04.21 I 권혜미 기자
대법 “檢진술분석관이 성범죄피해 아동 면담한 영상…증거 안돼”
  • 대법 “檢진술분석관이 성범죄피해 아동 면담한 영상…증거 안돼”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검찰청 진술분석관이 수사 과정에서 아동 성폭력 피해자와 면담한 내용을 녹화한 영상은 형사재판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대법원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2009년생인 피해자 A양은 자신의 친모와 계부, 친모의 지인들로부터 수 차례 성폭력과 학대를 당했다. 이에 피해자의 친모와 계부, 지인들은 성폭력처벌법과 아동복지법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성폭력처벌법 제33조는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경우 관련 전문가에게 피해자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검찰은 진술분석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대검 진술분석관은 주로 물증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 있는 성범죄 등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의사 표현이 불명확할 수 있는 아동과 장애인이 피해자인 사건에서 주로 활용된다.검사는 대검찰청 진술분석관에게 피해자 진술 신빙성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진술분석관은 피해자와 면담하면서 그 내용을 녹화했고 검사는 녹화물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재판의 쟁점은 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였다. 원칙적으로 형사재판에서 사건 관련 진술은 직접 경험한 사람이 법정에 출석해 말한 것만 증거로 쓸 수 있다. 그 밖에 남에게서 전해 들은 말이나 진술이 담긴 서류는 ‘전문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다만 해당 영상을 수사 과정에서 녹화한 영상으로 보고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라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판단할지, 아니면 수사과정 외의 진술로 보고 형사소송법 313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지 여부였다.검사는 진술분석관의 면담 녹화물이 수사 과정 외에서 나왔으므로 313조를 적용해 증거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검 진술분석관은 수사관이 아니고, 피해자와 면담한 것일 뿐 수사나 조사한 게 아니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영상녹화물은 수사 과정 외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313조 1항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면담이 검사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진술분석관은 대검 소속이며 면담 장소도 지방검찰청 조사실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사 과정 외’의 경우에서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허용하는 313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대법원은 그러면서 “영상녹화물은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나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가 아니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도 아니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의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것은 조서·진술서의 형태만 허용하므로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의미다.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대검찰청 소속 진술분석관이 피해자와의 면담 내용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이 전문증거로서 형사소송법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번 사건에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총 4명이다. B씨는 피해자의 친모이며 C씨는 계부, D·F씨는 친모의 지인들이다.1심은 B씨에게 징역 10년, C씨에게 무죄, D씨에게 징역 7년, F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은 B씨와 F씨의 형량을 줄여 이들에게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C씨와 D씨에 대해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2024.04.21 I 박정수 기자
"촬영으로 죽어가는 동물들"…‘파묘’와 ‘도그데이즈’의 차이는?
  • "촬영으로 죽어가는 동물들"…‘파묘’와 ‘도그데이즈’의 차이는?[댕냥구조대]
  • 영화 ‘파묘’ 스틸컷. (사진=쇼박스)[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No Animals Were Harmed®(어떠한 동물도 다치지 않았습니다.)”이 문구는 동물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바로 영화가 동물촬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증하는 문구입니다.미국의 동물보호단체 ‘미국 인도주의 협회’에서 지난 84년간 동물 보호를 의무화하기 위해 만든 이 인증은 연간 100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는 동물 10만 마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작동하고 있습니다. 132페이지에 달하며 양서류, 조류, 야생생물, 파충류, 영장류 등 동물별로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어 꽤 방대합니다. ◇퇴역 경주마 촬영 후 사망 2년…바뀐게 없는 현실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일까요? 우리나라 역시 동물이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면은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한국방송(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퇴역 경주마 ‘까미’가 학대당한 사건 이후 촬영장의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찾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당시 제작진은 까미의 다리에 와이어를 걸고 달리게 해 넘어뜨렸고, 까미는 촬영 일주일 간 고통스러워 하다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 후 정부는 동물보호단체와 미디어 종사자들과 함께 협의체를 만들고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과 주도하에 ‘동물 촬영 미디어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지자체에 배포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진 않은 상태입니다. 퇴역 경주마 ‘까미’가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낙마하는 모습. 까미는 이 장명 촬영 후 며칠을 고통스러워 하다 사망했다.◇쇼박스 “생존 연한 지나 촬영에 사용”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끈 영화 ‘파묘’가 동물학대로 최근 논란이 됐습니다. 파묘 장면에는 실제 죽어 부패하고 있는 돼지 사체가 무더기로 등장하고, 이 사체 중 5마리를 칼로 다시 난도질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살아 있는 닭을 목덜미로 잡아 칼로 위협하고, 살아있는 은어를 땅에 두며, 1m 남짓되는 줄에 묶여 있는 진돗개가 등장합니다. 대살굿을 하는 파묘 영화 장면에 등장한 실제 돼지 사체 무더기(상단)카라의 ‘동물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의 질의에 무응답이면 제작사 쇼박스는 논란이 되자 “생존 연한을 넘긴 은어를 선별해 활용했고, 물 밖 촬영 직후 수조에 옮겼으나 일부는 죽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촬영 중 수의사는 대동하지 않았지만 양식장 대표 등 관리 주체가 동행했다”고 밝혔습니다.동물 단체는 실제 동물 사체로 촬영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질병 확산 등 인간의 안전에도 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티빙 드라마 ‘장미멘션’ 속 실제 살아있는 고양이로 거칠게 움켜쥐며 폭행해 촬영한 장면 일부(사진=티빙, 동물자유연대)넷플릭스 드라마 ‘썸바디’ 속 실체로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사진=넷플릭스, 동물자유연대)이 외에도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 속에선 실제 살아있는 동물을 위협하거나 폭행을 하는 장면들을 여전히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권나미 활동가는 “해외에서는 긴 촬영으로 부패하거나, 질병 확산 가능성이 있기에 실제 사체를 이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촬영 후에는 법률에 따라 즉각적인 화장이나 적절한 매장방법으로 사체를 처리한다”며 “‘파묘’ 제작진이 촬영 후 축산물 업체로 돼지사체를 반환했다는 것은 국내 축산물 위생관리법으로도 부적절한 것으로 정부에서는 미디어 동물 출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제작사가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동물들이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정부, ‘미디어 가이드라인’ 배포한다더니…2년째 “묵묵부답”지난 2021년 퇴역 경주마 사건 이후 2022년 비난이 빗발치자 2022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미디어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제작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2022년 3원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 협의회’ 1차 회의를 진행하고 같은해 6월 지자체 가이드라인 초안 공유됐지만, 미디어 종사자들이 ‘가이드라인 자체가 부담이며 규제로 확대될까 우려스럽다’는 반발이 있다는 이유로 해당 가이드라인 배포는 2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 배포되지 않고 있습니다. 퇴역 경주마 사망 사건 이후 KBS 자체적으로 가이드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다른 방송사들은 아직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2020년 동물권행동 카라가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지 않아 대부분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2022년 상반기 중 미디어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달리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이드라인은 마련되지 못했다”며 “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이 제작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전하고 있지만 그 어떤 영상물도 생명의 안전과 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표현의 자유’ 수정헌법 1조인 美, 동물학대 촬영만은 ‘NO’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의 경우 촬영 중 학대당하는 동물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앞서 있습니다. 특히 수정 헌법 1조가 ‘표현의 자유’일 정도로 언론, 미디어, 종교 등에 있어 의견 등을 표현할 자유를 중요시 여기는 미국은 ‘생명 존중’을 우선하며 보다 철저하고 세심하게 촬영장의 동물 학대를 감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촬영장에서 동물 학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증제도’를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미국 인도주의 협회’에서 운영하는 이 인증제도는 영화 현장에 직접 전문가나 협회 사람들이 조사자로 참여해 외부 감사를 버리고 인증을 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배우들 역시 이에 대해 적극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무려 132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방대함에도 대부분 이를 준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영국은 많은 촬영장에서 BBC 방송국에서 만든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고 있으며 정부에선 가이드라인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문의가 필요할 경우 동물복지 단체 LSPCA에 묻고 참고하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영화 ‘멍뭉이’ 스틸컷.◇가이드라인 없던 시절, 직접 연락온 ‘멍뭉이’ 제작진우리나라 영화라고 무조건 촬영 현장에서 동물을 소품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지난 2023년 개봉한 유연석, 차태현 주연의 영화 ‘멍뭉이’ 제작진은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미디어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 전에 촬영이 시작됐음에도 먼저 동물단체에 연락을 해 촬영현장에서 준수할 가이드라인에 대해 요청을 해오기도 했습니다.올해 2월 개봉한 ‘도그데이즈’ 역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촬영을 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 중 하나 입니다. 도그데이즈는 촬영 중 개가 위험한 도로 등을 달리는 씬에선 개가 믿을 수 있는 훈련사를 앞에 두고, CG로 그 훈련사를 지우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또 어린동물 출연시키지 말라고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어린동물 출연을 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컷. 개가 달리는 장면 촬영을 위해 훈련사가 목줄을 하고 함께 달리고 있다. 실제 영화에서 훈련사와 목줄은 CG로 삭제처리 됐다.물론 도그데이즈와 멍뭉이 말고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촬영한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는 더 많을 것입니다.하지만 ‘예외 없이’ 대부분의 영상 콘텐츠에서 우리나라도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다’는 엔딩 크리딧을 볼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2024.04.20 I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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