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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바이오 "흑자 기반 페길레이션 사업, 내년 성장 날개"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지금까지 페길레이션(PEGylation) 사업의 기반을 다져왔다면, 내년부터는 호중구 감소증치료제(Feg-filgrastim) 미국 임상 승인과 구강건조증 치료제 기술이전(LO·Licensing Out)이 기폭제가 돼 기업 성장이 본격화될 때가 왔다.”노광 선바이오 대표이사. (사진=선바이오)노광 선바이오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달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앞두고 이 같은 포부를 드러냈다.선바이오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국내 유일 페길레이션 기술 개발 기업이다. 페길레이션은 ‘폴리에틸렌글리콜 고분자(PEG) 유도체’를 의약품에 결합해 약리적 효과를 배가시키는 기술이다. 예컨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약품의 체내 잔존 시간을 배로 증가시켜 약효를 높이거나, 면역반응 억제 효과를 제고해 약물 반복투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선바이오는 현재 200개 이상의 PEG 유도체 생산 기술을 보유 중이다.◇인도서 먼저 알아본 페길레이션 기업선바이오가 이름을 알린 건 지난 2003년 인도의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와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호중구 감소증은 골수 안에서 만들어지는 면역 세포인 호중구가 줄어드는 질병이다. 선바이오는 기존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의 오리지널 제품과 동일한 효능을 보이면서도 가격이 최대 80% 낮은 PEG 유도체 및 페길레이션이션 기술을 개발했다. 인타스에서 선바이오를 눈여겨봐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인타스 측이 지난 2007년 인도에서 판매 승인을 취득하며 시장이 개화됐다. 이후 캐나다, 유럽연합(EU), 호주, 멕시코 등에서까지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판매 시장 확대로 선바이오는 흑자를 내는 바이오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 이전에 따른 로열티를 장기간 수취할 수 있는 데다, 치료제 생산을 위한 PEG 유도체 소재도 공급이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구강건조증 치료제의 성과도 곧 가시화돼 실적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선바이오는 페길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기존 구강건조증 치료제 대비 효능이 대폭 개선된 제품을 개발했다. 기존 제품이 1일 10회 사용해야 하는 것과 달리, 하루 한 번만 사용해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는 미국 제약사에 기술 이전을 위한 비교 임상을 진행 중이다.◇코스닥 상장으로 생산시설 확대…파이프라인 육성 선바이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호중구 감소증 등 치료제 수요 확대에 대비한 생산 시설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다.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의 경우 지난 2019년 미국 시장 판매 승인을 위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제조시설 실사를 앞두고 있다. 구간건조증 치료제도 내년 기술이전 이뤄지면 PEG 유도체 생산이 본격화된다. 노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 FDA에서 시판 승인의 최종 절차인 제조 시설에 대한 실사가 지연됐다”며 “조만간 제조시설 실사 승인이 이뤄지면 매출이 2~3배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신규 성장 동력 마련에도 자금을 활용한다. 선바이오는 추후 주요 파이프라인인 △기존 제품 대비 점탄성이 100배 이상인 연골활액 충진제(시노젤) △체내 반감기를 7일로 늘린 인공혈액 △기존 치료제의 항원성 저하 문제를 해소하는 통풍치료제 개발 등을 진행 중이다.지난해 매출액은 99억6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2.5% 늘었다. 영업이익은 106% 늘어난 33억7700만원이다. 외형 성장은 내년에 더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구강건조증 치료제 기술이전이 완료되면서 매출액이 280억원을 넘어서고, 2025년에는 연골활액 추진제 기술이전으로 42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바이오는 이번 상장에서 61만6000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 밴드는 1만4000~1만6000원이다. 공모금액 최대는 99억원이다. 이달 9월16~1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 달 22~23일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오는 10월에는 상장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 이정식 노동장관 “수주량 늘어난 조선업…산재 예방 CEO 역할 중요”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주요 조선사 대표이사를 만나 수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체계 구축과 운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장관은 조선업의 원·하청 근로자 간의 임금 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열린 고용ㆍ노동 분야 전문가 차담회에 참석해 현안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30일 고용노동부는 이날 오후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 주재로 주요 조선사 대표이사 및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참석하는 조선업 산업안전보건리더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조선사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케이조선 △HJ중공업 △대선조선 등 8개사가 참석했다.조선업은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고소 작업, 밀폐공간 작업, 화기 이용 작업 등 숙련을 필요로 하는 고위험 작업이 많다. 세계 무역량과 원자재 가격 등 대외적 경기 요인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변동함에 따라 빈번한 인력 교체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크다는 특징도 있다.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조선업에서 56건, 65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중 69.6%(39건, 47명)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였고, 30.4%(17건, 21명)는 3개월 미만 비숙련 근로자였다.2016년 224만 표준화물선환산톤수(CGT)까지 떨어졌던 수주량은 지난해 1749만 CGT까지 증가했고, 올해도 7월까지 979만 CGT를 수주한 상황이다. 수주 증가에 따라 기업의 생산 역량을 초과해 무리하게 작업할 경우 안전조치와 수칙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고, 시설 재가동을 위한 정비·보수 작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또 일감 증가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비숙련 인력의 채용도 늘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인이다. 조선업은 직접적인 작업 수행인력의 80%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이고, 가변적 생산 일정으로 인한 인력 운용을 맞추기 위해 이른바 ‘물량팀’도 활용됨에 따른 영세 하청업체의 사고 위험이 더 높은 상황이다.고용부는 이러한 위험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원청 조선업체가 안전보건 의무를 다하고, 원하청 간 상생과 협력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대표이사는 반기 1회 이상 전담조직 등을 통해 현장의 안전관리 상태를 점검토록 하고, 그 결과를 보고 받아 필요한 조치를 지시 및 이행해야 하는 만큼, 상반기 점검 결과를 토대로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 운영을 확인하고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하청 근로자에게 집중된 사고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원청과 원청 대표이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하청업체의 안전보건 수준 개선은 생산성의 향상과 원청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정부도 기업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세계 10위 경제 대국에 걸맞은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주요 3사 대표이사(CEO)와 함께 차담회를 열고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도 논의했다. 차담회는 조선업 경쟁력 회복과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데 노사와 정부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기 위한 자리였다.이날 이 장관은 정부가 마련 중인 ‘조선업 이중구조 대책’은 주요 조선사와 협력사가 자율과 연대를 기반으로 협력헤 조선업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원·하청 간 공정거래 문화 확산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환경 개선 △직무와 숙련도에 기반한 기능인력 보상체계 개편 지원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이 장관은 “이중구조 문제는 다양한 이슈가 구조적으로 얽혀있어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운 만큼, 현장에서 바로 실천 가능한 과제는 신속히 추진하고, 노동시장 개혁과 맞닿아 있는 보다 근본적인 과제는 정부,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선업 상생협의체를 구축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주목! e기술]연평균 30% 성장하는 ‘바이오베터’, 국내 개발 현황은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바이오베터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바이오신약의 약효나 안전성 및 편의성 등 기능성을 개선한 개량신약 개념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바이오베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리포트를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7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베터 기술 개발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바이오베터 시장은 273억7000만 달러로, 연평균 30.7% 성장이 예상된다. 차별화된 바이오베터 개발을 위해서는 독보적인 원천기술 플랫폼이 뒷받침돼야 한다. 체내 지속성이 증가한 지속형과 새로운 약물 결합을 통해 약효 극대화와 부작용을 감소시킨 항체약물접합(ADC) 기술이 대표적이다.특히 지속형 기술의 경우 바이오 의약품에 생체적합성 고분자인 PEG라는 폴리머를 화학적으로 공유결합시키는 기술인 페길레이션(PEGylation), 표적 단백질 부위에 당사슬을 첨가하는 기술인 당화(Glycosylation), 별도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결합, 반감기 및 안정성을 향상하는 단일 폴리펩타이드 형태인 융합 단백질(Fusion protein) 등이 있다.해외 기업으로는 암젠, 로슈, 바이오젠, 머크 등 글로벌 빅파마가 바이오베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바이오베터 개발에 나선 상황인데, 한미약품, 알테오젠, 제넥신, GC녹십자가 대표적이다.한미약품 랩스커버리 파이프라인.(자료=한국바이오협회)한미약품(128940)은 지속형 바이오신약 개발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활용한다. 해당 기술은 단백질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주는 혁신적인 플랫폼 기술이다. 투여 횟수를 줄여 환자 삶의 질을 높여주며, 투여량을 감소시킴으로써 부작용은 줄이고 효능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Lapscovery기술은 기존 PEGylation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항체의 특정 부분(Fc 절편)을 별도로 만들어 화학적 방법으로 연결하는 원리를 사용했다. 자유도가 높은 링커(Linker)를 활용해 타깃과의 반응률을 높이고 약물의 수명을 더 길어지도록 했다.랩스커버리를 활용한 파이프라인은 2022년 5월 기준 당뇨,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선천성 고인슐린증, 단장 증후군, 성장호르몬결핍증, 비만 등 대사성 질환, 고형암 등 10개에 달한다. 이 중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LAPS-GLP/GCC’는 글로벌 제약사 MSD에 기술이전됐다.단백질 캐리어 ‘Nexp’와 1세대 단백질 치료제를 융합한 융합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단백질 치료제 개발 원천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196170)도 바이오베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NexP는 인체 내 풍부한 단백질인 Alpha-1 Anititrypsin(AIAT) 내 일부 아미노산을 치환, 체내 지속성을 늘렸다. 기존 지속형 바이오베터 기술과 달리 거의 모든 단백질과 펩타이드 치료제에 적용할 수 있다. 단백질 의약품 자체 생물학적 활성 저하가 없고, 제조 효율이 높아 경제성 면에서도 우월하다. 현재 지속형 인성장 호르몬 치료제를 개발 중이면 국내 임상 1b2a상, 인도 1b상을 완료했다. 소아 임상 2상도 준비 중이다.제넥신(095700)은 지속형 항체융합단백질을 제조할 수 있는 고유 항체 융합기술인 hybrid Fc(hyFc)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 hyFc를 인터루킨-7에 융합시킨 형태의 바이오신약 면역항암제 GX-I7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항암면역치료제 가장 중요한 T세포 증식 기전으로, 면역 항암치료에 중요한 핵심 기술로 활용된다. 이 외 성장호르몬 치료제와 지속형 빈혈치료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GC녹십자(006280)는 바이오베터 제품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개발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Elaprase 대비 보행거리 증가와 요중 GAF 배설 감소 효과가 개선됐다. 헌터라제는 2021년 1월 일본에서 점액다당류증 II형(헌터증후군)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 보령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달성"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보령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1,722억원, 영업이익은 140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27일 잠정 공시했다. 이는 보령의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이자, 사상 최대 분기매출이다.보령 사옥 전경.(사진= 보령)이번 실적에서는 매출과 수익성의 동반성장이 주목된다.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1.4%, 64.3% 증가했다.이 같은 호실적은 만성질환 중심의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따른 수탁사업 회복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보령은 상반기 매출 3427억원, 영업이익 327억원(별도 제무재표 기준)을 기록,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 47%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보령은 듀카브플러스 등 신제품 출시와 LBA(Legacy Brands Acquisition)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하반기 매출과 수익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보령의 대표품목인 고혈압 신약 카나브 패밀리는 단일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를 비롯해 총 6종의 라인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공하며 올해 2분기에 전년 대비 21% 성장한 32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 6월에 발매된 3제 고혈압 복합제인 듀카브플러스(성분명 피마사르탄+암로디핀+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의 출시로 카나브 패밀리의 하반기 시장점유율 확대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항암제는 전년 대비 60% 성장한 3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인 보령은 그동안 항암제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보령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항암 바이오시밀러인 삼페넷(성분명 트라스투주맙)과 온베브지(성분명 베바시주맙)에 대한 독점 판매를 시작했고, 한국쿄와기린과는 국내외 시장에서 처방 1위를 기록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그라신(성분명 필그라스팀)과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의 공동 판매에 나섰다. 올 2분기 삼페넷 16억원, 온베브지 45억원, 그라신 44억원, 뉴라스타 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CNS(중추신경계, Central Nervous System)의약품 사업도 2분기 순항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보령은 지난해 LBA 전략을 통해 인수한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의 중심으로, CNS 부문에서 올 2분기에 전년대비 163% 성장한 6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수탁 사업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따라 정상화 되면서, 올 2분기 매출 156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81% 성장한 수치다.지난해 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당뇨병 치료제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는 2분기에 전년 대비 19% 성장했고, 일반의약품 용각산 브랜드는 코로나19 특수에 탄력을 받으며 전년 분기대비 42% 성장한 36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장두현 보령 대표는 “꾸준한 성장세를 모멘텀으로 삼아, 자가제품 비중 증대 및 포트폴리오 확장 노력을 통해 더욱 탄탄한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유방암 새 치료법 실마리 국내 연구진 확인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HER2) 양성인 유방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줄일 ‘새 치료법’ 가능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박연희·김지연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정경해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안희경 길병원 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GS) 유방암분과에서 국내 6개 기관과 함께 진행 중인 ‘Neo-PATH 임상연구’ 2상 결과를 미국의학협회 종양학 학술지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IF=31.777) 최근호에서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박연희, 김지연, 정경해, 안희경 교수팀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전체 유방암 환자의 20%가량을 차지한다. 다른 유방암과 비교해 재발률이 높고 예후도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 수술에 앞서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 카보플라틴)와 표적항암제(트라스트주맙, 퍼주투맙)를 섞은 ‘TCHP 선행항암요법’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높은 완전 관해율을 보여 표준요법으로 쓰이고 있다. 이 경우 치료 후 평가에서 암이 사라지는 완전 관해율이 50~60% 수준에 달하는 만큼 임상 현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늘어난 효과만큼 세포 독성항암제의 독성도 덩달아 커지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이에 연구팀은 최근 주목받는 면역항암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기존 치료법에서 세포독성항암제 중 하나인 카보플라틴을 빼고 그 자리에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을 추가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주관으로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2019년 5월부터 2020년 5월 사이 모집한 HER2 수용체 양성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새 치료법 ‘Neo-PATH’를 적용해 추적, 관찰했다. 환자들은 새 치료법에 따라 3주 간격으로 6차례에 걸쳐 선행 항암치료를 받은 뒤 암이 진행된 2명을 뺀 나머지 65명이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세포 독성항암제 도세탁셀을 마저 빼고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로만 12차례에서 14차례까지 항암치료를 추가로 진행했다. 그 결과 항암치료 종료 후 새 치료법에 참여한 환자의 61%가 완전 관해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됐다.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준으로, 근육통(75%)이 가장 흔했고, 이어 탈모(67%), 발진(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등도 이상으로 치료 부작용이 컸던 호중구 감소증과 열성 호중구 감소증 환자는 각각 12%, 5%에 그쳤다. 특히 면역 관련 부작용은 6%로 다른 연구와 흡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면역항암제의 병용투여가 이제 막 효과를 입증하기 시작한 만큼 HER2 양성 유방암에서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박연희 교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표적항암제 개발 이후 환자 예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재발과 전이가 잦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방암과 싸울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도 그러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통풍성 관절염에 ‘봉독약침’이 통증 완화에 도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불리는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과다하게 축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국내에서도 수십만 명의 통풍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다. 최근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과 알코올의 섭취량이 늘어난 것이 통풍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박연철 교수팀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윤태영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늘고 있는 통풍성 관절에 대한 ‘봉독약침’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 약물치료와 식생활 교정을 통해 치료하는 통풍성 관절염 통풍성 관절염이 발작과 함께 급성으로 진행된 경우 양방에서는 콜히친과 NSAIDs,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통풍 발작이 사라진 이후에는 예방을 위해서 잔틴 산화효소 억제제 (XOI)와 요산배설촉진제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환자에서 요산저하 치료 목표수치 (6mg/dl)에 도달하는데 치료제 선택의 폭이 제한적인 경우가 생긴다. 때문에 통풍 환자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있으며, 섭생방식, 운동습관, 체질 등이 다르므로 환자의 특성에 따라 개별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통풍 환자에게는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고기의 내장류, 청량음료, 과자, 맥주 등)을 피하며,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환자의 체질적 특성을 고려한 음식 섭생 및 생활 습관 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 통풍에 의한 통증에 효과적인 봉침 치료 통풍 환자의 침 치료에 대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침 치료가 표준적인 치료와 병행했을 때, 통풍 환자의 통증과 요산 수치를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 보다 효과적인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급성 통풍에는 일반적인 침 치료보다 봉침 치료를 우선 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봉침은 봉독(Bee venom)을 정제해 활용하는 침술로 통증 완화 및 소염작용이 뛰어나 어깨통증이나 무릎통증, 허리통증 같은 근골격계 통증질환 치료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봉침의 치료 기전을 밝히기 위한 다양한 연구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침구과 박연철 교수 연구팀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윤태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봉독의 분자적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봉독이 강력한 항염, 진통 작용으로 통풍성 관절염 (Gout)에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규명했다. ‘봉독 약침 통한 쥐의 통풍성 관절염 부종·통증 완화 연구’(Bee Venom Alleviated Edema and Pain in Monosodium Urate Crystals-Induced Gouty Arthritis in Rat by Inhibiting Inflammation. September 2021)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Toxins’에 게재됐다.통풍의 대표 치료제는 콜히친이라는 약물인데, 일부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연구팀은 봉독의 통풍 치료 작용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통풍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MSU(monosodium urate) 결정을 실험 동물의 발목관절에 주입한 후, 봉독과 콜히친의 효과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봉독이 급성 통풍성 관절염에서 호중구 유입을 방지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케모카인 발현을 억제하여 발목 부종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통증을 최소화하여 빠른 회복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박연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통풍 치료에 적합하지 않거나, 치료 중이나 기대하는 효과를 얻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에 봉침 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긍정적인 결과”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통풍의 자가진단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엄지발가락 관절에 발적이 있고, 눌렀을 때 통증을 견디기 힘들거나 걷기가 힘들다.- 통증이 발생하면 하루 정도 아주 아프고 2주 이내 증상이 소실된 적이 있다.- 관절, 귀, 팔꿈치, 손가락, 힘줄에 결절이 있다.통풍 의심 환자는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요산 수치를 확인하게 된다. 또한, 영상의학적 검사(초음파, 또는 dual energy CT)를 이용하여 요산의 침착 여부를 평가하고, X-선 촬영을 통해 통증이 있는 관절 부위의 골미란(Erosion)이 있는지 관찰하게 된다.
- 선바이오, 모두 안 된다던 바이오 ‘성장성 특례상장’ 성공 비결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코넥스업체 선바이오가 한국거래소 성장성 특례상장 심사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부터 IPO 시장에서는 성장성 특례상장을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에 대한 거래소 심사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선바이오는 1년 3개월만에 첫 탄생한 성장성 특례상장 바이오 회사다. mRNA 백신 원료 PEG 유도체. (사진=선바이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선바이오에 대한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의결했다.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8개월 만이다. 바이오의 성장성 특례상장 예비심사 승인은 지난해 3월 진시스템(363250) 이후 선바이오가 처음이라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상장주관사의 추천에 중점을 두는 제도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이 바이오 기업에만 유리하다는 불만이 이어지면서 2017년 만들어졌다. 성장성특례상장과 기술특례상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기관에서의 기술성평가 통과 여부다. 기술특례상장은 거래소가 인증한 전문 평가기관 중 2곳을 임의로 지정받아 기술성평가를 받아야 한다. 반면 성장성특례상장은 원칙상 기술성평가 심사조차 필요 없다. 성장성 특례상장 준비 기업들은 전문기관의 높은 등급을 받았다고 발표하기도 한다. 이들의 기술성평가는 거래소가 지정한 평가기관과 엄연히 다르다. 자체적으로 높은 등급을 받기 수월한 평가기관을 선택해서 심사를 받을 수 있다.하지만 지난해부터 바이오의 성장성 특례상장은 거래소 심사를 통과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바이오회사들이 거래소가 지정한 평가기관의 엄격한 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기술특례상장이 아닌 성장성 특례상장을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데일리 취재 결과 바이오의 성장성 특례상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2019년 4건, 2020년 6건, 2021년 2건이다. 올해는 상장을 앞두고 있는 선바이오 이외에는 아직 없다. 이와 관련 거래소 관계자는 “바이오라고 해서 성장성 특례상장 심사가 더 깐깐해지거나 바뀐 건 전혀 없다”며 “성장성 특례상장 트랙으로 갖고 왔던 회사를 거래소에서 평가할 때 함량 미달된 곳이 많았을 수는 있다. 그러다 보니 IPO 담당자들 입장에서 이 트랙을 도전하는 게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거래소 심사를 시작할 때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술성평가를 업체가 자체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객관성이 조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있다”고 덧붙였다. 선바이오가 성장성 특례상장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체 기술을 통해 발생하는 꾸준한 매출이 꼽힌다. 2021년 매출 54억5800만원, 영업이익 16억3800만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9억6400만원, 33억7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코스닥 입성 이후 이익이 단 한 번도 나지 않는 대부분 특례 상장 회사와 대조적이다. 선바이오는 ‘PEG(페그) 유도체’ 제조 플랫폼이 핵심 기술이다. PEG 유도체는 의약품과 결합해 약효를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PEG 유도체가 들어가는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mRNA 백신이다. mRNA 백신은 ‘지질나노입자(LNP)’를 약물전달체로 사용하며, LNP를 더 안정된 상태로 만들기 위해 PEG 유도체가 들어간다. 선바이오는 지난해 화이자 원료 공급사 독일 에보닉(Evonik Industries AG)에 PEG 유도체를 제조해 직수출했다. 에보닉은 독일 2위의 종합화학회사다. 선바이오가 인도 ‘인타스’에 라이선스 아웃한 호구감소증치료제 바이오시밀러 PEG-filgrastim(페그필그라스팀)은 캐나다와 유럽, 호주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 선바이오는 인타스에 PEG 유도체 원료를 공급하고, 페그필그라스팀판매 수익에 따라 5%가량의 로열티를 받는다. 호중구감소증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5조원으로 추정되며, 미국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인타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자체 개발한 구강건조증치료제 뮤코펙(MucoPEG)은 의료기기로 이미 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 기술수출을 위해 미국 비교 임상 중이며, 오는 9~10월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바이오 관계자는 “화이자 mRNA 원료 공급사와 신규 공급계약, 인도 바이오회사에 기술수출한 바이오시밀러 기술료가 늘어나면서 실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mRNA 백신에 들어갈 새로운 제형인 PEG LNP도 만들고 있다. 지금 테스트 중이며, 개발에 성공하면 모더나에도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시기는 주관사와 협의를 해봐야 정확히 나오겠지만, 오래 미룰 생각은 없다. 1~2개월 내에는 할 생각이다”고 했다.
- 진단 어려운 '췌장암', 전이 정도에 따라 치료 달리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암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발견이다. 치료가 어렵기로 유명한 췌장암 또한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완치율과 생존율이 높아진다. 그런데 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암이 잘 생기는 위험군을 정확하게 정의해야 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조기 발견 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이 필요하다. 하지만 췌장암은 암 발생 위험군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암 조기진단을 위한 스크리닝 검사가 없어서 실제 임상에서 병으로 일어난 육체적 또는 생리적인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태윤 교수는 “췌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고 종괴가 어느 정도 커져야 비로소 복통,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게다가 발병빈도가 드물기 때문에 실제 의사들도 배가 아프면 위염이나 위궤양 혹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먼저 생각하고, 그렇게 진단이지연되면 치료 시기 또한 놓치는 경우가 많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이유로 췌장암의 조기 발견율은 10% 이하로 매우 낮은 편이다. 그렇다고 췌장암을 의심할 만한 전조증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복부에 통증이 있거나 소화불량과 현저한 체중 감소가 눈에 띄는 경우, 60대 이후에 당뇨병을 진단받거나 음주를 하지않고 담석이 없는데도 췌장염이 생겼다면 췌장암을 의심해 볼 만한다.이태윤 교수는 “췌장이 후복막 장기라는 점도 진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태윤 교수는 “동네 의원에 널리 보급되어 있는 내시경과 초음파로는 췌장암을 진단하기 어렵다”며 “종합병원 이상급에 있는 CT와 MRI를 통해서만 췌장암의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조기진단의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이것은 췌장이 자리한 위치 때문이다. 췌장은 위(胃)와 간(肝)의 뒤쪽에 숨겨져 있다. 몸속 가장 깊은 곳에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어 복부초음파를 할 때도 췌장 꼬리부분이 장관 내 가스에 가려 진단 정확도가 낮은 편이다. 1cm 이상의 췌장암은 보통 복부 CT, MRI로 진단 가능하며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는 내시경초음파를 시행한다. 내시경초음파는 췌장 종괴에 대한 조직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있다. 췌장암에도 진단키트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아직은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는 아니다.◇ 전이 정도에 따라 치료법 달라져췌장암은 크게 수술이 가능한 단계와 그렇지 않은 단계로 나뉜다. 복부 CT나 MRI에서 췌장종괴가 췌장주변의 동맥을 180도 이하로 침범하면 경계성 절제가 가능하고, 췌장 종괴가 동맥을 180도 이상으로 둘러싸면 국소진행 췌장암으로 분류한다. 췌장 종괴가 동맥이나 정맥을 침범하지 않으면 절제가 가능한 췌장암이다. 전이 췌장암은 CT, 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에서간, 폐, 복막,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전이 췌장암은 수술이 어렵지만 치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항암치료를 진행한 뒤 수술이 가능해지는 환자도 있고, 항암치료 자체로 생존연장에 도움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이태윤 교수는 “2020년 7월에 췌장 주위 혈관 침범으로 인해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있었다”며 “기업을 경영하시던 60세의 남자 환자로 ‘FOLFIRINOX’라는 항암치료를 3주 간격으로 받고 계시는데, 현재 췌장암으로 인한 복통이 전혀 없고 사업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윤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췌장암이라면,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하기 보다 항암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환자의 생존 연장에 더 좋은 방법이라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실제 입증하는 경우”라고 덧붙였다.◇ 가족력 있을수록 고위험군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이태윤 교수는 먼저 고위험군과 비위험군을 구분해서 그에 따른 검사방법을 따를 것을 권고한다.췌장암을 유발하는 위험요인 중 하나는 가족력이다. 서양에서는 ‘1차 친족’ 중 췌장암 환자 수에 따라 췌장암에 걸릴 확률을 추정하고 있다. 여기서 1차 친족이란 부모와 형제·자매·자녀가 해당하는데, 우리로 따지면 1촌(부모, 자녀)과 2촌(형제·자매)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범위에 해당하는 사람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1명이 있으면 향후 ‘내’가 걸릴 확률은 4배 높아지고, 2명이면 6배, 3명이면 32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태윤 교수는 “췌장암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를 지목할 수는 없지만, 췌장암 환자 가족 수에 비례해 본인의 발병 위험성이증가하는 건 사실”이라며 “미국 일부에서는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으면 만50~55세부터 매년 한번은 CT 혹은 MRI를 통한 췌장암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비위험군에 대해서는 현재 췌장암 검사를 권장하지 않고 있다. 다만 60세 이후에 당뇨병이 생긴 경우 당뇨병이 췌장암의 결과 일 수 있어 췌장암 검진을 권한다.◇ 치료성적 향상되고 있는 췌장암더불어 췌장암 또한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는 만큼 ‘건강한 생활습관’이 췌장암의 예방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이태윤 교수는 “모든 병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상당 부분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중장년 남성들이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과다하게 하여 60대에 췌장암 혹은 담도암이 생기는 경우를종종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윤 교수는 “금주, 금연, 절식과 충분한 야채섭취,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필수”라고 강조했다.췌장담도질환을 담당하며 췌장암 이외에도 담석, 급만성췌장염, 담도암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이태윤 교수는 최근 관련 계통의 진단과 치료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에 몰두하고있다.이 교수는 “최근 일반혈액검사로 측정가능한 호중구-림프구비율이 급성 담관염과 췌담도 내시경 후 발생하는 급성 췌장염 환자의 중증도 조기 예측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저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며 “현재 관련 논문 두 편이 SCIE급 국제 학술지에 1월과 2월 연이어 출판돼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태윤 교수는 “앞으로도 췌장담도계의 급성 질환부터 암까지 진단과 치료 성적을 향상 시킬수 있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고 덧붙였다.췌장암은 사망률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진단 후 깊은 절망에 빠지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새로운 항암제와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며 췌장암의 치료성적은 점점 향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존기간 또한 연장되고 있다. 이태윤 교수는 “의학의 발달에 따라 췌장암은 일단 걸리면 몇 달의 시한부 인생이라는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며 “췌장암에 걸렸다고 무조건 절망하기 보다는 우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치료를 잘 받아 보길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 백신부터 바이오베터까지...호주 제약사 'CSL 리미티드'의 저력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세계 의약품 매출 순위 20위권의 호주 생명공학기업 ‘CSL 리미티드’가 향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희귀 유전질환 관련 신약 개발까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2030년경 CSL리미티드의 한 자회사가 10위권 내 바이오베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CSL리미티드는 호주 정부가 1916년 백신 공급을 위해 세운 보건 기관으로 출발해, 1994년 민영화된 제약기업이다. 회사 측은 민영화 후 스위스 ‘ZLB 바이오플라즈마 AG(2000년)’, 독일 ‘아벤티스 베링’(2004년), 스위스 노바티스의 인플루엔자 백신 사업 부문(2014년) 등 혈액 및 혈장 관련 회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해 온 바 있다. 현재 CSL리미티드는 영국에 본사를 둔 백신 전문 기업 ‘시퀴러스’(Seqirus)와 미국에 소재한 혈장 유래 재조합 치료제 전문 기업 ‘CSL 베링’ 등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제공=CSL 리미티드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CSL 리미티드가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CSL 리미티드의 자회사 CSL 베링이 개발 중인 성인 대상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의 허가 신청 건을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약물의 임상 1상 결과, 1회 투여 시 유전적인 이유로 혈액응고인자가 결핍돼 나타나는 B형 혈우병 환자의 출혈 발생률을 크게 낮추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이 신속심사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일반적인 심사 기간(10개월) 보다 짧은 6개월 내로 FDA로부터 최종 심사 결론을 통보받게 될 전망이다.빌 메자노트 CSL 리미티드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은 “우리가 개발한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이 B형 혈우병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승인될 경우 중증의 희귀 혈액 질환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회사로서의 지위를 더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CSL 리미티드는 지난해 12월 스위스 제약기업 비포파마(Vifor Pharma)을 117억 달러(한화 약 14조5150억원)에 인수합병했다. 비포파마는 성인 중증 활동성 항-호중구 세포질 항체(ANCA) 연관 혈관염 치료제를 ‘타브네오스’(성분명 아바코판)를 개발해 지난해 10월 FDA의 판매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당시 철분 결핍, 혈관염 등여러 질환의 치료제를 보유한 비포파마를 흡수한 CSL 리미티드가 혈액 관련 전문 기업으로 체급을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CSL 리미티드는 현재 인플루엔자 백신(7종), 호흡기 질환치료제 (1종), 면역치료제(3종), 혈우병 치료제(2종) 등을 미국이나 유럽 등 35개국 이상에서 출시했다. 이중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A형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성분명 로녹토코그알파)다. 이 약물은 SK케미칼(285130)에서 분사한 SK플라즈마가 개발해 2009년 CSL리미티드에 기술수출한 물질로,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이 2015년 판매 승인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20년 이 약물을 품목 허가한 바 있다. 국내 혈액제제 관련 업계 관계자는 “CSL리미티드 자회사 중 ZLB 바이오플라즈마 AG와 아벤티스 베링 등을 흡수하며 출발한 CSL 베링이 혈액 분야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다져왔다”며 “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해 이들이 가진 신약 후보물질은 대부분 희귀 질환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들이 출시될 경우 높은 약가로 주요국에서 새로운 매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21제약바이오산업 데이터북’에 따르면 2020년 약물 판매 기준 CSL 리미티드의 매출액은 96억5600만 달러(한화 약 11조9734억원)로 세계 제약사 중 22위이며, 같은 기간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은 60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서 임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물질은 총 18종이다. CSL 리미티드의 2021년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임상 1상(6종), 2상(5종), 3상(7종)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알려진 과립구자극인자(G-CSF) 후보물질 ‘CSL324’(임상 1상), 면역조절제 후보물질 ‘CSL730’(임상 1상), A형 혈우병 치료제 ‘CSL112’(임상 3상) 등 다양한 바이오베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이나 투약방식 등을 개선한 신약을 말하며, 개발 완료 시 기존 의약품의 2~3배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캐나다 시장조사업체 이머전 리서치는 지난 4월 발표한 ‘의약품 종류 및 질환, 투여 경로, 유통채널, 지역 등에 따른 2030년 바이오베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베터 시장은 2030년경 3010억8000만 달러(한화 약 383조941억원)에 이를 것이며, 해당 시장의 상위 9개 업체 중 하나로 CSL 베링을 선정했다.앞선 관계자는 “백신, 면역조절제, 혈액 관련 바이오베터 등 성장성 있는 약물을 직접 개발하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한 CSL 리미티드가 매출 10위권 내 최상위권의 글로벌 제약사 중 하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에서도 CSL 리미티드가 보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관련 물질 개발사와 협력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CSL 리미티드는 CSL베링코리아(2020년 4월)와 시퀴러스코리아(2022년 2월) 등을 출범하며, 한국 내 혈액제제 및 백신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지난해 6월 CSL 베링코리아는 국내 혈우병 시장 공략을 위해 SK플라스마과 앱스틸라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시퀴러스코리아는 국내에서 면역증강 및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 등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